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친척 아이, 지인의 자녀, 학원이나 모임에서 만난 아이와 가볍게 스킨십을 했다가 아동 성범죄 혐의로 신고되었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만나는 분들은 대부분 “아이가 졸려 해서 무릎에 앉혀 달랬을 뿐인데”, “예뻐서 안아준 것이지 다른 마음은 전혀 없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실제로 악의가 없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 부모나 보호자가 아이의 말을 전해 듣고 불쾌감을 느껴 경찰에 신고하면, 행위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수사기관은 아동 대상 성범죄 사건으로 접수해 조사를 시작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가 문제 될 때,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만이 아니라 아동의 나이와 판단능력, 행위자와의 관계, 행위의 경위와 태양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면 법정형이 크게 무거워지기 때문에, 초기 대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아이를 무릎에 앉힌 행위가 어떤 경우에 아동 추행이나 아동학대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신고를 당했을 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법 조문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아이를 무릎에 앉힌 행위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가 ‘성적 의미’를 갖는 추행으로 평가되는지입니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는 행위는 보호자, 친척, 교사, 지인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접촉입니다.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신고가 접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접촉 부위가 어디였는지, 접촉이 어느 정도 지속되었는지, 아이를 앉힌 자세가 어땠는지, 손이 어디에 놓여 있었는지를 하나하나 따져 봅니다.
예를 들어 아이를 무릎에 앉힌 채 허벅지 안쪽이나 엉덩이, 가슴 부위를 쓰다듬거나 아이의 몸을 자기 몸에 밀착시키는 행동이 있었다면 문제가 되고, 반대로 아이를 잠깐 앉혀 책을 읽어주거나 사진을 찍은 정도라면 추행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같은 ‘무릎에 앉힘’이라도 구체적 태양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무릎에 앉혔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구체적인 신체 접촉이 추행으로 평가되는지가 사건의 승부처입니다.
2. 아동이 13세 미만이면 성폭력처벌법 제7조가 적용되어 형이 훨씬 무거워집니다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되고, 벌금형이 없습니다.
피해 아동이 13세 미만이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이 적용됩니다.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를 범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일반 강제추행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하한선이 대폭 높아지고 벌금형 선택지가 사라집니다.
같은 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경우도 제3항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어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아이가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접촉했다면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는 어른의 접촉에 명확히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아이가 가만히 있었다”는 사정이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형이 무거운 만큼 수사 단계에서는 추행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려면 접촉 당시의 상황,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었는지, 평소 아이와의 관계, 접촉의 필요성과 경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13세 미만 아동 사건은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5년이므로, 초기부터 고의 부존재와 접촉의 경위를 정리해 대응해야 합니다.
3. 추행에 이르지 않아도 아동복지법의 성적 학대행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아동복지법은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를 따로 금지하고,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신고 사건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아동복지법입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1호의2는 이를 위반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사건에서도 검사는 예비적으로 아동복지법 위반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성적 학대행위의 의미와 판단 기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성폭행 등의 행위로서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의사·성별·연령, 피해 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행위가 피해 아동의 인격 발달과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5도3095 판결).
이 판결은 아이가 행위 당시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더라도, 나이에 비추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판단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 사정이 행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행위자와 아이가 평소 자연스럽게 신체 접촉을 하던 가까운 관계인지, 다른 사람이 있는 공개된 장소였는지, 접촉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두 판단 요소가 됩니다.
추행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로는 처벌될 수 있으므로, 두 법을 함께 염두에 두고 방어해야 합니다.
4. 신고 후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 외의 불이익도 따라옵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형량뿐 아니라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 같은 부수 처분이 문제됩니다.
아동 대상 성범죄는 형사처벌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대한 취업제한이 명해질 수 있습니다. 교사, 학원 강사, 보육 관련 종사자, 체육 지도자 등 아이와 접하는 직업이라면 사실상 직업을 잃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는 실형을 면하는 것뿐 아니라, 기소유예나 무혐의 처분, 혹은 부수 처분이 따르지 않는 결론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 초기에 불송치 결정이나 불기소 처분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이후 모든 불이익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이를 앉힌 상황이 학대 신고와 함께 접수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아이에 대한 진술 조사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아이의 진술은 연령에 따라 표현이 단순하고 반복 조사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는 것이 방어의 중요한 축이 됩니다.
다만 처음부터 합의나 사과에 나서면 오히려 혐의를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합의 시점과 방식은 사건의 쟁점을 정리한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5. 신고 이후 수사·재판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경찰 조사 전에 당시 상황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아동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신고 접수 및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출석 요구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 아동의 진술은 진술녹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피의자는 그 내용을 조사 전에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신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연락하거나 해명하려 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행위가 있었던 장소와 시간, 함께 있던 사람을 정리하고, CCTV나 사진·영상처럼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가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아이의 부모나 보호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통화 기록을 보존하되 새로 연락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습니다.
경찰 출석 전에 기억나는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변호사와 먼저 검토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토대로 접촉의 태양과 고의 부존재를 주장하면, 불송치나 불기소 처분의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첫 조사에서 한 진술이 이후 재판까지 이어지므로, 조사 전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치며
아이를 예뻐해서 한 행동이 범죄로 신고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사건 초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시간을 흘려보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신고를 당한 입장에서는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접촉의 경위와 태양, 주변 상황, 아이와의 평소 관계를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아이가 피해를 입었을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보호자 입장에서도 아이의 진술을 보호하면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쪽이든 감정적 대응이 사건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아동 대상 사건에서 신고를 당한 쪽과 신고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행위라도 경위와 증거 정리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불안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첫 조사 전에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를 무릎에 앉히기만 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앉힌 행위 자체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다만 접촉 부위, 지속 시간, 자세, 아이의 반응 등에 따라 추행이나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 구체적 경위가 중요합니다.
Q. 아이가 싫다고 표현하지 않았다면 문제없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어린 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판단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아이가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유리한 요소가 되기 어렵습니다.
Q. 성적인 의도가 전혀 없었다면 무죄인가요?
A. 고의는 중요한 쟁점이지만 의도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행위의 객관적 태양과 경위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정황 자료가 필요합니다.
Q. 아이가 13세 미만이면 형이 얼마나 달라지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에 따라 강제추행도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됩니다. 일반 강제추행과 달리 벌금형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Q. 부모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합의는 양형이나 처분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지만 합의만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합의 시점과 방식을 신중히 정해야 합니다.
Q.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아동 대상 사건은 진술의 일관성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