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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에 군에서 알던 기밀을 말해도 처벌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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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에 군에서 알던 기밀을 말해도 처벌받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역한 뒤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복무 시절 알게 된 부대 이야기를 풀어놓다가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이미 전역했으니 군과는 상관없다”, “다들 아는 얘기라 괜찮을 줄 알았다”, “그냥 경험담일 뿐인데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글이나 영상이 퍼진 뒤 군사경찰이나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고 나서야, 전역으로 비밀유지 의무가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사기밀 보호법은 군사기밀을 업무상 취급하였던 사람까지 처벌 대상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복무 기간이 끝났다는 사정은 면책 사유가 아니며, 누설한 상대가 한 명이든 다수든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매우 무겁습니다.

아래에서는 전역 후 군에서 알게 된 내용을 말하면 어떤 경우에 처벌되는지, 무엇이 군사기밀이고 무엇이 아닌지, 수사를 받게 되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전역해도 군사기밀을 지킬 책임은 끝나지 않습니다

처벌 근거는 현재 군인 신분이 아니라, 군사기밀을 취급했던 사실입니다.

군인이 군사기밀을 누설하는 행위는 군형법으로도 규율되지만, 전역한 민간인에게는 군형법이 아니라 군사기밀 보호법이 적용됩니다. 이 법은 처벌 대상을 현역으로 한정하지 않고, 군사기밀을 업무상 취급하는 사람 또는 취급하였던 사람이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병사로 복무하면서 작전계획, 부대 배치, 전력 현황 같은 자료를 다루었거나 보직상 알게 된 사람이 전역 후 이를 타인에게 말하면, 전역 여부와 관계없이 같은 조항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민간인이 된 이후의 행위이므로 재판도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 법원에서 진행됩니다.

실무에서 오해가 많은 부분은 “직접 문서를 가지고 나온 것도 아니고, 말로만 했다”는 점입니다. 법은 문서나 파일의 반출만이 아니라 군사기밀의 내용을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말로 전달하든 글로 쓰든 영상에서 언급하든 방식은 가리지 않습니다.

전역은 신분을 끝낼 뿐, 복무 중 취급한 군사기밀에 대한 책임까지 끝내주지 않습니다.


2. 군에서 알게 된 모든 이야기가 군사기밀인 것은 아닙니다

비공지성과 보호조치가 갖춰진 정보만 군사기밀로 인정됩니다.

처벌 여부의 출발점은 그 내용이 군사기밀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법은 군사기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군사기밀”이란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누설되면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군(軍) 관련 문서, 도화(圖畵),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물건으로서 군사기밀이라는 뜻이 표시 또는 고지되거나 보호에 필요한 조치가 이루어진 것과 그 내용을 말한다(군사기밀 보호법 제2조 제1호).

이 정의에서 세 가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첫째,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았어야 합니다. 이미 언론 보도나 공개 자료로 알려진 내용은 비공지성이 부족합니다. 둘째, 누설되면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비밀 표시나 고지가 있거나 접근 통제 같은 보호조치가 이루어진 것이어야 합니다.

군사기밀은 누설 시 영향의 정도에 따라 Ⅰ급·Ⅱ급·Ⅲ급 비밀로 등급이 나뉩니다. 반면 부대의 식단, 일과 시간, 내무생활 분위기, 간부의 인품에 대한 이야기처럼 군 생활의 일반적 경험담은 대부분 이 정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훈련 일정, 병력 규모, 장비 보유 현황, 경계 취약 시간대처럼 구체적인 수치와 시점이 붙는 순간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마다 비밀 표시 여부와 보호조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부대 이야기라도 비밀 표시·보호조치가 있고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라면 군사기밀이 됩니다.


3. 업무상 취급했던 사람이 누설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복무 중 업무로 알게 된 기밀을 전역 후 말하면 가장 무거운 구간이 적용됩니다.

군사기밀 보호법 제13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사람 또는 취급하였던 사람이 그 업무상 알게 되거나 점유한 군사기밀을 타인에게 누설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군사기밀 보호법 제13조 제1항).

벌금형 선택지가 없고 하한이 징역 3년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법정형의 하한이 3년이면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는 구조여서, 기소되면 실형 위험을 진지하게 따져야 합니다. 자수 감면(제19조)이나 작량감경 같은 사정이 있어야 선택지가 열립니다.

업무상 취급 여부는 계급보다 보직과 접근 권한으로 판단합니다. 상황병, 통신병, 작전 행정병, 정보 분야 근무자는 업무상 군사기밀을 다룰 가능성이 높고, 일반 전투병이라도 훈련 계획이나 경계 작전 내용을 보직상 전달받았다면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업무와 무관하게 우연히 듣거나 보게 된 경우에는 제12조 제2항이 적용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이 달라집니다.

