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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처분을 받은 성사건을 피해자가 다시 고소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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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처분을 받은 성사건을 피해자가 다시 고소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청소년 사이의 성폭력·성적 괴롭힘 사건이 학교와 온라인 공간에서 이어지면서, 가해 소년이 소년부 재판에서 보호처분을 받고 끝났다는 소식을 접한 피해자와 가족분들의 문의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 가족분들 중 상당수는 “보호처분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럼 이제 형사 고소는 아예 못 하는 건가요”, “처벌이 아니라 처분이라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가요”라고 물으십니다. 반대로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 쪽 부모님은 “이미 재판을 받았으니 같은 일로 다시 고소당할 일은 없겠지”라고 안심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두 생각 모두 일부만 맞고, 어느 사건이 ‘같은 사건’인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소년법은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에 대해 심리가 결정된 사건은 다시 공소를 제기하거나 소년부에 송치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효력은 ‘그 사건’에만 미치고, 예외도 소년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피해자에게 열려 있는 다른 구제 수단도 분명히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보호처분이 어떤 성격의 결정인지,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가 가능한지, 그리고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보호처분은 형벌이 아니라 소년법에 따른 별도 절차의 결정입니다

보호처분은 처벌이 아닌 교정·보호를 목적으로 소년부 판사가 내리는 결정입니다.

소년법 제4조 제1항은 죄를 범한 소년,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 등을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만 14세 미만은 형법상 형사책임 자체를 지지 않기 때문에(형법 제9조) 처음부터 형사재판이 아니라 소년부 보호사건으로만 다뤄지고, 만 14세 이상 소년도 검사가 보호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소년부에 송치합니다(소년법 제49조 제1항).

소년부 판사는 심리 결과 보호처분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소년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감호 위탁,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단기·장기 보호관찰, 소년보호시설 위탁, 소년원 송치 등 10가지 처분 중 하나를 결정합니다. 수강명령은 100시간, 사회봉사명령은 200시간을 넘을 수 없고(제33조 제4항), 장기 소년원 송치도 보호기간이 2년을 넘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결정의 법적 성격입니다. 소년법 제32조 제6항은 보호처분이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보호처분은 전과로 남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소년의 재범을 막고 환경을 바로잡기 위한 별도 절차의 처분입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을 두고 ‘형사처벌’과 ‘보호처분’이 따로 존재하게 되고, 어느 한쪽이 이미 이루어졌을 때 다른 쪽을 어떻게 할지가 문제됩니다.

보호처분은 형벌이 아니지만, 소년법은 그 결정 이후 같은 사건의 재소추를 막는 효력을 별도로 부여하고 있습니다.


2. 보호처분이 내려진 그 사건은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소년법 제53조가 보호처분 사건의 재공소와 재송치를 막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조문이 소년법 제53조입니다.

제32조의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에 대하여는 그 심리가 결정된 사건은 다시 공소를 제기하거나 소년부에 송치할 수 없다. 다만, 제38조제1항제1호의 경우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소년법 제53조).

이 조문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소년부가 심리해서 보호처분으로 결정한 사건은, 같은 소년을 상대로 검사가 다시 기소할 수도 없고 소년부에 다시 보낼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한 번 심리된 사건으로 소년을 이중으로 부담지우지 않겠다는 소년법의 취지가 반영된 규정입니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고소장을 내는 것 자체가 막힐까요. 고소는 범죄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범죄 사실을 신고하고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이므로 접수 자체를 법이 금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같은 사건이라고 확인하면 이미 소년법 제53조에 따라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이므로, 검사가 ‘공소권 없음’ 취지로 불기소 처분하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귀결입니다. 결국 고소를 해도 같은 사건이라면 형사재판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보호처분이 결정된 ‘그 사건’은 소년법 제53조에 따라 다시 기소될 수 없으므로, 같은 사실로 한 고소는 처벌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3. 심리가 결정된 사건과 다른 사실이라면 다시 고소할 수 있습니다

소년법 제53조의 효력은 ‘심리가 결정된 사건’의 범위에만 미칩니다.

제53조는 ‘그 심리가 결정된 사건’이라고 범위를 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호처분의 대상이 된 행위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다른 별개의 행위는 같은 소년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사건으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호처분 사건에서 다뤄지지 않은 다른 날짜의 추행, 다른 피해자에 대한 범행, 보호처분 이후에 새로 벌어진 범행은 모두 심리가 결정된 사건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하나의 사건으로 평가되는 범위는 넓게 볼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에서 같은 사건인지는 공소사실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지를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날짜가 조금 다르게 적혔거나 죄명만 바뀐 정도라면 같은 사건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소년부 결정서에 어떤 비행 사실이 적혀 있는지가 기준선이므로, 피해자 입장에서도 결정서의 비행 사실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예외는 소년의 나이가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입니다. 소년법 제38조 제1항은 보호처분이 계속 중일 때 사건 본인이 처분 당시 19세 이상인 것으로 밝혀지면 소년부 판사가 보호처분을 취소하고 검사에게 송치하도록 정하고 있고, 앞서 본 제53조 단서가 이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보호처분이 계속 중일 때에 사건 본인이 처분 당시 19세 이상인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소년부 판사는 결정으로써 그 보호처분을 취소하고 검사ㆍ경찰서장의 송치 또는 통고에 의한 사건인 경우에는 관할 검사에게 송치한다(소년법 제38조 제1항 제1호 취지).

