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10월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달 발생한 파주 냉동창고 살인 사건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사건은 지난 9월 4일 경기도 파주의 한 대형 카페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카페 주차장에 설치된 냉동 컨테이너에서 60대 여성 이 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이 씨는 전날 외출한 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습니다. 이 씨는 영하 25도의 냉동창고에 살아 있는 상태로 갇혀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종이상자에는 5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10만장, 액면가로 무려 500억원에 달하는 상품권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상품권은 촬영용으로 제작된 위조품이었습니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인물은 해당 카페를 운영하던 30대 남성 신 씨였는데, 신 씨는 피해자가 상품권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채자 우발적으로 냉동창고에 가뒀으며, 사망할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신 씨가 가짜 상품권으로 거래를 성사시키거나, 위조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위약금 또는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낼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하였으며, 나아가 피해자를 실종 상태로 만들어 상품권을 가지고 사라진 것처럼 꾸미려 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 사건을 단순히 개인의 욕심이 불러온 살인사건이 아니라, 불법 상품권 거래 암시장의 구조가 연관된 사회적인 사건으로 보았고, 저는 보이스피싱 및 돈세탁 관련 수사와 사건을 다수 해 본 검사 출신 변호사로서 상품권 현금화 방식과 불법적인 수요에 대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냉동창고, 살인, 위조상품권 500억 원 어치.. 하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비현실적인 일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상품권 관련 범죄는 의외로 흔하며, 선량하게 살아오던 일반인들이 그와 관련되어 피해를 입거나 반대로 나도 모르게 범죄에 휘말려 피의자가 되어버리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기에 관해 잠시 살펴보려고 합니다.
1. 일반인이 휘말리기 쉬운 상품권 관련 범죄 유형
가. 위조상품권 사기 피해
위조상품권 사기는 외관상 정상 상품권과 구별하기 어렵게 제작된 위조상품권을 정상 상품권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피해자는 상품권을 구매하거나 담보로 제공받은 후 사용 또는 환전 과정에서 위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위조상품권 사기의 전형적인 수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정상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액면가의 60~80%)에 대량의 상품권을 판매하면서 "급전이 필요해서 처분한다", "회사 재고를 처리한다"는 식의 그럴듯한 이유를 댑니다. 둘째, 일부 정상 상품권을 먼저 보여주어 신뢰를 쌓은 뒤 위조상품권을 섞어 넘기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셋째, 이미 핀번호가 사용된 스크래치 상품권의 긁힌 부분을 은박필름으로 다시 덮어 정상 상품권처럼 보이게 하는 수법도 있습니다. 넷째, 상품권 판매 담당 직원인 것처럼 신분을 위장하거나 백화점·대형마트 관계자를 사칭하기도 합니다.
위조상품권을 취득한 피해자가 이를 다시 제3자에게 판매하거나 유통시키면, 피해자 본인이 위조유가증권행사죄(형법 제214조, 제217조)의 공범으로 의율될 위험이 있습니다. 판례는 위조 사실을 알면서 상품권을 유통시킨 경우는 물론, 위조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의심스러운 정황을 외면하고 유통에 가담한 경우에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위조유가증권행사죄의 공범 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따라서 위조상품권 피해자가 자신도 모르게 가담자로 전락하는 이중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나. 상품권 판매 빙자 대금 편취 사기 피해
상품권 판매를 빙자한 사기는 상품권 거래를 매개로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편취하는 방식입니다. 그중에서도 상품권 예약판매(예판) 사기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변종 대부업 형태입니다. 업자가 SNS 등에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접촉한 뒤, "지금 현금을 보내주면 나중에 더 높은 액면가의 상품권으로 갚겠다"고 제안합니다. 피해자가 현금을 보내면 업자는 상품권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이후 불법추심·협박·공갈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거래의 법적 성격에 대해 과거 대법원은 상품권을 할인 매입하는 것은 대부업법상 금전의 대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나(대법원 2019년 판결), 최근 하급심에서는 상품권 예판이 할인매입과는 법적 성격이 달라 대부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투자 빙자 상품권 사기는 "상품권 투자로 고수익을 보장한다", "상품권 유통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과 이자를 보장한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유인하여 투자금 명목으로 금전을 편취하는 방식입니다. 사기죄의 편취 범의는 확정적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성립하며,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다. 상품권 세탁 아르바이트에 이용당하는 경우
보이스피싱·불법도박·투자사기 등 범죄조직은 범죄수익을 세탁하기 위해 상품권을 적극 활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반인이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섭외되어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가담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전형적인 수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품권 수거·전달 아르바이트로 하루 수십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광고를 통해 구직자를 모집합니다. 채용된 사람은 지정된 장소에서 상품권을 수거하거나 현금을 받아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비대면으로 화장실이나 우편함에 놓인 상품권을 수거하거나, 신원불상의 지시자로부터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등 정상적인 거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됩니다. 보이스피싱과 매우 유사하죠?
