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이사 대표권 제한, 정관에만 있고 미등기면 상대방에게 주장 못 하는 이유
사단법인 이사 대표권 제한, 정관에만 있고 미등기면 상대방에게 주장 못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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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이사 대표권 제한, 정관에만 있고 미등기면 상대방에게 주장 못 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사단법인과 계약을 맺었는데 나중에 법인이 "정관상 총회 의결이 필요했는데 이사 개인이 멋대로 한 일"이라며 계약의 효력을 부정하는 분쟁이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법인 쪽에서는 이사가 정관을 어기고 거래했는데 상대방이 이를 알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합니다. 핵심은 이사의 대표권에 걸린 제한이 정관에만 적혀 있는지, 법인 등기부에까지 올라 있는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민법이 정한 대표권 제한의 요건과 등기의 대항력, 상대방이 악의인 경우의 쟁점, 그리고 비법인사단과의 차이까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사단법인 이사의 대표권 — 원칙은 각자 대표

민법 제59조 제1항은 이사가 법인의 사무에 관하여 각자 법인을 대표한다고 정합니다. 이사가 여러 명이어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이사 한 명 한 명이 단독으로 법인을 대표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항 단서는 이사가 정관에 규정한 취지에 위반할 수 없고, 특히 사단법인은 총회의 의결에 의하여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이 단서 때문에 정관이나 총회 의결로 이사의 권한을 내부적으로 묶어 두는 일이 흔합니다.

문제는 이 내부 제한이 외부 거래 상대방에게도 그대로 통하느냐입니다. 법인의 대표행위에는 대리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제59조 제2항), 대표권 없는 자의 행위는 원칙적으로 무권대리(제130조)로 보아 법인이 추인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거래 상대방이 법인 내부의 정관과 총회 의결 사정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민법은 대표권 제한을 외부에 대항하려면 공시, 즉 등기를 거치도록 하는 장치를 두었습니다. 이어지는 항목에서 그 구조를 차례로 설명합니다.

이사는 원칙적으로 각자 법인을 대표하고, 이를 묶는 제한은 정관 기재와 등기라는 두 단계를 모두 거쳐야 외부에 주장할 수 있다.

제한이 효력을 가지려면 — 정관 기재 요건 (민법 제41조)

대표권 제한이 법적으로 존재하려면 먼저 정관에 적혀 있어야 합니다. 민법 제41조는 이사의 대표권에 대한 제한은 이를 정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그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이사회 구두 합의나 관행, 총회에서 한 번 한 말만으로는 대표권 제한이 되지 않습니다. 이사들끼리 "큰 계약은 이사장 승인을 받고 하자"고 약속했더라도 정관에 없다면 그 약속은 법인 대외관계에서는 아무 힘이 없습니다.

정관은 설립 시 제40조가 정한 필수 기재사항을 담아 작성하는 문서로, 이사의 임면에 관한 규정도 필수 항목입니다. 실무에서는 이사회 의결 없이 일정 금액 이상의 채무를 부담하지 못한다거나, 부동산 처분은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식의 조항이 정관에 들어갑니다. 대법원은 1992. 2. 14. 선고 91다24564 판결에서 이사가 법인의 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을 할 때 이사회 결의를 거치도록 한 정관 규정을 대표권 제한으로 보았습니다. 즉 이런 조항은 단순한 내부 절차 규정이 아니라 대표권 제한에 해당해 제60조의 등기 문제가 따라붙게 됩니다.

  • 정관에 기재된 제한 — 이사회 결의 요건, 금액 한도, 처분 행위 총회 의결 요건 등 대표권 범위를 줄이는 조항.

  • 정관에 없는 제한 — 구두 합의나 내규, 관행 수준이면 제41조에 따라 효력 없음.

  • 확인 방법 — 법인의 현행 정관 사본을 받아 대표권·의결 관련 조항과 개정 이력을 대조.

등기하지 않으면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민법 제60조)

정관에 적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민법 제60조는 이사의 대표권에 대한 제한은 등기하지 아니하면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대표권 제한은 제49조 제2항 제9호가 정한 등기사항이고, 설립 이후 변경이 생기면 제52조에 따라 3주 내에 변경등기를 해야 합니다. 여기에 제54조 제1항은 설립등기 이외의 등기사항은 그 등기 후가 아니면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해 같은 취지를 한 번 더 확인합니다.

