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 기본재산을 허가 없이 팔면 처벌되나요
공익법인 기본재산을 허가 없이 팔면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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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인 기본재산을 허가 없이 팔면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장학재단·학술재단 같은 공익법인의 이사장이나 이사가 법인 소유 건물·토지·예금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했다가, 주무관청 점검이나 내부 이사의 고발로 수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이사회에서 의결까지 했으니 문제없다”, “법인이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판 것이고 대금은 법인에 들어갔다”, “나중에 허가를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먼저 계약부터 진행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주무관청이 허가 여부를 확인하면, 이사회 의결도 매각대금의 법인 입금도 허가 없는 처분 자체를 정당화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익법인법은 기본재산의 매도·증여·임대·교환·용도변경·담보제공에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금을 법인 목적 외로 썼다면 업무상횡령·배임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공익법인 기본재산을 허가 없이 처분하면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 그리고 의심을 받게 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기본재산의 매도·담보제공은 주무관청의 허가 없이는 할 수 없습니다

정관에 기본재산으로 적힌 재산은 이사회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이 아닙니다.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공익법인의 재산을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으로 나누고, 기본재산은 그 목록과 평가액을 정관에 적도록 합니다. 공익법인이 정관에 적어둔 기본재산은 법인의 목적사업을 계속 수행하기 위한 밑천이므로, 일반 재산처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없도록 묶어둔 것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기본재산을 매도·증여·임대·교환하거나 용도변경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는 경우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 이상을 장기차입하는 경우, 기본재산을 보통재산으로 편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매뿐 아니라 근저당 설정, 장기 임대처럼 겉으로는 처분처럼 보이지 않는 행위도 허가 대상입니다.

이 법은 학자금·장학금·연구비의 보조나 지급, 학술, 자선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사단법인에 적용됩니다(제2조). 따라서 먼저 우리 법인이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공익법인인지, 그리고 문제의 재산이 정관상 기본재산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정관상 기본재산의 매도·담보제공은 이사회 의결과 별개로 반드시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2. 허가 없이 처분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허가 없는 처분은 대금의 사용처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처벌 대상입니다.

제19조 제1항은 제11조 제3항·제4항을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허가가 필요한 처분을 허가 없이 했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성립하고, 법인에 손해가 없었다거나 대금이 전부 법인 계좌에 들어갔다는 사정은 구성요건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처벌 대상은 실제로 계약을 체결하고 처분을 실행한 이사장·이사 등 행위자입니다. 여기에 같은 조 제3항은 이사나 감사가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를 벌할 뿐 아니라 그 공익법인에도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합니다. 다만 법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법인은 면책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항변이 “매매계약만 체결했을 뿐 소유권이전등기는 하지 않았다”, “허가를 조건으로 한 계약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은 처분의 시기와 범위, 고의 유무를 다툴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계약서의 조건 문구와 허가 신청 시점을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3. “법인을 위해 팔았다”는 항변은 횡령·배임 책임까지 막아주지 못합니다

허가 위반과 별개로, 매각대금을 법인 목적 외에 쓰면 업무상횡령·배임이 추가됩니다.

기본재산을 판 대금이 정상적으로 법인 계좌에 들어가 목적사업에 쓰였다면 문제는 허가 위반에 그칩니다. 그러나 대금 일부가 이사장 개인 채무 변제, 가족 생활비, 다른 사업체 지원으로 흘러갔다면 형법상 업무상횡령죄가 문제됩니다. 법인 재산을 보관하는 지위의 이사장이 그 재산을 임의로 쓰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또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특정인에게 팔았다면 법인에 손해를 입힌 업무상배임이 따로 문제됩니다. 이 경우에도 법정형은 횡령과 같고, 가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횡령 항변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나중에 갚을 생각이었다”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공익법인 사건에서 허가 위반은 대개 입증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실제 방어의 승부는 대금이 어디로 갔는지, 처분 가격이 적정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허가 위반이 성립하더라도, 대금이 법인 목적에 쓰였음을 소명하면 횡령·배임이 추가되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4. 허가를 받지 못한 처분이 가져오는 형사 외 결과도 가볍지 않습니다

처벌 외에도 설립허가 취소와 계약 효력 문제가 함께 따라옵니다.

제16조는 주무관청이 이 법 또는 정관을 위반한 공익법인의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만 허가취소는 다른 방법으로는 감독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시정명령 후 1년이 지나도 응하지 않은 경우에 한하므로, 시정명령이 나오면 곧바로 원상회복과 허가 신청 등 시정에 나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무관청 허가가 필요한 처분을 허가 없이 한 경우 그 계약의 효력이 문제되어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도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있습니다. 매수인이 선의였다고 하더라도 법인과 매수인 사이에 원상회복, 대금 반환, 손해배상 다툼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제12조에 따른 보고·결산 의무를 어기거나 허위로 보고하면 제19조 제2항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별도로 문제됩니다. 처분 사실을 숨기려고 결산서류를 꾸미는 순간 책임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양형에서는 처분 경위, 대금의 사용처, 법인의 손해 회복 여부, 사후 허가 신청이나 시정 노력이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처분 경위 자료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첫 진술 전에 처분 경위와 대금 흐름을 문서로 정리해 두어야 방어가 가능합니다.

사건은 통상 ①주무관청의 점검·고발 또는 이사 등의 고소장 접수(수원 지역 법인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대금이 크고 사용처가 불분명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해당 재산이 정관상 기본재산인지, 정관 별지 기본재산 목록과 평가액부터 확인합니다.

  2. 이사회 회의록, 주무관청에 허가를 신청한 서류와 그 회신 여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매각대금이 입금된 계좌의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법인 목적사업에 쓰인 내역을 증빙과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허가 위반과 횡령·배임 문제를 구분해서 대응하면, 쟁점을 허가 위반 한 가지로 좁힐 가능성이 커집니다.


마치며

공익법인 운영자는 “법인을 살리려고 한 일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허가 문제를 뒤늦게 인식하고, 그만큼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분을 문제 삼는 쪽 입장에서는 허가 여부, 대금의 흐름, 시세 대비 가격을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정관, 이사회 회의록, 등기부, 계좌 내역이 갖춰질수록 고발 내용이 정확해집니다.

반대로 처분을 의심받는 이사장·이사 입장에서도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허가 신청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법인 자금과 재산을 둘러싼 분쟁에서 처분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사회 의결과 주무관청 허가는 별개의 요건이며, 제11조 제3항의 허가 없이 처분하면 제19조 제1항이 적용됩니다.

Q. 매각대금을 전부 법인 계좌에 넣었습니다. 그래도 문제가 되나요?

A. 허가 위반 자체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금이 목적사업에 쓰였다면 횡령·배임까지 이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어 양형에서도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허가를 받기 전에 계약서부터 썼는데 어떻게 되나요?

A.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허가를 조건으로 한 계약인지, 이미 대금을 받고 등기를 넘겼는지에 따라 처분 시점과 고의 판단이 달라지므로 계약서 문구가 핵심입니다.

Q. 보통재산을 팔 때도 허가가 필요한가요?

A. 제11조 제3항의 허가 대상은 기본재산입니다. 다만 어느 재산이 기본재산인지는 정관 목록과 평가액으로 정해지므로, 정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법인에도 벌금이 부과되나요?

A. 이사나 감사가 위반행위를 한 경우 법인에도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인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면책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허가 위반과 횡령·배임의 쟁점을 가르고, 대금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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