판례는 이러한 경우 "비대면으로 화장실이나 우편함에 놓여 있는 상품권을 수거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품권 판매의 일환이라고 생각할 여지가 없다"고 하면서, 위조 사실을 몰랐다는 항변을 배척하고 위조유가증권행사죄의 공범으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또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의 경우, 범행 방법이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다면 사기죄의 공모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5도486 판결).
2. 상품권 관련 범죄 예방책
가. 거래 전 반드시 확인, 또 확인!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액면가의 80% 미만)에 대량의 상품권을 판매하는 경우 위조 또는 하자 있는 상품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자금세탁 목적의 비정상 거래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상품권 거래 시에는 반드시 공식 발행사 또는 공인된 상품권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고, 상대방의 신원과 사업자 등록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상품권의 일련번호, 홀로그램, 워터마크, 미세문자 등 위조 방지 요소를 꼼꼼히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경우 발행사에 직접 진위 여부를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 아르바이트 제안에 대한 주의
"상품권 수거·전달·환전 아르바이트"라는 명목으로 접근하는 제안은 범죄 가담 유도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① 비대면으로 지시를 받고 ② 신원불상의 지시자로부터 연락이 오며 ③ 화장실·우편함 등 비정상적인 장소에서 물건을 수거하거나 ④ 근로계약서 없이 고액의 일당을 약속하는 경우라면 즉시 거절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러한 아르바이트에 가담하면 설령 범죄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 투자 제안에 대한 주의
상품권 투자·유통 사업을 빙자한 고수익 보장 제안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금 보장이나 확정 수익을 약속하는 투자 제안은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에 가담하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투자 전에는 반드시 금융감독원 등 공식 기관을 통해 해당 업체의 인허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3. 피해를 입거나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방법
상품권 관련 사기 피해를 입은 경우, 피해 금액 회수와 가해자 처벌을 위해 신속하게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호사는 고소장 작성 및 수사기관 제출, 피해 금액 보전을 위한 가압류·가처분 신청, 민사소송을 통한 손해배상 청구 등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피해 금액이 크거나 조직적 범죄가 의심되는 경우, 수사기관이 관련 계좌를 신속히 동결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피해 회복에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반대로 상품권 관련 범죄로 수사를 받게 된 경우, 특히 자신은 범죄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라면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이 필수적입니다. 수사 초기에 수사기관에서 하는 진술은 이후 재판에서 결정적인 증거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첫 조사 전에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여 진술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미필적 고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 변호사는 의뢰인이 범죄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정상적인 거래 절차를 밟으려 했다는 정황, 위조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는 정황 등)를 수집하고 이를 수사기관 및 법원에 제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판례는 미필적 고의의 존재를 행위자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추인한다고 보고 있으므로(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7도8781 판결), 의뢰인에게 유리한 객관적 정황을 최대한 발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속 위기에 처한 경우에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구속 여부는 이후 재판의 진행과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 단계에서의 변호인 조력이 특히 중요합니다.
* 가장 중요한 사항!!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거나 출석 요구를 받은 경우, 즉시 변호사에게 연락하여 피의자 신분인지 참고인 신분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피의자 신분이라면 형사소송법상 진술 거부권이 있으므로, 변호사와 충분히 상담하기 전에는 섣불리 진술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영장의 범위를 확인하고, 영장 범위를 벗어난 압수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보이스피싱 전담을 해 왔지만, 상품권 관련 범죄는 가면 갈수록 광범위하게 조직화, 전문화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수사기관 또한 전체 조직을 겨냥하면서 하위 가담자를 먼저 검거하여 상위 조직원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하위 가담자가 자신의 역할과 인식 범위를 명확히 소명하지 못하면 실제 가담 정도보다 과중한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으므로, 전문 형사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자신의 역할과 인식 범위를 정확히 정리하고 이를 수사기관에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상품권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나 상담해야 할 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서아람 변호사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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