효과를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어느 사단법인 정관에 "5천만원 이상의 채무 부담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등기부에는 이 제한이 올라 있지 않다고 가정합니다. 이사 한 명이 이사회 결의 없이 1억원짜리 차용 계약을 체결했다면, 법인은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계약의 효력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정관에 제한이 있어도 등기가 없으면 외부 제3자에게는 없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그 계약의 효과는 법인에게 귀속되고, 법인은 상대방에게 책임을 진 뒤 이사에게 내부적으로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정리하게 됩니다.

정관에 적혀 있어도 등기부에 없는 대표권 제한은 법인 밖의 거래 상대방에게는 주장할 수 없다.

대항하지 못한다는 것의 의미 — 법인과 상대방의 입장

대항하지 못한다는 말은 제한 자체가 무효라는 뜻이 아니라, 법인이 그 제한을 근거로 거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법인과 이사 사이의 내부 관계에서는 정관 위반이 그대로 남습니다. 정관을 어기고 거래한 이사는 법인에 대해 임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고, 해임 사유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외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는 법인이 계약상 책임을 그대로 부담하는 것입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등기부등본이 핵심 방어 자료가 됩니다. 거래 시점에 발급받은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에 대표권 제한 기재가 없다면, 그 사실이 곧 제60조에 따른 대항 불가를 주장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이사의 대표권 범위는 등기부상 이사 성명·주소와 대표권 제한 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전 등기부를 발급받고 그 일자를 기록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법인이 제한을 등기했다는 점은 법인이 입증해야 하는 쪽이라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 법인의 처지 — 미등기 제한을 근거로 계약 효력을 부정하기 어렵고, 이사에게는 내부 책임 추궁.

  • 상대방의 처지 — 등기사항증명서 기재가 없다는 점이 대항 불가 주장의 근거.

  • 이사의 처지 — 외부 효력은 유지돼도 정관 위반은 임무 위반으로 책임 문제가 남음.

상대방이 제한을 알고 있었다면 — 악의의 제3자 문제

가장 많이 다투는 쟁점은 상대방이 정관상 제한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경우입니다. 제60조의 문언은 선의인지 악의인지를 가리지 않고 "등기하지 아니하면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만 하기 때문에, 등기가 없는 이상 악의의 제3자에게도 대항할 수 없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반면 상대방이 정관의 제한을 알면서 이를 이용해 거래한 사정이 있다면 신의칙이나 권리남용 등 다른 법리로 법인의 항변이 인정될 여지를 열어 두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학설이 갈리는 부분이므로, 개별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어떤 경위로 제한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상대방이 법인 임원과 가까운 사이였거나, 사전에 이사회 의사록을 받아본 사정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정이 있으면 법인은 단순히 대표권 제한을 이유로 한 항변보다 상대방이 이사와 짜고 법인에 손해를 끼쳤다는 취지의 통모·배임적 가담 주장을 함께 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정상적으로 등기부만 확인하고 거래했다면 위험은 현저히 낮아집니다. 상대방 측에서는 접촉 경위와 서류 교환 내역을 증거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이사의 이해충돌 — 대표권 제한과 다른 축 (민법 제64조)

대표권 제한 등기와는 별개로 법률이 직접 이사의 대표권을 막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법 제64조는 법인과 이사의 이익이 상반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이사가 대표권이 없고, 이 경우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사가 법인에게서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법인에 돈을 빌려주는 거래가 대표적입니다. 이 경우는 정관 기재나 등기 여부와 관계없이 법률상 대표권이 없는 것이라 제60조의 등기 문제와 구별됩니다.

따라서 사단법인과 거래할 때는 대표권 제한을 두 단계로 나누어 점검해야 합니다. 첫째, 정관에 제한이 있고 그것이 등기되었는지를 보는 제41조·제60조의 축입니다. 둘째, 거래 구조상 이사 본인과 법인의 이익이 충돌하는지를 보는 제64조의 축입니다. 후자에 해당하는데 특별대리인 없이 이사가 법인을 대표했다면, 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무권대리 문제가 생기고 법인이 추인하지 않는 한 효력이 없다는 점에서 위험이 큽니다.

