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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이가 법정에서 가해자를 안 보고 증언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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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이가 법정에서 가해자를 안 보고 증언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이 재판 단계로 넘어가면서, 피해 아이가 법정에서 직접 증언해야 하는지 걱정하는 부모님의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부모님들 중 상당수는 “우리 아이가 법정에서 가해자 얼굴을 봐야 한다면 차라리 고소를 접겠다”, “어차피 증언은 아이가 직접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재판이 시작되면 아이가 가해자와 한 공간에 앉아 진술해야 한다는 생각은 상당 부분 오해이고, 반대로 “영상으로 진술했으니 법정에는 안 나가도 된다”는 기대 역시 항상 맞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실무는 형사소송법과 성폭력처벌법,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을 통해 피해 아동이 피고인과 대면하지 않고 증인신문을 받을 수 있는 장치를 여러 겹으로 마련해 두고 있고, 법원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다만 이 장치들은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요건과 신청 절차가 있고, 피고인의 방어권과 균형을 맞추는 한계도 함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피해 아이가 가해자를 보지 않고 증언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지, 그리고 신청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피해 아이는 가해자와 마주하지 않고 증언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대면 진술이 원칙처럼 보여도, 피해 아동에게는 대면을 피하는 증인신문 방식이 법으로 열려 있습니다.

형사재판은 원칙적으로 공개된 법정에서 증인이 직접 출석해 진술하고 피고인 측이 반대신문을 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님이 피해 아이도 가해자가 앉아 있는 법정에서 같은 방식으로 증언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은 일정한 증인에 대해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중계시설을 통하여 신문하거나, 가림 시설 등을 설치하고 신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아이가 별도의 방에서 화면으로 진술하거나, 법정 안에서 가림막을 두고 피고인의 시선을 차단한 채 진술하는 방식이 모두 법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이 규정이 적용되는 대상은 크게 세 부류입니다. 첫째,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1호·제1호의2·제2호·제3호에 해당하는 아동학대 범죄의 피해자, 둘째,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8조, 제11조부터 제15조까지 및 제17조 제1항에 해당하는 죄의 대상이 되는 아동·청소년 또는 피해자, 셋째, 범죄의 성질·증인의 나이·심신의 상태·피고인과의 관계 등으로 피고인과 대면하여 진술할 경우 심리적 부담으로 정신의 평온을 현저하게 잃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입니다.

세 번째 유형 덕분에, 위 죄명에 정확히 들어맞지 않더라도 피해자가 어린 아이이고 가해자가 친족이나 지인처럼 가까운 관계라면 법원이 대면 진술의 부담을 인정해 같은 방식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피해 아동은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마주 보며 증언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중계시설이나 가림 시설을 통한 증인신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비디오 중계와 가림 시설은 법원이 의견을 들은 뒤 상당성을 판단해 결정합니다

신청한다고 모두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며,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은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중계 또는 가림 시설 신문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 구조상 법원의 재량이 있고, 피고인 측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하는 절차가 끼어 있다는 뜻입니다.

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증인으로 신문하는 경우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중계시설을 통하여 신문하거나 가림 시설 등을 설치하고 신문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

실무에서 법원이 “상당하다”고 판단하는 데 고려하는 요소는 피해자의 나이, 범행의 내용과 피고인과의 관계, 피해자의 심리 상태, 이미 받은 상담이나 치료 기록, 그리고 법정 대면 시 예상되는 진술 위축의 정도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준비는 아이의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 예를 들어 상담센터 기록이나 의료 기록, 해바라기센터 등 지원기관의 소견을 정리해 검사에게 전달하는 일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렇게 중계시설이나 가림 시설을 통해 이루어진 증인신문이 법정에 출석하여 이루어진 증인신문으로 본다는 것입니다(같은 조 제3항). 따라서 화면으로 진술했다고 해서 증거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피고인 측도 같은 자리에서 반대신문을 합니다. 아이로서는 가해자를 보지 않고 진술하되, 그 진술은 정식 증언으로 취급되는 것입니다.

중계·가림 시설 신문은 요건이 맞으면 인정되고, 인정되면 법정 출석 증언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3. 수사 단계의 영상녹화는 증언 부담을 줄이지만, 그것만으로 법정 출석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상녹화물이 증거가 되려면 피고인 측이 그 내용에 대해 피해자를 신문할 기회가 있었어야 합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해 아동·청소년의 진술 내용과 사실관계 확인, 면담, 조사 과정을 영상녹화하고 그 영상녹화물을 보존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19세 미만 피해자에게는 성폭력처벌법 제30조가 같은 취지로 적용됩니다. 다만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영상녹화를 해서는 안 됩니다(같은 조 제3항).

이 영상녹화는 아이가 같은 이야기를 수사 단계에서 여러 번 반복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입니다. 그런데 재판에서 이 영상물이 증거가 되는 조건은 별도로 정해져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는 증거보전기일,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그 내용에 대하여 피의자,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피해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경우에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피해아동ㆍ청소년이 사망, 외국 거주, 신체적·정신적 질병이나 장애, 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진술할 수 없는 경우에는, 영상녹화된 진술 및 영상녹화가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6조의2 제1항 제2호).

