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열린 창문 너머로 집 안을 들여다보거나, 닫힌 창을 열고 고개를 들이밀었다가 주거침입으로 신고되었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상담하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몸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고개만 잠깐 넣었을 뿐인데 무슨 침입이냐”, “집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었고 확인만 하려던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신고가 접수되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이런 항변은 생각보다 훨씬 약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주거침입죄의 침입 여부를 신체가 얼마나 들어갔는지가 아니라 거주자의 사실상 평온이 침해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고, 창문으로 얼굴을 들이민 행위에 기수를 인정한 판례도 이미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창문으로 고개나 팔만 넣어도 어떤 경우에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 미수와 기수는 어디서 갈리는지, 조사를 받게 되면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몸 전체가 들어가지 않아도 주거침입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침입 여부의 기준은 신체가 들어간 정도가 아니라 거주자의 평온이 깨졌는지입니다.
형법 제319조 제1항은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조문에는 “몸 전체가 들어가야 한다”는 문구가 없고, 보호하는 것은 거주자가 누리는 사실상의 주거 평온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일찍부터 신체의 전부가 들어가야만 침입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창문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판결이 야간에 창문을 열고 얼굴을 들이민 사안입니다.
야간에 타인의 집의 창문을 열고 집 안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면 피고인이 자신의 신체의 일부가 집 안으로 들어간다는 인식하에 하였더라도 주거침입죄의 범의는 인정되고, 또한 비록 신체의 일부만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하였다면 주거침입죄는 기수에 이르렀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도2561 판결).
이 사건에서 하급심은 “방 안을 들여다본다는 인식만 있었을 뿐 안에 들어갈 의사는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신체의 일부라도 주거 안으로 들어간다는 인식이 있으면 고의로 충분하다고 보아 이를 파기했습니다. 즉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는 말은 고의를 부정하는 사정이 되지 못합니다.
창문 안으로 고개나 팔이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평온이 깨졌다면 주거침입죄가 문제됩니다.
2. 어디까지가 기수이고 어디부터가 미수인지는 평온을 해칠 정도인지로 갈립니다
극히 일부만 들어가 평온을 해치지 않았다면 미수에 그치지만, 미수도 처벌됩니다.
같은 94도2561 판결은 기준을 두 단계로 나눕니다. 신체의 일부가 들어가 거주자의 사실상 평온을 해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면 기수이고, 문을 열거나 시정장치를 부수는 등 침입을 위한 구체적 행위를 시작했지만 신체의 극히 일부만 들어가 평온을 해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면 미수입니다.
실무에서 이 경계는 사실관계에 따라 갈립니다. 시간대가 새벽인지 낮인지, 방 안에 거주자가 있었는지, 창이 열려 있었는지 아니면 직접 열었는지, 고개가 들어간 깊이와 머문 시간, 거주자가 이를 인지하고 놀랐는지 등이 종합 판단됩니다. 거주자가 잠들어 있는 방에 새벽에 팔을 넣은 사안과, 낮에 열린 창 앞에서 상체를 숙여 안을 살핀 사안은 평온 침해의 정도가 다르게 평가됩니다.
다만 형법 제322조는 이 장의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기수가 아니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져도 곧바로 무혐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수와 미수의 차이는 유무죄가 아니라 죄명과 양형의 차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수 여부는 신체가 들어간 깊이가 아니라 평온 침해의 정도로 판단되고, 미수여도 처벌 대상입니다.
3. 창문 밖 마당이나 통로에 들어가 엿본 경우에도 주거로 보호받습니다
주거에는 집 본채뿐 아니라 담장 안 마당과 통로 같은 위요지가 포함됩니다.
“창문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고 밖에서 보기만 했다”는 주장도 자주 나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주거침입죄의 주거가 가옥 자체만이 아니라 그 위요지를 포함한다고 봅니다.
피고인이 대문을 몰래 열고 들어와 담장과 피해자가 거주하던 방 사이의 좁은 통로에서 창문을 통하여 방안을 엿보던 상황이라면 피해자의 주거에 대한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된 것이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1도1092 판결 취지).
이 법리를 창문 사건에 적용하면, 담장 안 마당이나 건물 사이 통로처럼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공간에 들어가 창문 앞에 서 있었다면 창문 안으로 신체가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그 장소에 들어간 것 자체가 침입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누구나 통행하는 도로나 공용 복도에서 지나가며 창문을 본 정도라면 주거의 평온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 대법원 2021. 9. 9. 선고 2020도6085 전원합의체 판결은 침입을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출입이 아니라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방법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새겨, 출입의 방법과 장소, 경위를 종합하는 판단 틀을 분명히 했습니다. 창문 사건에서도 몰래 접근했는지, 신체 접촉 없이 잠깐 머문 것인지 같은 구체적 사정이 결론을 가릅니다.
