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된 뒤 “초범이고 합의도 했으니 선고유예라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런데 상담에서 만나는 분들은 “선고유예면 사실상 없던 일이 되니까 성범죄 교육도, 보호관찰도 따라붙지 않겠지”, “벌금만 안 내면 끝나는 것 아닌가요”라고 막연히 안심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어차피 성범죄는 무조건 이수명령이 나온다더라”는 말만 듣고 선고유예 자체를 포기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두 쪽 모두 정확하지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은 이수명령을 병과하는 대상을 정하면서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한다)”이라고 명시하고 있고, 최근 대법원도 이 문언을 그대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고유예라고 해서 아무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보호관찰과 신상정보 문제는 따로 살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강제추행으로 선고유예를 받을 경우 이수명령이 왜 병과되지 않는지, 대신 어떤 부담이 남을 수 있는지, 그리고 선고유예를 받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선고유예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병과되지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은 이수명령 병과 대상에서 선고유예를 명문으로 제외하고 있습니다.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법원이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내리는 근거는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입니다. 이 조항은 법원이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정하면서, 괄호로 선고유예는 제외한다고 분명히 적어 두었습니다.
이수명령이 붙는 구조는 선고하는 형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형의 집행을 유예할 때는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수강명령이 병과되고,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할 때는 이수명령이 병과됩니다. 그런데 선고유예는 아예 “형을 선고하지 않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수명령을 붙일 형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강제추행으로 기소된 분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되면 이수명령이 거의 자동으로 따라붙지만, 같은 사건에서 선고유예를 받으면 이수명령은 병과되지 않습니다. 결과의 차이가 단순한 벌금 액수 문제가 아니라, 이후에 따라오는 부수 처분의 유무로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선고유예는 이수명령 병과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법 문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2. 대신 보호관찰이 명해질 수 있어, 선고유예가 전혀 부담 없는 결과는 아닙니다
이수명령은 없지만, 법원은 1년의 보호관찰을 명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1항은 법원이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경우 1년 동안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59조의2도 선고유예 시 재범방지를 위해 지도 및 원호가 필요하면 보호관찰을 명할 수 있고, 그 기간은 1년이라고 규정합니다. 두 규정 모두 “명할 수 있다”는 임의적 규정이므로, 선고유예를 받더라도 보호관찰이 반드시 붙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폭력범죄를 범한 소년에게 선고유예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보호관찰을 명해야 하므로 예외입니다. 성인이라면 사건의 경위, 피해 정도, 재범 위험, 반성과 피해회복의 정도를 보고 법원이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보호관찰이 명해지면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을 받으며 주거 이전이나 장기 출국 시 신고 같은 준수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형법 제61조 제2항은 보호관찰을 명한 선고유예를 받은 사람이 보호관찰 기간 중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에는 유예한 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준수사항을 가볍게 여기면 유예의 이익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수명령이 병과되지 않는다는 점은 대법원도 최근 판결에서 그대로 확인했습니다.
법원은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한다)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병과하여야 한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도16559 판결).
이 사건은 현역 군인이 강제추행으로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은 사안이었는데, 대법원은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벌금형이 선고되는 이상 원칙적으로 이수명령이 병과되어야 하고, 이수명령이 누락되면 판결 전부가 파기될 수밖에 없다는 취지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이수명령을 피하는 길은 “특별한 사정”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형의 선고 자체를 유예받는 데 있다는 뜻입니다.
선고유예에 보호관찰이 붙는지는 법원 재량이므로, 이수명령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부담이 없는 결과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3. 강제추행에서 선고유예를 받으려면 형법 제59조의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하고 자격정지 이상 전과가 없어야 하며, 선고할 형이 벌금 등 경한 형이어야 합니다.
형법 제298조는 강제추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한편 형법 제59조 제1항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제51조의 사항을 고려하여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강제추행은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는 범죄이므로, 벌금형을 선고할 사안이라면 선고유예가 법률상 가능합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에 따라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은 선고유예를 받을 수 없습니다. 벌금형 전과는 자격정지 이상이 아니므로 이 단서에 걸리지 않지만, 징역형이나 집행유예 전과가 있다면 처음부터 선고유예는 불가능합니다. 상담 때 가장 먼저 전과 기록을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그 다음은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한가”입니다. 법원은 형법 제51조가 정한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종합합니다. 강제추행 사건에서 이 판단을 가르는 실제 자료는 대체로 피해자와의 진지한 합의서와 처벌불원서, 피해 회복을 위한 공탁 여부, 범행 인정과 반성문, 재범 방지를 위한 상담·교육 이수 내역, 직업·가족관계 같은 양육·부양 사정입니다. 특히 부인하던 사건이라면 선고유예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어렵고, 범행을 인정하는지가 출발점이 됩니다.
