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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예약만 해두고 10년 지나면 권리가 사라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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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예약만 해두고 10년 지나면 권리가 사라지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오래전 부동산에 매매예약 가등기를 해두었다가 “10년이 지났으니 권리가 사라졌다”는 쪽과 “가등기가 살아 있으니 아직 내 권리다”라는 쪽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분쟁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예약만 해뒀을 뿐이니 급할 게 없다”, “가등기가 등기부에 그대로 있으니 언제든 본등기를 할 수 있다”고 안심하셨던 분들이 많습니다. 반대로 부동산 소유자 쪽에서는 “등기부에 남아 있을 뿐 이미 옛날 일이니 저절로 없어졌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매매나 담보대출 단계에서 가등기에 발목이 잡히곤 합니다. 두 안심 모두 어느 시점엔가 배신당하는 전형적인 전개입니다.

최근 대법원도 매매예약 완결권은 형성권으로서 행사기간이 지나면 제척기간의 경과로 소멸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당사자가 따로 정한 행사기간이 있다면 그 약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10년”은 출발점일 뿐 모든 사건의 결론이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매매예약 후 10년이 지나면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남는지, 그리고 가등기가 걸려 있을 때 권리자와 소유자가 각각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매매예약만으로는 소유권이 넘어오지 않고, 완결의 의사표시가 있어야 매매가 성립합니다

매매예약은 ‘사겠다고 선택할 권리’를 쥔 상태이지, 이미 산 것이 아닙니다.

민법 제564조가 정하는 매매의 일방예약은, 한쪽이 상대방에게 “당신이 원하면 이 부동산을 팔겠다”고 미리 약속해 두는 계약입니다. 예약만으로 매매계약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약상 권리를 가진 사람이 “이제 사겠다”는 매매완결의 의사표시를 상대방에게 해야 비로소 그 시점에 매매의 효력이 생깁니다.

이때 예약자의 상대방이 가진 권리를 매매예약 완결권이라고 부르고, 법적 성질은 형성권입니다. 상대방의 승낙이나 협조가 필요 없이 일방적인 의사표시만으로 법률관계를 바꿔 놓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완결권자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도 내용증명 등으로 완결의 의사표시를 상대방에게 도달시키면 되고, 소유자가 “나는 팔 생각이 없다”고 버텨도 매매는 이미 성립합니다.

실무에서는 이 예약을 등기부에 공시하기 위해 부동산등기법상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 가등기를 함께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등기는 장래 본등기의 순위를 미리 확보하는 장치일 뿐, 그 자체가 소유권은 아닙니다. 예약 완결권이 살아 있어야 그 위에서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도 가능해집니다.

매매예약 단계에서는 소유권도, 대금 지급 의무도 아직 생기지 않았고, 완결의 의사표시가 도달한 때 비로소 매매가 성립합니다.


2. 예약 완결권은 약정이 없으면 예약이 성립한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10년은 소멸시효가 아니라 제척기간이어서, 중단되거나 늘어나지 않습니다.

질문하신 “10년이 지나면 권리가 사라지나요”에 대한 답은,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매매예약 완결권을 형성권으로 보고, 당사자 사이에 행사기간을 정한 때에는 그 기간 내에, 정하지 않은 때에는 예약이 성립한 때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하며 그 기간이 지나면 제척기간의 경과로 소멸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564조가 정하고 있는 매매의 일방예약에서 예약자의 상대방이 매매예약 완결의 의사표시를 하여 매매의 효력을 생기게 하는 권리, 즉 매매예약의 완결권은 일종의 형성권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행사기간을 약정한 때에는 그 기간 내에, 약정이 없는 때에는 예약이 성립한 때로부터 10년 내에 이를 행사하여야 하고, 그 기간을 지난 때에는 예약 완결권은 제척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소멸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다42077 판결).

