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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체끼리만 입찰가를 맞춰도 입찰방해죄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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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체끼리만 입찰가를 맞춰도 입찰방해죄가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공기관 용역·공사 입찰은 물론 상가 관리권, 시설 위탁운영, 폐기물·납품 입찰처럼 사업자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입찰이 늘면서, 입찰 전에 업체끼리 투찰가를 상의했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는 사례가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참여 업체가 열 곳이 넘는데 우리 두세 곳만 맞춘 거라 담합이 아니다”, “낙찰되지도 않았고 서로 금액만 조율했을 뿐이다”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찰 결과가 의심스럽다는 신고가 들어가고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가 확보되면, 이런 항변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입찰참가자 전원이 아니라 일부 사이에만 담합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입찰의 공정을 해친다고 평가되면 입찰방해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까지 겹치면 형사처벌과 행정제재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일부 업체끼리만 입찰가를 맞춘 경우 어떤 근거로 입찰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어디까지가 담합이고 어디부터가 정당한 경쟁인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되면 무엇부터 점검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입찰방해죄는 낙찰이나 손해가 없어도 성립합니다

입찰의 공정을 해칠 염려가 있는 상태만 만들어도 범죄는 이미 완성됩니다.

형법 제315조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 방법으로 경매 또는 입찰의 공정을 해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만 보면 ‘위계’나 ‘위력’이라는 말 때문에 속임수나 협박이 있어야만 하는 것처럼 읽히지만, 실무에서 담합은 대부분 ‘기타 방법’, 즉 입찰참가자들이 서로 통모해 경쟁 자체를 없애는 방식으로 처벌됩니다.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은 이 죄가 위태범이라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입찰방해죄가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담합한 업체가 낙찰을 받지 못했더라도, 낙찰가가 예정가보다 오히려 낮았더라도, 발주처에 실제 손해가 없었더라도 범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는 뜻입니다.

법원이 보는 기준은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상태’가 만들어졌는지입니다. 그래서 투찰 금액을 직접 합의한 경우뿐 아니라, 누가 낙찰받을지 미리 정하거나 경쟁업체가 입찰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처럼 가격 결정 이전 단계의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치는 행위도 모두 포함됩니다.

입찰방해죄는 결과가 아니라 경쟁이 왜곡될 위험을 만든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죄입니다.


2. 일부 업체끼리만 맞춰도 입찰방해죄가 됩니다

담합이 입찰참가자 전원에게 미치지 않아도, 입찰의 공정을 해친다고 평가되면 충분합니다.

질문하신 상황, 즉 참여 업체 중 일부만 입찰가를 맞춘 경우가 바로 대법원이 반복해서 다뤄온 쟁점입니다. “다른 업체들은 우리와 무관하게 자유롭게 투찰했으니 경쟁은 살아 있었다”는 주장은 가장 흔한 항변인데, 대법원은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입찰참가자들 사이의 담합행위가 입찰방해죄로 되기 위하여는 반드시 입찰참가자 전원 사이에 담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입찰참가자들 중 일부 사이에만 담합이 이루어진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입찰방해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2도8459 판결).

이 법리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같은 취지가 확립되어 있었습니다.

가장경쟁자를 조작하거나 입찰의 경쟁에 참가하는 자가 서로 통모하여 그 중의 특정한 자를 낙찰자로 하기 위하여 일정한 가격 이하 또는 이상으로 입찰하지 않을 것을 협정하거나 입찰을 포기하게 하는 등의 소위 담합행위가 입찰방해죄로 되기 위하여는 반드시 입찰참가자 전원과의 사이에 담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입찰참가자들 중 일부와의 사이에만 담합이 이루어진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입찰방해죄는 성립한다(대법원 2006. 6. 9. 선고 2005도8498 판결).

그렇다면 ‘일부’라는 사정은 무엇을 좌우할까요. 결국 쟁점은 그 일부의 담합이 실제 가격형성과 경쟁 구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었는가입니다. 참가업체가 열 곳인데 두 곳이 서로 높은 금액을 써주기로 한 경우와, 참가업체가 세 곳인데 두 곳이 맞춘 경우는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고, 그 두 곳이 실질적인 경쟁 상대였는지, 합의가 낙찰자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였는지가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일부만 맞췄다’는 사실은 무죄의 근거가 아니라, 입찰의 공정을 해쳤는지를 따지는 하나의 사정일 뿐입니다.


3. 어떤 행위가 담합이고, 어디까지가 정당한 경쟁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합의의 내용이 ‘누가 낙찰받을지’나 ‘얼마에 쓸지’를 정하는 데 이르렀는지가 기준입니다.

실무에서 입찰방해로 문제되는 전형적인 유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한 업체를 낙찰자로 정해 두고 나머지가 의도적으로 높은 금액을 써내는 들러리 투찰, 둘째는 투찰 하한가나 상한가를 미리 맞추는 가격 협정, 셋째는 다른 업체에게 입찰을 포기하게 하거나 응찰하지 않도록 대가를 주는 입찰 포기 종용입니다. 앞의 판례가 적시한 ‘일정한 가격 이하 또는 이상으로 입찰하지 않을 것을 협정하거나 입찰을 포기하게 하는 행위’가 바로 이 유형들입니다.

