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여러 매장을 관리하는 회사원이었습니다. 어느 날 의뢰인은 매장 관계자와 저녁 술자리를 가졌고, 이 자리에 다른 매장 관계자인 피해자도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많은 술을 마신 의뢰인은 술자리가 끝날 무렵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했습니다. 귀가하려는 피해자를 붙잡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생겼고, 두 사람이 함께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일행 사이에 다툼이 벌어져 누군가 경찰에 신고하였고, 의뢰인은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범죄입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어 직장생활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의뢰인은 만취로 당시 상황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다투기 어려웠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의뢰인에게 '추행의 고의', 즉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였습니다. 강제추행죄는 단순히 몸이 닿았다는 것만으로는 성립하지 않고, 그러한 의도 아래 행위에 나아갔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3. 변호인의 대응
①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객관적 자료와 관계자 진술로 복원하였습니다
변호인은 의뢰인과 함께 결제내역, 통화기록, 택시 이용내역 등을 바탕으로 술자리가 시작된 시점부터 귀가할 때까지의 경과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였습니다. 의뢰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은 동석자와 피해자가 사건 이후 의뢰인에게 들려준 내용으로 채웠습니다.
② 추행의 고의와 배치되는 정황을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
- 사건 장소는 행인이 오가는 큰길 위로, 추행을 시도할 만한 장소가 아니었다는 점
- 피해자 스스로도 '집에 간다고 하자 가지 말라고 붙잡는 과정에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 몸을 붙잡았다고 기억하고 있었다는 점
- 그날 술자리 내내, 그리고 그 전후로 의뢰인이 피해자에게 신체접촉을 시도한 일이 전혀 없었다는 점
즉 의뢰인의 신체접촉은 만취 상태에서 귀가하려는 피해자를 붙잡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점을 소명하였습니다.
③ 유사 사안의 무죄 판결을 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객관적으로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신체접촉이 있었더라도 그 경위에 비추어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판결들을 찾아 함께 제출하였습니다.
④ 진심 어린 사과로 피해자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혐의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의뢰인은 사건 다음 날부터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였습니다. 피해자도 평소 의뢰인의 성품을 알고 있었기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실수라고 받아들였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써 주었습니다. 변호인은 이를 의견서와 함께 제출하였습니다.
4. 결과
경찰은 의뢰인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하였습니다. 의견서를 제출한 지 약 3주 만이었습니다.
경찰은 결정 이유에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에서 비틀거리다 피해자에게 기대거나 신체를 스친 정도만으로는 추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고의가 당연히 추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변호인이 의견서에서 강조한 '추행의 고의 부존재'가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의뢰인은 전과나 신상정보 등록 없이 직장생활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5. 마치며
강제추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합의와 별개로,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인 정황으로 소명해야 혐의없음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면 불리할 수 있습니다. 조사 전에 남아 있는 자료로 당시 상황을 최대한 복원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슷한 일로 연락을 받으셨다면, 조사에 응하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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