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관리 소홀을 이유로 횡령 배상액을 줄일 수 있나요
회사 관리 소홀을 이유로 횡령 배상액을 줄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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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회사 관리 소홀을 이유로 횡령 배상액을 줄일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직원이 회사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가 동시에 진행되는 사건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고소인분들 중에는 “회사가 통장 한 번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으니 회사 잘못도 크다”, “관리를 그렇게 허술하게 해놓고 나한테만 전액을 물리는 건 부당하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민사 소송에서 이 주장을 내세우면, 재판부가 회사의 관리 부실을 이유로 배상액을 깎아주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뭅니다.

최근까지 이어지는 대법원 판례는 사용자의 감독이 소홀한 틈을 이용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용자가, 바로 그 사용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 감액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모든 경우에 감액이 막히는 것은 아니어서, 어떤 사정이 감액 사유가 되고 어떤 사정은 아닌지를 구분해서 알아두셔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회사의 관리 소홀이 횡령 손해배상액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반대로 배상액을 다툴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그리고 청구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횡령액 전부가 기준이 됩니다

횡령은 민법상 불법행위이므로, 회사가 입은 손해는 빼돌린 금액 그대로 산정됩니다.

업무상 보관하던 회사 자금을 임의로 처분하면 형법 제355조·제356조의 횡령·업무상횡령죄가 문제될 뿐 아니라,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해 회사는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사건에서 합의하지 못한 채 기소되면, 회사는 민사 소송을 내거나 형사재판 중에 배상명령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돈을 되찾으려 합니다.

이때 배상액의 출발점은 횡령한 금액 전부입니다. 여기에 불법행위일부터 민법상 연 5%의 지연손해금이 붙고, 판결이 선고된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로 올라갑니다. 수년 전 횡령이라면 원금과 별개로 이자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회사가 관리를 제대로 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라는 점을 내세워 배상액을 줄여보려 합니다. 민법 제763조가 준용하는 제396조의 과실상계, 즉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으면 법원이 이를 참작해 배상액을 정하는 제도가 그 근거가 됩니다.

횡령 손해배상의 기준은 빼돌린 금액 전부이고, 감액은 과실상계 등 별도의 법리가 인정될 때에만 가능합니다.


2. 회사의 감독 소홀을 이유로 한 감액 주장은 고의 횡령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감독이 허술한 틈을 노려 고의로 가져간 사람이 그 허술함을 탓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합니다.

회사 자금 관리를 맡은 직원이 장부를 조작하거나 인감·통장을 단독으로 쓰면서 횡령했다면, 이는 회사의 확인이 느슨했던 점을 이용한 고의 범행입니다. 대법원은 이 경우 피용자가 사용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책임 감액을 주장하는 것을 정면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감독이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용자가 바로 그 사용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의 감액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59350 판결).

이 사건은 공인중개사 명의를 빌려 영업하던 직원이 매수인의 돈 2,000만 원을 횡령한 사안이었습니다. 원심은 사업주가 직원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구상 범위를 40%로 줄였지만, 대법원은 그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관리·감독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감액 사유로 삼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취지입니다. 같은 취지의 판단은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다30352 판결 등에서 이미 확립되어 있었습니다.

실무에서 “회사가 내부통제를 안 했다”, “결재 라인이 있었는데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 “감사가 있었는데 몰랐다”는 주장이 과실상계 비율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횡령이라는 행위 자체가 고의범이어서, 회사의 관리 부실이 곧 가해자의 책임을 나눠 가질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고의로 횡령한 직원이 회사의 관리 소홀을 이유로 배상액 감액을 구하는 것은, 법원이 원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3. 감액 여지가 남는 경우는 업무상 과실과 손해 분담의 영역입니다

횡령이 아닌 과실에 의한 손해, 또는 횡령 외 사정이 겹친 손해는 책임 범위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막는 것은 고의 불법행위자의 감액 주장입니다. 사건의 성격이 달라지면 판단도 달라집니다. 먼저 직원이 고의가 아니라 업무상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입니다. 이때 대법원은 사용자가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손실 분산에 대한 사용자의 배려 정도 등을 종합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한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앞서 본 2009다59350 판결도 이 법리를 먼저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손해 자체가 횡령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섞여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회사가 입은 손해 중 직원의 직무 범위 밖에서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생긴 부분까지 직원에게 물릴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1997. 4. 11. 선고 96다47449 판결은 창고장의 직무해태로 물품이 멸실된 사안에서 책임 범위를 근로자의 직무범위 내에서 그 귀책사유로 발생한 손해로 한정해야 한다고 보고, 직무와 무관한 영역의 손해까지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횡령액이 얼마인지 자체를 다투는 방법이 있습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인출액 중 실제로 회사 업무에 쓰인 돈, 정당한 급여·경비로 정산된 돈, 회사가 이미 회수한 돈은 손해에서 빠져야 합니다. 감액을 시도한다면 “관리 소홀” 같은 추상적 주장보다, 이처럼 손해액 산정의 구체적 오류를 증거로 짚는 쪽이 훨씬 실효성이 있습니다.

감액은 ‘회사가 허술했다’가 아니라, 손해의 범위와 원인을 증거로 다투는 방식으로만 가능합니다.


