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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이름을 단톡방에 올리면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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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이름을 단톡방에 올리면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폭력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교, 직장, 동호회, 지역 모임의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두고 이야기가 퍼지고, 급기야 실명이 올라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다들 아는 사실인데 이름 정도는 말해도 되지 않느냐”, “우리끼리 있는 단톡방이라 밖으로 나갈 일은 없다”, “가해자로 몰린 내 억울함을 알리려고 쓴 것뿐이다”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피해자 측이 대화 내용을 캡처해 고소하면, 글을 올린 사람은 “소수만 있는 방이었다”, “사실을 적은 것이다”라고 해명해 보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하는 행위 자체를 별도로 처벌하고 있고, 여기에 명예훼손까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내용이 사실인지, 방에 몇 명이 있는지와 무관하게 책임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피해자 이름을 단톡방에 올렸을 때 어떤 죄가 문제되는지, 처벌 수위와 대응 순서는 어떠한지 살펴보겠습니다.


1. 피해자 이름을 정보통신망에 올리는 것만으로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성명·용모·직업 등 특정 가능한 정보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 공개할 수 없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 제2항은 수사기관 종사자가 아닌 ‘누구든지’ 지켜야 하는 규정입니다.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그 밖에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신문 등 인쇄물,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단체 대화방은 정보통신망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단톡방에 피해자 이름을 쓰는 행위는 이 조항이 말하는 공개 행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명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문이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정보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니셜, 소속과 직급, 학번, 사는 동네, 얼굴이 드러난 사진처럼 대화방 구성원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는 조합이면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피해자의 동의를 요건으로 두고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직접 공개에 동의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든 제3자든 올린 사람의 사정은 구성요건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또한 피해 사실이 법원에서 확정되었는지도 이 조항의 전제가 아닙니다. 성폭력범죄의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의 신원이 문제되는 순간부터 보호 대상이 됩니다.

피해자의 이름이나 특정 가능한 정보를 동의 없이 정보통신망에 올리는 것은, 내용의 진위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2. “소수만 있는 방이었다”는 항변이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화방 인원이 적다는 사정은 판단 요소일 뿐, 면책 사유가 아닙니다.

단톡방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방어는 “참여자가 몇 명 안 되는 닫힌 방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이 주장이 힘을 갖는 영역은 주로 명예훼손과 모욕처럼 공연성을 요건으로 하는 죄입니다. 대법원은 공연성의 판단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공연성의 존부는 발언자와 상대방 또는 피해자 사이의 관계나 지위, 대화를 하게 된 경위와 상황, 사실적시의 내용, 적시의 방법과 장소 등 행위 당시의 객관적 사정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그로부터 상대방이 불특정인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도8336 판결).

이 판결은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이 유지한 전파가능성 법리를 이어받은 것입니다. 이 기준을 단톡방에 대입하면 판단 요소가 보입니다. 대화방의 참여 인원과 구성(가족처럼 닫힌 관계인지, 학교나 직장 구성원이 폭넓게 들어와 있는지), 초대 링크로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방인지, 글을 올린 의도가 구성원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는지, 캡처가 다른 방으로 퍼지기 쉬운 내용이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즉 두세 명이 나누는 사적 대화와 수십 명이 모인 학과·직장·지역 단체방은 전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원이 적더라도 글의 성격상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면 전파가능성이 인정될 여지가 남습니다.

다만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은 문언상 ‘공연성’을 따로 요구하지 않고 ‘공개’를 요건으로 합니다. 그래서 대화방 인원이 적다는 사정이 명예훼손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성폭력처벌법 위반 여부까지 자동으로 막아 주지는 않습니다. 두 죄를 따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단톡방의 규모와 성격은 명예훼손의 공연성 판단에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3. 올린 내용이 사실이어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은 허위사실뿐 아니라 진실한 사실의 적시도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피해자 이름과 함께 피해 내용, 소문, 사생활 이야기까지 단톡방에 쓰였다면 명예훼손이 함께 문제됩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2항은 허위의 사실이면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했다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가 적용됩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을 적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거짓 사실이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여기서 ‘비방할 목적’이 요구되는데, 피해자를 깎아내리거나 조롱하는 취지가 드러난 글이라면 인정되기 쉽습니다.