반대로 같은 업계 사람끼리 정보를 나눴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담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 단가나 자재비를 서로 이야기했더라도, 각자 독립적으로 투찰가를 산정해 입찰했다면 ‘통모’가 없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이를 가리기 위해 투찰 시각과 IP 주소, 입찰서류의 작성 흔적, 입찰 전후의 통화 내역과 메신저 대화, 금액이 오간 계좌 내역을 함께 살핍니다. 투찰 금액이 근소한 차이로 나란히 배열되어 있다면 그 자체가 정황증거가 됩니다.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점은 방해의 대상이 되는 ‘입찰’의 범위입니다. 앞서 본 2022도8459 판결은 입찰을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입찰절차로 보고, 공적·사적 경제주체가 임의의 선택에 따라 진행하는 계약체결 과정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발주자가 경쟁입찰의 형식을 갖췄는지, 아니면 단순히 거래처를 고르는 과정이었는지에 따라 같은 대화라도 입찰방해죄 성립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합의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같은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를 주도한 사람, 가격만 전달한 사람, 들러리로 투찰만 한 사람은 가담의 정도가 다르고 이 차이는 공동정범 성립과 양형에서 모두 중요해집니다.

정보를 나눈 것과 낙찰자·투찰가를 정한 것은 다르며, 어디까지 합의가 이르렀는지가 유무죄를 가릅니다.


4. 형사처벌에 더해 공정거래법상 제재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담합이 형법과 공정거래법에서 각각 별도로 문제됩니다.

입찰 담합은 형법 제315조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1항 제8호는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입찰 또는 경매에서 낙찰자, 입찰가격, 낙찰가격 등을 결정하는 행위를 합의하는 것을 부당한 공동행위로 금지하고, 제124조 제1항 제9호는 이를 위반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징역형과 벌금형은 병과될 수 있어서, 형법상 입찰방해죄보다 법정형의 상한이 높습니다.

공정거래법은 같은 조 제5항에서 사업자 간 접촉의 횟수와 양태 등에 비추어 공동으로 한 것으로 볼 상당한 개연성이 있거나 합의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은 경우 합의를 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때문에 “서로 얘기만 나눴지 합의한 적은 없다”는 항변은 오히려 입증 책임의 부담을 지는 쪽에서 해명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과징금 부과, 고발이 형사 절차와 별도로 진행되는 것도 부담입니다.

공공기관 입찰이었다면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이 따라붙을 수 있고, 발주처가 입은 손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형사 사건보다 이런 행정·민사 책임이 사업에 더 큰 타격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 사실을 다투기 어렵다면 초기에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합의 경위·가담 정도·반환 여부를 정리하는 쪽이 양형과 제재 수위에서 유리한 경우도 있으므로, 어느 쪽 전략이 맞는지는 증거 구조를 먼저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입찰 담합은 형법과 공정거래법, 행정제재와 민사책임이 한꺼번에 문제되는 사건입니다.


5. 조사 통보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진술 전에 어떤 대화와 자료가 남아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입찰방해 사건은 발주처의 신고나 경쟁업체의 제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등으로 시작됩니다.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피의자 조사 및 압수수색 → ②관련 업체 관계자 조사와 대질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휴대전화와 업무용 PC, 입찰 대행 계정이 압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 자료가 이미 확보된 뒤에 조사를 받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기억에 의존해 진술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먼저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해당 입찰이 경쟁입찰 절차였는지, 사적 거래처 선정이었는지 공고문과 입찰 방식부터 확인합니다.

  2. 다른 업체와 오간 메신저·통화·문자 내역에서 투찰가나 낙찰자를 특정한 대화가 있었는지 정리합니다.

  3. 자신의 투찰가가 어떻게 산정됐는지 내부 견적서, 원가 계산 자료 등 독자적 산정 근거를 확보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절차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입찰참가자격 제한 절차를 한꺼번에 놓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서로 모순되는 진술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입찰 담합 사건은 “다들 그렇게 하는 관행이었는데”, “서로 사정을 봐준 정도였는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휴대전화 대화와 입찰서류는 이미 수사기관에 확보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담합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업체 입장에서는 합의가 어디까지 이르렀는지, 독자적으로 가격을 산정했다는 근거가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가담의 정도에 따라 책임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진술의 순서와 내용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반대로 담합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보는 경쟁업체나 발주처 입장에서도 막연한 의심만으로는 고발이 어렵습니다. 투찰 패턴, 대화 기록, 금품 거래 흔적 등 어떤 자료가 입찰의 공정을 해쳤다는 점을 뒷받침하는지 짚어 두어야 합니다.

저는 입찰·계약 과정에서 벌어지는 형사 분쟁에서 문제를 제기한 쪽과 의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의 정리 방식에 따라 입찰방해죄 성립 여부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른 업체들은 담합과 무관하게 입찰했는데, 두 곳만 맞춰도 입찰방해죄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입찰참가자 전원 사이의 담합을 요구하지 않고, 일부 사이의 담합이라도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것으로 평가되면 성립한다고 봅니다.

Q. 저희 업체가 낙찰을 받지 못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입찰방해죄는 위태범이라 낙찰 여부나 발주처의 실제 손해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아도 성립합니다. 다만 낙찰 여부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서로 가격 정보만 주고받았고 합의한 적은 없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공정거래법은 합의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은 경우 합의를 추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정보 교환의 경위와 각자 독립적으로 투찰가를 산정한 근거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들러리로 높은 금액만 써냈는데 저도 처벌 대상인가요?

A.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경쟁자로서 특정 업체의 낙찰에 가담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인데, 합의를 주도했는지 단순 가담에 그쳤는지는 책임과 양형에서 달리 평가됩니다.

Q. 입찰방해죄와 공정거래법 위반이 동시에 적용되나요?

A. 별개의 법률에 따른 책임이라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형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 공정거래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며 두 절차가 각각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거래처를 고르는 사적인 견적 비교에서 업체끼리 금액을 맞췄다면요?

A. 대법원은 임의의 선택에 따라 진행하는 계약체결 과정은 방해의 대상인 ‘입찰’이 아니라고 보므로 입찰방해죄는 달리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기나 업무방해 등 다른 죄명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진술 전이 가장 좋습니다. 이미 확보된 대화 기록과 다른 업체의 진술이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따라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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