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형사 고소 사건이 불기소나 무죄로 끝난 뒤, 그 고소가 처음부터 누군가의 권유로 시작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무고 사건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고소장에 이름을 올린 것도 아니고 그냥 조언만 했을 뿐이다”, “고소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결정한 일이다”라고 생각했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고소인이 조사 과정에서 “그분이 이렇게 말하라고 했다”고 진술하는 순간, 뒤에 있던 사람이 오히려 수사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무고죄의 고의를 확정적 고의가 아니라 미필적 고의로도 인정하고 있고, 타인을 교사하여 범죄를 저지르게 한 사람은 직접 실행한 사람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고소장에 이름이 없다는 사실이 처벌을 피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거짓 고소를 뒤에서 부추긴 사람이 어떤 경우에 무고교사죄로 처벌되는지, 반대로 어떤 경우에 책임을 지지 않는지, 그리고 수사가 시작되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거짓 고소를 부추긴 사람도 고소인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무고죄는 신고한 사람만의 범죄가 아니라, 신고하도록 만든 사람의 범죄이기도 합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고소장과 진정서, 고발장, 국민신문고 민원이 모두 여기서 말하는 신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형법 제31조 제1항이 적용됩니다.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사람은 죄를 실행한 사람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그러니 “이런 내용으로 고소하면 상대가 겁먹고 합의해 줄 것이다”라며 거짓 내용의 고소를 결심하게 만들었다면, 교사한 사람에게도 무고죄의 법정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무에서는 이를 무고교사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교사는 단순히 도와준 것과 다릅니다. 고소할 생각이 없던 사람에게 허위 내용을 알려 주며 고소를 결심하게 하거나, 이미 망설이던 사람에게 허위 사실을 더해 확신을 주는 행위까지 범죄 결의를 일으킨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고소장의 허위 부분을 대신 써 주거나 진술을 맞춰 주는 정도에 그쳤다면 교사가 아니라 방조(형법 제32조)로 보는 경우도 있으며, 이때는 정범보다 형이 감경됩니다.
거짓 고소를 결심하게 만든 사람은, 직접 고소하지 않았더라도 고소인과 같은 무고죄의 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2. 처벌 여부는 허위임을 알았는지, 고소인의 결의를 만들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교사자에게도 ‘허위일 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고소인의 결의를 일으킨 행위가 모두 필요합니다.
무고교사가 인정되려면 우선 고소인이 신고한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여야 합니다. 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점은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고, “진실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소극적 사정만으로는 허위로 단정하지 않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상대방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거나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고소가 허위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음으로 고의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무고죄의 고의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무고죄의 범의는 반드시 확정적 고의일 필요가 없고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므로, 신고자가 허위라고 확신한 사실을 신고한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하다는 확신 없는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에도 그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3413 판결).
이 법리는 교사자에게도 그대로 작용합니다. 교사자가 상대 사건이 허위이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일단 고소부터 해 보라”고 밀어붙였다면, 확정적으로 허위임을 알지 못했더라도 고의를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나는 진짜라고 믿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그 믿음을 뒷받침할 객관적 사실관계가 있었는지가 따로 검토됩니다. 또한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에 비추어 허위일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인식을 무시한 채 무조건 자기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 경우까지 고의가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결정적인 증거는 대화 기록입니다. 고소 전후의 카카오톡·문자·통화 녹음에서 “이렇게 쓰면 처벌받는다”, “폭행당했다고 하면 된다”와 같은 문구가 확인되면 교사 사실과 허위 인식이 한꺼번에 입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고교사는 허위 인식과 결의를 일으킨 행위가 모두 입증될 때 성립하며, 대화 기록이 그 핵심 증거가 됩니다.
3. 고소인이 속은 경우와 고소가 불가능했던 경우는 결론이 달라집니다
같은 부추김이라도 고소인의 인식 여부와 신고 내용의 처벌 가능성에 따라 책임이 갈립니다.
첫째, 고소인이 허위인 줄 모르고 신고한 경우입니다. 교사자가 거짓 사실을 진짜처럼 꾸며 말해 고소인이 이를 진실로 믿고 신고하게 만들었다면, 고소인에게는 무고의 고의가 없어 처벌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때 교사자는 형법 제34조 제1항의 간접정범으로 정범과 같은 책임을 지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고소인을 도구로 삼은 셈이므로 책임이 오히려 더 분명해집니다.