여기서 소멸시효와 제척기간의 차이가 중요합니다. 소멸시효는 재판상 청구, 승인 등으로 중단되어 시계가 다시 돌 수 있지만, 제척기간은 권리의 존속기간 자체여서 중단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대법원도 약정이 없는 경우의 완결권 행사기간을 제척기간으로 보아 그 기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고 해 왔습니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다26425 판결). 가등기권자가 중간에 소유자에게 연락을 하거나 이자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10년의 시계가 다시 시작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기산점입니다. 10년은 가등기를 마친 날이 아니라 예약이 성립한 때부터 셉니다. 예약 계약서의 작성일과 가등기 접수일이 다르다면, 계약서상 예약일이 기준이 됩니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이 날짜 하나가 말소청구의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정이 없다면 예약일로부터 10년 안에 완결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하며, 그 뒤에는 어떤 사정으로도 기간이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3. 행사기간을 따로 약정했다면 10년이 지나도 권리가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정한 행사기간에는 10년을 넘는 약정도 특별한 제한이 없습니다.

“10년 지나면 끝”이라는 상식이 가장 크게 어긋나는 지점이 바로 약정입니다. 예약서나 가등기 원인 서면에 “2032년까지 완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식으로 기간을 적어 두었다면, 그 약정이 우선합니다.

대법원은 예약일로부터 약 30년 뒤까지 완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약정한 사안에서, 완결권이 10년을 초과하여 존속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약정한 날짜가 지나야 그때 제척기간이 도과하는 것이어서, 10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가등기가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소유자가 가등기 말소를 청구하려면 단순히 “10년이 지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먼저 예약서와 가등기원인 서면에 행사기간 약정이 있는지, 있다면 그 종기가 언제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권리자는 약정서 한 장이 사건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으므로 원본을 반드시 보관해야 합니다. 약정이 아예 없는지, 구두로만 정했는지에 따라 입증 책임과 증거 구조도 달라집니다.

반대로 “예약일 뒤 10년 내에 완결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는 권리자는,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내용증명 발송 기록과 배달증명, 소유자와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 등이 핵심 자료입니다.

10년이라는 기간은 약정이 없을 때의 기본값이고, 약정이 있다면 그 약정한 기간이 기준입니다.


4. 제척기간이 지나면 가등기는 근거를 잃어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완결권이 소멸하면 가등기는 본등기로 갈 수 없는 껍데기가 되고, 소유자는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제척기간이 도과하여 완결권이 소멸하면, 그 권리를 보전하던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도 존재 근거를 잃습니다. 이 경우 부동산 소유자는 가등기명의인을 상대로 가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낼 수 있고, 하급심에서도 제척기간 10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가등기 말소를 명한 사례가 여럿 있습니다. 앞서 본 2016다42077 판결 역시 가등기말소 사건이었습니다.

다만 두 가지는 따로 봐야 합니다. 첫째, 제척기간이 지나기 전에 권리자가 완결의 의사표시를 이미 했다면 매매계약은 성립한 것입니다. 이때 권리자가 갖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채권적 청구권으로서 별개의 소멸시효 규율을 받으므로, 가등기가 남아 있다고 해서 곧바로 말소되지도 않고 영원히 유지되지도 않습니다. 둘째, 겉으로는 매매예약 가등기이지만 실제로는 빌려준 돈을 담보하려고 한 담보가등기인 경우입니다. 이때는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채권자가 본등기를 하려면 청산금 평가액을 통지하고 통지가 도달한 날부터 2개월의 청산기간이 지나야 하며 청산금을 지급해야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이 경우의 쟁점은 예약 완결권의 10년이 아니라 피담보채권의 존재와 시효, 그리고 청산절차 준수 여부입니다.

그래서 말소소송 전에는 이 가등기가 ‘순수한 매매예약’인지 ‘채권담보 목적’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대여금 차용증, 이자 지급 내역, 가등기 당시 부동산 시가와 채권액의 차이 등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소송의 청구원인 자체를 잘못 세우게 됩니다.

