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된 임대인이 사기 혐의로 고소되고, 수사를 거쳐 기소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대인분들 중 상당수는 “돈이 없어서 못 돌려준 것이지 속인 건 아니다”, “다음 세입자 보증금이 들어오면 바로 돌려줄 생각이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기소장을 받아 보면 공소사실에는 ‘처음부터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취지의 기망이 적혀 있고, 피해 세입자가 여러 명이면 사건 전체가 한꺼번에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법원은 전세사기 사건을 피해 규모와 피해 회복 여부 중심으로 엄정하게 양형하는 흐름이고,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까지 적용되어 집행유예 가능성 자체가 크게 줄어듭니다.
아래에서는 전세사기로 기소된 임대인에게 어떤 법정형이 적용되는지, 형량을 가르는 요소는 무엇인지, 기소 이후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전세사기 임대인은 사기죄로 처벌받고, 법정형이 매우 무겁습니다
전세사기라는 별도 죄명은 없고, 형법상 사기죄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흔히 ‘전세사기’라고 부르지만 형법에 그런 이름의 범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차계약을 맺으면서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이를 숨기거나 거짓말로 세입자를 믿게 하여 보증금을 받았다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문제됩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2025년 말 개정으로 이전보다 상한이 크게 올라, 전세사기 사건에서도 벌금형으로 끝나기보다 징역형이 기본이 되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 유형은 대체로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선순위 근저당이나 선순위 임차보증금을 숨기고 계약하는 경우, 둘째, 매매가보다 보증금이 높거나 비슷한 이른바 깡통 구조에서 보증금으로 다른 집을 사들이는 이른바 갭투자를 반복하는 경우, 셋째, 신탁등기나 소유권 이전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약하는 경우입니다.
전세사기도 결국 형법상 사기죄이고, 법정형 상한은 징역 20년입니다.
2. 보증금을 못 돌려준 것만으로는 사기가 아니고, 계약 당시의 기망이 핵심입니다
유죄와 무죄는 ‘돌려주지 못했다’가 아니라 ‘계약할 때 돌려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에서 갈립니다.
임대차 보증금을 만기에 돌려주지 못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민사상 채무불이행입니다. 이것이 사기죄가 되려면 계약을 맺던 시점에 이미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그 사실을 세입자에게 숨겼다는 기망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법원이 보는 사정은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계약 당시 건물의 시세 대비 근저당 채권최고액과 선순위 보증금의 합계, 임대인의 다른 채무와 연체 상황, 보증금을 실제로 어디에 썼는지, 세입자가 확인을 요청했을 때 어떻게 답했는지 등입니다. 같은 시기에 여러 세대와 계약을 맺으면서 새 보증금으로 이전 보증금을 돌려막은 정황이 있으면 반환 능력이 없었다는 쪽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종전 규정은 개정되어, 현행 형법 제347조 제1항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다(형법 제347조 제1항, 2025. 12. 23. 개정, 2026. 3. 12. 시행).
사기죄는 고의가 있어야 성립하고, 고의는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합니다.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는 주장은 그 믿음이 계약 당시의 객관적 자료, 예를 들어 매각 계획이나 대출 약정, 후속 임차인 확보 가능성에 의해 뒷받침될 때에만 받아들여집니다.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방어가 되기 어렵습니다.
사기죄의 성패는 만기 때의 사정이 아니라, 계약 당시 반환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3. 피해 세입자가 여러 명이면 경합범 가중과 특경법이 형량을 크게 끌어올립니다
세입자 한 명 한 명이 별개의 사기죄이고, 합산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법정형 자체가 달라집니다.
전세사기 사건은 피해자가 한 명인 경우가 오히려 드뭅니다. 세입자마다 계약과 기망이 따로 있으면 사기죄가 여러 개 성립하고, 이는 경합범으로 처리됩니다. 형법 제37조와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의 형을 기준으로 그 장기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어, 단일 사기보다 선고 가능한 형의 상한이 크게 올라갑니다.
여기에 이득액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됩니다. 편취한 보증금의 합계가 기준이 되고, 같은 방식으로 반복된 행위가 하나의 범의 아래 이뤄졌다고 보면 포괄일죄로 묶여 이득액이 합산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특경법이 적용되면 이득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징역과 함께 부과할 수 있다는 점도 짚어야 합니다. 또한 법정형의 하한이 3년 이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받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피해자가 늘고 이득액이 합산되어 5억원을 넘는 순간, 사건은 벌금이나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 구조로 바뀝니다.