둘째, 신고 내용 자체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친고죄의 고소기간이 이미 지난 사실을 신고한 사건에서 무고교사 부분까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이 친고죄로서 그에 대한 고소기간이 경과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이 그 신고내용 자체에 의하여 분명한 때에는 당해 국가기관의 직무를 그르치게 할 위험이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8도1818 판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고소기간 도과 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채 무고교사와 무고를 모두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정범인 무고가 성립하지 않으면 교사범도 성립하지 않으므로, 신고 내용 자체가 처벌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부추긴 사람의 책임도 함께 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고소인이 실제로 신고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교사를 받은 사람이 고소를 승낙하고도 실행에 착수하지 않은 단계에서는, 무고죄에 예비·음모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교사자도 처벌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고소장이 접수되는 순간 실행의 착수가 있었던 것이므로, 이후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죄가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고소인을 속였다면 간접정범, 신고 자체가 불가능한 내용이거나 접수 전이라면 책임이 달라집니다.
4. 형량은 고소인과 같고, 자백 시점에 따라 감경·면제될 수 있습니다
무고교사의 법정형은 10년 이하 징역이지만, 재판 확정 전 자백은 형을 줄여 주는 사유가 됩니다.
무고교사의 법정형은 형법 제156조와 제31조 제1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무고죄는 고소 대상이 된 상대방이 입은 수사·재판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실제 양형에서는 허위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상대방이 구속되거나 기소되었는지, 허위 고소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가 주요하게 참작됩니다.
형법 제157조는 제153조를 준용합니다. 즉 무고를 저지른 사람이 그 신고로 인한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한 때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합니다. 고소를 부추긴 사람도 이 취지가 문제될 수 있으므로, 이미 허위 고소가 접수된 상태라면 상대방 사건이 확정되기 전에 어떤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바로잡을지 신속히 판단해야 합니다.
공소시효는 법정형이 장기 10년의 징역이므로 통상 10년입니다. 허위 고소가 접수된 지 몇 년이 지났더라도 시효가 끝나지 않았을 수 있으니,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5. 무고 수사는 이런 순서로 진행되고, 초기 진술이 방향을 정합니다
고소인 조사에서 나온 한 문장이 교사 혐의의 출발점이 되므로 진술 전에 자료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무고 사건은 통상 ①원래 사건이 불기소·무죄로 끝난 뒤 피고소인이었던 사람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무고로 고소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및 통화·메신저 기록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교사 혐의는 대개 ②단계에서 고소인이 “누구의 권유를 받았다”고 진술하면서 불거집니다.
교사자로 지목되었다면 감정적으로 반박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소 전후에 주고받은 카카오톡·문자·통화 내역을 확보하고, 어떤 표현으로 어떤 조언을 했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고소 내용 중 허위로 지목된 부분이 무엇인지, 그 부분이 객관적으로 허위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원래 사건의 수사·재판 기록과 대조합니다.
내가 고소를 권유한 시점과 고소인이 실제로 결심한 시점의 선후를 확인해 교사인지 단순 조언 또는 방조인지 구분합니다.
이러한 정리를 바탕으로 무고 사건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을 정하면, 고의 부정 여부와 교사·방조의 구분 및 자백 감경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내가 직접 고소한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소인 조사에서 이미 이름이 나온 뒤라면, 수사기관은 그 사람의 휴대전화 기록부터 확인하기 시작합니다.
허위 고소를 당한 쪽 입장에서는 고소인 뒤에 누가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합의나 재발 방지에 중요합니다. 원래 사건의 불기소 결정문, 고소 당시 진술, 대화 기록이 서로 어긋나는 지점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반대로 교사자로 지목된 쪽 입장에서도 “조언했을 뿐”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허위임을 알았는지, 결의를 만들었는지, 이미 접수된 고소인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고소를 당한 쪽과 고소를 한 쪽, 그리고 그 사이에서 조언한 쪽의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 한 줄로 방향이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소를 권유만 했는데도 무고교사가 되나요?
A. 권유한 내용이 허위임을 알거나 허위일 가능성을 인식했고, 그 권유로 고소인이 고소를 결심했다면 될 수 있습니다.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었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Q. 고소인이 처벌받지 않으면 교사한 사람도 처벌받지 않나요?
A. 아닙니다. 고소인이 허위인 줄 모르고 속아서 고소했다면 고소인은 무고죄가 아니지만, 속인 사람은 간접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무죄를 받으면 고소는 곧바로 허위 고소가 되나요?
A. 아닙니다.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라는 점은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진실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소극적 사정만으로는 무고가 되지 않습니다.
Q. 이미 고소가 접수된 뒤에 취하하면 괜찮나요?
A. 접수 시점에 이미 무고죄는 성립하므로 취하만으로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 사건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이 감경 또는 면제될 수 있습니다.
Q. 고소장 작성만 도와줬다면 어떻게 평가되나요?
A. 고소 결의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결심한 고소인의 허위 신고를 도운 것이라면 교사가 아니라 방조로 평가될 수 있고, 이 경우 형이 감경됩니다.
Q. 경찰에서 교사 혐의로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언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고의와 교사 여부 판단의 방향을 정하고, 대화 기록과 맞지 않는 진술은 이후 번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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