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가족 회사나 동업 회사의 소수주주가 “대표가 회사 돈을 빼돌리는 것 같은데 장부를 볼 수가 없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소수주주분들 중 상당수는 “주주인데 장부 정도는 당연히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일단 고소부터 하면 수사기관이 알아서 밝혀주겠지”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표에게 장부를 보여달라고 하면 “영업비밀이다”, “주주가 볼 권한이 없다”는 답이 돌아오고, 고소부터 했다가는 증거가 없어 불송치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법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소수주주에게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있고, 최근 대법원은 이 청구의 이유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요구하던 실무 관행을 바로잡았습니다. 다만 지분율과 청구 방식을 맞추지 못하면 청구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소수주주가 대표의 배임 의심을 확인하기 위해 장부를 볼 수 있는 조건과, 회사가 거부할 때의 대응, 그리고 장부를 본 뒤 형사 절차로 이어지는 흐름을 살펴보겠습니다.
1. 발행주식 3% 이상 주주라면 회계장부를 볼 수 있습니다
지분이 소수여도 3%만 넘으면 상법상 장부 열람권이 생깁니다.
상법 제466조 제1항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가 이유를 붙인 서면으로 회계의 장부와 서류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아닌 주주라도, 지분이 몇 퍼센트인지에 따라 이 권리가 있는지가 갈립니다.
지분율은 의결권 있는 주식만이 아니라 발행주식총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고, 여러 주주의 지분을 합쳐 3%를 채워 공동으로 청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반대로 지분이 3%에 못 미치는 주주가 단독으로 청구하면 요건 미달로 거부당합니다. 상장회사는 사정이 다르게 상법 제542조의6에서 6개월 이상 보유한 1만분의 1 이상 주주에게 이 권리를 인정하지만, 비상장 가족 회사나 동업 회사라면 3%가 기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점은 청구 방식입니다. 구두나 문자로 “장부 좀 보여달라”고 말한 것은 상법이 정한 청구가 아닙니다. 열람·등사를 구하는 이유를 적은 서면을 회사에 보내야 하고, 그 서면이 도달한 사실을 나중에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표의 배임이 의심된다면, 먼저 내 지분이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2. 회사는 청구가 부당하다는 것을 직접 증명하지 못하면 거부할 수 없습니다
“영업비밀이다”라는 말만으로는 열람 거부가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상법 제466조 제2항은 열람·등사 거부에 관해 증명책임을 회사에 지우고 있습니다.
회사는 제1항의 주주의 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상법 제466조 제2항).
회사가 청구를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경우는 주주가 경쟁 업체와 결탁해 정보를 빼내려는 경우, 회사를 괴롭히려는 경우처럼 청구 목적이 정당하지 않은 때입니다. 단순히 “대표가 보여주기 싫다”거나 “영업비밀이라 안 된다”는 것은 거부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대표의 배임을 확인하려는 목적이 청구 이유로 인정되는지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데,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9다270163 판결은 청구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지만, 그 이유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로까지 주주가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즉 “대표가 특정 거래처에 회사 자금을 시세보다 높게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처럼 어떤 거래를 의심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으면 충분하고, 배임이 이미 확인된 수준의 소명을 요구받지는 않습니다.
청구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으면, 거부의 부당함을 증명할 책임은 회사에 있습니다.
3. 회사가 끝까지 거부하면 열람·등사 가처분과 소송으로 대응합니다
서면 청구가 거부되면 법원을 통해 열람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서면 청구를 무시하거나 거부하면,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명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본안 소송은 판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그 사이 장부가 폐기되거나 변조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가처분이 먼저 쓰입니다. 대법원 1999. 12. 21. 선고 99다137 판결도 소수주주의 장부 열람·등사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열람·등사를 명하는 가처분이 허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열람 대상인 “회계의 장부와 서류”는 재무제표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총계정원장, 전표, 통장 거래내역, 계약서, 세금계산서 등 회계 처리의 근거가 되는 자료도 폭넓게 포함됩니다. 대표의 배임을 밝히려면 완성된 재무제표보다 이런 개별 거래 자료를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신청서에 열람할 자료의 종류와 기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처분 사건은 회사 본점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신청하므로, 본점이 수원이라면 수원지방법원이 관할이 됩니다. 법원이 열람을 명했는데도 회사가 따르지 않으면 간접강제 신청이 가능하고, 이 경우 거부한 날마다 일정 금액을 지급하도록 명하는 방식으로 압박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거부해도 가처분과 간접강제로 열람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4. 장부에서 배임이 확인되면 형사처벌과 민사 책임 추궁이 가능합니다
장부는 업무상배임 고소와 대표소송의 증거가 됩니다.
