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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녹음 기준과 증거능력, 공개 시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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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녹음 기준과 증거능력, 공개 시 주의사항 

조재황 변호사

💡 혹시 이런 상황이신가요?

  • 상대방이 말을 바꿀까 걱정되어 대화를 몰래 녹음하셨나요?

  • 배우자나 직장 동료의 대화를 확인하려고 녹음기를 두는 방법을 고민하고 계신가요?

  •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출하거나 온라인에 공개해도 되는지 궁금하신가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입니다.

금전거래나 직장 내 갈등, 이혼 문제처럼 당사자의 말이 중요한 사건에서는 녹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대화 내용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지만, 녹음한 방법에 따라 오히려 형사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녹음한 사람이 그 대화에 참여했는지입니다.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녹음이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어떠한 녹음행위가 허용되는지,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공개해도 되는지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자신이 참여한 대화와 타인 간 대화는 다릅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①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

조문에서 주의해서 볼 부분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입니다. 자신이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녹음하는 경우와, 자신이 참여하지 않은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경우는 구분됩니다.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들 간의 발언을 녹음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이다.”

대법원은 세 사람이 함께 대화하는 자리에서 그중 한 사람이 대화를 녹음한 경우, 다른 두 사람의 발언이 녹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본인이 참석한 면담을 녹음하는 경우와 자리를 비운 뒤 녹음기를 남겨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수집하는 경우는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녹음 장소나 기기가 자신의 소유라는 이유만으로 허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집이나 차량에 녹음기를 두었더라도, 자신이 참여하지 않은 비공개 대화를 수집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 말을 적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화 참여자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대화할 때에는 한 사람이 주로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은 질문하거나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말한 분량만으로 대화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6404 판결]

“피고인 역시 피해자들과 함께 3인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의 한 당사자로 보일 뿐 그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

이 사건에서는 택시 운전기사가 승객들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며 대화를 이어간 사정 등이 문제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주로 질문하면서 들었고 발언 분량이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과 대화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가까운 자리에서 다른 사람의 대화를 들은 경우나 녹음 장치만 두고 다른 장소에 있었던 경우까지 대화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녹음자를 대화 상대방으로 인식했는지, 실제로 어떤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본인이 참여한 대화와 자리를 비운 뒤의 대화가 한 파일에 함께 담겼다면, 각 구간을 나누어 녹음 경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불법 녹음은 민사재판에서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재판에는 제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해 수집한 타인 간 대화 녹음에는 증거 사용을 제한하는 규정이 적용됩니다.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

“그 녹음한 파일이나 녹취록은 같은 법 제14조 제2항, 제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이 판결은 제3자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위법하게 녹음한 경우에 관한 것입니다. 배우자의 차량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 대화를 수집한 행위 등이 문제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민사소송에서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상대방의 잘못을 밝히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해서 녹음 방법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 판결이 위법하게 수집된 모든 종류의 자료를 민사재판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통신비밀보호법처럼 별도의 증거 사용 제한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한 것입니다. 이혼이나 손해배상 사건의 증거를 찾고 있다면, 녹음하기 전에 자신이 대화 당사자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녹음이 가능하더라도 공개는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대화 당사자가 녹음했다는 이유만으로 파일을 온라인에 게시하거나 여러 사람에게 전달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용과 공개 범위에 따라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앞서 본 2013도16404 판결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초상권 등의 부당한 침해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문제 될 수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녹음이나 공개가 특정 처벌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과 모든 책임이 없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증거 확보가 목적이라면 원본을 보관하고 수사나 재판에서 필요한 범위로 사용하는 방법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을 압박하려고 공개를 예고하거나 일부 대화만 잘라 배포하면 별도의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녹취록을 작성할 때에는 들리지 않는 부분을 임의로 채우거나 말의 순서를 바꾸지 않아야 합니다. 녹음 일시와 장소, 참여자, 녹음 경위도 함께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발췌본을 제출하더라도 전체 원본은 보관해야 합니다. 앞뒤 대화에 따라 발언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

녹음의 적법성을 판단할 때에는 자신이 대화에 참여했는지와 어떤 방법으로 녹음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타인 간의 비공개 대화를 몰래 수집하면 형사책임뿐 아니라 증거 사용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녹음한 뒤에는 원본을 보관하고, 제출이나 공개의 목적과 범위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핵심 요약

  • 자신이 참여한 대화의 녹음과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의 녹음은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타인 간 대화 녹음은 민사재판에서도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 녹음이 가능하더라도 외부 공개는 별도로 검토하고 원본과 녹음 경위를 보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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