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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사고 도주치상 구속, 채혈 위법으로 음주 혐의없음·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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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사고 도주치상 구속, 채혈 위법으로 음주 혐의없음·집행유예 

이정우 변호사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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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세 가지 혐의와 동종 전과, 그리고 구속

의뢰인은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하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하던 중 상대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상대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가 각 2주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의뢰인은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났고, 본인도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다친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병원에서는 호흡 측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간호사가 혈액을 채취했고, 그 결과는 면허취소 기준을 훨씬 넘는 수치였습니다.

의뢰인에게는 수년 전 같은 유형(음주·도주치상)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특가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사고후미조치까지 세 가지 혐의에 동종 전과가 겹치자 구속영장이 청구되었고, 영장실질심사 끝에 의뢰인은 구속되었습니다. 그대로 재판을 받으면 실형이 유력한 구조였습니다.

음주운전 혐의는 어떻게 빠졌나: 채혈 절차의 위법

수사 기록을 받아 가장 먼저 본 것은 채혈 경위였습니다. 혈액 채취는 신체에 대한 강제처분이므로 법원의 영장이나 감정처분허가장이 있어야 하고, 급박한 사정으로 먼저 채취했다면 사후에라도 영장을 받아야 합니다. 본인의 진정한 동의가 있는 경우가 예외인데, 이 사건에서는 사전 영장도 사후 영장도 없었습니다.

남는 것은 동의 여부였습니다. 기록에 채혈 동의 확인서가 있긴 했지만, 가족이 먼저 서명하고 의뢰인 본인의 서명과 무인은 한참 뒤에 추가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의뢰인은 갈비뼈 골절과 출혈로 의식이 또렷하지 않았고, 채혈 장면이 담긴 영상에서도 목 보호대를 찬 채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영장이나 감정처분허가장 없이 피의자의 신체에서 채취한 혈액을 분석한 혈중알코올농도 감정 결과는 증거능력이 없고, 사고로 의식을 잃은 운전자에게서 급히 채혈했더라도 사후에 압수영장을 받지 않으면 마찬가지입니다. 이 법리를 근거로 혈액과 감정서, 단속결과통보서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채혈에 대한 적법한 사전 동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영장도 없었으므로 감정 결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으며, 남은 진술과 신고 기록만으로는 혈중알코올농도를 특정할 수 없다고 보아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했습니다.

도주치상 재판에서 한 일

기소된 것은 도주치상과 사고후미조치 두 가지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구형하면서 불기소된 음주 사실을 함께 언급했습니다. 변호인은 변론요지서에서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사실을 양형에 반영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정리해, 재판부가 판단할 범위를 기소된 두 혐의로 한정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다음은 피해 회복이었습니다. 구속된 상태에서 가족의 도움으로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피해자 두 사람 모두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사고 차량 폐차, 재범 방지 교육 이수, 자필 반성문과 서약서, 가족과 직장 대표의 탄원서, 구속 이후 두 달 넘게 반성한 기간과 실형 시 생계가 불가능해지는 사정을 제출했습니다.

결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 당일 석방

법원은 신호위반 사고 뒤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점과 동종 전력을 불리한 사정으로 지적하면서도, 피해자들과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가 확인된 점, 구금 기간,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들을 참작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준법운전강의 80시간 수강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의뢰인은 선고 당일 석방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참고할 점

첫째, 음주 사고로 병원에 실려 간 뒤 채혈이 이루어진 사건이라면 채혈 절차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누가 언제 동의서에 서명했는지, 영장이나 사후영장이 있는지에 따라 음주 혐의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혐의 하나가 빠지면 나머지 사건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이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공소사실이 도주치상·사고후미조치로 한정된 것이었습니다.

셋째, 구속은 끝이 아닙니다. 구속 상태에서도 합의와 재범 방지 조치를 진행할 수 있고, 구금 기간 자체가 이미 처벌의 효과를 가진다는 점은 판결에 반영됩니다.

넷째, 동종 전과가 있는 도주치상 사건은 원칙적으로 실형 위험이 큽니다. 이 사건의 결과는 절차 위법이라는 특수한 사정과 완전한 피해 회복이 겹친 것이므로, 같은 유형이라고 해서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위 사례는 해당 사건의 개별 결과이며, 유사한 사건이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 사건은 전 소속 법무법인 재직 당시 담당변호사로 수행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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