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 대표나 동업자가 가족·친척을 직원으로 등록해 놓고 매달 급여를 지급해 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횡령 고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내가 세운 회사인데 가족한테 월급 주는 게 무슨 문제냐”, “세금 다 내고 4대보험도 넣었으니 합법이다”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동업자나 다른 주주가 급여대장과 통장 내역을 들여다보며 “이 사람이 실제로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는 순간, 그 안심은 쉽게 무너집니다. 회사 계좌에서 나간 돈의 목적이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업무상횡령죄를 판단할 때 돈이 나간 형식보다 그 돈이 회사를 위해 쓰였는지라는 실질을 따지고 있습니다. 급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처벌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가족이 실제로 일했다면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가족을 직원으로 올려 월급을 준 경우 어떤 때에 업무상횡령이 되고 어떤 때에 되지 않는지, 그리고 의심을 받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회사가 가족에게 급여를 줬다는 사실만으로 횡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가족이 실제로 일했는지, 그 대가가 적정한지입니다.
가족을 채용하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닙니다. 회사는 필요한 인력을 누구로 채울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배우자나 자녀가 실제로 경리·영업·현장 업무를 맡아 일하고 그에 상응하는 급여를 받았다면 그 지급은 회사의 정당한 인건비 지출입니다. 이 경우 회사 재산이 회사의 목적에 사용된 것이므로 횡령이 문제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는 두 가지 유형입니다. 첫째는 실제로 일하지 않는 가족을 명부에만 올려 급여를 지급하는 경우로, 이른바 허위 직원 등재입니다. 이때 급여는 노무의 대가가 아니라 가족 생활비를 회사 돈으로 대신 충당한 것에 가깝습니다. 둘째는 일은 했지만 업무량이나 시장 수준에 비해 현저히 과다한 급여를 책정한 경우로, 이때는 정당한 대가를 초과한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사람은 그 돈에 대해 회사를 위해 보관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그 지위에서 회사의 이익과 무관한 용도로 돈을 내보내면 업무상횡령 판단 대상이 됩니다.
가족에게 준 급여가 횡령이 되는지는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실제 노무의 대가였는지’로 갈립니다.
2. 개인사업자의 가족 급여와 법인·동업체의 가족 급여는 결론이 다릅니다
돈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횡령 성립 여부가 달라집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것을 임의로 처분하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먼저 그 돈이 누구 것인지를 봐야 합니다. 혼자 운영하는 개인사업자가 자기 사업 수익에서 가족에게 월급을 준 경우, 그 돈은 본인 소유이므로 횡령이 될 수 없습니다. 이 경우의 쟁점은 세무상 인건비로 인정되는지 같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반면 주식회사처럼 법인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라면 회사 계좌의 돈은 대표이사 개인 재산이 아니라 법인의 재산입니다. 1인 주주라 하더라도 법인과 주주는 별개의 인격이라는 것이 기본 법리이고, 동업자나 다른 주주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분명합니다. 동업체에서 가족 급여가 나갔다면 그 자금은 동업자 전원에게 귀속되는 재산이므로, 자금을 관리하던 사람이 임의로 가족에게 돌렸다면 업무상횡령이 문제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이를 횡령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업무상 임무에 위반해 그렇게 하면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대표나 경리 담당은 업무상횡령에 해당합니다.
돈이 본인 것이면 횡령이 아니고, 법인이나 동업체의 것이면 횡령 판단 대상이 됩니다.
3. “가족이니까 괜찮다”, “나중에 일을 시키면 된다”는 항변은 통하지 않습니다
회사 이익과 무관하게 돈을 내보낸 시점에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회사가 어려울 때 가족이 도와준 대가였다”, “앞으로 일을 시킬 생각이었다”, “결국 세금도 냈다”는 항변이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법원이 보는 것은 지급 시점에 그 돈이 회사를 위해 쓰였는지입니다. 불법영득의사에 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이라는 부분입니다. 자기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고 가족에게 돌아갔더라도, 가족이라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회사 돈을 처분했다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판례(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도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회사 자금을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 없이 사적으로 처분하는 것은 횡령을 구성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허위로 등재한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한 뒤 사후에 “일을 시켰다”거나 “나중에 보충하겠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미 지급된 시점의 성격이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 근무가 있었다면 그 지급은 애초에 회사의 인건비이므로, 이 법리를 적용할 전제 자체가 달라집니다.
