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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한 녹음과 카톡 캡처, 증거로 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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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한 녹음과 카톡 캡처, 증거로 쓸 수 있을까요 

나상호 변호사

안녕하세요 경찰경력 15년의 나상호 변호사입니다.

"상대방 몰래 녹음한 파일이 있는데, 이거 증거로 써도 됩니까?" 고소를 준비하거나 고소를 당한 분들이 많이 하시는 질문입니다. 카톡 캡처만 있어도 되는지도 함께 물으십니다.

경제팀 수사관으로 일할 때 녹음 파일과 대화 캡처를 받아 확인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수사관이 이런 자료를 어떤 순서로 확인하는지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처음 받는 경찰 연락을 다루는 연재의 네 번째 글입니다.

1. 내가 참여한 대화인가, 남들끼리의 대화인가

먼저 녹음입니다. 법은 다른 사람들끼리 나누는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내가 대화에 직접 참여했다면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했더라도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일반적으로 증거로 씁니다. 반대로 내가 빠진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끼리 나눈 대화를 녹음기를 숨겨 두고 녹음했다면, 증거로 쓰기 어렵고 녹음한 사람이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 사람이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내가 대화에 참여하면서 녹음했다면 내가 참여한 대화입니다. 반대로 녹음기를 켜 둔 채 자리를 비웠다면, 그 사이 다른 사람들끼리 나눈 대화는 내가 참여한 대화로 보기 어렵습니다. 녹음 파일 안에 두 경우가 섞여 있을 수 있으니, 내가 자리에 있던 구간이 어디인지 확인해 두십시오.

녹음을 내기 전에 그 대화에 내가 있었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내가 빠진 구간이 섞인 파일을 그대로 내면, 그 구간 때문에 내가 처벌 문제를 떠안을 수 있습니다.

2. 수사관은 녹음 파일을 이렇게 봅니다

녹음을 제출하면 수사관은 내용보다 먼저 파일 자체를 확인합니다. 언제 어떤 기기로 녹음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 파일인지, 중간에 잘린 부분은 없는지입니다. 원본 파일이 들어 있는 휴대전화를 보여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시간짜리 통화에서 유리한 5분만 잘라 제출했는데 상대방이 전체 녹음을 따로 갖고 있다면, 잘라낸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내 진술 전체를 의심받게 됩니다. 불리해 보이는 부분이 섞여 있어도 원본 파일은 그대로 두고, 필요한 부분은 몇 분 몇 초인지 따로 표시해서 내는 편이 낫습니다. 녹음 내용을 글로 정리해 같이 내면 수사관이 확인하기 쉽지만, 정리본은 파일을 대신하지 못하니 원본 파일을 함께 내셔야 합니다.

녹음을 남기려고 일부러 상대방을 자극해 특정한 말을 끌어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수사관은 녹음 전체를 들으면서 대화 흐름을 보기 때문에, 유도한 흔적이 드러나면 그 녹음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녹음 파일을 받으면 저는 파일 이름과 저장된 날짜부터 적어 두고, 제출자가 말한 녹음 날짜와 맞는지 봤습니다. 파일을 다른 기기로 옮기거나 이름을 바꾸면서 날짜가 달라진 경우에는 원래 녹음한 기기를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3. 카톡과 문자는 원본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카톡과 문자는 캡처보다 원본이 중요합니다. 캡처만 내면 상대방이 편집됐다고 주장할 수 있어서, 원본 대화를 휴대전화에 그대로 남겨 두셔야 합니다. 대화방을 나가거나 삭제하지 마시고, 백업을 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캡처를 할 때는 상대방 이름이나 계정, 날짜가 함께 보이게 하십시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실수는 화가 나서 대화방을 나가 버리거나, 휴대전화를 바꾸면서 백업 없이 초기화하는 경우입니다. 그렇게 되면 수사관이 원본을 확인할 방법이 사라지고, 남은 캡처만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사건이 정리될 때까지는 휴대전화를 교체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캡처는 필요한 문장만 잘라 내지 말고 앞뒤 대화가 이어지게 하십시오. 대화가 길면 날짜가 바뀌는 지점마다 화면을 나눠 저장하면 순서를 설명하기 쉽습니다.

4. 증거가 부족해 보일 때

증거가 부족해 보여도 고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계좌 거래 내역, 통화 기록, 주변 사람의 진술처럼 수사기관이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습니다. 다만 고소인이 아무것도 내지 못하면 수사가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처음 고소장을 낼 때 어떤 자료로 무엇을 보여 줄지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관은 고소장에 적힌 단서를 따라 수사합니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했다"라고만 적힌 고소장과 "몇 월 며칠 어느 계좌로 얼마를 보냈고, 그 자리에 누가 함께 있었다"라고 적힌 고소장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내가 가진 자료와 수사기관이 확인해 줘야 할 자료를 나눠서 적으면 수사관이 무엇부터 확인할지 바로 정할 수 있습니다.

고소장을 내기 전에 정리하실 것은 이렇습니다.

가. 녹음 파일 원본과 녹음한 날짜, 녹음한 기기

나. 대화방 원본과 이름·날짜가 보이는 캡처

다. 송금 내역과 통화 기록

라. 그 상황을 직접 보거나 들은 사람의 이름과 연락 가능 여부

5. 자주 묻는 질문

제가 없는 자리에서 녹음된 대화는 어떻게 합니까?

다른 사람들끼리 나눈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이라면 증거로 쓰기 어렵고, 녹음한 사람이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파일을 내기 전에 내가 대화에 참여한 구간과 빠진 구간을 나눠 확인하십시오. 판단이 서지 않으면 제출하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 보십시오.

녹음 내용을 글로 정리한 것만 내도 됩니까?

정리본을 함께 내면 수사관이 내용을 확인하기 쉽지만, 정리본으로 파일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원본 파일을 함께 내시고, 필요한 부분은 몇 분 몇 초인지 표시해 두십시오. 원본 파일이 든 휴대전화는 따로 보관해 두셔야 합니다.

사건 중에 휴대전화를 바꿔야 하면 어떻게 합니까?

사건이 정리될 때까지는 교체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꼭 바꿔야 한다면 대화방과 녹음 파일을 먼저 백업하고, 쓰던 휴대전화는 초기화하지 말고 그대로 보관하십시오. 수사관이 원본을 확인할 때 그 기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지고 계신 녹음이나 대화가 증거로 쓸 만한지 판단이 서지 않으시면, 상담에서 자료를 같이 보고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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