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인허가나 면허 양도·양수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가 허위로 드러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은 “서류 몇 장 형식만 맞춘 것이다”, “담당 공무원이 확인하고 허가해 준 것이니 내 책임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허가를 내준 공무원이 “제출된 서류를 믿고 처분했다”고 진술하는 순간, 이 사건은 위계공무집행방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불리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 문제를 ‘서류가 거짓인가’가 아니라 ‘공무원이 충분히 심사하고도 속았는가’라는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같은 허위 서류라도 행정청의 심사 정도에 따라 유죄와 무죄가 갈리기 때문에, 처벌 여부를 단정하기 전에 반드시 이 기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허위 서류로 허가를 받았을 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어떤 경우에 성립하고 어떤 경우에 성립하지 않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허위 서류를 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위계공무집행방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벌의 핵심은 서류가 거짓인지가 아니라 그 거짓이 공무원의 판단을 실제로 그르쳤는지입니다.
형법 제137조는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위계란 행위자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게 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 죄가 성립하려면 세 가지가 맞물려야 합니다. 첫째, 신청서나 소명자료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하고, 둘째, 담당 공무원이 그 내용을 진실로 믿고 허가·인가 같은 처분에 나아가야 하며, 셋째, 그 처분이 공무원의 부실한 심사가 아니라 신청인의 속임수 때문에 이루어졌다고 평가되어야 합니다.
많은 분이 첫 번째 요건만 보고 “허위 서류를 냈으니 끝났다”고 생각하시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요건, 즉 공무원이 어떻게 심사했는가가 결론을 가릅니다. 반대로 “공무원이 허가해 줬으니 문제없다”는 생각도 틀렸습니다. 허가가 나왔다는 사실이 곧 무죄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위계공무집행방해는 허위 서류 제출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허위가 공무원의 심사를 통과해 처분을 이끌어냈는지를 따지는 범죄입니다.
2. 공무원이 충분히 심사했는데도 속았다면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합니다
진짜처럼 보이도록 거짓 소명자료까지 갖춰 냈다면 심사가 충실했어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신청인이 거짓 신청사유를 주장하면서 이에 들어맞는 거짓 소명자료까지 첨부했고, 행정청이 법령에 따라 요건을 충분히 심사했는데도 거짓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봅니다.
당사자가 행정청에 사실과 다른 신청사유를 주장하면서 이에 들어맞는 거짓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한 경우 행정청이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충분히 심사하였으나 신청사유와 소명자료가 거짓임을 발견하지 못하여 인·허가처분을 하게 되었다면 이는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신청인의 위계에 의한 것으로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대법원 2002. 9. 10. 선고 2002도2131 판결).
이 사건은 개인택시 면허를 받은 지 5년이 지나지 않아 원칙적으로 사업을 양도할 수 없는 사람들이, 질병이 있는 노숙자를 양도인인 것처럼 꾸며 병원에서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고 이를 소명자료로 양도·양수 인가를 신청한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행정청이 의사의 진단서를 믿고 인가한 것은 불충분한 심사가 아니라 신청인의 위계에 의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핵심은 행정청이 스스로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자료였다는 점입니다. 의학적 판단은 공무원이 대신할 수 없고, 허위 진단서는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어서 일반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이므로, 그것을 믿고 처분한 행정청에게 더 따져보지 않았다고 책임을 돌릴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예금잔액증명서나 법인 서류처럼 공적·전문적 기관이 발급해 신뢰성이 높은 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받아 제출한 사안도 같은 관점에서 판단됩니다.
공신력 있는 서류까지 갖춰 공무원을 속였다면, 공무원이 속은 것은 심사 부실이 아니라 신청인의 위계의 결과입니다.
3. 공무원이 확인을 소홀히 한 채 서류를 가볍게 믿고 허가했다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조사했다면 거짓임을 알 수 있었던 사안에서는 공무집행방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반대 방향의 법리도 확립되어 있습니다. 행정청은 신청사유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전제에서 허가 여부를 심사·결정하는 기관이므로,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허위 서류를 가볍게 믿고 처분했다면 그것은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고, 신청인의 위계가 결과를 만든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행정관청이 그러한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출원자가 제출한 허위의 출원사유나 허위의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인가 또는 허가를 하였다면 이는 행정관청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어서 출원자의 위계가 결과 발생의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없으므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도9590 판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허위의 소독작업결과서를 첨부해 수출식물검사신청서를 제출하고 수출검사합격증명서를 발급받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담당 공무원이 신청사유를 정당하게 조사했다면 허위임을 알 수 있었을 텐데 그 사실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채 가볍게 믿고 발급한 것이라면 공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여, 위계공무집행방해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실무에서는 무엇을 보게 될까요. 담당 공무원이 현장 확인이나 관계 기관 조회 같은 법령상 예정된 확인 절차를 실제로 거쳤는지, 제출된 서류만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는지, 아니면 간단한 조회만 했어도 허위임이 드러났을 사안이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이 부분은 서류 자체보다 심사 과정의 기록, 즉 접수·검토·현장 확인 내역에서 다투게 됩니다.
