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훈육 과정 중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을 변호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낸 사례
부모의 훈육 과정 중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을 변호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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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훈육 과정 중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을 변호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낸 사례 

서아람 변호사

기소유예

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자녀를 키우다 보면 부모로서 어디까지 단호하게 훈육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가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학교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부모와 약속한 귀가시간을 지키지 않는 일이 계속된다면 부모 역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잘못한 행동은 분명히 바로잡아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계속 말로만 이야기해도 듣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실제로 아동학대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이런 고민을 말씀하시는 부모님들이 적지 않습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자녀를 훈육하는 부모의 입장도 상당히 어려워졌습니다.

학교와 사회에서 아동의 권리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면서 아동과 청소년들도 부모의 부당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경찰이나 학교 등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자체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가정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오랜 기간 폭행과 폭언을 견디면서도 어디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녀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가혹하게 대하고, 이를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부모도 분명 존재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무엇보다 아동을 가해 부모로부터 신속하게 분리하고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실제 학대행위와 정상적인 양육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갈등의 경계가 언제나 명확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충돌하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거나 귀가시간을 정하고,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아이를 설득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행동 문제가 있는 청소년이라면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물리적으로 막아야 하는 순간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손으로 자녀의 팔을 붙잡거나 손등을 때리는 등의 행동이 발생하면, 부모에게는 단순한 훈육 과정에서 벌어진 한순간의 실수였더라도 자녀가 이를 신고하면서 곧바로 아동학대 사건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는 부모가 생각하는 사건의 모습과 수사기관이 바라보는 사건의 모습이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무엇보다 아동의 안전과 추가 피해 가능성을 우선하여 사건을 살펴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아무리 “아이를 미워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주려던 것이었다.”고 설명하더라도 처음부터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자녀에게 실제 상처가 확인되고 아이가 부모에게 맞았다고 진술한다면, 수사 초기에는 부모의 설명보다 아동의 피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건을 바라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님들께서 억울함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때리는 부모가 아니었는데 한 번의 행동으로 아동학대범이 된 것 같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해도 이제는 어떻게 훈육해야 할지 모르겠다.”

“경찰에서는 제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들어주지 않고 아이가 맞았다는 사실만 보는 것 같다.”

물론 훈육이라는 목적이 있었다고 해서 신체적인 체벌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아이의 몸에 실제 상처가 남았다면 부모 역시 자신의 행동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반대로 자녀에게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온 부모와, 오랫동안 자녀의 행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단 한 번 잘못된 방법으로 훈육한 부모까지 똑같이 평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아동학대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훈육이었으니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반대로 “아이에게 손을 댔으니 무조건 나쁜 부모다.”라고 단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왜 그러한 상황이 발생했는지, 신체적인 접촉의 정도는 어떠했는지, 아이가 입은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는지, 평소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부모가 자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특히 아동학대 사건은 일반적인 폭행 사건보다 절차도 복잡합니다.

경찰 수사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신고 직후 지방자치단체의 아동학대 조사가 진행되고 가정방문을 통해 부모와 자녀를 각각 면담할 수 있으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이나 교육이 병행되기도 합니다.

경찰에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 검찰에서 다시 조사를 받을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형사재판뿐만 아니라 가정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의 판단을 받게 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건 초기부터 단순히 “훈육이었다.”고 항변하기보다 각각의 절차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이해하고, 실제 학대행위와 순간적으로 잘못된 방법을 사용한 훈육을 구별할 수 있도록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을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사건 역시 바로 그러한 사례였습니다.

 

 

1. 사건 개요

 

 

블로그에 기재된 사례들은 모두 관계자 보호를 위하여 세심하게 각색됩니다.

 

○ 의뢰인 A씨는 40대 후반의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배우자와 함께 쌍둥이 형제를 키우며 오랫동안 별다른 형사문제 없이 성실하게 생활해 온 아버지였습니다.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쌍둥이 중 작은 아들인 B군이었습니다. B군은 중학생이 된 이후 학교와 가정에서 여러 행동 문제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거나 친구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 있었고, 종종 연락이 끊어지고 늦게 귀가하거나 부모에게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약속한 시간에 연락 없이 귀가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서 부모의 걱정이 컸습니다.