“사실이니까 괜찮다”는 항변은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 조각 규정을 믿고 하는 말입니다. 이 조항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만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실명을 단톡방에 알리는 것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인정받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이 피해자 신원 공개를 따로 금지하는 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억울함을 알리려는 목적이었더라도, 그 목적은 대개 개인의 이익이지 공공의 이익이 아닙니다.

억울함을 알리고 싶다면 이름을 밝히는 방식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조사와 재판 절차에서 주장하고 증명하는 방식이 정해진 길입니다.

사실을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명예훼손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고, 피해자 실명 공개는 공익 목적을 인정받기 더욱 어렵습니다.


4. 처벌 수위와 합의 가능성은 죄명마다 다릅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며,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공소제기 여부를 좌우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을 위반해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사진 등을 공개한 사람은 같은 법 제50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여기에 앞서 본 명예훼손이 함께 인정되면 여러 죄가 경합하는 형태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같은 법 제50조 제4항입니다. 제2항 제2호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면 기소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제312조 제2항)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제70조 제3항)도 같은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사건은 피해자와의 합의, 삭제와 사과, 재발 방지 약속이 결과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다만 합의 과정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쪽이 직접 피해자에게 연락해 합의를 종용하면, 그 자체가 새로운 2차 가해나 보복 시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합의가 필요한 경우에도 대리인을 통해 정해진 절차로 접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편 형사 책임과는 별개로 민사상 위자료 청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대화방에서 신상이 공개된 것이 확인되는 즉시 증거를 보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처벌 수위는 가볍지 않지만,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에 따라 공소제기 여부가 달라지므로 합의의 방식과 시기가 중요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대화방 원본과 캡처를 확보하는 시점이 사건의 증거 수준을 결정합니다.

이 유형의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과 피고소인 조사, 대화방 원본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대화방 글은 삭제하거나 나가기를 해도 다른 참여자의 기기에 남아 있어, 수사기관이 참여자 진술과 기기 제출로 복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올렸다가 지금 문제가 되었다면, 불안한 마음에 대화방을 지우거나 참여자들에게 입단속을 하는 행동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대화방의 이름과 참여 인원, 참여자 구성, 초대 방식과 글이 올라간 정확한 일시를 정리해 공연성과 공개 범위를 가늠합니다.

  2. 올린 글의 정확한 표현,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어디까지 담겼는지, 이후 다른 방으로 전달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3. 삭제 여부를 임의로 결정하지 말고, 현재 상태를 보존한 뒤 피해자와의 접촉 방식을 포함해 대응 방향을 상의합니다.

이렇게 사실관계가 정리되면 성폭력처벌법 위반과 명예훼손 중 어느 쪽이 쟁점인지, 공개 범위를 다툴 수 있는지, 합의가 가능한 단계인지가 분명해집니다.


마치며

단톡방에 올린 한 줄이 문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 많은 분들이 “그냥 지우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을 놓칩니다.

피해를 입은 분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하더라도 먼저 대화방 원본과 캡처, 참여자 구성, 글이 퍼진 경로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자료가 있어야 성폭력처벌법 위반과 명예훼손을 구분해 고소할 수 있고, 삭제 요청과 손해배상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글을 올려 고소당한 분 입장에서도 “사실을 적었을 뿐”, “작은 방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떤 정보가 어느 범위에 공개되었는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어떻게 받아낼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가해자로 지목된 쪽,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신상 공개 문제로 다툼이 생긴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과 증거 정리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름 없이 이니셜만 썼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은 성명뿐 아니라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대상으로 합니다. 대화방 구성원이 이니셜과 소속, 직급 등을 합쳐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참여자가 세 명뿐인 단톡방이었는데 공연성이 없지 않나요?

A. 명예훼손에서는 인원이 적다는 점이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화방의 성격과 전파 가능성을 종합해 판단하고, 성폭력처벌법 위반은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인원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Q. 피해자가 먼저 자기 이름을 공개했다면요?

A. 피해자 본인이 동의해 공개한 범위라면 동의 요건이 문제되지만, 그 동의가 어디까지인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본인이 한 곳에 밝혔다고 해서 다른 대화방에 옮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Q. 이미 글을 삭제했는데 괜찮을까요?

A. 삭제했다고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른 참여자의 기기에 남은 내용이나 캡처로 증명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속한 삭제와 사과는 양형과 합의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 위반은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명예훼손도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그래서 합의가 매우 중요하지만, 합의 방식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대화방 구성, 공개 범위, 글의 표현에 대한 초기 진술이 이후 쟁점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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