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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횡령을 늦게 알았는데 손해배상 시효가 지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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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횡령을 늦게 알았는데 손해배상 시효가 지났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리·회계 담당 직원이 퇴사한 뒤에야 회사 자금이 오랜 기간 빠져나간 사실이 드러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사업주분들 중 상당수는 “몇 년 전 일이라 이미 시효가 지나 한 푼도 못 받는 것 아니냐”, “고소부터 해두면 시효는 멈추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자료를 들여다보면 이미 받을 수 없게 된 부분과 아직 충분히 청구할 수 있는 부분이 한 사건 안에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떤 시계를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갈립니다.

민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안 날로부터 3년’과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라는 두 개의 시계를 동시에 돌리고 있고, 형사 고소는 민사 시효를 멈추게 하는 사유가 아닙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시간을 보내면 청구할 수 있었던 돈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직원 횡령을 뒤늦게 알았을 때 손해배상 시효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시효가 지난 것처럼 보여도 어떤 길이 남아 있는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손해배상 시효는 두 개의 시계가 따로 돌아갑니다

‘안 날로부터 3년’과 ‘횡령한 날로부터 10년’ 중 먼저 끝나는 쪽에서 청구권이 사라집니다.

직원의 횡령은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회사는 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적용되는 시효가 민법 제766조입니다. 제1항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제2항은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두 기간은 별개로 진행되므로 어느 하나만 채워져도 청구권은 사라집니다. 예를 들어 직원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매달 회사 자금을 빼돌렸고 사업주가 2026년에야 이를 알았다면, 3년 시계는 2026년부터 돌기 시작하지만 10년 시계는 이미 2014년부터 돌고 있었기 때문에 오래된 인출분부터 차례로 10년 기간이 끝납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10년 기간의 기산점이 ‘횡령 사실을 안 날’이 아니라 ‘불법행위를 한 날’이라는 것입니다. 횡령이 수년에 걸쳐 여러 번 반복됐다면 민사에서는 대체로 인출 건별로 기산점이 따로 잡히므로, 형사에서 하나의 범죄로 묶이는 것과 달리 민사에서는 오래된 건부터 시효가 완성됩니다.

직원 횡령 사건에서는 안 날을 기준으로 한 3년과, 횡령 행위일을 기준으로 한 10년을 건별로 나눠 계산해야 합니다.


2. 횡령 사실을 ‘안 날’은 의심을 시작한 날이 아닙니다

손해의 발생과 가해자를 구체적으로 인식한 때부터 3년이 시작됩니다.

사업주가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 3년입니다. “3년 전에 장부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그때부터 계산하나”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조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제1항).

대법원은 여기서 ‘안 날’을 단순히 이상 징후를 느낀 때가 아니라, 피해자가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한 때로 해석해 왔습니다. 즉 막연한 의심이 아니라 어느 직원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를 가져갔는지를 알 수 있는 단계에 이르러야 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사업주가 언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를 입증하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거래처 입금 불일치를 발견한 날, 세무사·회계사의 감사 결과를 통보받은 날, 퇴사자 인수인계 과정에서 통장 사본이 확인된 날이 그 후보가 됩니다. 반대로 직원 측은 “그보다 훨씬 전에 사업주가 알았다”며 3년 경과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과거 결재 기록이나 이메일에서 사업주가 이미 알 수 있었던 정황이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시효의 시작점은 의심한 날이 아니라, 누가 얼마를 어떻게 가져갔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된 날입니다.


3. 형사 고소를 했다고 민사 시효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시효를 멈추려면 소송·가압류 같은 민사상 조치를 별도로 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내면 손해배상 시효도 같이 멈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형사 고소와 수사는 국가가 범죄를 처벌하는 절차일 뿐, 피해자가 직원에게 돈을 청구하는 민사 시효를 중단시키는 사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시효 중단 사유는 민법 제168조가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승인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하거나, 직원의 부동산·예금에 가압류를 거는 것입니다. 소송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면 내용증명으로 최고(독촉)를 해 둘 수 있는데, 이때는 다음 조문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최고는 6월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민법 제174조).

즉 내용증명은 시효 완성이 임박했을 때 6개월을 벌어주는 임시 수단일 뿐이고, 그 안에 소송이나 가압류로 이어가지 않으면 효력이 없어집니다. 또한 형사 재판 중 소송촉진법에 따른 배상명령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으나, 배상명령은 형사 재판부의 판단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므로 금액이 크거나 다툼이 있는 사건에서는 별도의 민사 소송을 병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고소장 접수는 처벌을 위한 절차이고, 돈을 받을 권리를 지키는 시효 관리는 민사상 청구·가압류로 따로 해야 합니다.


4. 시효가 지난 것처럼 보여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남아 있습니다

건별 계산, 채무 승인, 부당이득 반환청구가 남은 금액을 가르는 세 가지 지점입니다.

첫째는 건별 계산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10년 기간은 횡령 행위일마다 따로 흐르므로, 가장 오래된 인출분이 소멸했더라도 최근 몇 년분은 여전히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전체 금액을 한꺼번에 포기하지 말고 통장 거래내역을 연도별로 쪼개 살아 있는 부분을 먼저 확정하셔야 합니다.

