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대 안에서 훈련 중 부상이나 장비 파손 같은 사고가 발생한 뒤, 보고 과정에서 사고 경위나 피해 정도가 사실과 다르게 전달됐다는 이유로 감찰과 군사경찰 조사를 받는 간부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지휘 부담을 줄이려고 경미한 것으로 정리했을 뿐이다”, “나중에 사실대로 정정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고의 실제 규모가 드러나고 보고서와 비교되기 시작하면, 단순한 실수나 표현의 차이로는 설명되지 않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형법은 군사에 관한 거짓 보고를 별도의 죄로 처벌하고 있으며, 보고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범하면 형이 가중되고 벌금형은 아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사고를 줄여서 보고하는 행위가 어떤 경우에 이 죄로 이어지는지 정확히 알아야 대응 방향도 잡힙니다.
아래에서는 사고 축소 보고가 군형법상 거짓 보고죄에 해당하는 요건, 가중 처벌 구조,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됐을 때 확인해야 할 순서를 살펴보겠습니다.
1. 사고를 축소해 보고한 행위는 군형법 제38조의 ‘거짓 보고’가 될 수 있습니다
군사에 관한 거짓 보고는 그 자체로 독립된 범죄입니다.
군형법 제38조 제1항은 군사에 관하여 거짓 명령, 통보 또는 보고를 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허위 내용을 새로 지어내는 경우뿐 아니라, 있었던 사고를 없었던 것처럼 하거나 실제보다 가볍게 전달하는 것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고’한 것이므로 거짓 보고의 범위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군사에 관한’ 사항이란 부대의 작전·훈련·병력·장비·시설·안전 등 군의 임무와 관련된 사항을 넓게 가리킵니다. 훈련 중 병사가 다친 사실, 장비가 파손된 정도, 사고 발생 시각과 원인은 모두 지휘계통이 판단의 근거로 삼는 정보이므로 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고의 형식도 제한이 없습니다. 서면 보고서뿐 아니라 상황보고 문자, 지휘통제실 구두 보고, 상급부대 전파 메시지도 ‘보고’에 포함되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부정확한 표현을 썼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고,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알면서 보고했는지가 별도로 따져집니다.
사고의 규모나 경위를 사실과 다르게 줄여 보고했다면, 그 보고 자체가 군형법 제38조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처벌 여부는 ‘고의’와 ‘사실과의 차이’가 얼마나 입증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보고 당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가 성립 여부를 가릅니다.
거짓 보고죄는 보고하는 사람이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알면서 보고했을 때 성립합니다. 보고 시점에는 파악된 정보가 그뿐이었고 이후 상황이 더 나빠졌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고, 반대로 부상 정도나 파손 규모를 직접 확인하고도 낮춰 적었다면 고의가 인정되기 쉽습니다.
수사기관은 보고서와 객관 자료를 대조해 고의를 판단합니다. 대표적으로 의무대·민간병원 진료기록상의 부상 정도, 사고 직후 현장 사진과 영상, 부대원들의 진술, 병사 일과표와 훈련 통제 기록, 상황보고 메신저 대화가 비교 대상이 됩니다. 보고서의 수치가 이런 자료와 어긋나고, 그 차이를 보고자가 알 수 있었던 위치에 있었다면 고의 추정의 근거가 됩니다.
또 “지시를 받아서 그렇게 썼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거짓 보고죄의 구성요건 자체가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지시 여부는 책임과 양형 판단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으나, 실제 보고를 한 사람이 사실과 다름을 알고 있었다면 본인의 행위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 전에 어떤 정보가 언제 어떤 경로로 본인에게 전달됐는지,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누가 문구를 수정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핵심은 ‘보고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이며, 이를 시간순 자료로 복원하는 작업이 방어의 중심입니다.
3. 보고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범하면 형이 2분의 1까지 무거워집니다
지휘계통상 보고 책임자라면 가중 규정이 적용됩니다.
군형법 제38조 제2항은 군사에 관한 명령, 통보 또는 보고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부대의 중대장·참모·상황장교처럼 직책상 상급부대에 사고를 보고해야 하는 사람이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면 이 가중 규정이 문제됩니다.
제1항 제3호가 정한 평시의 일반 사안(적전·전시·사변·계엄지역이 아닌 경우)은 1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여기에 제2항이 적용되면 그 2분의 1까지 가중되므로 1년 6개월 이하의 징역 범위에서 처벌을 논하게 됩니다. 눈여겨볼 점은 이 조문에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형법상 죄처럼 벌금으로 정리하는 선택지가 법정형 자체에 없어, 유죄가 인정되면 징역형이 기준이 되고 집행유예·선고유예 여부가 양형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적전이나 전시·사변·계엄지역이라는 예외 상황에서는 훨씬 무거운 형이 정해져 있으나, 평시 훈련 사고 사안에서는 대부분 제3호의 ‘그 밖의 경우’가 문제됩니다.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가 형의 범위를 정하므로 공소사실이 어떻게 구성됐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보고 의무자라는 직책이 확인되면 1년 이하의 징역이 1년 6개월 이하까지 올라가고, 벌금형은 선택할 수 없습니다.
