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재성 변호사입니다.
몇 해 동안 근무약사로 일하다 처음으로 본인 약국을 열기로 마음먹은 약사님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병원 건물 1층 자리를 소개받았는데, 권리금 조건이 유난히 좋습니다. 중개인은 "건물주가 약국 운영은 다 알아서 도와준다"고 합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 구청에서 개설등록을 받아줄지 문득 걱정이 듭니다.
이런 장면이 앞으로는 조금 다르게 흘러갑니다. 지난 10월 1일 국회를 통과한 약사법 개정안이 공포되어, 약국 개설등록과 지위승계 신고 단계에서 구청이 자료를 요구하고, 내지 않으면 신청을 반려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같은 법에는 제약사의 GMP 제재 체계를 바꾸는 내용도 함께 담겼습니다.
오늘은 개정 약사법이 약국을 열거나 넘겨받으려는 약사님, 그리고 제약사 품질 담당자에게 무엇을 바꾸는지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개정 약사법, 무엇이 바뀌었나
먼저 약국 쪽입니다. 시장·군수·구청장은 개설등록을 수리하기 전에 신청한 약사에게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자료를 내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확인 대상은 세 가지입니다. 1) 의료기관 부지나 시설 안에 약국을 여는 등 개설등록 제한사유에 해당하는지, 2) 약사 면허를 빌려준 것인지, 3) 한 약사가 둘 이상의 약국을 운영하는지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를 내지 않거나 보완하지 않으면 지자체장은 신청을 반려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기존 약국을 양도·양수하면서 하는 "약국개설자 지위 승계 신고"에도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이 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되며, 시행 이후 신청된 개설등록부터 적용됩니다.
여기에 별도 개정으로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는 1인 1약국 조항이 2026. 11. 12.부터 시행됩니다. 두 개정이 맞물리면, 약국 진입 단계의 심사가 지금보다 훨씬 촘촘해진다고 보셔야 합니다.
왜 이런 개정이 나왔을까
국회와 업계 보도는 이 개정을 면허대여 약국, 이른바 면대약국과 대형 창고형 약국의 진입을 막기 위한 조치로 설명합니다. 지금까지는 개설등록 서류가 형식적으로 갖춰지면 들어온 뒤에야 단속하는 구조였는데, 이제는 입구에서 먼저 묻겠다는 것이지요.
면대약국은 적발되면 약사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고, 그동안 받은 요양급여비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수하는 문제가 뒤따릅니다. 심평원 심사 실무와 형사 사건을 함께 다뤄 본 경험으로는, 환수 금액이 형사처벌보다 훨씬 무겁게 다가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약사 쪽 변화도 있습니다. 종전에는 GMP 위반이 확인되면 경중을 가리지 않고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구조였습니다. 개정법은 식약처장이 사안에 따라 적합판정 효력을 6개월 이내에서 정지하거나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게 했습니다. 다만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적합판정을 받은 경우, 제조단위별 제조·품질관리 기록을 반복해 작성·보존하지 않고 판매한 경우는 여전히 취소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처분이 가벼워진다는 뜻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약국 쪽은 오히려 문턱이 높아졌습니다. 자료요청의 구체적 범위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해질 예정이어서, 지금 단계에서 어떤 서류를 요구할지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려 처분에 다툴 여지가 있더라도 개업 일정은 그만큼 늦어집니다.
GMP 효력정지 신설도 "봐주기"로 읽으시면 곤란합니다. 허가와 다르게 제조하고 기록을 허위로 쓴 경우에는 효력정지·취소·시정명령 가운데 무엇이든 선택될 수 있고, 이미 취소 처분을 받은 회사에는 소급되지 않습니다. 시행 전 위반에 어느 규정이 적용되는지도 사안마다 따져 봐야 합니다.
당장 기억해 두실 것
1) 약국 개설·양수를 준비 중인 약사님: 임대차 계약서, 권리금 계약서, 자금 출처, 건물주·의료기관과의 관계를 설명할 자료를 지금부터 정리해 두십시오. 건물주나 병원이 운영을 "도와준다"는 조건, 수익 배분 약정이 붙어 있다면 계약 전에 꼭 검토를 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2) 이미 둘 이상의 약국에 지분·자금이 얽혀 있는 분: 11월 12일 시행되는 1인 1약국 조항과 개정 자료요청 규정을 함께 놓고, 현재 구조가 문제 되지 않는지 점검하실 때입니다.
3) 제약사 품질·RA 담당자: 제조단위별 기록 작성·보존 체계부터 확인하십시오. 효력정지와 취소를 가르는 기준이 기록의 반복적 누락·허위 여부이기 때문에, 처분 사전통지가 오면 위반 유형을 정확히 구분해 의견을 내는 것이 결과를 바꿉니다.
정리하며
개정 약사법은 약국 진입 단계의 심사를 강화하고, GMP 제재는 위반 정도에 따라 나누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시행까지 6개월이 남았지만, 지금 맺는 계약과 지금 쌓는 기록이 그때 심사 대상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약국 개설이나 양수를 앞두고 계약 구조가 걱정되시는 약사님, 또는 GMP 처분 사전통지를 받으신 제약사 담당자분이라면 미리 확인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사안별로 적용 법리와 대응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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