둘째는 채무 승인입니다. 직원이 “갚겠다”는 각서를 쓰거나, 일부라도 변제하거나, 변제 계획서를 보낸 경우 이는 채무의 승인으로 시효가 중단되고 그 시점부터 시효가 다시 시작됩니다. 퇴사 과정에서 받아 둔 사과 문자, 분할상환 약속 카카오톡, 소액 입금 내역이 의외로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이유입니다.

셋째는 부당이득 반환청구입니다. 직원이 가져간 돈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이기도 하므로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이 청구권은 일반 채권으로서 민법 제162조 제1항의 10년 시효가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회사가 상인이어서 상사시효 5년이 적용된다고 다투어질 여지가 있으므로 이 방법에만 의지하지 말고 3년·10년 계산과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한편 형사 공소시효는 민사 시효와 전혀 별개입니다. 업무상횡령은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라 공소시효가 대체로 10년이고,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면 법정형이 더 무거워져 공소시효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민사 시효가 지났더라도 형사 고소는 가능한 경우가 많고, 형사절차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사실상 변제를 받는 길이 열리기도 합니다.

민사 시효가 지난 부분이 있어도, 건별 계산·채무 승인·부당이득·형사 합의 중 어느 한 길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5. 지금 확인해야 할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횡령을 안 날을 입증할 자료와 인출 내역부터 확보하고, 시효가 임박한 건부터 중단시켜야 합니다.

실제 절차는 통상 ①직원의 주소·재산 파악 및 증거 보전 → ②가압류 신청과 손해배상 소송 제기(수원 지역 회사라면 수원지방법원 또는 관할 지원) → ③병행하여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 ④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형사 재판 순으로 진행됩니다. 민사와 형사를 어느 쪽에서 먼저 시작할지는 시효가 임박한 건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서둘러 아래 순서로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1. 회사 명의 통장과 카드 내역을 최대한 오래된 것부터 발급받아, 의심되는 인출을 연·월 단위로 정리하고 가장 오래된 건의 인출일부터 10년이 가까운 건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2. 횡령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된 시점을 입증할 자료(감사 보고서, 세무사 통보 메일, 거래처 확인 문자)를 보존해 3년 시계의 기산점을 확정합니다.

  3. 직원의 각서·사과 문자·일부 변제 내역 등 채무 승인에 해당할 수 있는 자료를 모아, 시효가 임박한 건은 가압류나 소송으로 먼저 중단시킵니다.

이렇게 시효가 살아 있는 금액과 증거를 정리해 두면,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를 어떤 순서로 병행할지 전략을 세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직원 재산에 대한 가압류가 실제 회수 가능성을 크게 좌우합니다.


마치며

직원 횡령은 “오랫동안 믿고 맡긴 사람이었는데”라는 생각 때문에 확인과 대응이 계속 미뤄지는 경우가 많고, 그 사이에도 시효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돌아갑니다.

자금을 빼앗긴 사업주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언제 알았고, 언제 얼마가 인출됐는지를 건별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민사 시효는 건별로 소멸해 가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중단 조치를 해야 살릴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횡령 의혹을 받는 직원 입장에서도 “오래전 일이니 시효가 지났다”는 말만으로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건별 기산점과 채무 승인 여부, 형사 공소시효가 따로 따져지므로 어떤 자료를 남겼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횡령 사건에서 자금을 관리한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시효 계산 한 줄에 청구 금액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시효가 걱정되는 순간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남은 금액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원 횡령을 5년 뒤에 알았는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안 날로부터 3년이 시작되지만, 횡령일로부터 10년이 지난 인출분은 소멸하므로 건별로 나눠 확인해야 합니다.

Q. 경찰에 고소했으면 시효가 멈춘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형사 고소는 민사 손해배상 시효를 중단시키지 않으므로, 소송 제기나 가압류 등 별도의 중단 조치를 해야 합니다.

Q. 내용증명을 보내면 시효가 연장되나요?

A. 최고로서 6개월간 시효 완성을 늦출 수 있지만, 그 기간 안에 소송이나 가압류를 하지 않으면 중단 효력이 없어집니다.

Q. 직원이 일부만 갚았는데 시효에 영향이 있나요?

A. 일부 변제나 갚겠다는 각서는 채무 승인으로 볼 수 있어 시효가 중단되고, 그때부터 다시 계산됩니다.

Q. 민사 시효가 지났다면 형사 고소도 못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형사 공소시효는 별도로 계산되며, 업무상횡령은 법정형이 10년 이하 징역이라 공소시효가 대체로 10년입니다.

Q. 이미 퇴사한 직원의 재산이 없으면 소송이 의미 없지 않나요?

A. 판결을 받아 두면 이후 재산이 생겼을 때 강제집행이 가능하고, 시효도 판결 확정 후 새로 10년이 시작됩니다. 재산 조사와 가압류를 먼저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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