제척기간이 지났다면 말소를 청구할 수 있지만, 완결 의사표시 여부와 담보가등기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5. 가등기 말소나 본등기 분쟁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소송 전에 날짜와 서류를 확정해 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가등기 분쟁은 통상 ①등기부등본으로 가등기 접수일·원인일자·등기원인 확인 → ②예약서·약정서·완결 의사표시 자료 수집 및 내용증명 발송 → ③가등기 말소청구(소유자) 또는 본등기절차 이행청구(권리자) 소 제기 → ④판결 확정 후 등기소에 단독 신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부동산이 수원 관내에 있다면 수원지방법원 본원이나 해당 지원이 관할이 되고, 등기 신청은 부동산 소재지 관할 등기소에서 이뤄집니다.

소송 중에는 상대방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먼저 해버리거나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어, 필요하면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 수단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다툼이 있는 동안 등기부가 바뀌면 판결을 받고도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등기가 걸린 부동산이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등기부등본에서 가등기의 접수일과 등기원인일자, 가등기 이후 소유권 이전·근저당 등 후행 등기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예약서나 가등기원인 서면에 완결권 행사기간 약정이 있는지, 있다면 종기가 언제인지, 완결의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3. 가등기가 순수한 매매예약인지, 대여금 담보 목적인지 차용증·이자 지급 내역으로 가려 청구 방향을 정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가 있으면 말소청구와 본등기청구 중 어느 쪽이 실익이 있는지, 보전처분이 필요한지까지 한 번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매매예약과 가등기 문제는 “어차피 오래된 일이니까”, “등기부에 올려뒀으니 안전하니까”라는 생각 때문에 정리를 미루다가, 매각이나 담보대출 같은 급한 일이 닥쳐서야 문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약 권리를 가진 쪽에서는 기간이 지나기 전에 완결의 의사표시를 도달시키고 그 증거를 남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약정서 원본, 내용증명, 송달 기록이 쌓일수록 본등기 청구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가등기가 걸린 부동산의 소유자 쪽에서도 “10년 지났으니 저절로 소멸했겠지”라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약정 기간이 있는지, 담보가등기는 아닌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고, 등기부는 판결이 있어야 지워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동산 소유권 분쟁에서 예약 권리를 주장하는 쪽과 가등기 말소를 구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날짜 하나와 서류 한 장에 결론이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매매예약 후 10년이 지났는데 가등기가 있으면 자동으로 권리가 사라지나요?

A. 행사기간 약정이 없고 그 사이 완결의 의사표시가 없었다면 완결권은 제척기간 도과로 소멸합니다. 다만 등기부의 가등기는 저절로 지워지지 않으므로 말소등기를 별도로 받아야 합니다.

Q. 약정서에 20년 뒤까지 행사할 수 있다고 적혀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은 당사자가 정한 행사기간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고 봅니다. 약정한 기간이 끝나야 제척기간이 지나므로 10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말소를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Q. 소유자에게 전화로 “사겠다”고 말해두면 완결 의사표시로 인정되나요?

A. 의사표시 자체는 방식에 제한이 없지만 나중에 증명이 문제입니다. 내용증명이나 문자처럼 기간 내 도달을 입증할 자료를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제척기간이 지나기 전에 중간에 연락하거나 일부 대금을 받았다면 기간이 연장되나요?

A. 제척기간은 중단이나 갱신이 없는 기간이어서 그런 사정만으로 연장되지 않습니다. 기간 안에 완결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약정으로 기간을 따로 정해 두어야 합니다.

Q. 빌린 돈 때문에 가등기를 해줬다면 10년 지나도 소멸하지 않나요?

A. 이 경우는 담보가등기로서 가등기담보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쟁점은 예약 완결권의 10년이 아니라 피담보채권의 존속과 시효, 청산절차 준수 여부로 달라집니다.

Q. 가등기 말소 소송은 언제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좋은가요?

A. 소 제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예약일과 약정 기간, 담보 목적 여부를 먼저 확정해야 청구원인을 정확히 세울 수 있고, 처분금지가처분 같은 보전 수단도 적기에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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