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월세를 몇 달씩 밀린 세입자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내는 임대인이 늘고 있고, 소송이 길어지는 동안 월세는 누가 부담하느냐를 두고 다투는 사건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대인분들 중 상당수는 “소송을 걸었으니 세입자가 나갈 때까지 월세는 당연히 계속 받는 것 아닌가”, “어차피 보증금이 있으니 밀린 돈은 거기서 알아서 빠지겠지”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반대로 세입자분들은 “계약이 끝났으니 이제 월세는 안 내도 된다”, “보증금을 못 받았으니 버티는 동안 돈 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송이 진행되면 양쪽 모두 예상과 다른 결론을 마주하게 됩니다.
최근 법원은 임대차가 끝난 뒤의 점유에 대해서는 ‘월세’가 아니라 ‘차임 상당 부당이득’ 또는 손해배상이라는 다른 근거로 판단하고 있으며, 세입자가 실제로 그 공간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명도소송을 하면서 나갈 때까지의 월세를 어떤 근거로, 어느 범위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명도소송과 함께 나갈 때까지의 금액도 한 번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명도 청구와 금전 청구는 하나의 소장에 함께 담을 수 있습니다.
명도소송은 건물이나 토지의 점유를 넘겨달라는 이행의 소입니다. 실무에서는 여기에 두 가지 금전 청구를 덧붙입니다. 첫째는 소 제기 전까지 이미 밀린 차임이고, 둘째는 소 제기 이후부터 실제로 건물을 인도받는 날까지 발생하는 월 단위 금액입니다.
둘째 청구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금액이라 원칙적으로 나중에 따로 소송해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민사소송법 제251조는 장래에 이행할 것을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는 경우 장래이행의 소를 허용합니다. 점유를 계속하는 세입자는 매달 같은 방식으로 금액이 쌓이므로, 소장 청구취지에 “인도 완료일까지 월 ○○원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이라고 적어 한 번에 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청구하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매달 새로 소송을 낼 필요가 없고, 집행 단계에서도 인도 시점까지 금액을 계산해 집행할 수 있습니다. 소송이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리는 사건이라면 이 차이가 매우 큽니다.
명도 청구와 함께 ‘인도 완료일까지 월 얼마’를 구하는 청구를 처음부터 소장에 넣어 두어야 합니다.
2. 계약이 끝난 뒤에는 ‘월세’가 아니라 차임 상당 부당이득을 청구합니다
소송 중 청구하는 돈의 법적 성격은 차임이 아니라 부당이득 또는 손해배상입니다.
임대차계약이 해지되거나 기간 만료로 끝나면 차임을 낼 근거인 계약관계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그 뒤에 점유를 계속하는 세입자에게 구하는 돈은 엄밀히 말해 월세가 아니라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민법 제741조) 또는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민법 제750조)입니다. 금액은 보통 계약서의 약정 월세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액수가 되지만, 근거가 다르다는 점이 뒤에서 결론을 가르는 지점이 됩니다.
그렇다면 계약이 언제 끝났는지가 먼저 문제됩니다. 건물 임대차에서 차임 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면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대차에는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40조).
상가건물 임대차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에 따라 3기의 차임액에 달해야 해지할 수 있습니다. 해지 의사표시는 내용증명으로 보내 도달일을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해지일 이후의 점유가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대상이 되고, 해지 전까지의 금액은 약정 차임 그대로 연체 차임으로 청구합니다.
한편 이미 쌓인 연체 차임은 민법 제163조 제1호에 따라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오래 방치한 임대인은 오래된 달부터 시효로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해야 합니다.
해지 이후의 금액은 월세가 아니라 부당이득 또는 손해배상이므로, 해지 시점을 증거로 확정해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3. 세입자가 보증금을 이유로 버티는 경우, 실제로 쓰고 있었는지가 쟁점입니다
동시이행항변으로 점유해도, 실제로 사용·수익했다면 차임 상당액은 돌려주어야 합니다.
임대차가 끝나면 세입자의 목적물 인도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민법 제536조 제1항). 그래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면 세입자는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인도를 거절할 수 있고, 이 경우 점유가 곧바로 불법점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불법점유가 아니라는 말이 곧 사용료를 안 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임대차 종료 후 점유를 계속하더라도 그 점유가 법적으로 보호받는지와, 그 사이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는지를 구분해 판단합니다.
임차인이 임대차계약관계가 소멸된 이후에도 임차목적물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는 경우에는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다6497 판결).
뒤집어 말하면, 세입자가 그 집에서 계속 거주하거나 가게를 계속 영업했다면 실질적 이득이 있으므로 차임 상당액을 반환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관리비·전기·수도 사용량 추이, 영업 여부, 우편물 수령 여부, 간판과 집기 존치 상태가 사용·수익의 증거로 쓰입니다. 반대로 세입자가 이미 짐을 빼고 열쇠만 쥐고 있는 경우에는 이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또 보증금에서 연체 차임 등 세입자의 채무를 공제하고 남은 돈이 없다면 세입자가 동시이행을 주장할 근거 자체가 사라지고, 그때부터의 점유는 불법점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세입자가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거로 보여 줄 수 있느냐가 소송 중 금액 청구의 성패를 가릅니다.