결국 영상녹화물은 피고인 측이 피해자에게 반대신문을 할 기회를 보장받은 경우이거나, 피해자가 출석해 진술할 수 없는 예외 사유가 있고 진술이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졌음이 증명된 경우에 증거가 됩니다. 아이가 단순히 “다시 말하기 힘들어한다”는 사정만으로는 두 번째 요건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이때 부모님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증거보전의 특례입니다. 같은 법 제27조는 피해 아동·청소년이나 법정대리인이 공판기일에 증언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사정을 소명해 검사에게 형사소송법 제184조 제1항에 따른 증거보전 청구를 요청할 수 있고, 요청을 받은 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청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영상녹화는 진술 부담을 덜어 주는 제도이지, 반대신문 기회를 없애 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4. 신뢰관계인 동석과 심리 비공개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중계·가림만으로는 부족한 불안은 동석, 비공개, 증인지원시설로 보완합니다.

피해 아이가 증인석에 서는 순간 느끼는 불안은 가해자와의 대면만이 원인은 아닙니다. 낯선 법정, 판사와 변호사의 질문, 방청석의 시선이 모두 부담입니다. 법은 이 부분도 여러 층으로 나눠 규정하고 있습니다.

먼저 신뢰관계인 동석입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28조 제1항은 법원이 피해아동·청소년을 증인으로 신문할 때 검사,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신청하면 재판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2항도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경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동석자가 피해자에게 불리하거나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동석시킬 수 없습니다(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28조 제3항).

다음은 심리 비공개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3 제1항은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 검사의 신청에 따라 피해자의 사생활 비밀이나 신변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 심리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성폭력범죄에 대해서는 성폭력처벌법 제31조 제2항이 피해자와 가족이 증인신문의 비공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재판장이 법정 외의 장소에서의 신문 등 신문 방식과 장소까지 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성폭력처벌법 제32조는 각급 법원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피해자가 재판 전후에 피고인이나 그 가족과 마주치지 않도록 하는 증인지원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정 안에서 가려 주는 것만큼 법정 밖 동선에서 마주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는 취지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계도 분명히 해 두어야 합니다. 이 모든 장치는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대체하지 못합니다. 피고인 측은 중계 화면을 통해서도 질문할 수 있고, 아이의 진술이 일관적인지, 암시나 유도가 있었는지를 다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술 전에 아이가 질문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동석·비공개·증인지원시설은 중계·가림 신문과 겹쳐 신청할 수 있으며, 반대신문권을 제한하지는 않습니다.


5. 신청부터 증인신문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증언 방식은 검사를 통해 재판부에 의견을 내는 순서로 정해지므로, 기소 전후로 준비해야 합니다.

피해 아동이 있는 성범죄·학대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신고 및 영상녹화 조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기소 여부 판단 → ③기소 후 재판부(수원지방법원)에 증인신문 방식에 대한 의견 제출 → ④공판기일 또는 증거보전기일의 증인신문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나 형량이 아닌 증인신문 방식이 사건의 초기 전략이 되는 사건입니다.

피해자 측이 직접 재판부에 요청할 수도 있지만, 실무에서는 검사가 피해자 의견을 받아 재판부에 중계·가림·동석·비공개를 함께 신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순서로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1. 아이가 가해자를 마주했을 때 보이는 반응을 상담 기록, 의료 기록, 지원기관 소견으로 정리해 두고, 수사 단계에서 담당 검사에게 먼저 전달합니다.

  2. 증인신문 전에 중계·가림 시설, 신뢰관계인 동석, 심리 비공개, 증인지원시설 이용 중 어떤 장치가 필요한지 정해 검사에게 신청 의견을 전달합니다.

  3. 아이가 법정에서 증언하기 어려운 사정이 뚜렷하다면, 공판기일 전에 증거보전 청구를 검사에게 요청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합니다.

이 절차는 사건 유형(성폭력, 아동학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과 아이의 나이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지므로, 초기에 어떤 법에 따를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아이가 가해자를 법정에서 봐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소를 망설이거나, 반대로 증언 방식을 챙기지 못한 채 재판에 들어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았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과 처벌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동시에 있어 판단이 늦어지기 쉽습니다.

피해 아동을 둔 부모님 입장에서는 법정에서 아이가 무엇을 겪게 되는지 먼저 파악하고, 어떤 보호 장치를 어느 시점에 신청할지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피고인의 입장에서도 중계·가림 신문이 허용된다고 해서 반대신문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질문의 범위와 방식을 어떻게 준비할지가 방어의 핵심이 됩니다.

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와 학대 사건에서 피해자 측과 피고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증인신문 방식과 증거 확보 시점에 따라 사건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증언 방식은 한 번 정해지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법정에서 가해자를 전혀 보지 않고 증언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에 따라 비디오 중계시설을 통해 별도 장소에서 진술하거나, 가림 시설을 설치하고 진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해야 하고, 검사와 피고인 측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칩니다.

Q. 가림 시설이나 중계를 신청하면 항상 허용되나요?

A. 항상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문은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어 재량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나이, 피고인과의 관계, 심리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가 있을수록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Q. 수사 때 영상녹화를 했는데 법정에는 안 나가도 되나요?

A.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상녹화물이 증거가 되려면 공판 등에서 피고인 측이 피해자를 신문할 수 있었거나, 사망·질병 등 출석 불가 사유와 특별한 신빙성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증언 방식을 완화하는 쪽으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부모가 아이 옆에 같이 앉아 있을 수 있나요?

A. 신청하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28조는 신청이 있으면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신뢰관계인을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동석자가 피해자에게 불리하거나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동석할 수 없습니다.

Q. 재판을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3과 성폭력처벌법 제31조에 따라 피해자 측 신청으로 심리나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법원이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재정을 허가받을 수 있습니다.

Q. 아이가 너무 어려서 증언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어떻게 하나요?

A. 증거보전의 특례를 검토합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27조는 공판기일 증언이 현저히 곤란한 사정을 소명해 검사에게 증거보전 청구를 요청할 수 있게 하고, 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청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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