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수사 과정이나 현장 단속에서 경찰관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며 직권남용으로 고소를 준비하는 분들, 반대로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연락을 받은 경찰공무원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담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같은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데 제대로 되겠느냐”, “검찰이 따로 수사해주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고소하는 쪽은 ‘제 식구 감싸기’를 걱정하고, 고소당한 쪽은 ‘어디서 누가 조사하는지’ 몰라 막막해합니다. 그런데 형사사법 구조가 바뀌면서, 예전 상식대로 움직였다가는 엉뚱한 곳에 서류를 내고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수사는 사법경찰관이 책임지고, 검사는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를 책임지는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찰이 사건을 덮으려 하더라도 이를 다툴 수 있는 통제 장치가 여러 겹으로 마련되어 있으며, 피고소인의 계급에 따라 수사 주체가 아예 달라지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경찰관을 직권남용으로 고소하면 누가 수사하는지, 직권남용이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지, 그리고 결과에 불복할 때 어떤 길이 있는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일반 경찰관에 대한 고소도 1차 수사는 경찰이 맡습니다
검사가 처음부터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 수사를 거쳐 검사에게 가는 구조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37조는 고소를 서면 또는 구술로 사법경찰관에게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고소 대상이 경찰관이라고 해서 접수 창구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위 이상의 경찰공무원이 사법경찰관으로서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고(형사소송법 제197조 제1항), 경사·경장·순경은 사법경찰리로서 그 수사를 보조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95조 제1항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협력하되 “검사는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를 책임지고, 사법경찰관은 수사를 책임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고소장이 접수되면 우선 경찰이 사건을 배당해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조사하고, 증거를 모읍니다.
경찰이 고소 사건을 수사할 때에는 시간 제한도 있습니다.
사법경찰관이 고소 또는 고발에 의하여 범죄를 수사할 때에는 고소 또는 고발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여 송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38조).
수사 결과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면 경찰은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그 이유를 적은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후자가 이른바 불송치 결정입니다.
일반 경찰관에 대한 직권남용 고소도 접수와 1차 수사는 경찰이 하고, 검사는 송치·송부된 사건을 통제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2.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합니다
피고소인의 계급이 경무관 이상이면 수사 주체 자체가 달라집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고위공직자의 범위에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제2조 제1호 하목). 그리고 고위공직자가 재직 중 범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를 고위공직자범죄로 규정하는데, 여기에는 제123조 직권남용이 그대로 들어갑니다(같은 조 제3호 가목).
수사처는 이런 고위공직자범죄와 관련범죄의 수사를 직무로 하고,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이 재직 중 범한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제기와 유지까지 맡습니다(같은 법 제3조 제1항). 따라서 지방경찰청장급 이상 지휘부를 상대로 한 직권남용 고소·고발은 일선 경찰서가 아니라 수사처의 소관이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현실적입니다. 일선 현장의 경위·경감·경정·총경급 경찰관 사건은 경찰 수사 절차로 가지만, 지휘부의 지시로 이뤄진 수사 방해·부당 지시 같은 사안은 수사처 소관 여부부터 따져 접수처를 정해야 합니다. 접수처를 잘못 잡으면 사건이 이송되는 사이 몇 주가 지나가기도 합니다.
3. 직권남용은 ‘권한을 가진 공무원이 그 권한을 위법하게 행사해 상대방에게 실제 결과가 생겼을 때’ 성립합니다
경찰관의 행위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만으로는 직권남용이 되지 않고,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형법 제123조의 문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123조).
이 조문은 세 가지 요소로 나누어 봅니다. 첫째, 행위자가 직권이 있는 공무원이어야 하고 그 행위가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어야 합니다. 직무와 전혀 무관한 개인적 행동은 직권남용이 아니라 다른 죄의 문제입니다. 둘째, 그 권한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했어야 합니다. 경찰관의 적법한 직무집행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셋째, 그 결과 상대방이 의무 없는 일을 했거나 법률상 보장된 권리 행사를 방해받았다는 결과와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법적 근거 없이 임의동행을 사실상 강제하고 진술을 받아낸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고소장 접수를 거부하거나 반려해 고소권 행사를 막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수사 결과가 고소인에게 불리하게 나왔다는 사정 자체는 곧바로 직권남용이 되지 못합니다.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하는 경찰이 그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감금하면 형법 제124조가, 직무를 수행하면서 피의자 등에게 폭행 또는 가혹행위를 하면 제125조가 따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사건의 핵심이 신체 구속이나 폭행이라면 제123조만이 아니라 이들 조문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직권남용 고소의 성패는 ‘경찰관이 어떤 권한을 어떻게 위법하게 썼고, 그 결과 내가 무엇을 하게 되었거나 하지 못하게 되었는가’를 입증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4. 죄명에 따라 형량이 다르고, 근거 없는 고소는 무고죄 부담이 됩니다
직권남용은 5년 이하의 징역이 상한이고, 신체 구속이 개입되면 형이 무거워집니다.
직권남용(제123조)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불법체포·불법감금(제124조)은 7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하고 미수도 처벌하며, 폭행·가혹행위(제125조)는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입니다. 특히 제124조와 제125조는 벌금형이 없고 자격정지가 함께 정해져 있다는 점이 제123조와 다릅니다.
