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인 대리인에게 잔금을 줬는데 매도인이 못 받았대요 | 매매/소유권 | 로톡
매도인 대리인에게 잔금을 줬는데 매도인이 못 받았대요
법률가이드
매매/소유권 등계약일반/매매

매도인 대리인에게 잔금을 줬는데 매도인이 못 받았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동산 매매에서 매도인이 직접 나오지 않고 가족이나 지인, 공인중개사 같은 대리인을 내세워 계약하고, 잔금까지 그 대리인에게 건넸다가 분쟁이 생기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매수인 쪽에서는 “대리인이 위임장도 들고 왔고 매도인 사정상 대신 받는다고 해서 잔금을 줬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며칠 뒤 매도인이 “나는 잔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소유권이전등기에 협조하지 않고, 대리인과는 연락이 닿지 않는 전개가 전형적입니다. 이때 매수인은 돈은 이미 나갔는데 부동산은 넘겨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 대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잔대금을 수령할 권한도 있다는 법리를 유지하고 있고, 반대로 대리권이 없는 사람에게 준 돈은 매도인에게 지급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해 다시 지급해야 할 위험이 있습니다. 결국 승패는 대리권이 있었는지, 없었더라도 있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에 달립니다.

아래에서는 대리인에게 준 잔금이 어떤 경우에 유효한 지급이 되는지, 인정되지 않을 때 어떤 구제 수단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대리권이 있는 대리인에게 준 잔금은 매도인에게 준 것으로 인정됩니다

매매 대리권이 있으면 잔금 수령권도 함께 있다고 봅니다.

민법 제114조는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고 한 의사표시는 직접 본인에게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매도인이 대리인에게 매매계약 체결을 맡겼다면, 그 계약에 따른 대금 수령도 대리 행위의 일부로 보는 것이 법원의 기본 태도입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부동산의 소유자를 대리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 대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잔대금도 수령할 권한이 있다(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다9247 판결).

이 판결은 매도인 측이 “중도금을 받을 때 잔금은 본인에게 직접 주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며 수령권이 철회되었다고 다툰 사안에서도, 그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대리인에 대한 지급의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결국 매도인이 “나는 받은 적 없다”고 해도, 대리권이 인정되면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는 대리인에게 준 시점에 소멸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 매도인은 소유권이전등기에 협조할 의무를 지고, 돈을 받지 못한 불이익은 매도인과 대리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됩니다. 매수인으로서는 대리권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매매 대리권이 인정되면 잔금 지급은 유효하고, 매도인은 대리인을 상대로 돈을 따져야 합니다.


2. 대리권이 없었다면 잔금을 다시 지급해야 할 위험이 있습니다

채권자가 아닌 사람에게 준 돈은 원칙적으로 변제가 아닙니다.

대리권이 없는 사람에게 준 잔금은 법적으로는 매도인이 아닌 제3자에게 준 돈입니다. 민법 제472조는 채권자 아닌 자에게 한 변제는 채권자가 이익을 받은 한도에서만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매도인이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면 이익을 받은 한도가 없으므로, 잔금 지급 의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예외로 민법 제470조는 채권의 준점유자, 즉 거래 관념상 수령권한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선의이면서 과실 없이 변제한 경우 효력을 인정하고, 제471조는 영수증을 가진 사람에게 한 변제에 같은 보호를 줍니다. 다만 과실이 없었는지는 엄격하게 따집니다. 매도인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거나, 위임장의 인감이 맞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면 과실이 있다고 보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매도인이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면 매수인은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위약금을 물 수 있고, 계약을 유지하려면 잔금을 한 번 더 내야 하는 이중지급 위험이 현실화됩니다. 이 때문에 매수인 쪽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매도인에게 대리권을 부여한 적이 있는지부터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대리권이 없는 사람에게 준 돈은 매도인에 대한 변제로 인정되지 않아 이중지급 위험이 생깁니다.


3. 대리권이 의심되더라도 표현대리가 성립하면 매수인이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매도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리권이 없었다고 해도 곧바로 매수인이 패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은 거래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해 표현대리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제125조는 매도인이 대리권을 준다고 표시했는데 실제로는 주지 않은 경우, 제126조는 일정한 기본 대리권이 있던 사람이 그 권한을 넘어 행위한 경우, 제129조는 이미 대리권이 소멸했는데 상대방이 그 사실을 모르고 거래한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도인이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대리인에게 맡겨 임대차 계약만 대리하게 했는데 대리인이 매매 잔금까지 받아 간 경우에는 제126조 문제가 됩니다. 이때 매수인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쟁점입니다. 정당한 이유는 위임장에 찍힌 인감이 매도인의 것인지, 매도용 인감증명서와 등기필정보를 대리인이 갖고 있었는지, 매도인에게 직접 전화로 확인했는지 등 계약 당시의 사정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반대로 매수인이 위임장 한 장만 받고 매도인의 목소리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거액을 현금이나 대리인 개인 계좌로 건넸다면 정당한 이유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대리인과 계좌 명의가 다르다는 점은 법원이 가장 먼저 의심하는 대목입니다.