 

○ A씨 부부도 이를 단순히 “말 안 듣는 사춘기”라고 생각하며 방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문기관에서 검사를 받고 상담과 치료를 이어갔고, 부모 역시 자녀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양육방법을 배우기 위해 부모교육과 상담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B군이 ADHD 진단을 받은 후에는, 온가족이 적극적으로 B군을 돕기로 하고 약물치료, 놀이치료, 개인상담, 부모교육과 부모코칭 등에 장기간 참여해 왔습니다.

 

○ 사건이 발생한 날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B군은 학원을 빼먹고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다가 귀가하지 않았고 가족에게 별도의 연락도 하지 않았습니다. A씨는 자녀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학교와 주변에 연락하면서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다행히 B군을 찾았지만, 이후에도 약속한 일정과 귀가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반복된 문제 때문에 걱정과 답답함이 쌓여 있던 A씨도 결국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A씨는 B군에게 부모와의 약속을 지켜야 하고, 연락 없이 늦게 다니면 위험할 수 있다고 강하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B군이 계속 대화를 피하려 하자 순간적으로 자로 B군의 손등을 때리게 되었습니다. 강하게 폭행한 것은 아니었지만 손등에 상처가 남게 되었고, B군이 다음날 학교 경찰관을 찾아가 아동학대 신고를 하면서 형사사건으로 접수되었습니다.

 

 

○ A씨 입장에서는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자녀를 미워하거나 괴롭히려 했던 것도 아니었고, 평소에도 자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과 상담기관을 함께 다니며 노력해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동학대 피의자’가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 상담을 하면서 A씨에게 말씀드렸습니다. “훈육 목적이었다는 말만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부모가 어떤 마음이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실제 신체적인 유형력이 행사되었는지, 어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는지, 왜 그러한 행동이 이루어졌는지, 평소 양육태도는 어떠했는지, 사건 이후 부모가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까지 모두 살펴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처음부터 무조건 “아동학대가 아니다.”라고 밀어붙이기보다, 법률적인 방어와 양형 변론을 동시에 준비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 이 사건에는 일반적인 아동학대 사건과는 다른 중요한 사정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A씨는 직업상 신분과 사회적 지위 때문에 가정법원에 출석하게 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검찰에서 형사기소를 하지 않더라도 사건을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가정법원으로 송치될 수 있습니다. A씨로서는 벌금형이나 정식 형사재판만 피하면 되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되어 가정법원의 심리를 받고 직접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 역시 가능한 한 피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A씨가 처음 상담을 오셨을 때부터 가장 간절하게 원했던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사건 자체를 종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사 초기의 분위기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처음부터 이번 사건을 단순한 훈육 과정의 실수 정도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B군으로 여러 차례 조사하면서 평소에도 부모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진술을 자꾸 이끌어내려 했습니다.

 

○ 의뢰인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인은 아이를 상습적으로 때려 온 부모가 아니었고, 오히려 행동 문제를 보이는 자녀를 위해 오랫동안 치료와 상담을 병행해 왔는데 한순간의 잘못된 훈육 때문에 직업과 사회생활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수사기관에 단순히 “직업 때문에 재판을 받으면 곤란하니 선처해 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올바른 대응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태도는 자신의 잘못보다 개인적인 불이익만 걱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었습니다.