공소시효 면에서도 피해자에게 유리한 규정이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1항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를 피해 미성년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도록 정하고 있고,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 강간·강제추행 등은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공소시효 적용 자체가 배제됩니다. 따라서 별개 사건에 대한 고소는 시간이 꽤 지난 뒤에도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처분의 효력은 결정서에 적힌 비행 사실에만 미치므로, 별개의 행위이거나 처분 당시 19세 이상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다시 고소·기소가 가능합니다.


4. 고소가 막히더라도 피해자에게는 소년부 절차와 민사 청구가 남아 있습니다

형사 기소가 어려워도 피해 회복의 길은 소년부 절차와 민사 손해배상으로 열려 있습니다.

우선 소년부 심리 단계에서 피해자는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소년법 제25조의2는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변호인·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가 의견진술을 신청하면 심리 기일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정하고 있고, 제25조의3은 소년부 판사가 소년에게 피해 변상 등 피해자와의 화해를 권고할 수 있으며 화해한 경우 보호처분을 정할 때 고려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보호처분 결정 이전에 활용하는 수단입니다.

이미 보호처분이 나온 뒤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소년법 제43조 제1항의 항고권자는 사건 본인·보호자·보조인 또는 그 법정대리인으로 한정되어 있어 피해자는 보호처분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고할 수 없고, 소년 보호사건의 기록과 증거물은 소년부 판사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열람·등사할 수 있습니다(제30조의2). 항고 기간도 7일에 불과합니다.

가장 실질적인 대안은 민사 손해배상입니다. 보호처분은 형사처벌이 아니므로 가해 소년의 민사책임과는 별개이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가해 소년 본인을 상대로, 소년에게 책임능력이 없다면 감독의무자인 부모를 상대로(민법 제755조) 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하지만(민법 제766조 제1항·제2항), 미성년자가 성폭력·성추행 등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는 성년이 될 때까지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3항). 소년부 기록에서 확인되는 비행 사실은 민사에서도 중요한 입증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형사 재소추가 막혀도 소년부 의견진술·화해와 민사 손해배상이라는 피해 회복 경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5. 실제 대응은 결정서 확인부터 절차 선택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같은 사건인지 먼저 가려야 고소할지, 민사로 갈지 방향이 정해집니다.

성폭력 피해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피고소인 조사 → ③검사(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의 처분 → ④기소 시 법원 재판, 보호처분 대상이면 소년부 송치(수원가정법원 소년부 등 소년의 행위지·거주지·현재지 관할, 소년법 제3조 제1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미 보호처분이 있었던 사건은 ③단계에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수 있어서, 고소 전에 같은 사건인지부터 가리는 것이 시간과 감정 소모를 줄입니다.

보호처분 이후 대응은 아래 순서로 정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1. 소년부 보호처분 결정서 또는 결정 내용을 확인해, 결정서에 적힌 비행 사실이 내가 입은 피해 전부를 포함하는지 비교합니다.

  2. 결정서 밖의 피해(다른 날짜·다른 행위·결정 이후의 행위)가 있다면 카카오톡 대화, 사진, 진료기록, 주변인 진술 등 증거를 정리해 새 사건으로 고소를 검토합니다.

  3. 같은 사건이라면 형사 고소 대신 민사 손해배상 청구의 시효와 입증자료를 점검하고, 가해 소년의 감독의무자인 부모에 대한 청구 가능성도 함께 봅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감정이 앞서 사건 전체를 한꺼번에 고소하려다 같은 사건이라는 이유로 불기소되는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어느 부분이 새 사건이고 어느 부분이 이미 결정된 사건인지를 처음에 갈라서 접근해야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소년 성사건은 “이미 끝난 일을 다시 꺼내는 것 같아서”, 혹은 “처분이 났으니 더는 방법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효와 증거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집니다.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보호처분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포기하기보다, 결정서에 적힌 사실의 범위를 확인하고 별개 사건 고소와 민사 청구, 소년부 절차에서의 의견진술을 나눠서 검토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과 보호자 입장에서도 “이미 재판 받았으니 다 끝났다”고 단정하면 곤란합니다. 결정서 밖의 행위는 새로 고소될 수 있고, 민사 손해배상 책임은 보호처분과 별개로 남습니다. 합의와 변상의 시점,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측과 가해자로 지목된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절차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보호처분 이후의 대응이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절차가 아직 남아 있을 때,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해 학생이 보호처분을 받았는데 같은 일로 형사 고소를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고소장 접수 자체는 가능하지만, 소년부가 심리해 결정한 같은 사건이라면 소년법 제53조에 따라 공소를 제기할 수 없어 공소권 없음 취지로 종결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보호처분 결정서에 적히지 않은 다른 피해도 있는데 그것도 안 되나요?

A. 결정서에 적힌 비행 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다른 별개의 행위라면 심리가 결정된 사건에 해당하지 않아 새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결정서 범위를 먼저 비교해야 합니다.

Q. 나중에 가해자가 19세 이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되나요?

A. 소년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보호처분이 취소되고 검사에게 송치될 수 있으며, 제53조 단서에 따라 이 경우에는 공소 제기가 가능합니다.

Q. 피해자가 보호처분이 너무 가볍다며 항고할 수 있나요?

A. 소년법 제43조 제1항의 항고권자는 사건 본인·보호자·보조인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어서 피해자는 항고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는 결정 전 의견진술(제25조의2)을 활용해야 합니다.

Q. 보호처분을 받았다면 민사 손해배상도 면제되나요?

A. 아닙니다. 보호처분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별도 절차의 처분이어서 민사 불법행위 책임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가해 소년 본인 또는 감독의무자인 부모를 상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피해 당시 미성년자였는데 손해배상 시효가 지나지 않았나요?

A.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되지 않습니다(민법 제766조 제3항). 성년이 된 뒤부터 기간이 계산되므로 시점을 정확히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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