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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세입자도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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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세입자도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외국인이 빌라·오피스텔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집주인과 연락이 끊기거나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통지를 받고서야 문제를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상담한 외국인 임차인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외국인이라 전세사기 특별법의 보호 대상이 아닐 것이다”, “외국인등록을 했으니 한국 사람과 똑같겠지”라는 두 가지 생각 사이에서 아무 조치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그러는 사이 경매 매각기일은 다가오고, 배당요구 종기는 지나가 버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세사기피해자법은 임차인의 국적을 요건으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인과 달리 대항요건을 갖추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를 놓치면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외국인 세입자가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과, 외국인에게만 생기는 함정, 그리고 신청 절차를 법조문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전세사기피해자법은 국적이 아니라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봅니다

법이 정한 제한은 ‘자연인’ 임차인뿐이고,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배제하는 조항은 없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제3조 제1항은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받으려는 임차인을 “자연인에 한정한다”고만 정하고 있습니다. 법인 임차인은 대상이 아니지만, 내국인이어야 한다는 문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따라서 외국인 개인이 임차인이라면 법 제3조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는지로 판단받게 됩니다. 그 요건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 및 확정일자를 마쳤을 것, 둘째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일 것, 셋째 임대인의 파산·회생 개시, 임차주택의 경매·공매 개시, 임차인의 집행권원 확보 등으로 2인 이상의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거나 예상될 것, 넷째 임대인에 대한 수사 개시나 기망, 보증금 반환 능력 없이 다수의 주택을 취득·임대한 사정 등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의도가 없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외국인이라고 해서 이 네 가지가 완화되지도, 가중되지도 않습니다. 다만 첫 번째 요건인 ‘주민등록’을 외국인이 어떻게 갖추는지가 별도의 문제로 남습니다.

외국인 임차인도 전세사기피해자법의 적용 대상이며, 승패는 국적이 아니라 요건 충족 여부에서 갈립니다.


2. 외국인은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로 대항요건을 갖춥니다

한국인의 전입신고에 해당하는 것이 외국인에게는 체류지 변경신고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는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치면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주민등록은 외국인에게는 없는 제도이므로, 출입국관리법이 이를 대신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른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는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그리고 같은 법 제36조 제1항은 외국인등록을 한 외국인이 체류지를 변경하면 전입한 날부터 15일 이내에 새 체류지의 시·군·구·읍·면·동의 장이나 관할 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에게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다218030, 218047 판결도 외국인이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마친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을 갖춘 것으로 본다는 취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흔한 함정은 외국인등록만 해 두고 이사한 뒤 체류지 변경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 경우 주택의 인도를 받아 실제로 살고 있어도 대항요건이 갖춰지지 않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신고를 마친 다음 날부터에야 생깁니다. 그 사이에 집주인이 근저당을 설정했다면 그 근저당권자에게 밀리게 됩니다.

확정일자는 국적과 무관하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에 따라 임대차계약서에 받으면 됩니다. 계약서가 외국어 번역본이거나 이중 계약서인 경우에는 실제 효력이 있는 계약서 원본에 확정일자가 찍혔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외국인의 전입신고는 체류지 변경신고이고, 이를 15일 안에 마쳐야 대항요건과 확정일자가 온전히 맞물립니다.


3. 보증금 5억원 이하와 ‘다수 피해’ 요건은 외국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보증금 한도, 2인 이상 피해, 기망 의심 정황의 세 가지가 사실관계 입증의 핵심입니다.

임차보증금은 5억원 이하여야 하며,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시·도별 여건과 피해자 사정을 고려해 2억원의 범위에서 상한을 올릴 수 있습니다. 외국인 임차인은 월세 비중이 높고 보증금이 낮은 편이어서 이 한도에 걸리는 경우는 드뭅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2인 이상’ 요건입니다.

제3조 제1항 제3호는 임대인의 파산·회생, 경매·공매 개시(국세·지방세 체납으로 인한 압류 포함), 임차인의 집행권원 확보 등으로 2인 이상의 임차인에게 피해가 발생했거나 예상될 것을 요구합니다. 같은 건물에 외국인 임차인만 사는 경우가 많아, 다른 임차인들의 보증금 미반환 사실을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건물 등기부의 경매개시결정과 다른 호실의 배당요구 현황, 임대인에 대한 체납 압류 기재가 주된 자료가 됩니다.

제4호의 ‘기망 의심’ 요건은 임대인등에 대한 수사 개시, 임대인등의 기망,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자에 대한 임차주택의 양도, 보증금 반환 능력 없이 다수의 주택을 취득·임대한 사정 등에서 찾습니다. 여기서 ‘임대인등’에는 임대인의 대리인이나 임대인의 의뢰를 받은 공인중개사도 포함됩니다. 외국인 임차인이 중개인의 말만 믿고 등기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계약한 경우에도 중개인이나 대리인의 설명 내용, 대화 기록, 계약 당시 선순위 권리 고지 여부가 모두 소명자료가 됩니다.

이미 임대인이 형사 고소된 상태라면 사건번호와 수사기관 접수 사실이 가장 강력한 자료입니다. 아직 고소 전이라면 사기죄(형법 제347조)로 고소하는 것이 요건 소명과 형사 책임 추궁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경로입니다.