가족에게 돌아간 돈이라도 회사 이익과 무관하게 나갔다면, 제3자를 위한 처분으로 횡령이 문제됩니다.
4. 가족 관계라 해도 횡령 책임을 면하는 것이 아니고 금액에 따라 형이 무거워집니다
피해자는 가족이 아니라 회사이며, 급여가 쌓이면 가중처벌 구간까지 갈 수 있습니다.
흔한 오해는 “가족 사이의 일이니 친족상도례로 처벌을 피한다”는 생각입니다. 형법 제361조가 준용하는 제328조의 친족상도례는 범인과 피해자 사이의 친족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이 사안의 피해자는 가족이 아니라 돈을 빼앗긴 회사 또는 동업체입니다. 급여를 받은 가족과의 관계가 아니라, 돈의 주인인 법인·동업체와 범인의 관계가 기준이 되므로 가족에게 돈을 줬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면할 수 없습니다.
금액이 커지면 처벌 수위도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허위 급여는 매달 일정액이 수년간 반복되는 구조여서, 월 수백만원씩 몇 년이 쌓이면 합산액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복된 인출은 하나의 범죄로 묶여 합산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다만 실제로 일한 기간의 급여, 회사에 돌려준 금액, 합의 여부 등은 성립 판단과 별개로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와 준비할 자료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실제 근무를 입증할 자료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가족 급여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와 계좌 분석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사기관은 급여 이체 내역과 가족의 실제 출근·업무 흔적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합니다.
고소를 당했거나 의심을 받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이 맡은 업무가 무엇이었는지, 근로계약서·업무 메일·카카오톡 지시 내역·결과물 등 실제 근무를 보여주는 자료부터 모읍니다.
급여 이체 내역, 4대보험 취득·상실 신고, 원천징수 신고 내역으로 급여가 정식 절차를 거쳐 적정 수준으로 지급됐는지 확인합니다.
급여를 받은 가족 계좌에서 다시 대표나 다른 계좌로 돈이 되돌아간 흔적이 있는지 점검하고, 이사회·주주 동의 자료가 있다면 함께 정리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 근무와 급여 적정성을 설득력 있게 소명하면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되는 쪽으로 사건을 이끌 수 있고, 반대로 자금을 빼앗긴 입장이라면 허위 등재의 근거를 구조적으로 정리해 고소의 실효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족 급여 문제는 “설마 이것까지 문제 삼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여대장과 통장 내역이 이미 상대방 손에 넘어간 뒤에야 상담을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회사 자금이 새고 있다고 의심하는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급여대장, 출퇴근 기록, 업무 흔적의 부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허위 직원 의혹을 받는 입장에서도 가족이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지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회사 자금을 둘러싼 횡령 사건에서 자금을 관리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혼자 운영하는 개인사업장에서 가족에게 월급을 줬는데도 횡령인가요?
A. 개인사업자가 자기 사업 수익에서 준 돈은 본인 재산이어서 횡령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세무상 인건비로 인정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Q. 가족이 실제로 일은 했는데 급여가 좀 많았습니다. 처벌되나요?
A. 실제 노무의 대가였다면 원칙적으로 회사의 인건비 지출입니다. 다만 업무량이나 시장 수준에 비해 현저히 과다한 부분은 정당한 대가를 넘는 것으로 문제될 수 있어, 근무 내용과 급여 수준을 함께 소명해야 합니다.
Q. 주주가 저 혼자인 1인 법인이면 횡령이 안 되나요?
A. 1인 주주라도 법인과 주주는 별개의 인격이라는 것이 기본 법리입니다. 그래서 법인 자금을 회사 목적과 무관하게 쓰면 횡령이 문제될 수 있고, 실제 사건에서는 소명할 사정이 훨씬 많이 필요합니다.
Q. 가족이니까 친족상도례로 처벌을 피할 수 있지 않나요?
A. 이 사안의 피해자는 급여를 받은 가족이 아니라 돈의 주인인 회사 또는 동업체입니다. 가족에게 줬다는 사정만으로 친족상도례가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Q. 허위 급여를 나중에 전부 회사에 돌려주면 어떻게 되나요?
A. 사후 반환이 있어도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다만 반환과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동업자가 고소 예고를 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제출 자료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고, 실제 근무 입증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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