 

○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목표는 기소유예로 명확하게 설정하되, 의뢰인의 신분상 불이익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이 왜 법원의 처분까지 필요한 정도의 아동학대 사건이 아닌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구청 조사 단계부터 경찰 수사, 검찰 수사와 최종 처분 직전까지 각각 별도의 전략을 세워 대응하기로 하였습니다.아동학대 신고 직후 지방자치단체의 조사부터 시작하여 경찰수사, 검찰수사까지 단계가 이어질 수 있었고, 각 단계에서의 진술은 이후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1) 가장 먼저 구청 아동학대 조사와 가정방문에 대비하였습니다

 

○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형사수사와 별도로 지방자치단체의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가정환경과 아동의 상태를 조사하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찰 조사만 형사절차라고 생각하고 구청 조사는 가볍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구청 조사에서는 부모뿐 아니라 자녀와 배우자 등 가족 구성원에 대한 면담이 이루어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이 향후 사건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실제 사건에서도 구청 아동보호팀에서 먼저 전화조사가 이루어졌고, 이후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아동, 피의자, 배우자를 각각 상당한 시간 동안 면담하였습니다. 이후 다른 자녀에 대한 추가 가정방문 조사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A씨에게 구청 조사를 단순히 “나는 나쁜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부터 설명했습니다. 사건 당일의 행동은 있는 그대로 설명하되, 과도하게 축소하거나 다른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자녀가 평소 행동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할 때에도 “아이가 문제아라서 때렸다.”는 식으로 들리지 않도록 주의하였습니다. 또한 현재 양육환경에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구청 직원에게 보여줘야 하는지도 상세히 조언을 해 드렸습니다.

 

○ 아울러 자녀의 질환이나 행동 문제는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부모의 체벌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A씨가 그동안 자녀의 행동을 개선하기 위하여 어떤 병원과 상담기관을 찾아갔고, 학교와 어떻게 소통했으며, 부모 스스로 어떠한 교육을 받아왔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하도록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이후에는 신체적인 방식의 훈육을 완전히 중단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화와 행동조절 중심으로 양육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습니다.

 

 

(2) 경찰 조사 전에 상세한 변호인의견서와 증거자료를 먼저 제출하였습니다.

 

 

○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사건 당일의 몇 초짜리 행동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발생하기까지의 수년간 양육과정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의견서에는 우선 A씨가 자녀를 어떻게 키워왔는지부터 설명했습니다. B군에게 행동 문제가 나타난 이후 부모가 이를 방치하지 않고 검사를 받게 하고, 병원치료와 상담을 이어갔으며, 학교 교사 및 상담교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는 사실을 자료로 정리했습니다. 의견서에는 자녀의 진단자료뿐 아니라 학교에서 나타난 문제행동 관련 자료, 위클래스 상담확인서, 아동정서안정 상담자료, 부모교육과 부모양육상담 자료 등이 광범위하게 첨부되었습니다.

 

 

○ 저는 특히 이러한 자료가 단순한 ‘선처자료’가 아니라 사건의 성격 자체를 설명하는 자료라고 판단했습니다. 자녀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온 부모와, 행동 문제가 있는 자녀를 이해하기 위하여 수년 동안 치료와 상담, 부모교육에 참여하다 한순간 잘못된 훈육방법을 사용한 부모는 동일하게 평가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녀의 기존 치료내역뿐 아니라 A씨가 직접 받은 부모코칭, 상담, 부모교육 이력까지 구체적으로 제출했습니다. 또한 해당 자녀를 부모가 일반적인 양육 방식으로는 다루기가 힘들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ADHD 청소년의 행동 특성에 대한 논문도 자세히 분석하여 첨부하였습니다.

 

 

○ 사건 당일의 경위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최대한 복원했습니다. 자녀의 귀가가 늦어져 학교와 연락했던 자료, 교사와 주고받은 메시지, 방과후 일정과 관련한 통화 및 문자기록 등을 정리하여 A씨가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다가 아이를 때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자녀에게 신체적 접촉을 한 부분 자체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했습니다. 대신 계획적으로 아이에게 고통을 주려 한 것이 아니고,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발생한 우발적인 행동이며 피해의 정도도 경미하다는 점을 법률적으로 설명했습니다.