간단한 확인만으로 걸러질 수 있었던 허위라면, 속은 책임은 신청인이 아니라 심사를 소홀히 한 행정청 쪽에 있습니다.
4. 허가가 아닌 신고라면 원칙적으로 성립하지 않지만, 처벌은 다른 죄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고는 형식적 심사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위계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허가·인가와 달리 단순한 신고에 허위사실을 적거나 허위 자료를 첨부한 경우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0도7033 판결은, 관계 법령에 별도의 처벌규정이 있어 그것을 적용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일반적으로 허위 신고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신고는 행정청이 접수하고 형식적·절차적 요건만 확인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법령이 신고라는 용어를 쓰고 있어도 중대한 법률효과가 결부되어 있고, 행정청이 실질적·내용적 심사를 거쳐 수리 여부를 결정하도록 예정한 경우에는 사실상 허가 신청과 다를 바 없으므로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때에도 행정청이 충분히 확인했는데도 허위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경우여야 한다는 요건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렇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하지 않아도 허위 서류를 만든 과정에서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형법 제231조, 제234조, 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나 허위진단서 행사 같은 죄가 따로 성립할 수 있고, 각 개별 법령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계공무집행방해는 그중 하나의 입구일 뿐이며, 어떤 죄명으로 입건되었는지에 따라 방어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5.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심사 경위와 서류 출처를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허가 취소 처분이나 감사 결과를 계기로 한 관할 행정청의 고발 또는 수사 의뢰(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시·구청 소관 업무가 흔합니다) → ②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피의자 조사 → ③수원지방검찰청의 송치 후 처분 → ④기소 시 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행정청이 이미 허가를 취소했거나 영업 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린 상태라면 형사 절차와 행정 절차를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가 된 서류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누가 작성·발급했는지, 내가 허위임을 알고 낸 것인지부터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당시 행정청이 어떤 확인 절차를 거쳤는지, 현장 확인·관계 기관 조회·보완 요구가 있었는지 접수 및 처리 내역을 확인합니다.
허가를 받은 뒤 실제로 얻은 이익과 이후 시정·반환 조치 여부를 정리해 양형 자료로 준비합니다.
이 세 가지를 갖춰 두면 허위성 인식 여부와 심사 부실 여부라는 두 쟁점을 모두 다툴 수 있고, 불가피하게 처벌이 문제 되더라도 죄명과 양형을 낮추는 방향의 대응이 가능합니다.
마치며
서류를 낸 것은 사실이니 어차피 처벌받을 것이라는 생각, 혹은 공무원이 허가해 줬으니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허가를 받은 신청인 입장에서는 서류가 허위라는 점을 인식했는지, 그 서류가 행정청이 확인할 수 있는 성격이었는지가 쟁점입니다. 초기 진술이 이 두 가지를 그대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굳어지면 이후 바로잡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허가를 내준 쪽에서 책임을 추궁당하는 입장에서도 “서류를 믿었을 뿐”이라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심사를 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인허가 서류와 관련된 사건에서 신청인 쪽과 이를 다루는 쪽 사정을 모두 접해온 변호사로서, 같은 서류라도 심사 기록 하나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허위 서류를 제출했지만 허가는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위계공무집행방해인가요?
A. 허가가 나지 않았더라도 서류 제출로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는지가 문제 됩니다. 다만 행정청이 허위임을 발견해 정상적으로 반려한 경우에는 위계로 인한 방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때는 위조·행사 등 다른 죄명이 더 중심이 됩니다.
Q. 공무원이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무죄인가요?
A. 위계공무집행방해에 한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대법원은 행정청이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가볍게 믿고 허가한 경우 위계가 결과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위조·행사나 개별 법령상 부정 취득 처벌 규정은 별개로 판단됩니다.
Q. 의사 진단서나 공적 기관 증명서를 허위로 받아 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행정청이 스스로 검증하기 어려운 공신력 있는 자료를 믿고 처분한 사안은 심사가 충분했다고 보아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인정될 위험이 큽니다. 개인택시 양도·양수 허위 진단서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Q. 허가가 아니라 신고만 한 경우도 처벌되나요?
A. 단순 신고는 위계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다만 신고에 중대한 법률효과가 있고 행정청이 실질 심사를 하도록 정해진 경우는 예외이고, 각 개별 법령의 처벌 규정은 별도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허가가 취소되었는데 형사처벌까지 받나요?
A.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허가 취소와 별도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행정 쟁송과 형사 대응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허위성에 대한 인식 여부와 행정청의 심사 경위가 초기 진술에서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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