4. 관리 책임을 진 다른 사람이 있다면 책임이 나뉠 수 있습니다

횡령자 한 사람이 전부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라면, 공동 책임자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합니다.

횡령 사건에서 자금 관리 라인에 여러 사람이 있었다면, 이들이 횡령에 가담했는지 여부에 따라 책임 구조가 달라집니다. 공동으로 횡령에 가담했다면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로 각자 손해 전부에 대해 연대하여 책임을 지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가 됩니다. 이 경우 회사는 누구에게든 전액을 청구할 수 있고, 먼저 갚은 사람은 내부 분담 비율에 따라 다른 공범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됩니다.

반대로 횡령에 가담하지 않은 상급자나 결재권자가 있다면 그 사람의 책임은 고의 횡령자와 별개로 판단됩니다. 그 사람이 감독의무를 위반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는지는 회사와 그 사람 사이의 문제이고, 그 사정이 횡령자의 배상액을 자동으로 줄여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회사가 이 사람에게도 책임을 묻는다면, 횡령한 사람은 “내가 전부 갚으면 다른 책임자에게 구상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따로 검토하게 됩니다.

한편 횡령 후 일부를 변제한 사정은 배상액 계산에서 그대로 공제됩니다. 형사 단계에서 피해 회복을 위해 지급한 돈이 있다면, 합의서·입금증을 통해 민사에서도 반드시 반영되도록 증빙을 남겨야 합니다. 변제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에 따라 최종 배상액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달라지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횡령죄의 형량은 앞서 본 형법 제355조·제356조에 따르고,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민사 배상 문제와 형사 처벌 문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한쪽만 방어해서는 결과가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공범과 상급자의 책임은 서로 다른 법리로 판단되고, 이미 변제한 금액은 반드시 공제 증거로 남겨야 합니다.


5. 청구를 받았을 때는 소송 전부터 자료를 정리해야 합니다

소장이 오기 전 가압류와 형사 절차가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이 배상액을 좌우합니다.

횡령 손해배상은 통상 ①회사의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형사재판과 민사 소송(수원지방법원)이 병행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회사는 소송 전에 민사집행법상 가압류를 신청해 예금·부동산을 묶어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손해배상 청구나 가압류 통지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반박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회사가 주장하는 횡령액의 산정 근거를 확보해, 실제 업무에 쓰인 금액·정산된 경비·이미 변제한 금액이 빠져 있는지 항목별로 대조합니다.

  2. 자금 관리 구조에 다른 가담자나 결재권자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사람들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문서와 대화 기록으로 정리합니다.

  3. 형사 사건의 진행 단계를 확인해, 합의와 변제를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할지 형사·민사를 함께 놓고 전략을 세웁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횡령 사건의 형사와 민사를 함께 다뤄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손해액 다툼과 형사 합의를 함께 설계해 불필요한 배상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회사 자금 횡령 사건은 “회사도 관리를 못 했으니 책임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거나, 그 주장만 믿고 합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횡령 혐의로 배상 청구를 받은 입장에서는 회사의 관리 소홀을 내세우기 전에, 손해액 산정의 오류와 이미 변제한 금액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법원이 받아들이는 감액 논리와 받아들이지 않는 논리를 구분해야 소송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직원의 횡령으로 손해를 입은 회사 입장에서도 내부통제 부실이 곧바로 배상액 감액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손해액을 정확히 입증하고 공범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면 회수 가능한 금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저는 횡령 사건에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은 쪽과 피해를 입은 회사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손해액 산정과 증거 정리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청구서를 받았거나 고소를 앞두고 있다면, 그때가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가 통장 관리를 허술하게 했는데, 그만큼 배상액이 줄지 않나요?

A. 고의로 횡령했다면 줄어들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사용자의 감독 소홀을 이용해 고의로 불법행위를 한 피용자가 그 부주의를 이유로 감액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Q.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에도 전액 배상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업무상 과실의 경우 사업 규모, 근로조건, 손실 분산에 대한 사용자의 배려 등을 종합해 신의칙상 상당한 한도 내에서만 배상 책임이 인정됩니다. 횡령처럼 고의가 있는 사건과는 판단이 다릅니다.

Q. 이미 일부를 갚았는데 그 금액은 어떻게 반영되나요?

A. 변제한 금액은 손해액에서 공제됩니다. 다만 입금증, 합의서 등 증빙이 있어야 하므로 형사 단계에서 지급했더라도 민사에서 쓸 수 있도록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Q. 공범이 있으면 제가 전액을 물어줘야 하나요?

A.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면 각자 손해 전부에 대해 연대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분담 비율에 따라 다른 공범에게 구상할 수 있으니, 가담 정도를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형사 합의를 하면 민사 배상도 끝나나요?

A. 합의서에 민사상 청구 포기 취지가 명확히 들어 있어야 끝납니다. 처벌불원서만 받은 경우에는 민사 청구가 별도로 가능할 수 있으니 문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 가압류 통지를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가압류는 본안 판결 전에 재산을 묶어두는 보전처분이므로, 결정문과 청구 금액의 근거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의신청이나 해방공탁 등 대응 수단이 있으니 가능한 한 빨리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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