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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떠안기로 한 매수인이 안 갚으면 계약을 깰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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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떠안기로 한 매수인이 안 갚으면 계약을 깰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동산을 매매하면서 매도인이 받아 둔 담보대출을 매수인이 그대로 떠안고, 그 금액만큼 매매대금에서 깎아 주는 방식의 거래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거래에서 매도인들은 “대출은 매수인이 알아서 갚기로 했으니 이제 내 문제는 아니다”라고 생각하다가, 매수인이 이자를 몇 달씩 내지 않는다는 은행 연락을 받고서야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매수인은 “등기도 넘겨받았고 대금도 다 치렀는데 이자 좀 밀린 게 무슨 계약 해제 사유냐”고 항변합니다. 막상 계약서를 보면 대출 승계에 관한 문구는 한 줄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에도 대법원은 이 문제를 인수한 대출을 안 갚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곧바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고, 해제가 가능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미납이라도 어떤 사건은 해제가 인정되고 어떤 사건은 기각됩니다.

아래에서는 대출을 떠안기로 한 매수인이 갚지 않을 때 매도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그리고 해제가 어려울 때 쓸 수 있는 다른 수단을 판례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대출을 떠안는 약정은 대금 지급의 한 방식으로 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출 인수는 ‘대금 일부를 갚은 것으로 치는 약정’이지, 매수인이 당장 대출을 갚겠다는 약정이 아닙니다.

매매 실무에서 “대출 승계”라고 부르는 약정은 대개 매매대금 중 일정액을 매도인에게 현금으로 주는 대신,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즉 매도인의 대출금 채무를 매수인이 인수하는 것으로 갈음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매매대금이 5억원이고 근저당 대출 잔액이 2억원이면, 매수인은 현금 3억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2억원은 대출을 인수하는 것으로 정산합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이 인수가 어떤 성격이냐는 점입니다. 민법 제454조의 채무인수는 채권자, 즉 대출 은행이 승낙해야 매도인이 채무에서 벗어나는 면책적 채무인수가 됩니다. 은행 승낙 없이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만 합의한 경우는 매수인이 매도인을 대신해 은행에 갚아 주겠다는 이행인수에 그치고, 은행에 대한 채무자는 여전히 매도인입니다. 대법원도 매수인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인수하고 그 금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기로 한 경우,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매도인을 면책시키는 채무인수가 아니라 이행인수로 본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23193 판결).

그 결과 매수인이 이자를 내지 않아도 은행이 먼저 독촉하는 상대는 여전히 매도인입니다. 연체 기록이 남고 신용에 문제가 생기는 쪽도 매도인입니다. 이 구조적 불균형 때문에 “갚지 않으면 계약을 깰 수 있느냐”는 질문이 생기는 것입니다.

대출 인수는 대금 지급의 한 방식이고, 은행 승낙이 없다면 매도인은 여전히 은행에 대한 채무자입니다.


2. 매수인이 이자를 밀렸다는 사실만으로는 계약을 해제할 수 없습니다

해제권은 ‘대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은 것과 같다’고 평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생깁니다.

계약 해제의 기본 조문은 민법 제544조입니다. 한쪽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출을 인수한 매수인의 이자 미납이 여기서 말하는 ‘채무 불이행’이냐는 점인데, 대법원은 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에 관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인수하는 것으로 매매대금의 지급에 갈음하기로 약정한 경우, 매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무를 현실적으로 당장 변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할 수 없고, 인수채무의 이행을 지체함으로써 매매대금의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과 같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한하여 매도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취지(대법원 1998. 10. 27. 선고 98다25184 판결).

이 사건에서 매수인은 인수한 대출의 이자를 내지 않았고 채무인수 자체에도 다툼이 있었지만, 대법원은 해제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매수인 명의로 이미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었고 부동산 가치가 대출금을 담보하기에 충분해서, 매도인이 경매를 막으려고 부득이 이자를 대신 낼 실제적인 필요성이 없었다는 이유였습니다.

정리하면 법원은 이자가 밀렸는지가 아니라 그 미납 때문에 매도인에게 실제로 위험이 생겼는지를 봅니다. 은행이 기한이익 상실을 통지했는지, 임의경매가 개시되었거나 임박했는지, 매도인이 경매를 막으려고 대신 변제해야 했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입니다.

