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입회사가 제 차를 몰래 담보로 잡혔는데 배임인가요
지입회사가 제 차를 몰래 담보로 잡혔는데 배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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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지입회사가 제 차를 몰래 담보로 잡혔는데 배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화물차·버스·택배차량을 지입 형태로 운행하던 차주분들이, 어느 날 자동차등록원부를 떼어 보았다가 회사가 자기 차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차주분들은 “내 돈으로 산 내 차인데 설마 회사가 마음대로 담보를 잡겠느냐”, “지입료를 꼬박꼬박 냈으니 회사가 알아서 관리만 해주는 줄 알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회사가 자금난에 빠지면 차량 명의가 회사에 있다는 점을 이용해 차주 몰래 대출 담보로 돌리는 경우가 있고, 차주는 대출금이 연체되어 경매 통지를 받고서야 사태를 알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지입회사 운영자가 차주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를 사안별로 구분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같은 지입차량 담보 사건이라도 차량대금을 이미 완납했는지, 아직 할부가 남아 있는지에 따라 배임죄 성립 여부가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지입회사가 차주 몰래 차량을 담보로 잡았을 때 어떤 경우에 배임죄가 성립하는지, 그리고 차주가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대법원 판결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지입차량은 명의와 실질이 갈려 있어 분쟁이 생깁니다

등록원부상 소유자는 회사지만, 차량을 사고 운행비를 부담한 쪽은 차주입니다.

지입제는 차주가 차량을 직접 구입하되, 운송사업 허가를 가진 회사 명의로 등록해 영업하고 회사에는 월 지입료를 내는 구조입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영업용 번호판과 허가는 회사에 있기 때문에 이런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그 결과 자동차등록원부에는 회사가 소유자로 올라가 있고, 차주는 등록상 아무 권리자도 아닌 상태가 됩니다. 회사가 근저당권을 설정하려 해도 등록상으로는 소유자 본인이 담보를 제공하는 모양새라 금융기관이 막기 어렵고, 차주에게 통지될 절차도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내 차인데 회사가 몰래 담보를 잡았다”는 사건이 형사에서 문제될 때는, 결국 회사 운영자가 차주의 재산에 대해 어떤 지위에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소유 명의가 회사라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이 불가능해지는 것도, 곧바로 가능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등록 명의는 회사에 있어도, 형사 책임은 차주와 회사 사이의 실제 약정과 거래 경위로 판단됩니다.


2. 차량대금을 완납한 차주라면 몰래 담보를 잡은 것이 배임이 될 수 있습니다

지입회사 운영자는 별도 약정이 없어도 차주의 차량을 임의로 처분하지 않을 의무를 집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업무로서 이를 한 경우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지입회사 대표는 회사 업무로 차량을 관리하므로 업무상배임이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2021년 7월 지입회사 대표가 차주들의 동의 없이 지입차량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약 1억 800만원을 대출받은 사건에서, 원심의 무죄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차주들이 월 20만원 안팎의 지입료만 내고 차량에 대한 실질적 권리를 가진 사안에서, 별도의 특약이 없더라도 지입회사 운영자는 차주의 차량을 함부로 처분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고 본 것입니다.

지입회사 운영자는 지입차주와의 관계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입차주의 동의 없이 지입차량을 임의로 처분하지 않을 의무를 지므로, 이를 위반하여 차량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을 받은 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는 취지(대법원 2021년 7월 선고 판결).

즉 차주가 차량대금을 이미 모두 부담했고 회사는 명의와 관리만 맡은 지입이라면, 회사가 몰래 근저당권을 설정해 자기 운영자금을 마련한 행위는 차주의 재산을 담보 부담으로 위태롭게 한 것이므로 배임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나중에 대출금을 갚을 생각이었다는 사정은 이미 발생한 담보 부담의 손해를 지우지 못합니다.

차량대금을 완납한 지입차주의 차량에 몰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면, 지입회사 운영자는 업무상배임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3. 할부금이 남아 있었다면 배임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도 있습니다

할부대금을 완납하기 전의 차량은 차주의 실질적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이 부분입니다. 지입차주가 지입회사로부터 회사 소유 차량을 할부로 매수하면서 지입계약을 맺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할부대금을 모두 갚기 전까지 차량의 실질 소유가 차주에게 넘어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13000 판결은 이런 사안에서 할부금을 완납하기 전까지는 지입회사 운영자를 차주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업무상배임 성립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지입차주가 지입회사로부터 할부로 지입회사 소유의 자동차를 매수하면서 지입계약을 체결한 경우, 할부대금을 완납하기 전에는 지입회사 운영자가 지입차주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13000 판결).