또한 이 죄는 미수범도 처벌합니다(제18조). 누설하려고 실행에 착수했으나 상대에게 전달되지 못한 경우에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업무상 취급했던 사람의 누설은 벌금형이 없고 하한 징역 3년의 무거운 죄입니다.


4. 누설의 상대방과 대가에 따라 처벌이 가중되고, 과실도 처벌됩니다

대가를 받거나 외국을 위한 누설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누설 상대방이 몇 명인지는 구성요건이 아니지만, 대가를 받았는지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형을 크게 바꿉니다. 제13조의2는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약속·공여한 경우 해당 죄의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정하고, 제15조는 외국 또는 외국인을 위하여 범한 경우에도 같은 비율로 가중합니다. 기밀을 팔겠다며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거나, 해외 매체·외국인 지인에게 건넨 사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고의가 없었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제14조는 과실로 제13조 제1항의 죄를 범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기밀인 줄 모르고 보안 설정 없이 자료를 보관하다 유출되거나, 공개 대화방에 부주의하게 올린 경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사건이 같은 결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자수한 때에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정하고(제19조), 징역형 선고 시 그 형의 장기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합니다(제20조). 유출 범위가 좁았는지, 이미 삭제했는지, 기밀 등급이 낮은지는 양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대가·외국 관련성은 가중, 과실은 형이 낮아지지만 처벌 대상이며, 자수는 감면 사유입니다.


5. 수사를 받게 되면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진술에서 ‘기밀 해당 여부’와 ‘업무상 취급 여부’를 다투는 것이 사건 방향을 정합니다.

전역자 대상 군사기밀 누설 사건은 통상 ①군사경찰 또는 경찰의 인지·고발(수원 지역 거주자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관할 가능) → ②피의자 조사 및 압수수색(휴대전화·클라우드·SNS 계정 포함)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일반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군사법경찰관리가 이 법의 범죄 수사에서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하므로(제22조), 군에서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조사에 불려갔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문제 된 내용이 일반에 이미 공개되었는지, 언론·공식 자료로 확인되는지부터 정리합니다(비공지성).

  2. 복무 당시 보직과 접근 권한, 해당 정보가 비밀 표시 또는 보호조치 아래 있었는지 확인합니다(업무상 취급 및 군사기밀 해당 여부).

  3. 실제로 누구에게 어떤 매체로 어디까지 전달했는지, 삭제 가능한 게시물이 남아 있는지 기록을 보존하며 파악합니다.

삭제는 신중해야 합니다. 증거 인멸로 오해받을 수 있으므로, 삭제 전에 변호사와 상의해 사본을 확보하고 수사기관에 대한 설명 방식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군사기밀 해당성이 약하다면 초기부터 그 점을 다투어 불기소로 이끌 여지도 있습니다.


마치며

복무 시절 이야기는 “이제 민간인인데 뭐 어떠냐”는 생각 때문에 가볍게 다루어지고, 그래서 수사 연락을 받고 나서야 문제를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심코 이야기를 꺼낸 전역자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일반 경험담이고 어디부터가 군사기밀인지, 그 경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비밀 표시 여부, 공개 여부, 본인의 보직 이력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반대로 현직 간부나 부대 관계자 입장에서는 전역자의 발언으로 보안 사고가 의심될 때 무엇이 실제 군사기밀이었는지를 사실관계로 확정해야 하며, 과도한 의심만으로는 형사책임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병역과 군 관련 형사 사건에서 군사기밀 해당성을 다투는 쪽과 수사하는 쪽의 논리를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가 결론을 크게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거나 올린 글이 마음에 걸린다면,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진술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역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처벌은 전역 시점이 아니라 군사기밀을 취급했던 사실과 누설 행위에 근거하므로 전역 후 시간이 흘러도 적용됩니다. 다만 공소시효 등 개별 사건의 사정은 따로 살펴야 합니다.

Q. 친한 친구 한 명에게만 말했는데도 누설인가요?

A. 누설은 인원수와 무관합니다. 군사기밀이 비밀 취급 인가가 없는 타인에게 전달되면 성립 가능하고, 친구 한 명에게 말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규모는 양형에서 참작됩니다.

Q. 이미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을 말한 것도 처벌되나요?

A. 일반에 이미 알려진 내용은 군사기밀의 요건인 비공지성이 부족해 처벌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 소문이 아니라 실제 군 자료와 일치하는 구체 정보라면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기밀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일반 경험담인 줄 알았습니다.

A. 업무상 취급했던 사람의 경우 고의가 없어도 과실로 제13조 제1항의 죄를 범하면 제14조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군사기밀에 해당하는지 자체를 먼저 다투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올린 글을 지금 삭제하면 되나요?

A. 확산을 막는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수사 중 삭제는 증거 인멸로 비칠 수 있습니다. 삭제 전에 사본을 확보하고 변호사와 방법을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Q. 자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법은 자수한 때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면제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자수 전에 기밀 해당 여부와 유리한 사정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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