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야 시효취득, 조상 묘가 있어도 임야 전체를 취득할 수 없는 이유
임야 시효취득, 조상 묘가 있어도 임야 전체를 취득할 수 없는 이유
법률가이드
매매/소유권 등

임야 시효취득, 조상 묘가 있어도 임야 전체를 취득할 수 없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선산이나 임야에 조상 묘가 있고 수십 년째 집안에서 관리해 왔으니 그 임야는 사실상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묘가 있다는 사실이 곧 임야 전체를 점유해 왔다는 증명이 되지는 않고, 법원은 묘를 쓴 자리와 나머지 산 전체를 전혀 다른 문제로 나누어 봅니다. 등기부상 소유자가 따로 있는데 묘만 믿고 시효취득을 주장하다가 소송에서 묘 자리조차 지료 부담을 안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분묘기지권과 점유취득시효가 어떻게 다른지, 임야 전체를 취득하려면 무엇을 어느 범위까지 입증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임야 시효취득의 요건 — 민법 제245조 제1항이 요구하는 것

부동산 점유취득시효는 민법 제245조 제1항이 정하고 있습니다.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하고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규정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20년이 지나는 즉시 소유권이 넘어오는 것이 아니라, 점유자가 소유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고 등기를 마쳐야 비로소 소유자가 된다는 점입니다.

점유자가 소송에서 증명해야 할 요소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소유의 의사로 하는 점유(자주점유), 평온·공연한 점유, 20년이라는 기간, 그리고 점유한 대상 부분의 특정입니다. 민법 제197조 제1항은 점유자가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어, 처음부터 점유자에게 모든 것을 증명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추정은 점유 사실 자체가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작동합니다. 어디를 얼마나 점유했는지는 점유자가 보여주어야 하고, 임야는 면적이 넓고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이 대목에서 다툼이 가장 많이 생깁니다.

  • 자주점유 — 소유자로서 배타적으로 지배하려는 의사를 갖고 점유할 것.

  • 평온·공연 — 폭력이나 은밀한 방법 없이, 타인이 알 수 있게 점유할 것.

  • 20년 — 점유를 시작한 때부터 계속 이어진 기간이며, 점유가 끊기면 기간은 처음부터 다시 셉니다.

  • 점유 부분의 특정 — 지적도·측량으로 어디까지가 점유 범위인지 그려낼 수 있어야 합니다.

시효취득은 점유한 만큼만 인정된다 — 묘가 있는 자리를 점유했다는 사실과 임야 전체를 점유했다는 사실은 별개의 입증 대상이다.

분묘기지권과 시효취득 — 같은 묘, 다른 권리

묘를 쓴 사람이 가지는 권리는 소유권이 아니라 분묘기지권입니다. 분묘기지권은 타인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분묘를 수호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분묘의 기지를 사용하는 관습법상 물권으로, 지상권과 비슷한 성격을 갖습니다. 토지 자체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묘 자리를 사용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권리의 내용도 범위도 애초에 소유권보다 훨씬 좁습니다.

이 차이는 시효취득 주장에서 곧바로 문제가 됩니다. 조상 묘를 쓰면서 점유해 온 사람의 점유 의사는 통상 묘를 모시고 관리하겠다는 것이지, 그 산 전체를 내 소유로 하겠다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분묘 설치 당시부터 토지가 타인 소유임을 전제로 한 점유라면, 법원이 소유의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은 점유자가 타인 소유임을 알면서 점유한 사정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면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질 수 있다는 법리를 확립했습니다. 그래서 묘를 쓸 때 토지 소유자의 허락을 구했거나, 소유자가 따로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이 드러나면 임야 전체에 대한 시효취득 주장은 힘을 잃게 됩니다.

분묘기지권이 미치는 범위 — 봉분과 그 주변에 한정

그렇다면 분묘기지권으로 보호되는 땅은 어디까지일까요. 판례의 기본 틀은 분묘기지권이 분묘를 수호하고 제사를 지내는 데 필요한 범위 안에서만 미친다는 것입니다. 봉분이 자리 잡은 기지와 그 주변의 필요한 공지가 여기에 해당하고, 묘 너머의 임야 전체가 포함되지는 않습니다. 같은 임야 안에 선산을 이루는 묘가 여러 기 있더라도 각 분묘별로 그 기지를 인정할 뿐, 묘들 사이의 임야 전체를 하나로 묶어 권리를 인정해 주는 구조가 아닙니다.