표현대리는 매수인의 확인 노력이 있었는지에 따라 인정 여부가 갈립니다.


4. 대리인이 잔금을 챙겼다면 횡령이나 사기로 형사책임을 집니다

대리권의 유무에 따라 적용 죄명이 횡령과 사기로 나뉩니다.

대리권이 있었다면 대리인이 받은 잔금은 매도인을 위해 보관하는 돈이므로, 이를 임의로 쓰면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가 성립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대법원도 부동산 매도를 맡은 사람이 받은 대금을 쓴 경우를 횡령으로 보되, 위임자가 경비를 대금에서 지출하도록 미리 승낙한 때에는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위임자가 부동산의 매도를 위임하면서 수임인에게 매수인으로부터 수령한 대금에서 필요한 경비를 지출하여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할 것도 함께 위임하였거나 이를 미리 승낙한 경우라면 수임인이 수령한 매매대금을 위임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채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기 위한 경비로 직접 지출하였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도1863 판결).

따라서 대리인이 중개 수수료나 세금 명목이라고 항변할 때에는 매도인이 그 지출을 허락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한편 대리권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속이고 잔금을 받았다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문제되며, 현재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민사적으로는 민법 제135조에 따라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본인의 추인도 받지 못한 대리인은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계약을 이행하거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다만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이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형사 고소는 민사 회수의 증거 확보 수단으로도 쓰입니다.

대리인이 돈을 챙겼다면 대리권 유무에 따라 횡령 또는 사기로, 민사로는 제135조 책임으로 다툽니다.


5. 확인과 대응은 이런 순서로 진행됩니다

매도인의 입장과 대리권 증거를 확정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잔금 분쟁은 통상 ①매도인 확인 및 내용증명 발송 → ②대리인에 대한 고소(수원 지역 거래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민사 소송(수원지방법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민사에서는 매도인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하면서, 대리권이 인정되지 않을 때에 대비해 대리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예비적으로 함께 제기하는 방식이 많이 활용됩니다. 대리인 재산 은닉이 우려되면 가압류도 검토합니다.

자료는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위임장 원본과 인감증명서, 등기필정보, 대리인 신분증 사본 등 계약 당시 받은 서류를 확보하고 인감이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2. 잔금을 지급한 이체 내역, 수취 계좌의 명의, 영수증과 통화·문자 기록을 모아 지급 경위를 정리합니다.

  3. 매도인에게 대리권 부여 경위와 대리인에게 맡긴 서류 범위를 서면으로 확인받아 두고, 가능하면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상황도 등기부로 점검합니다.

매도인 입장에서도 돈을 받지 못했다면 대리인에게 위임한 범위와 지시한 내용을 정리하고, 필요하면 대리인을 상대로 횡령 고소와 반환 청구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마치며

대리인을 통한 거래는 “가족이라는데 설마 그럴까”, “위임장이 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확인이 뒤로 밀리고, 문제가 터진 뒤에야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잔금을 건넸는데 매도인이 받지 못했다는 매수인 입장에서는 대리권을 뒷받침하는 서류와 지급 경위를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체 내역과 위임 서류가 확보되어 있으면 소유권이전과 손해배상 두 갈래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대리인에게 일을 맡겼다가 돈을 받지 못한 매도인 입장에서도 위임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에 따라 책임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대리권을 준 적이 없다면 이를 일찍 알리고 증거를 남겨야 이중 책임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와 대금 분쟁에서 매수인과 매도인, 대리인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대리권 증거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가진 대리인에게 잔금을 주면 안전한가요?

A. 대리권이 인정되면 지급은 유효합니다. 다만 서류가 위조되었거나 위임 범위가 매매에 미치지 않았다면 문제될 수 있으므로, 매도인 본인에게 직접 확인했는지가 중요합니다.

Q. 대리인 개인 계좌로 잔금을 보내도 되나요?

A. 권하지 않습니다. 매도인 명의 계좌로 보내야 수령 사실이 분명해지고, 대리인 계좌로 보낸 경우에는 정당한 이유를 인정받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Q. 매도인이 잔금을 못 받았다며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합니다. 가능한가요?

A. 대리권이 인정되면 잔금은 이미 지급된 것이므로 해제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대리권이 부정되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이 되어 해제될 위험이 있습니다.

Q. 대리인을 형사 고소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형사 절차만으로 돈이 회수되지는 않지만, 수사 기록이 민사 청구의 입증자료가 되고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압류 등 민사 보전 조치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대리인이 가족인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리인과 매수인 사이에는 친족관계가 없으므로 매수인에 대한 사기에는 친족 간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매도인과 대리인이 가족이면 횡령 부분은 형법상 친족 특례가 문제될 수 있어 죄명별로 따져야 합니다.

Q. 이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매도인이 돈을 못 받았다고 합니다.

A. 대리권이 인정되면 등기는 유효합니다. 대리권이 없었다면 등기 말소 청구를 당할 수 있으나, 표현대리가 성립하면 보호받을 수 있어 사실관계 정리가 중요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0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