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술에 취한 사람이나 흥분한 보호자가 출동한 119 구급대원에게 욕설을 하고 몸을 밀치거나 때리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수사기관도 이를 엄정하게 다루는 추세입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구급대원은 그냥 공무원 아닌가, 공무집행방해로 벌금 조금 나오겠지”, “술에 취해 기억도 안 나는데 밀친 정도로 큰일이야 되겠느냐”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환 통보를 받고 보니 적용된 법이 형법이 아니라 소방기본법이었고, 벌금 상한이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급대원 폭행은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와 소방기본법·응급의료법의 특별 처벌 규정이 함께 맞물리는 영역이며,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폭행했느냐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갈립니다. 특히 상해가 발생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들었다면 처벌 수위는 크게 올라갑니다.
아래에서는 구급대원을 폭행했을 때 공무집행방해보다 실제로 더 무거워지는 경우가 언제인지, 그리고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구급대원 폭행에는 형법 제136조 외에 소방기본법이 먼저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급대원은 공무원이면서 소방대원이므로, 두 법의 적용을 모두 따져야 합니다.
119구급대는 소방공무원으로 편성된 조직이므로 구급대원은 형법 제136조의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해당합니다. 형법 제136조 제1항은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급대원은 소방기본법상 ‘소방대원’이기도 합니다. 소방기본법 제16조 제2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출동한 소방대의 소방활동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제50조 제1호 다목은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하여 화재진압·인명구조 또는 구급활동을 방해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실무에서는 구급대원 폭행 사건에 이 조항이 먼저 의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폭행이 ‘직무집행 중’ 또는 직무집행과 밀접하게 이어진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구급대원이 환자를 처치하거나 이송 중이었다면 직무집행성은 쉽게 인정됩니다. 폭행도 반드시 신체에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신체에 대한 직접 또는 간접의 유형력 행사면 족하다고 보기 때문에 멱살을 잡거나 밀치는 정도도 충분히 폭행입니다.
구급대원 폭행은 형법과 소방기본법이 동시에 문제되므로, 어느 법으로 의율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2. 법정형을 비교하면 소방기본법은 벌금 상한이 5배 높습니다
징역 상한은 같지만 벌금 상한은 1천만원과 5천만원으로 크게 차이가 납니다.
소방기본법 제50조 본문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6조제2항을 위반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 … 다.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하여 화재진압·인명구조 또는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소방기본법 제50조 제1호 다목).
정리하면 징역형은 두 법 모두 5년 이하로 같지만, 벌금은 형법 제136조가 1천만원 이하인 데 비해 소방기본법 제50조는 5천만원 이하입니다. 그래서 “공무집행방해보다 무겁냐”는 질문에는, 벌금형을 기준으로 보면 무겁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방기본법 제50조 제1호 가목·나목은 위력으로 구급활동을 방해하거나 출동·출입을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까지 처벌 범위에 넣고 있어 처벌 대상이 더 넓습니다.
다만 같은 행위가 두 법에 동시에 해당할 때 어떻게 처리되는지, 즉 특별법 우선으로 한 법만 적용되는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사건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3. 이송 중이거나 응급실에서 폭행했다면 응급의료법이 더해집니다
응급의료법은 구급차 안과 응급실에서의 폭행을 별도로 규율합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와 구급차등의 응급환자에 대한 상담·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고, 제60조 제2항 제1호는 이를 위반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구급대원은 응급구조사 자격을 가진 경우가 많아 환자 이송 중 구급차 안에서 폭행했다면 이 조항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더 무거운 규정은 제60조 제1항입니다. 의료기관의 응급실(응급실 외의 장소에서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를 실시하는 경우 그 장소 포함)에서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폭행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 중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가중 규정의 장소가 ‘응급실’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구급대원이 처치하던 중 폭행한 경우에는 곧바로 이 조항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방기본법, 형법 제257조의 상해 등이 함께 문제됩니다. 또한 응급환자를 이송해 응급실에 도착한 뒤 폭행이 이어졌다면 장소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적용 법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폭행 장소가 현장인지, 구급차 안인지, 응급실인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달라집니다.