따라서 내 차를 몰래 담보로 잡았다고 느끼더라도, 계약서상 할부금이 남아 있었다면 형사 고소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민사상으로는 지입계약 위반과 손해배상, 차량 인도·소유권 이전 청구의 길이 남아 있으므로, 형사만 보고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담보 설정이라도 할부금 완납 여부에 따라 배임 성립 여부가 갈립니다.


4. 배임 금액이 커지면 처벌 수위가 높아지고, 민사 책임은 별도로 남습니다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경법이 적용되어 형량 구간이 달라집니다.

업무상배임의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기준이 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지입회사가 여러 차주의 차량을 한꺼번에 담보로 잡아 대출을 받았다면, 차량별로 설정된 채권최고액이나 대출금이 합산되어 이득액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면 회사가 차주에게 피해를 변제하고 합의하거나 담보를 해지해 준 사정은 성립 여부와 별개로 양형에서 참작되는 요소입니다.

민사에서는 근저당권이 이미 설정되어 선의의 금융기관이 있는 경우 등록상 소유자가 회사라는 점 때문에 말소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과 담보 해지 이행 청구, 경매가 진행될 때의 대응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형사 처벌의 수위는 담보 규모로, 민사 회수는 근저당권의 효력과 경매 진행 여부로 갈립니다.


5. 확인부터 고소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자동차등록원부와 지입계약서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사건 방향을 결정합니다.

지입차량 담보 사건은 통상 ①자동차등록원부 발급으로 근저당권 설정 사실 확인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 ③고소인·피고소인 조사 후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 차량이 여러 대이고 대출액이 크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담보 설정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회사와 감정적으로 다투기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자동차등록원부(갑구·을구)를 발급받아 근저당권 설정일, 채권최고액, 채권자인 금융기관을 확인합니다.

  2. 지입계약서와 차량 매매·할부 약정서를 확인해 차량대금을 완납했는지, 소유권 이전 시기와 담보 제공 금지 조항이 있는지 살핍니다.

  3. 차량 구입대금 송금 내역과 지입료 납부 내역, 회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기록을 정리해 동의한 적이 없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입 관련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상의하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담보 해지·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지입차량 담보 문제는 “그래도 오래 같이 일한 회사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대출 연체로 경매가 시작되면 되돌리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차량을 담보로 잡힌 차주 입장에서는 감정적 주장보다 차량대금을 완납했는지, 어떤 자료로 동의가 없었음을 보일 수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한 가지 사실에 따라 형사 고소의 방향이 갈립니다.

반대로 담보 제공을 이유로 고소당한 지입회사 입장에서도 “명의가 우리 회사니까 괜찮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할부 약정의 내용, 실제 동의 여부, 변제 경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지입 관련 분쟁에서 차량을 맡긴 쪽과 회사를 운영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 한 줄과 할부 완납 여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입회사가 제 차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는데 무조건 배임인가요?

A. 아닙니다. 차량대금을 완납한 차주라면 배임이 인정될 수 있지만, 할부금이 남아 있었다면 대법원은 배임 성립을 부정한 바 있어 계약 내용이 중요합니다.

Q. 담보 설정 사실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A. 자동차등록원부(을구)에 근저당권 설정일과 채권최고액, 채권자가 기재됩니다. 관할 지자체나 정부24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Q. 회사가 대출금을 나중에 갚았다면 처벌을 피하나요?

A. 변제했다고 이미 성립한 배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담보 해지와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지입계약서에 담보 제공 금지 조항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은 차량대금을 완납한 지입차주의 경우 특약이 없어도 회사가 차량을 임의로 처분하지 않을 의무를 진다고 보았습니다. 조항 유무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를 함께 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수사 기록이 민사의 손해배상·담보 해지 청구에 입증자료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병행하는 전략이 유리합니다.

Q. 경매 통지를 받았는데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즉시 등록원부와 계약서, 송금 내역을 확보하고 변호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경매가 진행되면 회수가 어려워지므로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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