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아 벌금형이 확정된 뒤, 경비원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비직으로 취업하려다 막혔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옵니다.
제가 만나본 분들 중 상당수는 “벌금만 냈으면 전과가 크게 남는 것도 아니고, 징역도 아닌데 일은 할 수 있겠지”, “몇 년 지나면 기록도 지워진다던데 그때 지원하면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채용 단계에서 성범죄 경력 조회가 나오고, 경비업체가 결격사유를 이유로 채용을 거절하면 그제야 벌금형이 생계 문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경비업법은 강제추행을 결격 범죄로 명시하면서 벌금형만 받아도 10년간 경비원이 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취업제한 명령과 신상정보 등록까지 겹치면, 같은 벌금형이라도 직업 선택의 폭이 전혀 다르게 좁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강제추행 벌금형이 경비원 취업에 어떤 법적 제한으로 이어지는지, 그 제한이 언제까지 가는지, 그리고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먼저 점검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강제추행은 경비업법이 결격 범죄로 직접 열거한 죄입니다
경비원 결격 여부는 ‘죄명’이 법에 적혀 있는지로 갈립니다.
경비업법 제10조 제1항은 경비지도사 또는 일반경비원이 될 수 없는 사람을 호별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제5호는 일정한 죄를 범하여 벌금형 이상을 받은 사람을 결격으로 규정하는데, 열거된 죄에 형법 제298조(강제추행)를 포함한 형법 제297조부터 제305조까지의 성범죄 조문이 들어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법원이 징역이 아닌 벌금을 선택하더라도, 경비업법은 형의 종류가 아니라 죄명을 기준으로 결격을 정하기 때문에 ‘벌금이라서 가볍다’는 계산이 통하지 않습니다.
열거 범위도 넓습니다. 형법상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제추행(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부터 제301조까지), 미성년자·심신미약자 간음·추행(제302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제303조), 그리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부터 제11조까지의 죄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제8조의 죄까지 이어집니다. 지하철·버스 같은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성폭력처벌법 제11조)도 이 범위에 들어갑니다.
강제추행은 벌금형이든 징역형이든, 경비업법상 결격 범죄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2. 벌금형이라도 선고받은 날부터 10년간 일반경비원이 될 수 없습니다
결격 기간은 벌금형 선고일부터 10년이고, 중간에 줄어들지 않습니다.
경비업법 제10조 제1항 제5호는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여 벌금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10년이 지나지 아니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날 또는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부터 10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경비업법 제10조 제1항 제5호, 다목에 형법 제298조 포함).
즉 벌금형은 기산점이 ‘선고받은 날’입니다. 형이 확정된 날도, 벌금을 납부한 날도 아니므로, 벌금을 바로 납부했다고 해서 결격 기간이 앞당겨 끝나지 않습니다. 징역형을 받았다면 실형이든 집행유예든 집행 종료 또는 유예된 날부터 10년이 계산되고, 실형의 경우 제3호(집행 종료 후 5년)와 제4호(집행유예 기간 중)도 함께 적용됩니다.
이 결격은 일반경비원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제10조 제2항 제3호는 특수경비원도 제1항 제2호부터 제8호까지의 사유에 해당하면 될 수 없다고 정하므로, 공항·항만 같은 국가중요시설 경비도 막힙니다. 경비지도사 자격으로 일하는 길도 같은 이유로 막힙니다.
이를 채용하는 업체 쪽에서도 같은 제한을 받습니다. 제10조 제3항은 경비업자가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을 채용하거나 근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제19조 제2항 제6호에 따라 허가취소나 영업정지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업체는 법적 부담 때문에 이력서 단계에서 성범죄 경력 조회를 요구하고, 결격이 확인되면 채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벌금형 선고일로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에는 일반경비원은 물론 특수경비원·경비지도사도 될 수 없습니다.
3. 결격 기간과 별개로 법원의 취업제한 명령이 경비 업무를 따로 막을 수 있습니다
경비업법은 ‘자동’ 결격이고, 청소년성보호법은 ‘판결에 붙는’ 취업제한입니다.
두 번째 제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입니다. 법원은 성인대상 성범죄를 포함한 성범죄로 형을 선고하는 경우, 판결(약식명령 포함)과 동시에 일정 기간 특정 시설·기관에 취업하거나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선고해야 합니다. 벌금형을 받은 경우에는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기간을 계산하고, 기간은 10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 대상 시설에 경비 분야가 명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경비업법」 제2조제1호의 경비업을 행하는 법인. 이 경우 경비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에 한정한다. (…) 「주택법」 제2조제3호의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 이 경우 경비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에 한정한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제10호·제14호).
공동주택 경비원이 대표적입니다. 이 경우 경비업체 소속이든 관리사무소가 직접 고용했든, 경비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한 취업제한 명령의 적용을 받습니다. 해당 기관의 장은 성범죄 경력 조회로 취업자를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어, 경력 조회 단계에서 걸리게 됩니다.
