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술자리 시비나 교통 단속, 층간소음 신고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감정이 격해져 욕설을 했다가 “공무집행방해로 입건하겠다”는 말을 듣고 불안해하시는 분들의 상담이 많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손도 안 댔고 말만 했는데 무슨 죄냐”, “욕 한 번 한 걸로 전과가 생기겠느냐”는 안심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아 보면 욕설과 함께 한 행동, 말투와 맥락, 현장에 있던 사람 수에 따라 전혀 다른 죄명이 적용되어, “말만 했다”는 방어가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무집행방해죄에서 폭행을 ‘사람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넓게 보고, 직무집행 중인 상태도 폭넓게 인정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욕설 자체는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이 아니지만, 욕설이 어떤 행동·표현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공무집행방해, 협박, 모욕 중 어느 쪽으로 평가되는지가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경찰관에게 욕만 한 경우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성립하지 않는다면 어떤 죄가 문제되는지, 조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공무집행방해죄는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성립하며, 욕설 자체는 구성요건이 아닙니다
욕설만으로는 공무집행방해가 되지 않고, 폭행 또는 협박이 더해질 때 성립합니다.
형법 제136조 제1항은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의 행위 태양은 ‘폭행’과 ‘협박’ 두 가지뿐이고, “욕설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위”는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순수하게 말로 욕만 했다면 곧바로 공무집행방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폭행’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을 다음과 같이 봅니다.
형법 제136조에서 정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서의 폭행은 사람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족하고 반드시 그 신체에 대한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또한 추상적 위험범으로서 구체적으로 직무집행의 방해라는 결과발생을 요하지도 아니한다(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도21537 판결).
이 법리 때문에 욕설을 하면서 경찰관의 팔을 뿌리치거나 가슴을 밀치는 정도의 행동도 폭행으로 평가될 수 있고, 경찰관이 실제로 다치거나 업무가 중단되지 않았더라도 범죄가 성립합니다. 욕설이 없는 폭행이 아니라 “욕설에 곁들인 행동”이 문제가 되는 이유입니다.
또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려면 경찰관이 ‘직무를 집행하는’ 중이어야 하는데, 이 개념 역시 넓게 해석됩니다. 대법원은 공무원이 직무수행에 직접 필요한 행위를 현실적으로 하고 있는 때만이 아니라 직무수행을 위해 근무 중인 상태에 있는 때를 포괄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순찰 중이거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라면 대부분 이 범위에 들어옵니다.
순수한 욕설은 구성요건 밖이지만, 욕설에 곁들인 유형력 행사는 폭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 욕설이 해악의 고지를 담고 있으면 협박으로 평가되어 공무집행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욕설이라도 “해악을 고지하는 말”이 섞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협박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해악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히 거친 표현을 쓴 것과, “너 퇴근길 조심해라”, “가족까지 가만 안 둔다”처럼 장차 어떤 불이익이나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를 전달한 것은 구별됩니다. 앞의 것은 모욕의 문제에 가깝고, 뒤의 것은 협박으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법원은 협박 여부를 판단할 때 말의 문언만 보지 않고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발언 당시의 분위기와 상황, 상대방의 지위, 발언자와 상대방의 관계 등을 종합합니다. 그래서 “가만 두지 않겠다”는 한마디도 술에 취해 흥분한 상태에서 내뱉은 감정 표출인지, 실제로 위해를 가할 의사를 내비친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표현은 “내가 누군지 아느냐, 너 옷 벗게 해주겠다”, “지구대 앞에서 기다리겠다”, “집 주소 다 안다” 같은 말입니다. 이런 표현은 경찰관의 신체나 직업적 지위, 사생활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히기 때문에, 단순 욕설보다 훨씬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고소하겠다”, “민원 넣겠다”처럼 정당한 권리 행사를 예고하는 말은 해악의 고지로 보기 어렵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의 협박이 되려면 직무를 집행하는 경찰관이 공포심을 느낄 만한 정도의 해악 고지여야 합니다. 따라서 상황 설명 없이 “욕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고, 어떤 단어를 어떤 맥락에서 말했는지를 정확히 복기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욕설 속에 해악의 고지가 담겨 있는지가 공무집행방해와 단순 모욕을 가르는 핵심입니다.
3. 욕설과 함께 한 신체 접촉은 하나의 폭행으로 묶여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됩니다
현장에서 “욕만 했다”고 기억하더라도, 밀치거나 뿌리친 행동이 있었다면 공무집행방해가 문제됩니다.
현장에서 흥분한 상태였던 분들은 자신의 행동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욕설을 하며 경찰관 앞으로 다가가 어깨를 부딪치거나, 체포·제지를 피하려고 팔을 뿌리치거나, 경찰관의 손을 쳐내는 행동은 본인에게는 “몸부림”에 가깝지만 수사기관은 폭행으로 봅니다.