4. 거짓 보고 외에 징계와 다른 죄명까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징계, 그리고 문서 작성 행위에 대한 별도 죄명이 따라붙을 수 있습니다.
사고를 축소한 보고서가 공식 문서의 형태로 작성되었다면, 군형법 제38조와 별도로 형법상 허위공문서작성 등 문서 관련 범죄의 성립 여부도 함께 검토됩니다. 어떤 죄명이 붙는지는 문서의 성격과 작성 권한, 행사 목적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고, 수사 단계에서 적용 법조가 추가·변경되기도 합니다.
형사절차와 별개로 군 내부에서는 징계 절차가 진행됩니다. 간부의 경우 감찰 결과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고, 징계 수위에 따라 진급과 보직, 복무 계속 여부에 영향이 생깁니다. 형사 사건의 결과와 징계 결과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조사 단계에서 한 진술이 징계 심의에서도 그대로 활용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축소 대상이 된 사고 자체에 책임이 있는 경우, 예를 들어 안전수칙 위반으로 병사가 다쳤다면 그 사고에 대한 업무상과실 문제와 거짓 보고 문제가 한 사건 안에서 함께 다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5.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진술 전에 보고 경위를 정리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군 내 거짓 보고 사건은 통상 ①감찰 또는 군사경찰 인지·조사 착수 → ②피조사자 진술 조사 → ③군검사의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군사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군사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면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에서 다루어집니다. 수원 인근 부대라면 해당 지역 군사경찰대 조사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찰 조사는 형사 절차의 전 단계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서가 이후 수사에 넘어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찰 단계에서부터 신중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사고 발생 시각부터 보고 시각까지 본인이 알게 된 정보와 그 출처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작성·전송한 보고서와 상황보고 메시지의 원본, 수정 이력, 결재 라인을 확보합니다.
보고 내용이 사실과 달라진 이유가 정보 부족인지, 문구 수정 지시인지, 의도적 축소인지를 구분해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이 정리를 바탕으로 군 사건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조사 전에 진술 방향을 점검하면, 불필요하게 불리한 표현을 남기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사고를 축소해 보고한 사람들은 대개 악의라기보다 “이 정도는 부대 안에서 정리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감찰이나 군사경찰 연락을 받고 나서야 사안의 무게를 실감하고, 그 사이에 초기 대응 시점이 지나가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고를 축소했다고 의심받는 간부 입장에서는 고의가 없었다는 점, 혹은 당시 파악한 정보의 한계를 자료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부대 사고의 피해를 입은 병사나 가족 입장에서는 보고서와 실제 진료기록 사이의 차이가 곧 사실관계 확인의 핵심 단서가 됩니다.
저는 군 관련 형사 사건에서 조사를 받는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의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보고서 한 줄의 표현과 조사 초기의 진술이 결론을 좌우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감찰이나 군사경찰의 연락을 받으셨다면, 진술하기 전에 먼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고를 일부러 줄인 것이 아니라 당시에는 몰랐던 것인데도 처벌되나요?
A. 거짓 보고죄는 사실과 다름을 알면서 보고했을 때 문제됩니다. 보고 당시 확인된 정보가 그뿐이었다는 점을 기록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Q. 벌금으로 끝낼 수 있나요?
A. 군형법 제38조에는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징역형이 기준이 되므로,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여부가 실질적인 쟁점이 됩니다.
Q. 상관이 고치라고 해서 고친 것도 책임이 있나요?
A. 지시가 있었다는 사정이 구성요건을 당연히 없애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경위와 역할은 양형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으니 지시 과정을 입증할 메시지와 기록을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Q. 보고할 의무가 없는 병사나 일반 간부도 처벌되나요?
A. 제1항은 군사에 관해 거짓 보고를 한 사람이면 해당될 수 있습니다. 보고 의무자는 제2항에 따라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Q. 나중에 사실대로 정정 보고하면 문제가 없어지나요?
A. 정정이 범죄 성립 자체를 지워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속한 정정은 고의 여부와 양형에서 유리하게 평가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감찰 조사 단계에서도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감찰 진술서가 이후 수사와 징계에서 그대로 쓰일 수 있으므로, 첫 진술 전에 경위를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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