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어린이집·학교·학원은 물론 가정 안에서의 훈육 문제까지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뉴스에서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경찰 서류에는 “아동복지법 위반”이라고 적혀 있어 두 법이 어떻게 다른지 혼란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아동복지법은 가벼운 법이고 아동학대처벌법은 무거운 법 아닌가요”, “아이를 때린 것도 아닌데 말로 한 건 처벌 대상이 아니겠죠”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고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조사를 시작하면, 두 법이 서로 다른 얼굴로 한 사건에 함께 적용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법의 관계는 아동복지법이 ‘무엇이 학대인가’와 금지행위·처벌 근거를 정하고, 아동학대처벌법은 ‘보호자가 저지른 학대를 어떻게 수사하고 처리하는가’를 정하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를 모르면 형량도, 절차도, 대응 시점도 잘못 짚게 됩니다.
아래에서는 두 법의 역할과 적용 대상, 처벌 수위, 그리고 신고 이후 절차가 어떻게 다른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아동복지법은 학대의 정의와 금지행위를, 아동학대처벌법은 절차와 특례를 정합니다
두 법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한 법이 기준을 세우고 다른 법이 그 기준 위에서 작동하는 관계입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는 “누구든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열거합니다. 아동을 매매하는 행위, 성적 학대행위,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아동을 유기하거나 기본적 보호·양육·치료·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 등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를 어기면 같은 법 제71조가 징역 또는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즉 무엇이 학대인지, 그리고 그 행위 자체의 법정형이 얼마인지는 아동복지법이 정합니다.
반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흔히 말하는 아동학대처벌법은 학대의 정의를 따로 만들지 않습니다. 같은 법 제2조 제3호는 “아동학대”를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의 아동학대로 정의하고, 이 정의를 그대로 빌려옵니다. 대신 이 법은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를 ‘아동학대범죄’로 묶어, 신고의무, 현장출동, 응급조치, 임시조치, 아동보호사건, 상습범·치사·중상해 가중처벌 같은 수사와 처분의 특별 절차를 얹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아동복지법 제17조 위반”으로 공소장에 적히지만, 사건 처리의 틀은 “아동학대범죄”로서 특례법의 절차를 따르는 일이 흔합니다. 한쪽 법만 보고 사건을 판단하면 형량과 절차 중 하나를 반드시 놓치게 됩니다.
아동복지법이 ‘무엇이 학대이고 얼마나 처벌되는가’를, 아동학대처벌법이 ‘누구를 어떤 절차로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정합니다.
2. 아동복지법은 누구에게나, 아동학대처벌법은 보호자에게 적용됩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한 사람이 보호자인지 여부에 따라 적용되는 법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는 아동학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
이 정의에서 보듯 아동복지법상 학대의 행위자는 보호자를 포함한 모든 성인입니다. 아동은 18세 미만인 사람이고(제3조 제1호), 제17조 금지행위는 “누구든지” 지켜야 하므로 이웃, 낯선 사람, 학원 밖 제3자가 한 행위도 아동복지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방임·유기는 보호자만 할 수 있는 행위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반면 아동학대처벌법의 ‘아동학대범죄’는 제2조 제4호 본문이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 한정합니다. 여기서 보호자는 아동복지법 제3조 제3호에 따라 친권자, 후견인,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가 있는 자뿐 아니라 업무·고용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감독하는 자까지 포함합니다. 그래서 부모만이 아니라 어린이집 교사, 학원 강사, 돌봄 종사자도 보호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한편 유치원·초중등학교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특례법 제2조 제3호 단서에 따라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고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결국 이웃이나 모르는 성인이 아동에게 폭언을 하거나 폭행했다면 아동복지법 위반은 성립할 수 있어도 특례법의 절차는 적용되지 않고, 보호자·교사가 같은 행위를 했다면 특례법의 절차가 함께 움직입니다.
피해 아동이 같아도 행위자가 보호자인가에 따라, 아동복지법만 적용되는지 특례법의 절차까지 적용되는지가 갈립니다.
3. 한 행위가 두 법에 걸칠 때, 법원은 행위의 종류별로 적용 법조를 정리합니다
신체적 학대는 형법상 죄까지, 정서적 학대와 방임은 아동복지법 위반이 중심입니다.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는 아동학대범죄의 목록을 두 갈래로 정합니다. 하나는 형법상 상해·폭행·학대·유기·체포·감금·협박·강제추행·명예훼손·모욕·강요·공갈·재물손괴 등 일정한 죄이고, 다른 하나는 「아동복지법」 제71조제1항 각 호의 죄(제3호의 죄는 제외한다)입니다(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4호 타목). 여기서 제외되는 제3호는 아동복지법 제17조 제10호·제11호, 즉 양육 알선 금품 수수와 아동 급여금품 목적 외 사용입니다.