대법원은 범죄 피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하면서 차례로 폭행한 사안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동일한 공무를 집행하는 여럿의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협박 행위를 한 경우에는 공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의 수에 따라 여럿의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고, 위와 같은 폭행·협박 행위가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기회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여럿의 공무집행방해죄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도3505 판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때릴 듯이 어깨와 몸을 밀면서 다가갔고, 이를 제지하는 다른 경찰관에게도 욕설을 하며 배치기를 했는데,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법원이 욕설 그 자체가 아니라 욕설과 함께 이루어진 유형력 행사를 공무집행방해의 실체로 보았다는 점입니다.
또한 경찰관의 직무집행이 위법하다면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방어 논리도 있습니다. 다만 영장 없는 체포나 임의동행, 불심검문처럼 적법성 요건이 문제되는 장면에서 “절차가 이상했다”는 막연한 느낌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신고 내용·현행범 체포 요건(범죄의 명백성,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이 충족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위 2017도21537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현행범 체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밀치기·뿌리치기 같은 작은 신체 접촉도 욕설과 한 덩어리로 평가되어 공무집행방해의 폭행이 될 수 있습니다.
4. 욕설만 했더라도 모욕죄나 협박죄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공무집행방해가 아니라고 해서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경찰관도 사람이므로 직무 중 모욕을 당했다면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즉 공연성이 있어야 하므로 길거리·지구대 안에서 주변 사람이 듣고 있었는지, 현장 영상에 다른 사람이 함께 담겼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모욕죄는 형법 제312조에 따라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 경찰관이 고소를 하지 않거나 고소를 취소하면 처벌되지 않지만, 실무에서는 경찰관이 현장에서 고소 의사를 밝히고 조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고소장이 없으니 괜찮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욕설에 해악의 고지가 담겨 있다면 협박죄(형법 제283조 제1항,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가 문제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의율될 수 있어 형량이 더 무겁습니다. 죄명은 말의 내용뿐 아니라 경찰관이 직무를 집행하던 중이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정리하면 같은 욕설이라도 ① 해악 고지 없이 공연성만 있으면 모욕, ② 해악 고지가 있으면 협박 또는 직무 중이라면 공무집행방해, ③ 유형력 행사가 있으면 공무집행방해로 이어집니다. 입건되었다면 어느 죄명이 적용될 수 있는지를 먼저 좁혀 놓고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욕설만 한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 대신 모욕·협박이 문제되며, 그 경계는 해악의 고지와 공연성에 있습니다.
5. 입건되었다면 조사 전에 사실관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
현장 영상과 신고 내역을 확인한 뒤 진술해야 처음 한 말이 굳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경찰관 대상 사건은 통상 ①현장에서 현행범 체포 또는 임의동행(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소속 지구대·파출소) → ②피의자 조사 및 피해 경찰관 진술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경우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며칠 안에 정해지므로 초기 대응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조사 전에는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관의 바디캠·지구대 CCTV·주변 상가 블랙박스 영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보존 요청이 가능한 기간 안에 요청합니다.
본인이 실제로 한 말과 행동을 시간 순서로 정리하되,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추측으로 인정하지 않고 모른다고 구분합니다.
경찰관이 고소 의사를 밝혔는지, 현장에 있던 제3자가 누구인지, 사과·합의가 가능한 상황인지를 확인합니다.
사건에 따라서는 초범이고 우발적 범행이며 피해 경찰관과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가능성도 있으므로, 무리한 부인 대신 정리된 사실관계로 양형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많습니다.
마치며
경찰관에게 욕설을 한 분들은 대부분 “그 정도 말로 무슨 큰 문제가 되겠느냐”는 생각에 조사 요청을 가볍게 넘기다가 대응 시기를 놓치십니다.
욕설로 입건된 분 입장에서는 “욕만 했다”는 기억에 의존하기보다, 영상과 현장 기록에 어떤 행동이 담겨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말이 협박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는지, 몸의 움직임이 폭행으로 읽힐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욕설과 폭언을 당한 경찰관과 그 주변 입장에서도 감정적인 대응보다 영상과 진술을 정확히 남기는 것이 결과를 가르는 만큼, 어느 쪽이든 처음 진술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경찰관과 마찰이 생겨 입건된 분들과 그 상대방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말이라도 맥락과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일정이 잡혔거나 현장에서 입건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첫 진술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손은 대지 않고 욕설만 했는데도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되나요?
A. 순수한 욕설만으로는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욕설에 해악의 고지가 담겨 있으면 협박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경찰관을 살짝 밀치기만 했는데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은 폭행을 사람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보며, 반드시 신체에 대한 것이 아니어도 되고 직무집행이 실제로 방해되는 결과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가볍게 밀친 행동도 공무집행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Q. 공무집행방해가 안 되면 아무 처벌도 없나요?
A. 아닙니다. 공연성이 인정되면 모욕죄(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문제될 수 있고,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면 협박죄도 검토됩니다.
Q. 모욕죄는 경찰관이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나요?
A. 모욕죄는 형법 제312조에 따라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경찰관이 고소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고소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술에 취해서 기억이 안 나는데 다투어 볼 수 있나요?
A. 음주 사실만으로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발언의 경위와 맥락을 판단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영상과 주변 진술로 실제 행동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경찰관 조사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처음 한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고, 현행범 체포 상황이라면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짧은 시간 안에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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