가정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3,000평 임야 한쪽에 할아버지·아버지 묘 두 기가 있고 집안이 수십 년 성묘해 왔는데, 어느 날 등기명의인이 임야 전체를 매도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때 집안이 확실히 지킬 수 있는 것은 묘와 그 수호에 필요한 범위뿐이고, 나머지 임야를 주장하려면 별도로 그 부분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분묘기지권이 있다는 사실은 그 입증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묘 자리에 한정된 점유라는 반대 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 분묘기지권의 대상 — 봉분이 있는 기지와 분묘 수호·제사에 필요한 인근 공지.

  • 분묘기지권의 성격 — 소유권이 아니라 지상권 유사의 관습법상 물권.

  • 분묘 외 임야 — 시효취득을 주장하려면 별도의 점유 사실과 소유 의사를 입증.

  • 묘가 여러 기인 선산 — 각 분묘의 기지별로 인정되며 전체 임야로 확장되지 않음.

분묘기지권은 묘 자리를 쓸 권리일 뿐이고, 임야의 소유권을 시효로 얻으려면 묘와 별개로 임야 자체를 점유한 사실이 필요하다.

임야 점유를 인정받는 증거 — 성묘만으로는 모자란다

법원이 임야에서 점유를 인정하는 기준은 사회통념상 그 땅을 배타적으로 지배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입니다. 매년 성묘하러 올라가고 벌초한 정도로는 묘 주변을 관리했다는 증명은 될 수 있어도, 임야 전체를 자기 땅으로 지배했다는 증명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야 전체를 점유했다고 주장하려면 소유자가 하는 행위, 즉 땅을 이용하고 경계를 확보하고 타인의 접근을 막은 사정이 객관적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점유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이는 것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직접 식재하고 가꾼 수목에 관한 자료, 임도·진입로 개설이나 울타리·경계 표시 흔적, 연도별 항공사진과 위성사진에서 확인되는 점유 상태, 이웃 토지 소유자와 마을 주민의 진술, 임야 관리 비용 지출 내역 등입니다. 한 가지 자료만으로는 약하고 여러 자료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비로소 20년 이상 이어진 점유가 설득력을 얻습니다.

  • 연도별 항공사진·위성사진 — 20년 전부터 현재까지 점유 상태가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줌.

  • 식재·조림·벌채 기록 — 소유자가 하는 이용 행위의 직접 증거.

  • 경계 표시·울타리·진입로 — 타인의 접근을 막고 배타적으로 지배했다는 표지.

  • 인근 주민·이웃 소유자 진술서 — 누가 언제부터 이 땅을 관리해 왔는지에 대한 제3자 증언.

점유 부분의 특정 — 지적측량이 승패를 가른다

한 필지 가운데 일부만 점유해 왔다면 그 일부만 시효취득할 수 있고, 이때는 점유한 범위가 도면으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법원에 감정을 신청해 지적측량 감정인이 현장에서 점유 부분을 측량하고, 그 결과를 도면으로 만들어 소송에 쓰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점유 범위가 불분명하면 청구가 기각되거나 인정 범위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소송의 구조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점유자는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합니다. 점유 부분이 한 필지의 일부이면 그 부분을 분할(분필)한 뒤 등기를 넘겨받는 형태가 되어, 분할 가능한지와 면적이 맞는지도 판결 이후의 등기 단계에서 영향을 줍니다. 처음부터 임야 전체를 청구하면서 점유 범위를 감정으로 좁히지 못하면 묘 자리 외에는 아무것도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기 쉽습니다.

2001년 장사법 시행 이후 설치한 묘 — 시효취득형 분묘기지권의 제한

묘를 언제 썼는지도 중요합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3항은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의 연고자가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 사용권이나 그 밖에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2001. 1. 13. 시행된 개정 장사법 이후에 설치한 분묘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어 시효취득형 분묘기지권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수십 년 이내에 소유자 모르게 묘를 쓴 경우에는 20년 점유를 채우더라도 분묘기지권 자체를 주장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반대로 2001년 이전에 설치해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분묘는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것으로 인정되어 왔습니다. 다만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경우에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면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무상으로 쓰던 묘 자리가 소유자의 청구 이후에는 지료를 내야 하는 자리가 된다는 뜻입니다. 결국 묘 자리조차도 어느 시기에 어떤 경위로 설치했는지에 따라 권리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토지 소유자가 할 수 있는 대응 — 개장 허가와 지료 청구