따라서 “이자 몇 달 밀렸으니 계약 해제하겠다”는 통보만 먼저 보내고 소송에 들어가면 패소할 위험이 큽니다.

인수한 대출의 이자 미납은 그 자체로 해제 사유가 아니고, 매도인에게 실제 위험이 닥쳤는지가 관건입니다.


3. 경매 위험이 현실화되거나 해제 특약이 있으면 해제가 가능해집니다

은행의 기한이익 상실·경매 개시, 그리고 계약서의 해제 특약이 해제권을 만드는 두 갈래입니다.

첫째 갈래는 위험의 현실화입니다. 매수인이 이자를 계속 내지 않아 은행이 대출 약정에 따라 기한이익을 상실시키고 임의경매를 신청했거나 신청이 임박한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이때 매도인은 경매로 담보 부동산이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대출 원리금을 대신 갚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는데, 이는 사실상 매수인이 대금 일부를 주지 않은 것과 같아서 앞서 본 ‘특별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절차는 민법 제544조 그대로입니다.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내용증명 등으로 “○월 ○일까지 대출 연체를 해소하고 이행하라”는 취지의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를 하고, 그 기간이 지나도록 이행이 없을 때 해제 의사표시를 합니다. 최고 없이 바로 해제하면 효력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분명히 밝힌 경우에는 최고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44조 단서).

둘째 갈래는 계약서의 특약입니다. 매매계약서에 “매수인이 인수한 대출의 이자를 ○개월 이상 연체하면 매도인은 최고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거나 “대출 원리금을 매월 ○일까지 납입하며 이를 어기면 잔금 미지급으로 본다”는 취지가 들어 있다면, 법원은 먼저 그 특약의 문언을 기준으로 해제 사유를 판단합니다. 위 판례 법리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경우’의 기준이므로, 약정이 있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대출 승계 거래를 앞두고 있다면 계약서에 인수 시점, 납입 방식, 연체 시 해제 조건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입니다. 이미 분쟁이 시작된 경우에는 계약서와 특약 문구, 매매 당시 오간 문자·메신저 기록, 은행의 연체·기한이익상실 통지서가 핵심 증거가 됩니다.

해제가 가능한지는 ‘경매 위험의 현실화’ 또는 ‘계약서의 해제 특약’이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4. 해제하면 등기를 되돌려야 하고, 해제가 어려워도 손해배상·구상은 가능합니다

해제의 효과는 원상회복이고, 해제 요건이 부족하다면 이행인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따로 청구하는 길이 있습니다.

해제가 유효하게 이루어지면 계약은 소급해서 없었던 것이 되고, 양 당사자는 원상회복 의무를 집니다(민법 제548조).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다면 매도인은 매매를 원인으로 한 등기의 말소(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이전등기)를 청구하고, 매수인이 이미 지급한 대금은 돌려줘야 합니다. 이 반환과 등기 말소는 서로 동시에 이행하는 관계에 놓입니다(민법 제549조).

다만 이미 제3자가 매수인에게서 부동산을 사거나 근저당을 설정받았다면 해제의 효력이 제3자에게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 매수인이 소유권 이전 뒤 다른 사람에게 처분했는지 등기부등본으로 빨리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매도인이 이를 막으려면 소송 전에 처분금지가처분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해제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사안이라도 매도인에게 다른 길이 남아 있습니다. 매수인은 대출을 대신 갚아 주기로 약속한 이행인수인이므로, 이를 이행하지 않아 매도인이 이자를 대신 내거나 연체로 손해를 입었다면 민법 제390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은행에 대신 갚은 돈은 매수인에게 구상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이 경우 위 98다25184 판결이 다룬 것처럼 계약 자체의 해제는 어렵더라도, 대신 낸 이자·원금을 근거로 한 금전청구는 별개로 다툴 수 있습니다.

한편 매수인이 처음부터 대출을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대출은 책임지고 갚겠다”고 속여 소유권을 넘겨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사기죄(형법 제347조, 2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사후에 형편이 어려워 이자를 못 낸 것과 처음부터 속인 것은 구별되며, 기망 여부는 계약 당시의 말과 자금 사정, 이후의 행동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5. 분쟁이 생기면 이렇게 대응하고, 민사와 형사를 구분해야 합니다

은행 확인과 최고, 해제 통보, 소송 순서를 지켜야 해제가 뒤집히지 않습니다.

