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부탁으로 진단서를 부풀려 준 의사도 처벌되나요
환자 부탁으로 진단서를 부풀려 준 의사도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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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부탁으로 진단서를 부풀려 준 의사도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교통사고나 직장 내 분쟁,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진단서를 좀 넉넉하게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의사분들의 상담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의사분들은 “환자가 아프다고 하니 그 정도는 써 줄 수 있다”, “전치 주수는 어차피 의사 재량이다”라고 생각하시고, 부탁한 환자분들은 “진단서는 병원이 쓴 것이니 나는 책임이 없다”, “보험사에 내기만 했을 뿐이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험사나 수사기관이 진료기록과 진단서를 대조하기 시작하면, 의사는 허위진단서 작성으로, 환자는 그 교사와 행사, 나아가 사기로 함께 수사를 받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수사 실무는 진단서 내용이 실제 진찰 결과와 의학적 판단에서 벗어났는지, 그리고 작성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진료기록부와 영상 자료를 통해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환자 부탁이 있었다는 사정은 의사의 책임을 없애주지 않으며, 부탁한 환자 역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환자 부탁으로 진단서를 부풀려 작성한 의사가 어떤 근거로 처벌되는지, 부탁한 환자는 어떤 책임을 지는지, 그리고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환자 부탁이 있었더라도 허위진단서를 작성한 의사는 처벌됩니다

부탁을 받았다는 사정은 의사의 형사책임을 덜어주는 사유가 아닙니다.

형법 제233조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또는 조산사가 진단서, 검안서 또는 생사에 관한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하면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죄는 작성자가 의료인이어야 성립하는 신분범이고, 진단서를 실제로 작성하는 사람이 의사이므로 환자가 부탁했는지와 관계없이 작성 행위 자체의 책임은 의사에게 있습니다.

여기서 ‘허위’란 진단서에 적힌 내용이 의사가 실제로 진찰한 결과와 의학적 판단에 어긋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2주 정도 치료가 필요한 염좌인데 환자가 합의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전치 6주’로 적어 주거나, 통증이 사라진 환자에게 계속 치료가 필요한 것처럼 기재하거나, 진찰하지 않은 질병명을 적어 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반대로 같은 소견을 두고 의사마다 전치 기간을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는 의학적 견해 차이일 뿐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요건은 고의입니다. 진단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서 작성해야 처벌되므로, 단순한 판단 착오나 과실로 잘못 기재한 경우에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사에서는 부탁이 있었는지, 의사가 어떤 진찰·검사를 했는지, 진료기록부에는 무엇이 적혀 있는지를 비교해 ‘알고 부풀렸는지’를 가려냅니다.

환자의 부탁은 허위진단서작성죄의 성립을 막지 못하고, 의사가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작성했다면 죄가 성립합니다.


2. 형량은 3년 이하 징역·금고, 7년 이하 자격정지, 3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벌금형으로 끝나느냐 실형·집행유예까지 가느냐에 따라 의사 면허의 운명이 갈립니다.

형법 제233조는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또는 조산사가 진단서, 검안서 또는 생사에 관한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7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233조).

법정형이 징역·금고·자격정지·벌금으로 선택형이어서, 실제 선고는 부풀린 정도, 환자가 얻은 이익, 반복성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한 번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짧게 부풀린 경우와, 보험금이나 합의금을 노린 환자들에게 계속 발급한 경우는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의사에게는 형량보다 의료법상 불이익이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료법 제8조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인 사람을 의료인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고, 제65조 제1항 제1호는 이런 사유에 해당하게 되면 보건복지부장관이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다시 말해 같은 허위진단서작성죄라도 벌금형에 그치면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지만, 징역·금고형의 집행유예만 받아도 면허 취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 초기에 선고 형의 종류를 어떻게 방어할지가 사건 전체의 핵심이 됩니다. 사실관계를 인정하더라도 부풀린 정도가 경미하고 환자에게 금전적 이익이 이전되지 않았다는 점, 반복이 아니라는 점,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벌금형 선택에 영향을 주는 사정입니다.

허위진단서작성죄의 결과는 형의 종류에 따라 갈리고, 징역·금고형이 확정되면 의사 면허까지 위협받습니다.


3. 부풀려 달라고 부탁한 환자도 교사범이나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의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피할 수 없고, 형법 제33조가 신분 없는 사람의 가담을 처벌합니다.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나는 의사가 아니니 허위진단서작성죄와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형법 제33조는 신분이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에 신분 없는 사람이 가담한 경우에도 제30조부터 제32조까지의 규정, 즉 공동정범·교사범·방조범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신분이 있어야 성립되는 범죄에 신분 없는 사람이 가담한 경우에는 그 신분 없는 사람에게도 제30조부터 제32조까지의 규정을 적용한다(형법 제33조).

그래서 환자가 의사에게 “전치 몇 주로 써 달라”고 요구하고 의사가 그 부탁대로 작성했다면 환자는 허위진단서작성의 교사범이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1조 제1항에 따라 교사범은 죄를 실행한 사람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됩니다. 환자가 의사와 함께 증상을 의논해 내용을 정하고 진단서 발급을 주도한 경우에는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환자가 직접 허위 내용을 말하지 않았더라도 부풀려진 진단서임을 알면서 합의나 보험금 청구에 제출했다면, 형법 제234조에 따라 허위진단서행사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죄는 제233조의 죄로 만들어진 문서를 행사한 사람을 그 각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며, 작성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알고 제출하기만 해도 성립합니다. 다만 의사가 그 내용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을 환자가 알지 못했다면 행사죄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환자가 진단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알았는지가 수사의 핵심 쟁점입니다.