반대편 입장에서는 토지 소유자가 쓸 수 있는 수단도 분명합니다.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에 대해서는 장사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분묘에 매장된 시신 또는 유골을 개장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미리 3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분묘의 설치자나 연고자에게 알려야 하고, 연고자를 알 수 없으면 공고하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미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묘라면 개장 대신 지료를 청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됩니다. 앞서 본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받을 수 있고, 판결로 정해진 지료를 2년분 이상 연체하면 소유자가 분묘기지권 소멸을 청구할 길도 열립니다. 그래서 묘가 있는 임야를 시효취득으로 다투는 분쟁은 상대방이 개장·지료 청구·토지 인도 청구를 함께 걸어오는 경우가 많고, 방어와 청구를 한 소송 안에서 같이 설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점유가 끊기거나 중단되는 경우 — 20년 계산의 함정

20년의 점유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민법 제192조 제2항은 점유자가 점유를 빼앗기거나 스스로 점유를 그만두면 점유권이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고, 점유가 끊기면 이미 쌓인 기간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임야는 상시 거주하는 공간이 아니어서 몇 년간 방치된 사이 다른 사람이 들어와 점유하거나 소유자가 직접 사용하기 시작하면 점유 계속성이 문제 됩니다.

또 소유자가 점유자를 상대로 토지 인도나 철거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면 취득시효가 중단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247조 제2항이 소멸시효 중단 사유를 취득시효에 준용하기 때문입니다. 점유자가 소유자의 권리를 승인하는 행위, 예를 들어 소유자에게 사용료를 내거나 허락을 구하는 행위도 승인으로 평가되어 시효 진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소유자와 연락이 닿았을 때 무심코 보낸 문자나 합의서 한 장이 나중에 소유 의사를 부정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상 묘가 있으면 그 임야는 우리 집 땅으로 인정되나요?

A. 아닙니다. 묘가 있으면 분묘기지권이 성립할 수는 있지만 이는 묘 자리와 수호에 필요한 범위를 사용하는 권리일 뿐 소유권이 아닙니다. 임야 전체의 소유권을 얻으려면 민법 제245조 제1항에 따라 그 땅을 소유의 의사로 20년간 점유했음을 별도로 입증하고 등기까지 마쳐야 합니다.

Q. 매년 성묘하고 벌초했는데 그것으로 20년 점유가 되나요?

A. 성묘와 벌초는 묘를 돌보는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임야 전체에 대한 배타적 지배의 증거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식재·조림, 경계 표시, 진입로 개설처럼 소유자가 하는 이용 행위가 함께 있어야 점유 인정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Q. 묘 자리만이라도 계속 쓸 수 있나요?

A. 2001. 1. 13. 이전에 설치해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분묘라면 시효취득형 분묘기지권이 인정되어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면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내야 합니다.

Q. 최근에 소유자 모르게 쓴 묘는 어떻게 되나요?

A. 장사법 제27조 제3항에 따라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의 연고자는 토지 사용권을 주장하기 어렵고, 소유자는 제27조 제1항에 따라 시장 등의 허가를 받아 개장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개장 전에는 3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연고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Q. 임야 일부만 시효취득하는 것도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한 필지의 일부라도 점유한 범위가 도면으로 특정되면 그 부분에 한해 취득시효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지적측량 감정으로 점유 범위를 확정하고 분할 절차를 거쳐 등기를 넘겨받게 됩니다.

Q. 소유자에게 허락을 받고 묘를 썼다면 시효취득이 불가능한가요?

A. 소유자의 허락을 받아 점유를 시작했다면 소유의 의사가 없는 타주점유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 시효취득 주장이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허락의 범위 안에서 분묘 사용 권리를 다투는 방향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맺음말

조상 묘가 있다는 사실은 묘 자리를 지킬 근거가 될 수는 있어도 임야 전체를 얻을 근거는 아닙니다. 분묘기지권은 지상권 유사의 제한된 권리이고, 시효취득은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부분만 20년 요건으로 인정받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설치 시기가 2001. 1. 13. 이전인지 이후인지, 소유자의 승낙이 있었는지에 따라 묘 자리의 권리 내용도 달라집니다.

임야 분쟁은 증거가 오래된 항공사진과 이웃 진술처럼 시간이 지나면 구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많습니다. 양평·용문처럼 선산과 전원주택용 임야가 많은 지역이라면 소유자 변경이나 매매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점유 범위와 자료를 먼저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