자격정지는 일정 기간 공무원 자격 등이 정지되는 형이라, 경찰공무원에게는 징역형이 아니어도 신분상 타격이 큽니다. 징계와 형사처벌은 별개로 진행되므로, 형사 사건이 끝나기 전에 징계가 먼저 개시되기도 합니다.
고소인에게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불리한 수사 결과에 대한 불만만으로 경찰관을 고소했다가 사건이 혐의 없음으로 끝나고, 사실이 아님을 알면서 신고한 것으로 판단되면 형법 제156조의 무고죄(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고소 전에 어떤 사실이 어떤 조문에 해당하는지 정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양형에서는 피해 회복 여부, 직무집행의 동기, 상대방에게 발생한 불이익의 정도 등이 참작될 수 있지만, 이는 성립 여부가 아니라 형을 정하는 단계의 사정입니다.
5. 접수부터 불복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경찰 단계에서 막히더라도 이의신청·재수사요구·항고·재정신청의 순서로 다툴 수 있습니다.
고소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경찰의 송치 또는 불송치 결정(고소 수리일부터 3개월 이내) → ④송치 시 관할 지방공소청의 기소 여부 결정, 기소되면 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가장 많이 막히는 지점은 ③의 불송치입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고 검사에게 송부한 경우 7일 이내에 고소인에게 그 취지와 이유가 서면으로 통지되고(형사소송법 제245조의6), 고소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당 경찰관의 소속 관서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245조의7). 이의신청이 있으면 경찰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합니다. 검사는 불송치가 위법 또는 부당하면 이유를 문서로 밝혀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제245조의8).
수사과정 자체에 법령위반·인권침해·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있다면 검사에게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 검사는 사건기록 등본 송부를 요구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소속 기관장에게 해당 경찰관의 징계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제197조의3).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한 뒤에는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항고하고(공소청법 제57조), 그 뒤에도 불복하면 항고기각 통지일부터 10일 이내에 재정신청서를 제출하는 순서입니다(형사소송법 제260조). 항고 신청 후 3개월이 지나도 처분이 없으면 항고 절차를 마치지 않고도 재정신청이 가능합니다. 기간이 짧으니 통지서 수령일부터 달력에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직권남용을 포함한 형법 제123조부터 제126조까지의 죄는 고소인이 아닌 고발인도 재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고소 전에는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고소인의 계급과 소속을 확인해 접수처(일선 경찰서인지, 경무관 이상이라 수사처 소관인지)를 정합니다.
문제된 직무집행의 일시·장소·경위를 영상, 녹음, 문자, 출석요구서 등으로 시간순 정리합니다.
그 행위로 내가 한 일 또는 하지 못한 일이 무엇인지, 어떤 조문에 해당하는지 대응시킵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가 있어야 고소장의 범죄사실이 특정되고, 불송치 이후의 이의신청과 재정신청에서도 같은 논리로 다툴 수 있습니다.
마치며
경찰을 상대로 한 고소는 “어차피 안 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혹은 “그래도 공무원인데”라는 부담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증거 영상 보존 기간이나 항고·재정신청 기간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직권남용을 당했다고 느끼는 고소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경찰관의 어떤 직무집행이 어떤 근거 없이 이뤄졌고 그로 인해 무엇을 하지 못했는지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불송치가 나더라도 이의신청과 재정신청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는 점을 알고 준비해야 합니다.
반대로 직권남용으로 고소당한 경찰공무원 입장에서도 “정당한 직무집행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당시의 법적 근거, 보고·결재 기록, 현장 상황을 일관되게 입증해야 하고, 형사사건과 징계가 따로 진행되는 점도 함께 대비해야 합니다.
저는 공무원 직무 관련 형사 사건에서 문제를 제기한 쪽과 문제가 제기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접수처와 초기 진술, 증거 정리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관을 고소하면 검찰이 직접 수사해주나요?
A. 접수는 사법경찰관에게 하고 1차 수사도 경찰이 맡습니다. 검사는 송치·송부된 사건을 검토하고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하는 위치입니다. 다만 경무관 이상이면 수사처 소관이 될 수 있습니다.
Q. 경찰이 불송치하면 끝인가요?
A. 아닙니다.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당 경찰관의 소속 관서장에게 이의신청을 하면 경찰은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합니다. 검사도 불송치가 위법·부당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Q. 경찰관이 수사 중에 불법을 저지른 것 같은데 검사에게 바로 신고할 수 있나요?
A. 법령위반·인권침해·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면 검사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검사는 사건기록 등본 송부를 요구하고 시정조치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으며, 진행 상황을 신고자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Q. 직권남용으로 인정되려면 상대방에게 피해가 꼭 있어야 하나요?
A. 형법 제123조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결과를 요구합니다. 위법한 직무집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와 인과관계 있는 결과를 입증해야 합니다.
Q. 고소했다가 혐의없음이 나오면 제가 무고로 처벌받나요?
A. 혐의없음이 곧 무고는 아닙니다. 다만 사실이 아님을 알면서 신고한 경우에는 형법 제156조의 무고죄가 문제될 수 있으므로, 고소 전에 사실관계와 조문을 정리해야 합니다.
Q. 검사가 불기소하면 어떻게 하나요?
A.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항고하고, 그 뒤 항고기각 통지일부터 10일 이내에 재정신청서를 제출합니다. 항고 후 3개월이 지나도 처분이 없으면 바로 재정신청이 가능합니다.
Q. 고소당한 경찰관인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형사사건과 징계가 따로 진행될 수 있어 진술 내용이 양쪽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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