4. 보증금이 있으면 밀린 돈은 정산되지만,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밀린 차임과 나갈 때까지의 금액은 인도 시점에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됩니다.
가장 흔한 오해가 보증금과 월세의 관계입니다. 대법원은 임대차 존속 중에는 연체 차임이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자동으로 공제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래서 세입자도 보증금이 있다는 이유로 월세 지급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임대인은 보증금에서 충당할지 따로 청구할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임대차가 끝나고 목적물이 반환되는 시점에는 보증금이 세입자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므로, 연체 차임과 차임 상당 부당이득, 파손 복구비 같은 채무 상당액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됩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80만원인 상가에서 8개월을 연체한 채 명도소송이 4개월 더 진행되었다면, 합계 960만원이 인도 시점에 공제되고 남는 보증금은 40만원 정도입니다.
그래서 보증금이 얼마 남지 않은 사건에서는 소송 전에 이미 보증금이 소진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이때는 부족분을 따로 판결로 받아 두어야 합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인도만 요구하는 사건은 상환이행 판결(보증금을 받음과 동시에 인도) 형태가 될 수 있으므로, 공제 후 남는 금액을 계산해서 청구취지를 정해야 합니다.
소송 중 금액은 보증금에서 정산되는 구조라서, 남는 보증금이 있는지부터 계산해야 청구의 실익이 보입니다.
5. 판결을 받은 뒤 실제로 나가게 하고 금액을 받는 절차를 알아야 합니다
소송 제기 전 점유이전금지가처분과 증거 확보가 판결 이후의 집행을 좌우합니다.
명도 사건은 통상 ①내용증명으로 계약 해지·인도 요구 → ②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민사집행법 제300조, 세입자가 제3자에게 점유를 넘기는 것을 방지) → ③관할 법원(수원 관내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또는 그 지원)에 명도 및 금원 청구 소 제기 → ④판결 확정 후 집행관에게 인도 집행 신청(민사집행법 제258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판결이 나와도 자진해서 나가지 않으면 집행관이 강제로 점유를 풀어 임대인에게 넘깁니다.
금전 청구는 인도 집행과 별개로 강제집행해야 합니다. 세입자의 재산이 없으면 판결을 받아도 회수가 어려우므로, 보증금 공제로 해결되는 범위를 먼저 계산하고 부족분이 클 때만 추가 집행을 검토합니다.
소송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대차계약서와 연체 내역(입금 기록)을 정리해 몇 기가 밀렸는지, 해지 요건을 채웠는지 확인합니다.
해지 통보를 내용증명으로 보내 도달일을 확정하고, 보증금에서 공제할 금액을 계산합니다.
관리비·공과금 사용 내역과 현장 사진 등 세입자가 실제로 점유·사용하는 증거를 모읍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임대차 명도 사건에 경험 있는 변호사와 함께 청구취지를 정하면, 명도와 금원 청구를 한 번에 진행해 소송 기간 동안 늘어나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월세 문제는 “그래도 사정이 어려운가 보다”, “곧 나가겠지” 하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연체액과 소송 기간 동안의 손실은 계속 쌓입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해지 요건을 갖췄는지, 보증금이 얼마나 남는지, 세입자가 실제로 사용하는지를 증거로 정리해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 세 가지가 갖춰질수록 명도와 금원 청구를 함께 받아내기 쉬워집니다.
반대로 소송을 당한 세입자 입장에서도 “보증금을 못 받았으니 월세는 안 낸다”는 판단은 위험합니다. 실제로 사용했다면 차임 상당액을 돌려주어야 할 수 있고, 보증금이 소진된 뒤의 점유는 불법점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저는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해지 시점과 보증금 정산 방식 하나에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소송 기간 동안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명도소송을 걸면 소송 중에도 월세를 계속 낼 의무가 있나요?
A. 계약이 해지되기 전이라면 약정 월세를 계속 내야 합니다. 계약이 끝난 뒤에는 월세가 아닌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형태로 돌려주어야 하지만, 액수는 대개 약정 월세 기준입니다.
Q. 소장에 나갈 때까지의 금액도 함께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장래이행의 소로서 “인도 완료일까지 월 ○○원”이라고 청구취지에 적어 한 번에 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월세를 몇 번 밀려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나요?
A. 일반 건물 임대차는 2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상가는 3기의 차임액에 달하면 해지할 수 있습니다. 기수는 월 단위가 아니라 연체 금액을 월 차임으로 나눈 값으로 따집니다.
Q. 세입자가 보증금을 못 받았다며 안 나가는데, 그 기간 금액도 받을 수 있나요?
A. 세입자가 실제로 거주하거나 영업하며 사용했다면 받을 수 있습니다. 짐을 빼고 사용하지 않은 채 점유만 한 경우에는 부당이득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보증금에서 밀린 월세를 알아서 빼면 되지 않나요?
A. 임대차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자동으로 공제되지 않고 임대인이 선택해야 합니다. 임대차가 끝나고 목적물이 반환되는 시점에는 별도 의사표시 없이 당연히 공제됩니다.
Q. 오래전에 밀린 월세도 지금 청구할 수 있나요?
A. 연체 차임은 민법상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오래된 달부터 시효로 소멸할 수 있습니다. 소 제기나 최고 등으로 시효를 끊을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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