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단속에서 경찰이 종이컵에 물을 건네며 입을 헹구라고 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물을 주지 않고 잰 호흡측정 수치는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1. 선고 2025도16613 판결). 음주운전 사건에서 수치 자체는 다투기 어렵다고들 하지만, 측정 절차가 지켜졌는지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 정리합니다.
어떤 사건이었나
피고인은 음주운전 약식명령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2023년 12월 밤 약 3km를 술에 취한 채 운전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도로 한가운데 시동이 켜진 차 운전석에서 자고 있다는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지구대로 데려갔습니다.
지구대 벤치에 잠든 피고인의 입 근처로 측정기 불대를 여러 번 갖다 댄 끝에, 운전을 멈춘 지 25분, 술을 마친 지 50분쯤 뒤 혈중알코올농도 0.081%가 측정되었습니다. 한 경찰관이 종이컵에 물을 담아 다가갔다가 그대로 돌아섰고, 측정 때까지 물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1심과 2심은 피고인이 잠들어 있어 물을 줄 수 없었고 술을 마친 지 20분이 넘었으니 수치도 정확하다며 유죄로 봤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2023년 7월 4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27조의2는 호흡측정 때 "입 안의 잔류 알코올을 헹궈낼 수 있도록 운전자에게 음용수를 제공할 것"을 경찰이 따라야 할 절차로 정했습니다. 경찰 내부 지침에 있던 절차가 법령으로 올라온 것이고, 대법원은 이 조항이 국민의 권리와 직결된 법규명령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법규명령에서 정한 적법절차가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집된 증거는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배제된다고 했습니다. 잠들어 있었다는 사정은 면제 사유가 되지 않고, 술을 마친 뒤 20분이 지났다고 잔류 알코올로 수치가 높게 나올 위험이 사라진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예외적으로 증거를 쓸 수 있는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데 그런 사정이 없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실무에서 확인할 부분
음주운전 사건을 맡으면 수치보다 먼저 단속 경위가 적힌 서류를 봅니다. 이 판결 뒤로는 측정 전에 물을 건넸는지, 헹구도록 권했는지가 기록이나 단속 현장·지구대 영상에 남아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0.03%, 0.08%처럼 처벌 구간 경계 가까이 나온 수치이거나 사고 뒤 지구대로 옮겨 측정한 사건이라면 따져 볼 실익이 큽니다. 다만 혈액 채취 결과 같은 다른 증거가 있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판례에서 참고할 점
입헹굼물 제공은 2023년 7월 4일부터 법령에 정해진 절차라, 그 뒤 단속된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가 직접 헹구지 않았어도 경찰이 물을 주고 헹구도록 권했다면 절차는 지켜진 것입니다.
운전자가 스스로 입을 헹궜거나, 경찰이 측정 직전 20분 동안의 트림·구토·구강청정제 사용 등을 확인한 뒤 측정했다면 증거로 쓰일 여지가 있습니다.
단속 영상과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수사 초기에 열람·보존을 요청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물을 안 받았으면 무조건 무죄인가요? 아닙니다. 그 호흡측정 수치를 증거로 쓰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뜻이고, 다른 증거로 유죄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도 다시 재판하라고 돌려보낸 것입니다.
Q. 물을 받았는데 헹구지 않았어요. 물을 주고 헹구도록 안내·권유하면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라 절차 위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Q. 이미 벌금이 확정된 사건은요? 확정 사건을 다시 다투려면 재심 요건을 따로 갖춰야 해서 쉽지 않습니다. 이 판결은 진행 중인 사건에서 먼저 의미가 있습니다.
위 내용은 공개된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