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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보증금은 임대인이 파산해도 면책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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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보증금은 임대인이 파산해도 면책 안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임대인이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을 신청했다는 통지를 받고, 보증금을 영영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문의하시는 임차인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차인분들 중 상당수는 “임대인이 파산하면 어차피 면책되니 받을 길이 없다”,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채권자는 가만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고 계셨습니다. 반대로 임대인 쪽에서는 “파산하고 면책만 받으면 보증금 문제도 끝난다”고 안심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 가지 모두 사실관계에 따라 정반대의 결론이 나올 수 있는 생각입니다.

채무자회생법은 면책을 받더라도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 채권을 따로 정해두고 있으며, 그중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은 면책의 대상에서 빠집니다. 전세보증금을 애초에 돌려줄 생각이나 능력 없이 받아낸 것이라면 이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있고, 그렇지 않고 단순히 사업이 어려워 돌려주지 못한 경우라면 면책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래에서는 임대인이 파산해도 보증금이 면책되지 않는 경우가 어떤 경우인지, 그것을 어떻게 입증하고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보증금반환채권은 원칙적으로 면책의 대상이 됩니다

계약상 채권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면책을 막을 수 없습니다.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가지는 보증금반환채권은 임대차계약에서 생긴 계약상 채권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423조는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을 파산채권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임대인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보증금반환채권도 파산채권이 되어 파산절차 안에서 배당으로 변제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566조에 따라 면책을 받은 임대인은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을 제외하고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전부에 관하여 책임이 면제됩니다. 즉 임대인이 사업 실패, 과도한 대출, 금리 인상 같은 사정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파산했다면, 배당받지 못한 나머지 보증금은 면책으로 소멸하는 쪽으로 정리됩니다.

다만 이 면책은 개인인 임대인에게만 해당하는 제도입니다. 법인 임대인은 면책이라는 개념이 없고 청산이 끝나면 법인격이 사라지므로, 이 경우에는 대표자 등 개인에게 별도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또한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갖추어 경매 대금에서 우선변제를 받는 부분은 면책과 무관하게 담보권 행사로 회수되므로, 면책 문제는 그렇게 회수하지 못하고 남은 보증금에서 비로소 실익이 있습니다.

보증금반환채권은 그 자체로는 면책 대상이므로, 면책을 막으려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사정이 단순한 채무불이행을 넘어서야 합니다.


2. 임대인이 고의로 속인 보증금은 면책되지 않습니다

보증금 편취가 사기라면 그 손해배상채권은 비면책채권입니다.

면책의 예외를 정한 규정이 채무자회생법 제566조입니다. 여기서 임차인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3호입니다.

면책을 받은 채무자는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을 제외하고는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전부에 관하여 그 책임이 면제된다. 다만, 다음 각호의 청구권에 대하여는 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한다. … 3.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임대인이 계약 당시부터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이를 숨기고 임차인에게 돈을 받았다면, 이는 단순한 계약 불이행이 아니라 기망에 의한 불법행위입니다. 이때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가지는 권리는 보증금반환채권이 아니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되고, 이 채권은 제566조 제3호에 따라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개인회생의 경우도 같습니다. 개인회생 절차에서 변제계획대로 변제를 마치면 남은 채무가 면책되지만, 제625조 제2항 제4호는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면책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한편 임대인이 채권자목록에 임차인을 일부러 빠뜨렸다면 파산에서는 제566조 제7호가, 개인회생에서는 제625조 제2항 제1호가 문제됩니다. 다만 파산에서 채권자가 파산선고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이 예외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결국 핵심은 하나입니다. 보증금을 못 돌려받은 사실이 아니라, 임대인에게 계약 당시 기망의 고의가 있었는가입니다. 면책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이 한 가지 쟁점에서 갈립니다.

면책 여부는 보증금을 못 받았다는 결과가 아니라, 계약 당시 임대인에게 속일 고의가 있었는지로 결정됩니다.


3. 사기의 고의는 계약 당시의 객관적 정황으로 입증합니다

임대인의 내심은 보이지 않으므로, 계약 당시 재산·채무 상태가 증거가 됩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 제1항)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와 그에 따른 처분행위, 그리고 편취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임대인은 대부분 “돌려줄 생각이었는데 사정이 나빠졌다”고 주장하므로, 고의는 대개 자백이 아니라 주변 정황으로 인정됩니다. 법원이 주로 보는 정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계약 당시 선순위 근저당권과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주택 시세에 육박하거나 초과하는지입니다. 이른바 깡통주택인데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면, 신규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기존 채무를 돌려막는 구조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둘째, 임대인이 다수의 주택을 보증금만으로 매수해 임대하는 방식, 즉 갭투자를 반복했는지입니다. 이 경우 새 임차인의 보증금이 없으면 기존 임차인에게 반환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셋째, 계약 당시 국세·지방세 체납, 신탁등기, 가압류 같은 사정을 숨겼는지, 그리고 계약 직후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잠적하는 등 반환 가능성을 스스로 없애는 행동이 있었는지입니다. 이런 사정은 모두 등기부등본, 납세증명, 계약서, 문자·카카오톡 대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고, 형사 재판에서 사기 유죄가 확정되면 그 판결은 민사에서 고의를 인정하는 매우 강력한 자료가 됩니다. 이처럼 파산 면책 단계에서는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청구가 사실상 하나의 전략으로 움직입니다.