 

○ 또한 유사한 사건의 판례도 함께 검토하여 제출했습니다. 어떤 행위가 훈육의 범위를 넘어 신체적 학대로 평가되는지, 행위의 방법과 정도, 피해결과, 반복성, 부모의 의도와 사건 전후 사정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분석하여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즉 “좋은 아버지이니 봐 달라.”는 호소가 아니라, 법리와 사실관계, 객관적인 증거, 양형자료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도록 의견서를 구성했습니다.

 

(3) 경찰 조사와 검찰 조사에 면밀하게 사전 대비를 했습니다.

 

○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경찰조사를 가볍게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진술이 서로 조금이라도 다르면 수사관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경찰 조사 전에 A씨와 함께 상당히 많은 예상 질문을 검토하고 하나하나 답변 방향을 준비했습니다.

 

○ 특히 경험한 사실과 추측을 명확히 구분하며 자신이 모르는 내용은 함부로 추측해서 답하지 않도록 하고,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소명하되 자녀의 진술을 공격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에서 부모가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며 자녀를 공격하는 태도를 보이면 오히려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말했다는 식으로 진술하지 않고, 청소년의 기억이나 표현 과정에서 행동의 강도나 구체적인 상황이 다르게 표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설명하도록 했습니다.

 

○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하지 않은 행동까지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실제로 잘못한 부분은 책임을 회피해서도 안 됩니다. A씨가 손등을 때린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되, 상습적으로 자녀에게 체벌했다거나 여러 부위를 반복적으로 폭행했다는 취지의 사실과 다른 내용은 명확히 부인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진술 방향은 이후 검찰단계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일관되게 정리하였습니다.

 

○ 사건은 결국 검찰로 송치되었고, 검찰에서 다시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검찰조사는 경찰조사와 비슷한 질문을 다시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경찰 수사기록과 아동의 진술, 그동안 제출된 자료를 모두 검토한 상태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모순점을 추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사건의 검찰 조사에서는 폭행이 이루어진 경위, 동기, 폭행의 강도에 대하여 매우 심도 깊은 질문들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특히 “훈육의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결국 손을 때려 상처까지 만들었다면 아동학대가 아니냐.”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지가 중요했습니다.

 

○ 아울러 담당 검사님께서 선처를 베풀어 기소유예를 해줄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해야 했기 때문에, 피의자가 자신의 행동이 법률적으로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를 단정하기보다, 훈육 과정에서 행동이 과해진 부분은 인정하고 신체접촉 없이 다른 방식으로 지도했어야 했다고 반성하는 방향으로 준비하였습니다.

 

○ 또한 검찰에서는 평소 자녀와의 관계와 사건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녀와 함께 여행하거나 독서를 하고, 주말에 가족활동을 해 온 내용, 학교와 상담기관을 꾸준히 다닌 사실, 사건 이후 자녀와 나눈 대화와 관계 변화 등을 모두 다시 정리했습니다. 또한 이를 객관적으로 증빙할 자료들을 다량으로 준비했습니다. 단순히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상담을 예약하고 교육을 이수한 기록을 제출하는 것은 설득력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4) 조사 이후에도 추가 의견서와 양형 자료를 계속 제출하였습니다.

 

○ 검찰조사가 끝난 뒤에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 시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려면 사건 당시의 상황만 설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검사가 처분을 결정하는 시점에 “이 부모에게 다시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히 쌓여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건 이후 새롭게 생긴 자료를 계속 수집했습니다. A씨가 받은 양육상담 확인자료, 아동학대예방교육 이수자료, 부모가 학교와 협력하여 자녀의 문제를 개선하려고 노력한 자료, 자녀와 A씨가 서로에게 쓴 편지, 가족들이 함께 지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과 영상 등이었습니다.

 

 

○ 그중에서도 특히 자녀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단순히 가족사진 몇 장을 제출하는 것보다 사건 이후에도 자녀가 아버지를 신뢰하고 있고, 아버지 역시 아이에게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며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는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또한 A씨 개인의 반성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관계와 역학이 달라졌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사건을 단순히 “운이 나빠 신고당한 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기존 양육방법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다는 점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물론 아이에게 손을 댄 행동이 바람직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상습적이거나 계획적인 학대행위도 아니었습니다. 행동 문제가 있는 자녀를 보호하고 올바르게 지도하려고 오랫동안 노력해 온 아버지가 순간적으로 잘못된 훈육방식을 선택한 사건이었습니다. A씨는 그 잘못을 외면하지 않았고, 신고 직후부터 상담과 교육을 받으며 실제로 양육방법을 바꾸었습니다. 이 점을 일관되게 보여드리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적인 변론 전략이었습니다.