비법인사단은 다르다 — 등기할 방법이 없는 경우

종중, 교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동창회처럼 법인 등기를 하지 않은 비법인사단에는 같은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표권 제한을 등기할 방법 자체가 없으므로 제60조를 준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2003. 7. 22. 선고 2002다64780 판결 등에서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정관상 사원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대외적 거래를 결의 없이 한 경우라도, 상대방이 그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가 아니라면 거래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은 비법인사단 쪽에서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이 차이는 실무에서 뜻밖의 결과를 낳습니다. 같은 총회 결의 누락이라도 사단법인이라면 등기 여부가 결정적이고, 비법인사단이라면 상대방의 인식 가능성이 결정적입니다. 그래서 법인격 유무와 등기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분쟁 분석의 첫 단계가 됩니다. 법인인 줄 알았던 단체가 사실은 법인 설립 허가를 받지 못한 비법인사단이라면 상대방의 방어 논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거래 전 점검과 분쟁 시 증거 정리

분쟁이 생기기 전에는 세 가지를 확인하면 위험의 대부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에서 이사의 성명과 대표권 제한 기재 유무를 확인하고, 현행 정관을 받아 대표권·의결 조항을 읽고, 큰 금액의 거래라면 이사회·총회 의사록 사본을 받아 두는 것입니다. 등기부에 제한이 없더라도 의사록을 받아 두면 법인 내부 절차가 정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까지 입증할 수 있어 분쟁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이미 분쟁이 시작되었다면 증거를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계약 체결 당시 발급받은 등기사항증명서, 이사의 대표자 신분 확인 자료, 이사와 주고받은 메시지·이메일, 대금 지급 내역이 기본 자료입니다. 법인이 대표권 제한을 이유로 계약의 효력을 다툰다면, 등기 여부 외에 법인이 거래를 사후에 이행하거나 이익을 받은 사정이 있는지도 함께 살핍니다. 이익을 받았다면 묵시적 추인 또는 이행 사실로 법인의 항변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등기사항증명서 — 거래 시점 발급본으로 이사 성명과 대표권 제한 기재 유무 확인.

  • 정관 사본 — 대표권·의결·금액 한도 조항과 개정 이력 확인.

  • 의사록 — 이사회·총회 결의 사실 확인, 큰 거래는 사본 확보.

  • 이사의 신분 확인 — 임기 만료 여부와 직무대행 여부까지 점검.

자주 묻는 질문

Q. 정관에 대표권 제한이 있으면 등기를 안 했어도 법인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나요?

A. 등기가 없으면 법인은 그 제한을 거래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민법 제60조). 따라서 총회나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는 계약의 효력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이사와 통모한 사정이 입증되면 다른 법리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정관에 적지도 않은 제한이라면 어떻게 되나요?

A. 민법 제41조에 따라 정관에 기재하지 않은 대표권 제한은 효력이 없습니다. 이사회 구두 합의나 관행으로 정한 제한은 법인 내부에서도 대표권 제한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 위반은 이사의 내부 책임 문제로만 남습니다.

Q. 대표권 제한 등기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설립 시에는 설립허가 후 3주 내 설립등기에 포함하고(제49조), 이후 정관 변경 등으로 제한이 생기거나 바뀌면 3주 내에 변경등기를 해야 합니다(제52조). 그 등기를 마친 뒤에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제54조 제1항).

Q. 상대방이 정관의 제한을 알고 있었다면요?

A. 제60조의 문언은 선의·악의를 구분하지 않아 등기가 없으면 대항하지 못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이사와 짜고 법인에 손해를 끼친 경우처럼 신의칙이나 권리남용이 문제되는 사정이 있으면 법인의 항변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Q. 이사가 자기 이익을 위해 법인과 거래한 경우도 같은가요?

A. 아닙니다. 법인과 이사의 이익이 상반하는 사항에서는 이사에게 대표권이 없고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합니다(제64조). 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별도의 법정 제한입니다.

Q. 종중이나 교회 같은 비법인사단도 같은 규칙인가요?

A. 등기 제도가 없어 제60조를 준용할 수 없습니다. 판례는 상대방이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가 아니라면 거래가 유효하다는 방향이어서, 결과가 법인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맺음말

사단법인 이사의 대표권 제한은 정관에 기재해야 효력이 생기고(제41조), 등기해야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제60조). 정관에만 있고 등기부에 없는 제한은 외부 거래 상대방에게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고, 그 위험은 법인 내부 책임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거래 상대방이라면 등기사항증명서와 정관, 의사록을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확실한 방어입니다. 법인 측이라면 정관상 제한을 만든 뒤 지체 없이 변경등기까지 마치는 것이 핵심입니다. 비법인사단이나 이해충돌 거래처럼 구조가 다른 사건은 결론이 달라지므로 사실관계를 정리해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수원지방법원 관할 법인 등기 분쟁이라면 관할 등기소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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