임대인이 계약 당시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점이, 등기부·납세·대출 자료로 객관화되어야 합니다.


4. 사기로 인정되면 형사처벌과 가중처벌이 뒤따릅니다

편취액이 클수록 특경법이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보증금 편취가 사기로 인정되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이 적용되어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여러 임차인에게서 같은 방식으로 보증금을 받았다면 피해자별로 사기가 각각 성립하고, 편취한 금액이 합산되어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편취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되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다수의 임차인에게서 보증금을 받은 사건에서는 합산액이 이 구간을 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여기서 파산 절차의 면책신청 단계와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은 채무자가 파산범죄(제650조 사기파산죄 등)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거나, 허위의 채권자목록을 제출하거나 재산상태에 관해 허위로 진술했다면 법원이 면책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보증금을 편취한 뒤 재산을 은닉했다면 비면책채권의 문제를 넘어 면책 자체가 불허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면책불허가사유가 있더라도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고려해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면책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차인은 불허를 기대하기보다 “허가되더라도 내 채권은 남는다”는 점을 확보해 두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사기가 인정되면 형사처벌, 가중처벌, 비면책이 함께 따라오지만, 면책불허가는 법원의 재량이 있어 보증금 확보는 별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5. 파산 통지를 받았다면 신고, 이의, 판결 순서로 움직입니다

채권신고를 놓치지 않고, 사기 판결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임대인이 파산을 신청했다면 통상 ①파산신청과 파산선고(임대인 주소지 관할 법원, 수원 거주라면 수원회생법원) → ②파산채권 신고기간 내 채권신고 → ③채권자집회와 면책심문 → ④면책결정과 확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임차인은 법원이 정한 신고기간 안에 채권액과 원인, 증거서류를 제출해야 하고(채무자회생법 제447조), 이를 놓치면 배당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면책 단계에서는 면책의 효력을 받을 파산채권자가 심문기일부터 30일 이내에 면책신청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의신청 시에는 제564조 제1항 각호의 면책불허가사유를 소명해야 하므로(제562조), 단순히 보증금을 못 받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동시에 형사 고소를 통해 수사가 시작되면 임대인에 대한 수사 개시 사실은 전세사기피해자법 제3조 제1항 제4호의 요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 법에 따라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되면 경매 유예·정지(제17조)와 경매 우선매수권(제20조)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으므로, 파산 대응과 피해자 결정 신청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 순서는 다음과 같이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1. 임대차계약서, 입금 내역, 등기부등본(계약 당시와 현재), 확정일자·임차권등기 자료를 먼저 확보하고 법원이 정한 기간 안에 파산채권을 신고합니다.

  2. 계약 당시 선순위 채권과 다른 임차인 보증금, 체납 내역, 임대인의 다수 주택 보유 현황을 정리해 기망의 고의를 보여줄 자료를 만듭니다.

  3. 형사 고소와 함께 사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해, 면책이 확정되기 전에 비면책채권임을 뒷받침할 판결을 확보합니다.

면책이 확정된 뒤에 임차인이 강제집행에 나서면 임대인이 면책을 이유로 다투게 되는데, 그때 비면책채권인지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그래서 면책 이전부터 기망 사실을 판결로 확정해 두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방법입니다.


마치며

임대인이 파산을 신청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제 끝났다”고 체념하고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신고기간과 이의기간이 지나면 되돌릴 수 없는 권리가 생기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것이 가장 큰 손해로 이어집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계약 당시 임대인의 재산·채무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등기부등본, 선순위 채권, 임대인의 주택 보유 현황이 쌓일수록 사기 고의와 비면책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반대로 사기 의심을 받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면책만 받으면 끝”이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계약 당시 사정을 어떻게 설명하고 재산 현황을 어떻게 소명했는지에 따라 면책 허가 여부는 물론 형사 책임의 결론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임차인과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 당시의 정황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대인이 개인파산 면책을 받으면 보증금은 무조건 사라지나요?

A. 아닙니다. 단순히 형편이 어려워 돌려주지 못한 경우는 면책되지만, 계약 당시부터 돌려줄 의사나 능력 없이 속여서 받은 것이라면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으로서 면책되지 않습니다.

Q. 보증금을 못 돌려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사기가 되나요?

A. 되지 않습니다. 반환하지 못한 결과가 아니라 계약 당시 기망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기준이고, 선순위 채권 규모, 다수 주택 보유, 체납·신탁 은폐 등 정황으로 판단합니다.

Q. 파산 신고기간을 놓치면 어떻게 되나요?

A. 신고하지 않은 채권은 배당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법원 통지를 받으면 기간 안에 채권액과 원인, 증거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Q. 임대인이 법인이면 어떻게 되나요?

A. 법인은 면책 제도의 대상이 아니라 청산 후 소멸합니다. 이 경우 대표자 개인의 기망이 있었는지 등을 따져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Q. 개인회생을 한 임대인에게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나요?

A. 적용됩니다. 개인회생에서도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은 면책에서 제외되고(제625조 제2항 제4호), 채권자목록에 악의로 빠뜨린 경우도 책임이 남을 수 있습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 중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요?

A.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형사 수사로 확보되는 기록이 민사에서 고의를 입증하는 자료가 되고, 면책 확정 전에 판결을 받아두면 이후 집행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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