 

 

 

3. 사건 결과

 

 

○ 마침내 검찰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기소유예였습니다. 의뢰인이 처음부터 가장 간절하게 원했던 결과였습니다. 특히 이번 결과가 의미 있었던 것은 단순히 아동학대 사건에서 기소유예를 받았다는 점만이 아니었습니다. 수사 초기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하여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에게 실제 상처가 발생하였고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의뢰인에게 처음부터 결국 재판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였고, 구청에서는 아동을 분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게 여기던 사건이었습니다. 따라서 의뢰인 역시 경찰조사가 시작될 당시에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고 이후 형사재판이나 가정보호사건 절차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 다행히 검찰은 피의사실 자체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도 A씨를 형사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기존 원고에서 정리한 것처럼 기소유예는 혐의가 전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범행의 동기와 경위, 피해 정도, 피의자의 반성, 사건 후의 행동 등을 종합하여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입니다.

 

○ 이 사건에서도 자녀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점, 행위와 피해의 정도가 중하지 않았다는 점, 자녀에게 상처를 입히려는 확정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 무엇보다 A씨가 이전부터 자녀의 행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료와 상담을 꾸준히 이어왔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되었습니다.

 

○ 이번 처분은 의뢰인에게는 단순히 처벌이 가벼워졌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가장 우려했던 법원 출석과 재판절차를 피할 수 있었고, 자신의 특수한 신분과 직업생활에 미칠 수 있는 부담도 최소화하면서 가족과 함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동학대로 형사처벌이나 조치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죄책감과 수치심에서도 벗어나 다시 양육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마치며

 

 

○ 저 또한 이번 사건을 진행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 점이 있습니다. 자녀에게 행동 문제가 있다고 해서 신체적인 체벌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에게 아무리 좋은 의도가 있었더라도 훈육 과정에서 자녀에게 상처를 입혔다면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를 받을 수 있고, 부모 역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훈육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고, 반복적으로 학교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위험한 행동을 한다면 부모는 매 순간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을 그대로 두자니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 같고, 강하게 제지하자니 혹시 이것이 아동학대로 문제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게 됩니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이제는 아이를 어떻게 혼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부모님들이 적지 않습니다.

 

 

○ 물론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정서적으로 괴롭히는 행위까지 용인되어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아동학대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무엇보다 먼저 아이를 보호하고 필요한 경우 가해자로부터 분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자녀를 위해 노력해 온 부모가 순간적으로 잘못된 훈육방법을 사용한 사건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아이를 학대한 사건까지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비단 부모에게만 해당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들과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조부모나 친척, 이웃 어른은 물론이고 학원 선생님이나 학교 선생님, 체육 지도자 등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동학대 신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때릴 생각은 없었습니다.”

“훈육하려고 했습니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붙잡았을 뿐입니다.”

본인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설명이라도 이것만으로 수사기관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아동학대 사건은 아동 보호를 우선하는 관점에서 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신고를 당한 사람은 억울하다는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행동의 목적, 행위의 정도, 아동과의 기존 관계, 사건 전후의 사정 등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설명해야 합니다.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구청 조사에서 한 말과 경찰에서 한 말이 달라지거나, 억울함을 강조하려다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 사람처럼 비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무조건 선처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실제 하지 않은 행동까지 인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 저는 앞으로도 아동의 보호라는 중요한 가치를 충분히 존중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정을 살피지 않은 채 의뢰인이 부당하게 아동학대 가해자로 평가받는 일이 없도록 사건의 전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변호하겠습니다. 이상, 서아람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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