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상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판매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던 판매원이 업무 중 사고를 당한 뒤 산재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불승인한 사건에서, 실질적인 근로자성을 인정받아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 사례입니다.
1. 사건의 개요와 핵심 쟁점
의뢰인은 판매업체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외부 판매행사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왔습니다.
의뢰인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고를 당해 상해를 입은 뒤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공단은 의뢰인이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적인 사업자 또는 자유직업자에 가깝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불승인하였습니다.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행정소송을 통해 처분의 취소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계약의 명칭이 ‘위탁판매계약’이고 고정급이 아닌 판매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는 사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업무관계를 기준으로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2. 이효정 변호사의 대응
의뢰인이 형식상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보다는 실제로 어떠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우선 판매 일정과 장소, 판매가격 등 주요 업무조건이 업체에 의해 정해졌고, 의뢰인이 이를 자유롭게 변경하거나 거부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의뢰인이 메신저 등을 통해 출근 여부와 근무상황을 보고하고, 판매현황과 재고내역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면서 업체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해 왔다는 점을 제시하였습니다.
아울러 판매행사가 없는 날에도 업체의 지시에 따라 재고정리나 다른 판매업무를 지원하였고, 판매에 필요한 주요 비용과 물품 역시 업체 측이 부담하거나 제공하였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의뢰인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계산과 위험 아래 사업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 업체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실질적인 근로자라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3. 사건의 결과
서울행정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의뢰인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근로자성 여부는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업무 일정과 장소, 판매조건 등이 업체에 의해 정해졌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지속적인 보고와 지시가 이루어졌으며, 판매에 필요한 주요 비용과 물품도 업체가 부담하였다는 점 등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또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고 판매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며, 사회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계약서상 ‘위탁’, ‘도급’, ‘프리랜서’ 등으로 정해져 있더라도 실제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근무조건 등에 실질적인 구속을 받았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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