외국인이어서 더 어려운 것은 법리가 아니라 ‘다수 피해’와 ‘기망 의심’을 뒷받침할 자료를 모으는 일입니다.


4. 제외 사유에 해당하면 인정받지 못하고, 인정되면 경매 유예 등 지원을 받습니다

보증보험 가입으로 전액 회수가 가능한 경우 등은 대상에서 빠지고, 결정을 받으면 제17조 경매 유예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제3조 제2항은 적용 제외 사유를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했거나 임대인이 반환 보증에 가입해 보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한 경우, 보증금 전액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최우선변제 대상 금액에 해당하는 경우,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으로 보증금 전액을 자력으로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세 번째 제외 사유가 실무에서 가장 크게 다툼이 됩니다. 선순위 권리가 거의 없고 낙찰가가 충분해 보이는 집은 ‘자력 회수 가능’으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선순위 근저당과 체납 조세가 시세에 육박한다면,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전액 회수가 어렵다는 점을 감정가와 선순위 채권액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결정을 받으면 법 제17조에 따라 전세사기피해주택에 경매가 진행 중일 때 법원에 매각기일 지정 보류나 지정된 매각기일의 취소·변경 등 경매 유예·정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생계나 주거안정에 지장이 우려되는 경우 채권자와 채무자의 형편을 고려해 이를 결정할 수 있고, 그 기간은 1년 이내이며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연장도 가능합니다.

한편 법 제2조 제4호 나목, 다목은 전세사기피해자 요건 일부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전세사기피해자등’으로 결정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보증금이 한도를 넘거나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한 임차인도 지원 일부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처음부터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신청부터 결정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청서에 대항요건과 피해 소명자료를 함께 내야 조사와 심의가 지체되지 않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은 ①임차인이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신청(법 제12조) → ②국토교통부의 피해사실 조사 → ③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심의·의결(안건 상정일부터 30일 이내, 부득이한 경우 15일 한 차례 연장, 법 제14조) → ④결정문 송달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경매는 별도로 관할 법원에서 진행되므로(수원 지역 주택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또는 관할 지원),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법원의 배당요구 종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외국인 임차인이 준비할 자료는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외국인등록증(또는 외국인등록 사실증명)과 체류지 변경신고 이력이 기재된 서류로 전입일과 주택 인도일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2. 확정일자가 찍힌 임대차계약서 원본과 보증금 송금 내역, 임대인·중개인과의 대화 기록을 모읍니다.

  3. 건물 등기사항증명서와 경매개시결정, 다른 임차인의 피해 현황, 임대인 수사 여부를 확인해 제3조 제1항 제3호·제4호 소명자료로 정리합니다.

언어 문제로 서류 작성이 어렵다면 번역본을 따로 준비하되, 원문과 다른 내용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대항요건과 확정일자 시점은 결정의 핵심 자료이므로, 이 부분만큼은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외국인 임차인은 “내가 보호받을 수 있는지조차 모르겠다”는 이유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매 절차는 임차인의 사정과 무관하게 진행되고, 배당요구 종기를 놓치면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 입장에서는 대항요건 시점과 확정일자, 그리고 다른 임차인의 피해 사실을 하나의 시간표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이 정리가 되어 있어야 피해자 결정 신청, 경매 배당요구, 임대인에 대한 형사 고소를 서로 어긋나지 않게 병행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대인이나 중개 과정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사기 의심을 받는 입장에서도 “외국인이라 문제 삼지 않을 줄 알았다”는 생각은 통하지 않습니다. 고의가 있었는지, 계약 당시 어떤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보증금 사기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임차인과 수사를 받는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어떤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국인등록증이 없는 단기 체류 외국인도 전세사기피해자가 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대항요건은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로 갖추기 때문에, 등록 없이 살았다면 제3조 제1항 제1호를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경매·공매가 완료된 임차인은 제1호 요건이 제외되므로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체류지 변경신고를 이사하고 보름이 지나서 했습니다. 대항력이 없나요?

A. 신고를 마친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생깁니다. 15일 기한을 넘기면 과태료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 사이 설정된 근저당권에는 대항하지 못합니다.

Q. 보증금이 6억원인데 신청할 수 있나요?

A. 기본 상한은 5억원이지만 위원회가 2억원 범위에서 상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증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전세사기피해자등’ 결정으로 일부 지원을 받을 길이 있습니다.

Q. 같은 건물에 피해 임차인이 저 하나뿐이면 어떻게 되나요?

A. 제3호는 2인 이상 임차인에게 피해가 발생했거나 예상될 것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임대인의 다른 주택 임차인 피해 여부와 경매·압류 현황을 확인해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보증보험에 가입했다면 신청이 불가능한가요?

A. 보증으로 전액 반환이 가능한 경우에는 제외됩니다. 보증기관이 이행을 거절했거나 일부만 지급되는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므로 거절 통지서를 확보해 두십시오.

Q. 결정을 받으면 경매가 자동으로 멈추나요?

A. 자동으로 멈추지 않습니다. 법 제17조에 따라 전세사기피해자가 법원에 경매 유예·정지를 신청해야 하고, 법원이 임차인의 사정을 고려해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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