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전세사기 수사가 이어지면서, 임대인이나 브로커뿐 아니라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까지 피의자로 입건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중개사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계약서만 써줬을 뿐이다”, “임대인이 한 말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 사기를 칠 생각은 없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형사 사건의 결론과는 별개로 구청의 행정처분 절차가 따로 진행되고, 그제서야 중개사무소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수사기관과 지자체는 전세사기 연루 중개사에 대해 형사처벌과 등록취소·자격취소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법은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 어떤 형이 확정되는지에 따라 처분의 종류와 강도를 달리 정하고 있어서,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아래에서는 전세사기에 연루된 공인중개사가 어떤 경우에 등록 또는 자격을 잃게 되는지, 그리고 처분 전에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공인중개사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등록취소는 형사재판과 별개의 행정처분으로 따로 진행됩니다
형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구청의 행정처분 절차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에 대한 제재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없애는 등록취소로, 공인중개사법 제38조에 따라 사무소 소재지의 등록관청(시장·군수·구청장)이 처분합니다. 다른 하나는 공인중개사 자격 자체를 없애는 자격취소로, 같은 법 제35조에 따라 시·도지사가 처분합니다.
두 처분은 형사재판과 별도의 절차입니다. 형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중개 과정에서 법을 어긴 사실이 확인되면, 등록관청은 업무정지나 등록취소 여부를 따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형사에서 무죄나 불기소를 받았더라도, 확인·설명의무 위반처럼 공인중개사법상 의무를 어긴 사실이 있다면 행정처분은 별개로 가능합니다.
그래서 “사기죄로 처벌받지 않았으니 등록은 괜찮다”거나, 반대로 “경찰 조사를 받는 순간 등록이 날아간다”는 생각은 모두 정확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실이 어느 처분의 사유가 되는지를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등록취소와 자격취소는 형사재판과 따로 움직이는 행정처분이며, 사유도 각각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2. 중개 과정의 위법행위는 사기 유죄 없이도 처분 사유가 됩니다
거짓된 언행으로 판단을 그르친 중개행위는 그 자체로 금지행위입니다.
전세사기 연루 중개사에게 가장 먼저 문제되는 조문은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4호입니다.
해당 중개대상물의 거래상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 그 밖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4호)
예컨대 선순위 근저당이나 임대인의 세금 체납, 시세를 넘는 보증금 구조를 알면서도 “문제없는 집”이라고 안내했다면 이 조항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형사적으로는 제49조 제1항 제10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고, 행정적으로는 제38조 제2항 제9호에 따라 등록관청이 등록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사기 고의까지 인정되지 않더라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의무(제25조)를 지키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등기사항증명서 등 근거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설명했거나, 확인·설명서를 교부·보존하지 않았다면 개업공인중개사는 제39조에 따라 6개월 범위의 업무정지 대상이 되고, 소속공인중개사는 제36조에 따라 6개월 범위의 자격정지 대상이 됩니다. 이 두 처분은 등록취소보다 가볍지만, 최근 1년 안에 업무정지가 반복되면 제38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등록취소로 올라갈 수 있어 가볍게 넘길 수 없습니다.
사기 유죄 없이도 거짓 설명이나 확인·설명의무 위반만으로 업무정지에서 등록취소까지 처분이 가능합니다.
3. 사기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등록·자격이 사실상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실형은 물론 집행유예만 받아도 자격취소와 등록취소가 의무가 됩니다.
전세사기에서 중개사가 임대인이나 브로커와 함께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고 인정되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때 공인중개사법의 처분 규정이 맞물립니다.
시·도지사는 공인중개사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자격을 취소하여야 한다. … 4. 이 법 또는 공인중개사의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 제114조, 제231조, 제234조, 제347조, 제355조 또는 제356조를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를 포함한다)을 선고받은 경우(공인중개사법 제35조 제1항 제4호)
조문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직무와 관련된 사기(제347조)가 명시되어 있다는 점, 둘째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도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벌금형으로 끝나면 이 조항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징역형이나 금고형이 선고되면 집행유예라도 시·도지사는 “취소할 수 있다”가 아니라 “취소하여야 한다”는 기속 규정에 따라야 합니다.
등록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제10조 제1항 제4호·제5호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고 집행이 끝난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받고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을 결격사유로 정하고, 제38조 제1항 제3호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이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되면 등록관청이 등록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사기죄로 징역형 집행유예만 받아도 자격취소와 등록취소가 함께 따라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기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집행유예라도 자격취소·등록취소가 재량이 아닌 의무로 바뀝니다.
