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음란으로 입건됐는데 홧김에 바지를 내린 거예요 | 성폭력/강제추행 | 로톡
공연음란으로 입건됐는데 홧김에 바지를 내린 거예요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형사일반/기타범죄

공연음란으로 입건됐는데 홧김에 바지를 내린 거예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술자리 뒤 길거리나 상가 앞에서 다투다가, 상대방을 향한 분풀이로 바지를 내렸다가 공연음란 혐의로 입건되었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너무 화가 나서 홧김에 한 행동일 뿐 성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다”, “엉덩이를 잠깐 보였을 뿐 성기를 보여준 것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경찰 조사에서는 “성적 목적이 없었다는 말은 변명으로 들린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당황하다가, 어떻게 진술해야 할지 몰라 불리한 말을 남기고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연음란죄의 음란한 행위를 판단할 때 행위자의 성적 목적이 아니라, 노출의 일시·장소·부위·방법·동기와 경위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일반 보통인의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같은 노출이라도 형법상 공연음란죄가 되는 경우와, 처벌이 훨씬 가벼운 경범죄처벌법 위반에 그치는 경우가 갈리는 이유입니다.

아래에서는 홧김에 바지를 내린 행위가 어떤 경우에 공연음란죄가 되고 어떤 경우에 경범죄에 그치는지, 그리고 입건된 뒤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성적 목적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공연음란죄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공연음란죄는 성욕을 채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행위가 음란하다는 인식만 있으면 성립합니다.

형법 제245조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공연히’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그 행위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실제로 다수가 보았는지는 문제가 아니고, 길거리·상가 앞·음식점 안처럼 누구든 볼 수 있는 곳이면 공연성은 쉽게 인정됩니다.

많은 분들이 “성적 흥분을 느끼려고 한 것이 아니라 화풀이였다”는 점이 무죄 사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연음란죄에 대해 주관적으로 성욕의 흥분이나 만족 같은 성적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그 행위의 음란성에 대한 의미의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술에 취해 있었다거나 항의의 뜻이었다는 사정은 성적 목적이 없었다는 정도의 의미만 가질 뿐, 그것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바지를 내렸다면 무조건 공연음란”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공연음란과 경범죄를 가르는 핵심은 성적 목적의 유무가 아니라, 그 노출이 일반 보통인의 성적 수치심을 해칠 정도였는지입니다. 이 지점이 다음 섹션의 쟁점입니다.

성적 목적이 없었다는 말은 방어의 출발점이 아니라, 노출의 정도와 상황을 따지는 다른 논의의 일부일 뿐입니다.


2. 단순히 부끄럽거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라면 공연음란이 아니라 경범죄에 그칩니다

음란한 행위인지는 일시·장소·노출 부위·방법·동기를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형법 제245조의 ‘음란한 행위’는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반면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는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두 규정의 경계에 관해, 말다툼 끝에 항의의 표시로 바지와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엉덩이를 들이민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이를 공연음란으로 보아 유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신체의 노출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일시와 장소, 노출 부위, 노출 방법·정도, 노출 동기·경위 등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그것이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와 같은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에 해당할지언정, 형법 제245조의 음란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도6514 판결).

이 판결은 홧김에 신체를 노출한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기준입니다. 엉덩이만 잠깐 보였는지, 성기까지 노출됐는지, 상대가 누구였는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항의나 분풀이라는 동기가 분명한지가 모두 평가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고속도로에서 행패를 부리다 제지하는 경찰관에 대항해 공중 앞에서 알몸이 되어 성기를 노출한 경우에는 음란한 행위로 보아 유죄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도4372 판결이 있습니다. 노출 부위와 정도가 결론을 가르는 것입니다.

같은 ‘홧김의 노출’이라도 엉덩이에 그쳤는지 성기까지 드러났는지에 따라 공연음란과 경범죄가 갈립니다.


3. 입건 단계에서 진술이 ‘음란성 인식’ 판단의 기초가 됩니다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사건이 공연음란으로 정리될지 경범죄로 정리될지 달라집니다.

경찰은 통상 112 신고 내용, 목격자 진술, 주변 CCTV와 블랙박스 영상으로 사건을 구성합니다. 그 위에서 피의자에게 “왜 바지를 내렸느냐”, “누구를 향해 한 행동이냐”, “성기가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느냐”를 묻습니다. 이때의 대답은 곧 음란성에 대한 인식을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술 때문에 기억이 안 난다”고만 진술하는 것입니다. 만취는 형량 참작 사유가 될 수는 있어도 사실관계 자체를 다투는 근거가 되기 어렵고, CCTV 영상과 어긋나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다른 하나는 영상을 확인하기도 전에 “성기까지 보였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추측성 인정을 하는 것입니다. 이는 조서에 남아 이후 공연음란을 인정하는 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짚어둘 점은 공연음란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성폭력범죄에 포함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유죄가 되면 같은 법 제16조에 따라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시에도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500시간 범위)이 함께 부과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면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정리되면 이런 부가 처분이 따르지 않습니다. 같은 행위를 어느 죄로 평가받느냐가 결과에 미치는 차이가 이만큼 큽니다.