4. 상해를 입히거나 위험한 물건을 들었다면 형량이 크게 올라갑니다
폭행이 상해로 이어지면 형법상 상해죄가 별도로 문제됩니다.
구급대원이 넘어지거나 맞아서 다쳤다면 형법 제257조 제1항 상해죄가 문제됩니다.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고, 소방기본법 위반과 함께 하나의 행위로 여러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 관계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으로 처벌합니다.
위험한 물건을 들었다면 형량은 더 올라갑니다. 형법 제144조 제1항은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공무집행방해죄를 범한 경우를 특수공무집행방해로 보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하고, 그로 인해 상해에 이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합니다. 병이나 우산, 막대 같은 물건을 휘둘렀다면 이 조항이 적용될 가능성을 따져야 합니다.
술에 취했다는 사정은 책임을 면하는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경우를 벌하지 않고, 미약한 경우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지만, 스스로 음주해 그런 상태에 이르렀다면 위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아 감경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초범인지, 피해 대원과 합의했는지, 반성하고 있는지는 성립 여부가 아니라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5.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과 현장 영상 확인이 이후 처분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구급대원 폭행 사건은 통상 ①현장 출동 경찰 또는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현행범 체포 또는 입건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구급대원은 활동 장면이 구급 차량 내 영상이나 현장 촬영물로 남는 경우가 많아, 사실관계를 부인하기 어려운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당시 상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누가 먼저 접촉했는지, 구급대원의 처치가 어떤 단계였는지, 내 행동이 단순한 저항이었는지 폭행이었는지를 구분합니다.
음주 정도, 약물 복용, 복용 중인 질환 등 사건 당시 판단 능력에 영향을 준 사정이 있다면 진료기록과 처방 내역으로 객관적으로 정리합니다.
피해 대원이 입은 상해가 있는지 진단서 유무를 확인하고, 합의 가능성이 있다면 소속 소방서 절차를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변호인과 상의합니다.
이처럼 자료를 갖추고 조사에 임하면 적용 법조와 양형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구급대원 폭행 사건은 “내가 환자였고 정신이 없었다”는 사정 때문에 사안을 가볍게 보다가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 입장에서는 진단서, 현장 영상, 동료 대원의 진술이 쌓일수록 처벌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고 피해를 회복하기 쉬워집니다.
반대로 폭행 혐의를 받는 입장에서도 “공무집행방해니까 벌금 몇백만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법조가 적용되는지, 상해가 있는지, 위험한 물건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형사 사건에서 폭행·상해와 공무집행 관련 사건을 의뢰인 양쪽의 시각에서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처분이 걱정된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금 단계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술에 취해 기억이 없는데 구급대원을 밀친 것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밀치는 행위도 폭행에 해당하며, 음주로 인한 기억 상실만으로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심신미약이 인정되는지는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공무집행방해와 소방기본법 위반 중 어느 법이 적용되나요?
A.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다르지만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은 소방기본법 제50조로 의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징역 상한은 같고 벌금 상한은 소방기본법이 5천만원으로 더 높습니다.
Q. 구급차 안에서 보호자가 구급대원을 때렸다면요?
A. 응급의료법 제12조 제1항, 제60조 제2항 제1호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며, 상해가 발생하면 형법 상해죄도 함께 검토됩니다.
Q. 폭행이 아니라 욕설만 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욕설만으로는 폭행에 해당하지 않지만, 해악을 고지했다면 협박이 문제될 수 있고, 위력으로 구급활동을 방해했다면 소방기본법 제50조 제1호 가목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피해 구급대원과 합의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공무집행방해나 소방기본법 위반은 합의로 처벌이 사라지는 범죄가 아닙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적용 법조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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