4. 실제 선고 형량은 피해 규모보다 피해 회복 여부에서 크게 갈립니다
같은 이득액이라도 보증금을 돌려주었는지, 합의했는지에 따라 선고는 달라집니다.
법정형은 상한과 하한일 뿐이고, 실제 선고는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 조건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을 함께 고려해 정해집니다. 이득액이 클수록 기본 형량 구간이 올라가고, 피해자가 많거나 취약계층 피해자가 포함되거나 범행 수법이 계획적이면 가중 요소로 평가됩니다.
반대로 감경 요소는 대부분 피해 회복과 관련됩니다. 보증금 전액 또는 상당 부분을 반환했는지, 피해 세입자들과 합의가 이뤄졌는지, 처벌불원서를 받았는지, 부동산을 처분해 변제 계획을 이행했는지가 대표적입니다. 이득액이 같아도 피해 회복이 이뤄진 사건과 이뤄지지 않은 사건의 선고 결과는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다만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은 일부 합의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합의되지 않은 세입자의 피해액이 남아 있으면 그 부분이 그대로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또한 초범인지 여부, 범행 후 태도, 수사 협조 정도도 함께 참작되지만 이는 보조 요소에 그칩니다.
선고 형량은 이득액으로 출발해 피해 회복으로 조정되고, 합의와 변제가 늦어질수록 선택지는 줄어듭니다.
5. 기소된 뒤에는 이렇게 절차가 진행되고, 준비는 첫 재판 전에 끝내야 합니다
공판 시작 전에 변제 계획과 소명 자료를 갖춰야 양형 단계에서 쓸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물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고소 접수 및 피의자 조사 → ②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보완수사 → ③공소 제기 → ④법원(수원지방법원)의 공판과 선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자가 많고 이득액이 큰 사건은 도망이나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소된 이후에는 공소사실의 기망 부분을 다툴 것인지, 혐의는 인정하되 양형으로 다툴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이 선택에 따라 준비할 자료가 전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소장의 피해자별 계약일·보증금·기망 내용을 대조해, 계약 당시 시세와 선순위 채권 자료로 반환 능력이 있었는지부터 정리합니다.
피해 세입자별 반환 가능 금액과 시기를 계산하고, 부동산 처분·대출 등 실제로 이행 가능한 변제 계획을 세웁니다.
합의가 이뤄진 피해자는 처벌불원서와 공탁 자료를 갖추고, 합의가 안 된 피해자는 형사공탁 등 대안을 검토해 재판부에 제출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건 초기부터 대응한다면, 피해자들의 배상명령 신청까지 고려한 합의와 변제 계획을 세워 양형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임대인분들은 “돈을 마련하면 해결된다”는 생각 때문에 형사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소가 접수되고 기소가 이뤄진 뒤에는 변제 시기와 방식 자체가 양형 자료로 평가됩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 입장에서는 형사 절차와 별개로 임차권등기, 경매 배당 같은 민사 절차를 서둘러야 실제 회수가 가능합니다. 반대로 사기 혐의를 받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모든 보증금 미반환이 사기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며, 계약 당시 사정을 구체적으로 소명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임대차 보증금 분쟁에서 임대인 쪽과 세입자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 당시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기소 여부와 형량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택지가 남아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증금을 못 돌려줬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로 기소되나요?
A. 아닙니다. 보증금 미반환은 원칙적으로 민사 문제이고, 계약 당시 반환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는 기망이 인정될 때 사기죄가 됩니다. 다만 선순위 채권을 숨기거나 돌려막기가 확인되면 기망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Q. 전세사기로 기소되면 최대 몇 년까지 선고될 수 있나요?
A. 사기죄 법정형은 20년 이하 징역이고, 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경합범 가중으로 상한이 더 올라갑니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특경법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도 가능합니다.
Q. 이득액이 얼마부터 집행유예가 어려워지나요?
A. 합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법정형 하한이 되어 집행유예를 받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5억원 미만이라도 피해자가 많거나 피해 회복이 없으면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기소된 뒤에 보증금을 전부 돌려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사기죄는 기망으로 보증금을 받은 시점에 성립하므로 사후 반환이 곧바로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액 반환과 합의는 양형에서 가장 크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피해 세입자 일부와만 합의해도 효과가 있나요?
A. 합의된 부분은 유리하게 참작되지만, 합의되지 않은 피해액이 남아 있으면 그 부분은 불리한 요소로 남습니다. 최대한 많은 피해자와 변제 계획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고소를 당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피의자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계약 당시의 사정을 어떻게 설명했는지가 이후 기망 인정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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