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자기 개인회사와 거래했는데 배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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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대표가 자기 개인회사와 거래했는데 배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대표이사가 자신이 지배하는 다른 회사나 가족 명의 회사와 거래하다가, 소액주주나 공동 창업자의 문제 제기로 형사 고소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대표님들 중 상당수는 “내 회사끼리 거래한 건데 무슨 문제냐”, “시세대로 했으니 회사가 손해 본 것은 없다”, “이사회에서 한 번 통과시켰으니 괜찮다”고 생각하신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거래 상대방이 대표 본인의 개인회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거래 조건이 정상이었는지 여부와 별개로 수사기관은 “대표가 회사의 이익보다 자기 이익을 앞세운 것 아니냐”는 관점에서 거래 전체를 들여다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배임죄의 핵심인 임무위배와 재산상 손해 발생 여부를 거래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형식적으로 계약서를 갖췄다거나 이사회 결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손해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대표가 개인회사와 거래한 경우 어떤 때 배임이 문제되고 어떤 때 문제되지 않는지, 그리고 의심을 받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개인회사와의 거래라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배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임죄는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회사에 손해를 입혔는가’로 성립합니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하고, 그 결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했을 때 성립합니다. 대표이사는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이 요건 중 ‘타인의 사무처리자’에는 해당합니다.

그러나 개인회사와 거래했다는 사실 하나로 임무위배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수사와 재판에서는 그 거래가 회사에 필요한 것이었는지, 대금과 조건이 객관적 시세에 부합했는지, 회사가 거래 대가로 실질적인 이익을 얻었는지를 하나씩 따져 봅니다. 시세와 같은 가격으로 필요한 물품을 공급받았고 회사에 손해가 없었다면 배임이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같은 거래라도 회사에 필요 없는 용역을 발주했거나, 시세보다 높은 단가를 적용했거나, 대가를 지급하고도 실제 납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개인회사라는 점은 이런 비정상 조건이 ‘대표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추단하게 하는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개인회사와의 거래 자체가 아니라, 그 거래로 회사에 손해가 생겼는지가 배임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2. 상법상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임무위배 판단에서 매우 불리합니다

자기거래에 대한 이사회 승인은 형사 책임을 가르는 핵심 정황입니다.

상법 제398조는 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하려면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의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사 본인뿐 아니라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 그리고 이사 측이 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을 가진 회사와 그 자회사와의 거래에도 같은 규율이 적용됩니다. 즉 대표가 지배하는 개인회사와의 거래는 거의 예외 없이 이 규율의 대상입니다.

이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배임죄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승인 절차가 없었다는 사실을 임무위배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으로 봅니다. 회사의 의사결정 절차를 우회해 거래를 진행했다는 점은 “정상적 경영 판단이었다”는 주장의 설득력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배임죄의 구성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제1항의 형(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355조 제2항).

대표이사의 업무로서 이루어진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배임이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반대로 이사회 승인을 적법하게 받았고 그 과정에서 거래의 중요사실이 충분히 공개되었다면, 임무위배가 부정되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다만 승인이 있었더라도 그 내용이 회사에 현저히 불리한 것이었다면 승인만으로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이사회 승인이 있었는지는 임무위배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정황이지만, 승인이 있었다고 해서 모든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3. “시세대로 했다”는 항변은 객관적 자료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손해 유무는 거래 조건의 실제 대가와 시장 기준가를 비교해 판단합니다.

개인회사 거래 사건에서 가장 흔한 방어 논리가 “정상 가격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단순한 구두 설명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가 필요합니다. 같은 시기 제3자와 체결한 유사 거래의 계약서, 복수 업체의 견적서, 감정평가서, 업계 단가표 같은 자료가 이에 해당합니다.

수사기관은 반대로 회사 계좌에서 개인회사로 나간 자금 흐름을 추적합니다. 지급된 대금이 실제 납품·용역과 대응하는지, 지급 직후 개인회사에서 대표 개인 계좌나 가족 계좌로 자금이 다시 이동했는지, 세금계산서와 실제 거래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합니다. 거래 실체 없이 돈만 오갔다면 업무상횡령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배임죄에서 손해에는 현실적으로 재산이 감소한 경우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경우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대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더라도 회사에 불리한 계약을 체결한 것만으로 손해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시세대로였다”는 주장은 비교 가능한 객관적 자료가 있을 때에만 방어 논리로 기능합니다.


4. 손해액과 이득액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경법이 적용되어 형량 하한이 크게 올라갑니다.

업무상배임은 취득한 이득액 규모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개인회사와의 거래는 한 건으로 끝나기보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같은 방식으로 반복된 거래는 포괄하여 하나의 죄로 평가되어 합산 이득액이 커질 수 있으므로, 건별로는 소액이라도 누적 금액이 특경법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편 거래로 회사가 입은 손해를 이후에 보전해 주었거나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정은 범죄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소환 통보 전에 거래 자료를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대표의 개인회사 거래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회사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와 계좌·회계자료 분석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개인회사와의 거래가 문제될 조짐이 보인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해당 거래에 대한 이사회 의사록과 승인 절차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중요사실이 어떻게 공개됐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거래 계약서·세금계산서·납품 및 용역 수행 증빙을 모아 실제 거래가 이루어졌음을 정리합니다.

  3. 같은 시기 제3자와의 유사 거래 단가나 복수 견적 자료로 거래 조건이 시세에 부합했는지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회사 자금 분쟁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임무위배와 손해 발생 여부를 쟁점별로 나누어 수사 단계에서부터 방어 방향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대표님들이 “내 회사끼리의 거래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문제를 가볍게 보다가, 고소장을 받고 나서야 대응에 나서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에 따라 방향이 크게 갈립니다.

회사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이라면, 감정적인 주장보다 거래가 비정상이었음을 보여주는 자료, 즉 시세 대비 단가, 자금 흐름, 이사회 승인 부재 여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자료들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배임 의심을 받는 대표 입장에서도 “내 회사니까 괜찮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거래의 필요성, 조건의 적정성, 절차의 적법성을 구체적 자료로 보여줄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회사 자금과 관련된 분쟁에서 문제를 제기한 쪽과 의심을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쟁점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100%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와 거래해도 배임이 되나요?

A. 상대방이 개인회사라는 사실만으로 배임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거래 조건이 회사에 불리하거나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임무위배와 손해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Q.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았다면 처벌되지 않나요?

A. 승인은 임무위배를 부정하는 유력한 정황이지만 절대적 면책 사유는 아닙니다. 승인 당시 중요사실이 제대로 공개됐는지, 거래 내용이 회사에 현저히 불리하지 않았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Q. 거래 가격이 시세와 같았다면 문제없는 건가요?

A. 손해가 없다면 배임 성립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세와 같았다는 점은 비교 견적서나 감정평가서 같은 객관적 자료로 입증해야 하고, 거래의 필요성과 실제 이행 여부도 함께 봅니다.

Q. 대금을 아직 지급하지 않았는데도 손해가 인정되나요?

A.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배임죄의 손해에는 현실적 재산 감소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긴 경우도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Q. 얼마부터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반복 거래는 합산될 수 있습니다.

Q. 고소를 당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임무위배와 손해 쟁점 전체의 방향을 정하고, 특히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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