4. 취소되면 3년간 다시 개업할 수 없고, 손해배상 책임은 그대로 남습니다
처분의 결과는 취소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재개업 제한과 민사책임으로 이어집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이 제35조 제1항에 따라 취소되면 제10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취소 후 3년이 지나기 전까지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할 수 없습니다. 제33조 위반이나 거래계약서 허위 작성 등으로 등록이 취소된 경우도 같은 3년의 결격기간이 걸립니다(제10조 제1항 제8호). 이 결격사유가 있으면 다른 중개사무소의 소속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으로 일하는 것도 막힙니다(제10조 제2항).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이 끝나도 민사책임은 별개입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은 개업공인중개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면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이에 대비해 보증보험이나 공제 가입, 공탁을 의무로 정합니다. 따라서 전세보증금을 잃은 임차인은 임대인뿐 아니라 중개사와 그 보증기관을 상대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처분이 이미 이루어진 뒤에는 배상 협상에서 중개사의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처분 단계에서의 방어가 민사 결과까지 좌우합니다.
다만 처벌이나 처분의 수위는 연루 경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임대인의 기망에 중개사 자신이 속았는지, 위험을 알고도 계약을 성사시켰는지에 따라 사기 고의 인정 여부가 갈리고, 반환·합의 여부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등록이 취소되면 3년간 개업이 막히고, 임차인의 손해배상 청구는 처분과 별개로 계속됩니다.
5. 입건부터 처분까지 절차를 알고 단계마다 대응해야 합니다
형사 단계의 진술과 자료가 행정처분 청문 단계의 방어 자료가 됩니다.
전세사기 연루 중개사 사건은 통상 ①피해 임차인의 고소 또는 수사기관 인지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무소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되고, 이와 별도로 등록관청이 위반 사실을 확인해 행정처분 절차를 엽니다. 제38조 제1항 제3호를 포함한 취소 사유는 등록관청이 청문을 실시해야 하므로(제38조 제3항), 처분 전에 의견을 낼 기회가 있습니다. 자격취소도 청문을 거칩니다(제35조 제2항).
피의자 신분이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당 계약의 확인·설명서, 거래계약서, 제시한 등기사항증명서와 건축물대장 등 설명 근거자료를 보존본까지 확보해 설명의무를 이행한 증거부터 정리합니다.
임대인·브로커와 주고받은 문자와 통화 기록으로 선순위 권리나 체납 사실을 알았는지, 아니면 속았는지 시점별로 정리합니다.
수수료 내역을 확인해 법정 보수(제32조)를 넘는 금품을 받았는지, 임대인 측과 별도 대가가 오갔는지 점검합니다.
이 자료는 형사 단계의 사기 고의 부인과 행정 청문 단계의 감경 주장 모두에 쓰이므로, 수사 초기부터 형사와 행정 대응을 함께 설계해야 처분을 낮출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전세사기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중개사분들은 “나도 피해자인데”라는 억울함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개사 입장에서는 사기 고의가 없었다는 점뿐 아니라, 확인·설명의무를 실제로 이행했다는 자료를 갖추는 것이 먼저입니다. 설명서와 근거자료, 대화 기록이 형사와 행정 양쪽의 방어선이 됩니다.
반대로 전세보증금을 잃은 임차인 입장에서는 중개사의 설명 내용과 근거자료 제시 여부가 손해배상과 고소의 핵심 증거가 되므로, 계약 당시의 문자와 서류를 반드시 보관해야 합니다.
저는 전세·사기 사건에서 중개사 측과 피해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에 따라 형사 결과도 행정처분도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처분이 확정되기 전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기죄 유죄가 아니라 벌금형만 받아도 등록이 취소되나요?
A. 사기죄로 벌금형만 받았다면 제35조 제1항 제4호의 “금고 이상의 형”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중개 과정의 위법행위가 별도로 인정되면 업무정지나 등록취소가 따로 가능합니다.
Q. 집행유예를 받으면 등록이 유지될 수 있나요?
A. 사기죄로 집행유예를 받아도 제35조 제1항 제4호의 자격취소 사유에 포함됩니다. 유예기간 중에는 제10조 제1항 제5호의 결격사유에도 해당하므로 유지는 매우 어렵습니다.
Q. 수사만 받고 있는데 벌써 등록이 취소될 수 있나요?
A. 입건만으로 자동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형사와 별개로 등록관청이 제33조 위반 사실이나 설명의무 위반을 확인하면 청문을 거쳐 업무정지나 등록취소를 할 수 있습니다.
Q. 임대인에게 속았다면 처벌과 처분을 피할 수 있나요?
A. 사기 고의가 없었다면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인·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그 부분은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 사유로 남을 수 있으므로 설명 근거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Q. 등록이 취소되면 다른 사무소에서 일할 수 있나요?
A. 자격취소 후 3년이 지나기 전에는 개설등록뿐 아니라 소속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으로 일하는 것도 막힙니다(제10조 제1항 제6호, 제2항). 등록취소의 경우도 사유에 따라 3년의 결격기간이 적용됩니다.
Q. 청문 절차에서 무엇을 주장할 수 있나요?
A. 위반 사실의 존부, 고의·과실의 정도, 피해 회복 노력, 확인·설명 이행 자료 등을 제출해 처분 수위를 다툴 수 있습니다. 필수 취소 사유가 아닌 경우에는 감경 여지가 있어 초기 자료 준비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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