입건 직후의 진술은 그대로 조서에 남아, 공연음란과 경범죄를 가르는 인식과 정도의 판단 기초가 됩니다.


4. 처벌 수위는 노출의 정도와 전력,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연음란이 인정되더라도 벌금·기소유예·집행유예 등으로 결론이 크게 갈립니다.

공연음란죄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입니다. 홧김의 일회성 노출로 입건된 초범이라면 실무에서는 벌금형의 약식 처분이나 기소유예로 정리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같은 전력이 반복되었거나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상대가 강한 충격을 받은 경우에는 정식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양형에서 보는 사정은 대체로 노출의 부위·지속 시간·행위 대상, 피해자가 입은 충격의 정도, 동종 전력, 술에 취해 있었는지, 사건 이후의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입니다. 피해자가 특정되는 사건이라면 진심 어린 사과와 합의가 형량 참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 합의가 공연음란죄의 성립을 없애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양형 사정입니다.

그리고 공연음란이 성폭력범죄에 해당하더라도, 신상정보 등록대상이 되는 범죄는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이 정한 범위에 한정되고, 그 목록에는 제2조 제1항 제1호의 공연음란죄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수명령 부과 등 부가 처분은 별개이므로, 결과를 예측할 때는 형량만이 아니라 부가 처분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공연음란이라도 노출 정도·전력·합의 여부에 따라 기소유예부터 정식 재판까지 결론이 달라집니다.


5. 입건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피의자 조사 전에 영상과 진술 방향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공연음란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입건 및 피의자 조사 → ②경찰의 혐의 정리 후 검찰 송치 → ③수원지방검찰청의 기소유예·약식기소·정식기소 등 처분 → ④기소 시 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정리되면 통고처분이나 즉결심판 등으로 비교적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입건 통보를 받으셨다면 조사 전에 아래 순서로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 당시 현장의 CCTV·블랙박스 영상이 있는지, 노출 부위와 시간이 어떻게 찍혔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사건 당시의 일시·장소·동선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2. 다툼의 경위, 상대방과의 관계, 항의·분풀이였다는 동기를 보여줄 수 있는 대화 내용·목격자 진술을 확보합니다.

  3. 피해자가 특정되는 경우 사과·합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음주 문제나 재발 방지를 위한 상담·치료 이력 등 양형 자료를 준비합니다.

이러한 준비를 바탕으로, 사건이 공연음란이 아니라 경범죄 수준임을 주장할지, 혐의를 인정하되 기소유예나 선처를 목표로 할지 방향을 정하게 됩니다. 이 선택에 따라 조사에서의 진술 방식도 달라지므로 첫 조사 전에 방향부터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홧김에 한 행동으로 입건되었을 때, 많은 분들이 “창피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조사 일정이 닥쳐서야 연락을 주십니다. 그 사이 영상이 확보되고 진술의 방향이 굳어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늦어지기 쉽습니다.

혐의를 받는 분의 입장에서는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만 반복하기보다, 노출의 부위와 정도, 상황과 동기를 법원이 보는 기준에 맞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목격하거나 불쾌감을 겪은 분의 입장에서는 어떤 정도의 노출이 어떤 죄로 평가되는지 알아야 합의와 고소 여부를 현실적으로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분과 피해를 호소하는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노출이라도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공연음란과 경범죄로 결론이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입건 통보를 받았다면 첫 조사 전이 결론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그때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적인 의도 없이 화가 나서 바지를 내렸는데도 공연음란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성욕의 흥분이나 만족 같은 성적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행위의 음란성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노출의 정도가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에 그친다면 경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Q. 엉덩이만 잠깐 보였을 뿐인데 어떻게 되나요?

A. 말다툼 후 항의 표시로 엉덩이를 노출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공연음란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결론은 시간·장소·상대·지속 시간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기억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혐의가 부정되지는 않고, CCTV 영상과 맞지 않는 진술은 오히려 신빙성을 떨어뜨립니다. 영상을 확인한 뒤 확인된 사실 범위에서 진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경범죄로 정리되면 어떤 점이 다른가요?

A.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의 과다노출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되어 형이 훨씬 가볍고, 성폭력범죄에 따른 이수명령 같은 부가 처분이 문제되지 않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공연음란죄는 합의로 성립 자체가 사라지는 범죄가 아니므로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반성은 기소유예나 감형에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영상 확인과 진술 방향이 사건을 공연음란으로 볼지 경범죄로 볼지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