접촉 부위와 강도, 지속 시간, 공공장소 여부, 피해자와의 관계 등 범행 자체의 태양이 무거운 사건은 선고유예가 어렵습니다. 순간적인 접촉이었고 피해자와 합의가 되었으며 초범이라는 사정이 겹칠 때 선고유예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강제추행에서 선고유예는 벌금형 선택 사안에서, 전과 없음과 진지한 반성·피해회복이 입증될 때 가능한 결과입니다.
4. 선고유예를 받아도 2년간은 실효 위험이 남고, 신상정보 등록은 따로 따져야 합니다
유예기간 2년을 무사히 넘기면 면소로 간주되지만, 그 사이 새 형사처벌이 있으면 유예한 형이 선고됩니다.
형법 제60조는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을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정합니다. 즉 2년 동안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유죄 선고의 효력이 사실상 소멸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형법 제61조 제1항은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되면 유예한 형을 선고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유예기간 중의 음주운전 벌금 정도로는 해당하지 않지만, 집행유예 이상의 판결이 확정되면 곤란해집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이 신상정보 등록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은 강제추행 등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정하고, 제43조에 따라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경찰관서에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선고유예 판결 역시 유죄판결의 하나이므로, 이수명령이 없다는 사실과 등록 여부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수명령만 보고 안심하다가 등록 의무 문제를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선고 전부터 이 부분까지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별도로 적용되어 이수명령과 취업제한 등의 판단 구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 글의 설명은 성인 피해자 사건을 기준으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5. 선고유예를 목표로 한다면 정식재판 절차와 준비 순서를 알아야 합니다
약식명령은 벌금형 고지이므로 선고유예를 구하려면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조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③기소 또는 약식기소 → ④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검사가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하면 법원이 약식명령으로 벌금을 고지하는데, 약식명령에는 선고유예가 없고 이수명령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선고유예를 받으려면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정식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직접 반성과 피해회복 자료를 제출하고 양형 심리를 받습니다. 선고유예를 목표로 할 때는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지부터 범죄경력 조회로 확인해 선고유예가 법률상 가능한지 가립니다.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시도하되, 직접 연락하지 않고 변호인을 통해 합의서·처벌불원서를 받습니다. 합의가 어렵다면 공탁으로 피해회복 노력을 남깁니다.
범행을 인정하는 반성문, 성인지 교육·상담 이수 확인서, 재범 방지 계획, 직업·가족 사정 자료를 재판 전까지 제출합니다.
이 순서대로 준비하면 선고유예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선고유예가 어렵더라도 벌금 액수와 보호관찰·이수명령 시간 등 양형 전반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마치며
강제추행 사건은 “그냥 벌금 조금 내고 끝내자”는 생각으로 대응하다가 이수명령과 신상정보 등록이라는 뒤따르는 부담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변호인과 상의하셨다면 선택지가 훨씬 넓었을 사건들입니다.
혐의를 받는 분의 입장에서는 선고유예가 이수명령을 피하는 길이지만, 요건이 까다롭고 반성과 피해회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분의 입장에서는 합의 여부와 피해회복이 처벌의 수위에 직접 영향을 주므로, 합의에 응할지 판단하기 전에 사건의 흐름을 먼저 이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쪽과 피해를 입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자료를 언제 제출하느냐에 따라 선고유예, 벌금, 집행유예로 결론이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선고유예 가능성이 있는지,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제추행으로 선고유예를 받으면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정말 안 나오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이 이수명령 병과 대상에서 선고유예를 제외하고 있어 이수명령은 병과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1년 보호관찰이 명해질 수는 있습니다.
Q. 선고유예를 받으면 보호관찰은 무조건 받나요?
A. 아닙니다. 성인의 경우 보호관찰은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명할 수 있는 임의적 처분입니다. 소년이 성폭력범죄로 선고유예를 받는 경우에만 반드시 보호관찰을 명해야 합니다.
Q. 벌금 100만 원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이수명령도 나오나요?
A.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에도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에 따라 이수명령이 병과됩니다. 벌금형의 이수명령은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집행됩니다. 선고유예는 약식명령으로 받을 수 없어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Q. 약식명령에 불복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기간이 지나면 약식명령이 확정되므로 선고유예를 노린다면 서둘러야 합니다.
Q. 선고유예를 받은 뒤 2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요?
A. 형법 제60조에 따라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다만 그 사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유예한 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이수명령이 없으면 신상정보 등록도 안 하게 되나요?
A. 별개의 문제입니다. 신상정보 등록은 성폭력처벌법 제42조에 따라 등록대상 성범죄의 유죄판결 확정 여부로 정해지므로, 이수명령 유무와 연동되지 않습니다. 선고 전에 등록 문제까지 함께 점검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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