창문 안으로 몸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담장 안 위요지에 들어가 엿본 행위는 주거침입이 될 수 있습니다.
4. 처벌 수위는 침입 자체보다 침입한 목적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주거침입은 단독으로도 처벌되지만, 다른 범죄의 목적이 겹치면 그 죄가 함께 문제됩니다.
주거침입죄 자체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초범이고 피해 정도가 가벼우며 피해자와 합의가 되었다면 벌금형이나 선고유예·기소유예로 마무리되는 사례도 있지만, 새벽 시간에 혼자 사는 사람의 방을 향해 팔을 넣은 경우처럼 피해자의 불안이 큰 사안은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창문으로 접근한 목적입니다. 절도의 목적이었다면 야간의 경우 형법 제330조의 야간주거침입절도가, 성적 목적이 있었다면 성범죄의 미수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사람의 집 주변에서 반복해 지켜보거나 접근했다면 주거침입과 별개로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범죄로 의율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침입 행위 하나만 보지 않고 이전 연락, 방문 이력, 휴대전화 기록까지 확인합니다.
그래서 “확인만 하려고 했다”는 진술을 하더라도 그 이유가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사기관은 침입 목적을 더 무겁게 의심하게 됩니다. 처음 조사에서 한 진술이 이후 방어의 폭을 크게 좌우합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침입 경위와 목적을 객관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주거침입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 신고로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출동·현장 확인 → ②피의자 출석 요구 및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후 기소·불기소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장 CCTV, 블랙박스, 공동현관 출입 기록이 확보되면 접근 경로와 체류 시간이 객관적으로 드러납니다.
신고를 받았거나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인 사과나 즉흥적인 해명보다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당 장소에 간 경위와 목적, 창문이 열려 있었는지 직접 열었는지, 신체가 어느 정도 들어갔는지를 기억나는 대로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현장 CCTV, 통화·문자 기록, 피해자와의 사전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확인해 침입 목적에 관한 오해를 풀 수 있는지 점검합니다.
피해자와의 직접 접촉은 피하고, 합의가 필요하다면 변호인을 통해 진행해 2차 신고나 스토킹 오해를 막습니다.
이러한 정리를 바탕으로 기수·미수 쟁점과 고의 쟁점을 나눠 대응하면, 죄명과 처분 수위에서 차이를 만들 여지가 있습니다.
마치며
창문 사건은 “별일 아닌 해프닝”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고가 접수된 이상 수사기관은 침입 목적과 평온 침해 정도를 하나하나 확인합니다.
고개나 팔이 창문 안으로 들어갔다는 이유로 신고를 당한 입장에서는, 고의 부정과 미수 주장의 가능성을 사실관계에 맞게 따져보고 진술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집 안으로 누군가 고개나 팔을 들이밀어 불안해하는 피해자 입장에서도 CCTV 확보, 시간대 기록, 이전 접촉 이력 정리 같은 증거 보전이 중요합니다. 스토킹이나 다른 범죄와 연결되는지에 따라 보호 조치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저는 주거침입과 이에 연결된 형사 사건에서 피의자와 피해자 양쪽 입장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 하나와 자료 한 장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창문 안으로 몸은 들어가지 않고 얼굴만 잠깐 넣었는데도 주거침입인가요?
A. 거주자의 사실상 평온을 해할 정도였다면 기수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야간에 창문을 열고 얼굴을 들이민 행위에 기수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다만 극히 일부만 들어가 평온을 해치지 않았다면 미수로 평가됩니다.
Q. 들어갈 생각은 없었고 안을 확인하려던 것이라면 고의가 없는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신체의 일부라도 주거 안으로 들어간다는 인식이 있으면 고의로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몸 전체가 들어갈 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Q. 이미 열려 있던 창문에 고개를 넣은 경우도 처벌되나요?
A. 열려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시간대, 거주자 존재 여부, 접근 방식 등을 종합해 평온 침해 여부를 판단하며, 창을 직접 열었는지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창문 밖에서 안을 쳐다보기만 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담장 안 마당이나 통로 같은 위요지에 들어가 엿본 경우 주거침입으로 본 판례가 있습니다. 누구나 지나다니는 도로에서 본 것과는 다르게 평가됩니다.
Q. 미수라고 하면 처벌을 받지 않나요?
A. 형법 제322조에 따라 주거침입의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다만 기수와 비교해 양형과 처분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합의는 양형과 처분에서 중요한 유리한 사정이지만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직접 연락하면 오히려 2차 문제가 될 수 있어 변호인을 통한 진행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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