다만 같은 조 제1항 단서는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그 밖에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법원이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경비업법상 결격은 이런 예외가 없지만, 이 제도는 사건 단계에서 재판부를 설득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여기에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강제추행으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고, 벌금형이라면 제45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등록기간 10년이 적용됩니다. 신상정보 등록은 취업을 직접 금지하는 제도는 아니지만, 경력 조회와 맞물려 채용 단계에서 걸러지는 계기가 됩니다.
경비업법의 결격 10년에 청소년성보호법의 취업제한 명령과 신상정보 등록 10년이 겹치면, 경비 분야 재취업의 길이 사실상 닫힙니다.
4. 벌금형이냐 아니냐에 따라 결격 여부와 기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사건도 기소유예·벌금형·집행유예 중 무엇으로 끝나느냐가 직업을 좌우합니다.
강제추행은 형법 제298조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이 함께 규정되어 있어서, 사건이 어떤 처분으로 끝나느냐가 이후 경비직 취업 가능 여부를 결정합니다. 경비업법 제10조 제1항 제5호가 ‘벌금형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결격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하거나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면 형을 선고받은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이 결격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반면 약식기소로 벌금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곧바로 10년 결격이 시작되고, 집행유예가 붙은 징역형이면 집행이 유예된 날부터 10년이 계산되는 데다 제4호에 따라 유예기간 중에도 막힙니다.
그래서 형량 자체는 벌금 몇 백만원이어도, 그 처분이 경비직 취업을 포함한 직업 전체에 주는 영향은 훨씬 큽니다. 특히 약식명령은 서면으로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되는데, 이 기간을 놓친 뒤에야 결격사유를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한 합의 여부, 초범 여부, 추행의 정도 같은 사정은 기소유예 여부와 벌금액을 가르는 요소이므로, 직업상 결격 문제가 있는 분이라면 수사 단계에서부터 이 점을 의식해 대응해야 합니다.
5. 수사 단계부터 약식명령 확정까지, 취업을 지키려면 이 순서를 놓치면 안 됩니다
형이 확정되기 전, 처분 단계에서 결격 여부가 결정됩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 신고 또는 고소에 따른 경찰 수사 개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피의자 조사 후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 ③검사의 처분(기소유예·약식기소·정식기소·혐의없음) → ④약식명령 또는 정식재판(수원지방법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가운데 결격이 확정되는 시점은 ③의 약식기소 후 ④의 약식명령이 확정되는 때입니다.
경비직 또는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근무를 이어가야 하는 분이라면 아래 순서로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사건이 어느 단계인지, 즉 경찰 수사 중인지 송치 후 검찰 처분 대기 중인지 약식명령을 받았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약식명령을 받았다면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 청구 여부를 정하고, 청구서 제출 기한을 달력에 표시합니다.
현재 재직 중인 곳이나 지원 예정인 곳이 경비업법상 경비업체인지,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인지를 확인하고 결격과 취업제한 명령의 적용 범위를 따로 점검합니다.
이러한 확인을 바탕으로 사건 단계마다 합의, 처분 의견서, 정식재판 청구 여부를 직업 관점까지 포함해 판단해야 벌금형 확정이라는 가장 불리한 결과를 피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강제추행 사건에 연루된 분들은 “벌금이면 일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벌금형은 형의 크기와 무관하게 직업 선택의 문을 10년 동안 닫을 수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혐의를 받는 분의 입장에서는 합의 시기와 방법, 조사 대응, 처분 의견서의 방향에 따라 기소유예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갈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으신 분의 입장에서도 사건이 어떤 처분으로 마무리되는지에 따라 가해자가 일정 직종에서 일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지므로, 처분 결과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의견을 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분과 피해를 입으신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내느냐에 따라 형량과 직업상 불이익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벌금형 확정 전,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단계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제추행으로 벌금 300만원을 받았는데, 이 정도도 경비원이 될 수 없나요?
A. 벌금액은 결격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경비업법 제10조 제1항 제5호는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으면 일반경비원이 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금액이 적어도 같은 결과가 됩니다.
Q. 벌금을 이미 다 납부했는데도 결격이 계속되나요?
A. 그렇습니다. 결격 기간은 벌금을 납부한 날이 아니라 벌금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계산됩니다. 납부 사실만으로 기간이 단축되지 않습니다.
Q. 기소유예를 받으면 경비원 취업에 문제가 없나요?
A. 기소유예는 법원이 형을 선고한 것이 아니므로 경비업법 제10조 제1항 제5호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수사 경력 자료로 남을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채용 심사 방식은 별도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Q. 특수경비원이나 공동주택 경비원도 같은 제한을 받나요?
A. 특수경비원은 경비업법 제10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제1항 제5호 사유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공동주택 경비는 이와 별개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제10호의 취업제한 명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억울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약식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약식명령이 확정되어 경비업법상 결격 기간도 되돌릴 수 없으므로, 기한 안에 대응 방향을 정하셔야 합니다.
Q. 10년이 지나면 경비원으로 일할 수 있나요?
A. 경비업법 제10조 제1항 제5호의 결격 기간이 지나면 이 조항으로는 막히지 않습니다. 다만 신상정보 등록 기간이나 법원이 정한 취업제한 기간은 별도로 계산되므로 각각 끝났는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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