부탁한 환자는 교사범·공동정범·행사죄로 처벌될 수 있고, 다툼의 핵심은 환자가 허위임을 알았는지입니다.


4. 부풀린 진단서로 보험금이나 합의금을 받았다면 사기죄까지 문제됩니다

진단서가 금전 이익으로 이어지는 순간 형사책임이 허위진단서에서 사기로 확장됩니다.

부풀린 진단서를 만드는 이유는 대부분 금전적 이익입니다. 교통사고 상대방에게 받는 합의금이나 위자료, 상해보험·실손보험 보험금, 직장의 병가·산재 급여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이익을 얻기 위해 허위 진단서를 제출했다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문제되고,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에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8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보험회사는 같은 법 제4조에 따라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경우 금융위원회에 보고할 수 있고, 보험사의 자체 조사 단계에서 진단서의 전치 기간과 진료기록 사이의 불일치가 발견되면 곧바로 수사기관에 고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의사의 지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환자가 보험금을 편취할 목적임을 알면서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준 의사는 허위진단서작성죄 외에 사기죄 또는 보험사기죄의 방조범으로 함께 입건되기도 합니다. 의사에게 직접 금전이 전달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환자의 편취 행위를 쉽게 하는 행위로 평가되는 것입니다.

이득액이 클수록, 여러 차례 반복될수록 처벌 수위가 올라가고 합의 없이는 실형 가능성도 커집니다. 보험사나 합의 상대방에게 받은 금액을 반환하고 합의하는 절차는 양형에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허위진단서가 금전 이익으로 연결되면 사기죄·보험사기죄가 더해지고, 의사도 그 방조범으로 입건될 수 있습니다.


5. 수사는 진료기록 대조부터 시작되므로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진술을 하기 전에 진료기록부·영상자료·진단서 발급 경위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허위진단서 사건은 통상 ①보험회사의 자체 조사 또는 합의 상대방의 의심에서 시작되어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병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고발 접수 → ③의사와 환자 각각에 대한 피의자 조사 → ④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⑤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사기관은 흔히 제3의 전문의에게 진료기록과 영상 검사 자료를 보내 당시 의학적 소견상 진단서에 적힌 기간·병명이 합리적 범위인지 감정을 의뢰합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부탁받은 사실이나 진단서 내용을 두고 경솔하게 진술하는 일입니다. 의사는 “환자 사정을 고려해 조금 길게 썼다”는 말 한마디가 곧 허위 인식의 자백이 될 수 있고, 환자는 “병원이 알아서 써 줬다”는 진술이 의사 진술과 어긋나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구도로 비칩니다. 아래 순서로 먼저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진료기록부, 검사 결과, 영상 자료에 당시 어떤 소견이 기록되어 있고, 진단서 내용과 어떤 부분이 다른지부터 대조합니다.

  2. 진단서 발급을 요청한 메시지, 통화 기록, 진료실 대화 등에서 환자의 부탁이 어느 정도였는지, 의사가 어떤 설명을 했는지 정리합니다.

  3. 진단서가 실제로 제출된 곳(보험사·합의 상대방·직장 등)과 그로 인해 오간 금액을 파악해 반환·합의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사건 초기부터 의사와 환자의 이해관계가 갈릴 수 있으므로, 각자의 입장에서 따로 대응 전략을 세우고 양쪽 진술이 충돌하지 않도록 정리하는 것이 벌금형 방어와 면허 보호에 중요합니다.


마치며

환자와의 관계 때문에, 혹은 단골이라는 부담 때문에 가볍게 해 준 진단서 한 장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락을 받고도 “별일 아니겠지” 하며 대응이 늦어지곤 합니다.

진단서를 작성해 준 의사 입장에서는 형량 못지않게 의사 면허가 걸려 있으므로, 어떤 형이 선고되느냐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합니다. 반대로 진단서를 부탁했거나 제출한 환자 입장에서도 “병원이 쓴 것”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부풀려졌다는 점을 알았는지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병원·의료인 측과 진단서를 활용한 보험금·합의금 청구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진단서를 두고도 사실관계 정리와 진술 방향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보험사의 확인 연락을 받으셨다면, 그때가 진술 방향을 정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입니다. 그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환자가 간곡하게 부탁해서 어쩔 수 없이 써 줬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부탁을 받았다는 사정은 작성 책임을 덜어주지 못하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알면서 작성했다면 허위진단서작성죄가 성립합니다. 다만 경위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전치 기간은 의사 재량인데 몇 주 더 쓴 것도 허위인가요?

A. 의학적으로 합리적인 견해 차이 범위라면 허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진찰 결과와 명백히 어긋나는 기간을 알고도 적었다면 허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진단서를 부탁만 했을 뿐 제가 쓴 것은 아닌데 환자도 처벌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3조에 따라 의사가 아니어도 교사범이나 공동정범이 될 수 있고, 허위인 줄 알면서 제출했다면 제234조의 행사죄도 문제됩니다.

Q. 보험금을 아직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허위진단서작성죄·행사죄는 보험금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합니다. 다만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면 사기·보험사기는 미수 여부와 청구 경위에 따라 따로 판단됩니다.

Q. 벌금형만 받으면 의사 면허에는 문제가 없나요?

A. 의료법 제8조의 결격사유는 금고 이상의 형을 전제로 하므로 벌금형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징역·금고형의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받으면 면허 취소 가능성이 생깁니다.

Q. 보험사에서 진단서 관련 확인 연락이 왔는데 어떻게 하나요?

A. 진료기록과 진단서 발급 경위를 정리하기 전에는 구체적인 진술을 삼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단계의 진술이 이후 수사 기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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