대출 승계 분쟁은 통상 ①은행에서 연체 현황과 기한이익 상실·경매 신청 여부 확인 → ②내용증명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 최고 → ③기간 경과 후 해제 의사표시 → ④소유권이전등기 말소 또는 손해배상 소송의 순서로 이어집니다. 관할은 피고 주소지 또는 부동산 소재지에 따르며, 부동산이 수원에 있다면 수원지방법원이 담당하게 됩니다. 매수인이 대출을 갚을 의사 없이 소유권만 가져간 정황이 있다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를 검토할 수도 있고, 이 경우 관할 검찰청은 수원지방검찰청입니다.

분쟁이 시작되었다면 감정적으로 매수인을 압박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1. 은행에서 대출 계좌의 연체 내역과 기한이익 상실 통지, 경매 신청 여부를 확인하고 서면으로 받아 둡니다.

  2. 매매계약서의 대출 승계 문구와 특약, 매매 당시 오간 문자·메신저 기록을 정리하고 부동산 등기부등본으로 현재 소유관계와 근저당 상태를 확인합니다.

  3. 내용증명으로 이행 기간을 정해 최고하고, 필요하면 매수인의 처분을 막기 위한 가처분 가능성을 변호사와 검토합니다.

이 과정에서 해제를 먼저 할지, 손해배상·구상을 먼저 할지, 형사 고소까지 병행할지는 경매 임박 여부와 매수인의 자력, 증거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순서를 잘못 잡으면 해제가 무효가 되어 오히려 매도인이 계약 위반을 문제 삼는 일도 생기므로 초기에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대출 승계 거래는 “은행 이자야 알아서 내겠지”라는 신뢰 위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연체 연락을 받고도 한동안 상황을 지켜보다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출을 떠안긴 매도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해제를 통보하기보다 은행에서 기한이익 상실과 경매 개시 여부를 확인하고 최고 절차를 갖추는 것이 먼저입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해제는 나중에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출을 인수한 매수인 입장에서도 “등기가 내 앞으로 되어 있으니 괜찮다”고 방치하면 안 됩니다. 연체가 길어져 경매 위험이 생기면 해제와 등기 말소, 손해배상, 때로는 형사 문제까지 한꺼번에 불거질 수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와 대여금 분쟁에서 매도인과 매수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의 문구 한 줄과 연체 시점의 대응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대출 연체 연락을 받았거나 해제를 고민하고 있다면, 순서를 정하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상황에 맞는 해법이 필요할 때,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매수인이 대출 이자를 두세 달 연체했는데 바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이자 미납만으로는 부족하고, 은행의 기한이익 상실이나 경매 개시 또는 그 임박처럼 대금 일부를 주지 않은 것과 같다고 볼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Q. 은행이 매수인을 새 채무자로 승낙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이행인수로 보는 것이 원칙이어서 은행에 대한 채무자는 여전히 매도인입니다. 은행은 매도인에게 독촉하고 경매도 매도인의 담보 부동산을 대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계약서에 연체 시 해제한다는 문구가 있으면 달라지나요?

A. 달라집니다. 판례의 제한적 법리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경우의 기준이므로, 해제 특약이 있으면 그 문언과 합의 취지에 따라 해제 가능 여부를 판단합니다.

Q. 해제하면 이미 낸 매매대금과 등기는 어떻게 되나요?

A. 원상회복 의무에 따라 매수인은 등기를 말소하고 매도인은 받은 대금을 돌려줘야 하며, 서로 동시에 이행하는 관계입니다. 다만 매수인에게서 권리를 취득한 제3자는 보호될 수 있습니다.

Q. 해제가 어려우면 매도인은 손해를 그냥 감수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이행인수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과, 매도인이 대신 낸 이자·원금에 대한 구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Q. 매수인이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다면 형사처벌도 되나요?

A. 계약 당시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속여 소유권을 넘겨받았다면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후의 자금난과 구별해야 하므로 계약 당시의 정황 자료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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