장부를 열람해 대표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확인되면, 대표는 형법 제356조·제355조 제2항의 업무상배임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배임으로 얻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가중되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가능합니다.
민사적으로는 상법 제403조에 따라 소수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비상장회사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을 가진 주주이면 되는데, 먼저 회사에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소를 제기하라고 서면으로 청구하고, 30일 안에 회사가 소를 제기하지 않을 때 직접 소를 제기하는 순서입니다. 다만 소수주주가 이긴 배상금은 주주 개인이 아니라 회사로 귀속된다는 점은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장부만으로 의혹이 풀리지 않을 때는 상법 제467조에 따라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 주주가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청구해 회사의 업무와 재산 상태를 조사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득액이 크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있어 처음부터 형사 대응과 민사 대응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청구부터 고소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서면 청구의 구체성과 증거 보전이 이후 모든 절차의 출발점입니다.
대표의 배임 의심을 밝히는 절차는 통상 ①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은 내용증명으로 열람·등사 청구 → ②거부 시 본점 소재지 관할 법원(본점이 수원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 ③열람한 자료로 배임 사실 정리 후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 → ④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기소, 법원 재판의 순서로 이어집니다. 장부 열람 단계에서 확보한 자료가 고소장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청구를 준비한다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주명부와 정관, 등기부등본으로 내 지분이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인지, 지분을 합칠 다른 주주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의심하는 거래(거래처·시기·금액)를 정리해, 그 거래를 확인하려고 어떤 장부와 서류가 필요한지 청구 이유에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내용증명으로 도달 사실을 남기고, 회사가 거부하거나 답이 없으면 곧바로 가처분 신청을 준비합니다.
이 과정에서 청구서 작성과 가처분 신청, 형사 고소의 시점을 함께 조율하면 장부 폐기 위험을 줄이면서 증거 확보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소수주주는 “어차피 지분도 적은데 대표가 하는 일을 어떻게 막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장부가 정리되거나 폐기되어 증거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대표의 배임이 의심되는 소수주주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의심보다 어떤 거래가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지분율, 청구 이유, 청구 방식을 정확히 갖추어야 열람권이 인정되고 이후 고소와 대표소송까지 이어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소수주주의 장부 열람 청구를 받은 대표 입장에서도 무조건 거부하면 가처분과 간접강제, 형사 고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회사 자금 지출에 정당한 근거가 있었다는 점을 자료로 준비하고, 청구가 부당하다는 사유가 있다면 이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회사 자금 분쟁에서 의혹을 제기한 쪽과 의심을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청구서의 구체성과 절차 순서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장부를 볼 수 있을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그때가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분이 2%인데 대표의 배임이 의심됩니다. 장부를 볼 방법이 없나요?
A. 단독으로는 상법 제466조 요건에 미달합니다. 다만 다른 주주와 지분을 합쳐 3%를 채워 공동 청구할 수 있고, 지분이 1% 이상이면 대표소송은 가능합니다. 주주명부로 합칠 수 있는 지분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회사가 영업비밀이라며 장부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정당한 거부인가요?
A. 회사가 청구의 부당함을 증명하지 못하면 거부할 수 없습니다.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쟁 목적이나 괴롭힘 목적 등 청구 자체가 부당하다는 점을 회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Q. 청구 이유에 “배임이 의심된다”고만 적어도 되나요?
A. 너무 막연하면 곤란합니다. 의심하는 거래처, 시기, 금액처럼 어떤 사실을 확인하려는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다만 배임이 사실이라는 수준의 입증까지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Q. 회사가 따르지 않으면 가처분은 얼마나 걸리나요?
A. 사안마다 다르지만 본안 소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됩니다. 법원이 열람을 명했는데도 회사가 따르지 않으면 간접강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장부를 보기 전에 먼저 형사 고소를 해도 되나요?
A. 가능하지만 증거가 부족하면 불송치될 수 있습니다. 열람권으로 거래 자료를 확보한 뒤 고소하는 편이 일반적으로 유리하므로, 두 절차의 순서와 시점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대표소송에서 이기면 배상금은 제가 받나요?
A. 아닙니다. 대표소송의 배상금은 회사에 귀속됩니다. 다만 회사 재산이 회복되면 주식 가치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갑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