그래서 보호자가 자녀를 손으로 때려 다치게 했다면 형법 제257조 제1항 상해 또는 제260조 제1항 폭행의 아동학대범죄가 될 수 있고, 같은 행위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신체적 학대행위에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반복된 폭언·고성·모멸 같은 정서적 학대는 형법상 죄로 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주로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로 의율되고, 보호자의 행위라면 이 역시 특례법 제2조 제4호 타목에 따라 아동학대범죄로 처리됩니다.
정서적 학대의 판단 기준에 대해서는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이 중요합니다. 이 판결은 정서적 학대행위가 현실적으로 아동의 정신건강과 정상적 발달을 해친 경우뿐 아니라 그런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나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정서적 학대에 반드시 그런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행위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이 저해될 위험이 있음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훈육이었다”, “해칠 생각은 없었다”는 항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방어의 초점은 그래서 행위의 객관적 태양(횟수·강도·시간·장소), 아동에게 실제 나타난 영향, 훈육의 필요성과 방법의 상당성, 고의의 인식 범위로 옮겨갑니다. 교원의 경우 앞서 본 대로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않으므로, 그 한계선이 어디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같은 행위라도 신체적 학대는 형법상 죄와 아동복지법이, 정서적 학대는 아동복지법이 중심이 되고, 보호자라면 모두 아동학대범죄로 묶입니다.
4. 처벌 수위는 아동복지법 구간 위에 특례법의 가중이 올라갑니다
아동복지법의 기본 형량에 더해, 특례법은 상습·치사·중상해·신고의무자 가중을 둡니다.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은 행위별 법정형을 정합니다. 성적 학대행위(제17조 제2호)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신체적 학대(제3호)·정서적 학대(제5호)·방임(제6호) 등 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아동 매매는 1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특례법은 이 위에 가중 구간을 얹습니다. 제6조에 따라 상습적으로 아동학대범죄를 저지르면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제7조에 따라 신고의무자(교사·어린이집 원장·의료인 등)가 자신이 보호하는 아동을 학대하면 역시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학대로 아동의 생명에 위험을 발생시키거나 불구·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하면 제5조 아동학대중상해로 3년 이상의 징역, 사망에 이르게 하면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며, 살해한 때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형이 확정되거나 약식명령이 고지될 때 법원은 200시간 범위에서 수강명령 또는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할 수 있고(제8조), 집행유예라면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를 함께 명할 수도 있습니다. 형기를 채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교육 이수가 따라붙는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다만 모든 사건이 형사재판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특례법은 제26조의 조건부 기소유예와 제27조의 아동보호사건 처리를 두어, 원가정 보호의 필요성이나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해 형사처벌 대신 상담·교육·보호처분으로 마무리하는 길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5. 신고부터 처분까지, 아동학대처벌법의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고 직후의 응급조치와 임시조치 단계에서 이미 생활이 크게 바뀌므로,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통상 ①신고 접수 → ②사법경찰관리·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현장출동과 분리 조사(관할이 수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 → ③응급조치와 임시조치 → ④경찰 송치와 수원지방검찰청의 처분(기소·조건부 기소유예·아동보호사건 송치) → ⑤수원지방법원 재판 또는 가정법원 보호처분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신고는 누구나 할 수 있고, 교사·의료인·어린이집 종사자 같은 신고의무자는 직무 중 의심만 있어도 즉시 신고해야 하며(제10조)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신고를 받으면 경찰과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지체 없이 출동하고(제11조), 필요하면 행위자를 피해아동으로부터 격리하거나 아동을 보호시설·연고자에게 인도하는 응급조치를 합니다. 이 응급조치는 72시간을 넘을 수 없고, 공휴일·토요일이 끼면 필요 시 48시간 범위에서 연장될 수 있습니다(제12조).
이어서 검사의 청구로 판사가 임시조치를 결정하는데, 주거로부터의 퇴거·격리,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친권 행사의 제한·정지, 상담·교육 위탁, 의료기관 위탁, 유치장·구치소 유치 같은 조치를 병과할 수 있습니다(제19조). 응급조치가 있었던 경우에는 청구 후 24시간 이내에 결정하고, 기간은 2개월을 넘을 수 없으며 퇴거·접근금지류는 두 차례까지 연장될 수 있습니다.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제59조)으로 처벌되는 별도 범죄가 됩니다.
학대 의심 상황에 처했다면 다음 순서로 대응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를 받는 자리가 경찰인지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인지, 어떤 법조의 어떤 행위로 조사받는지 먼저 확인하고 진술을 준비합니다.
임시조치가 내려졌다면 접근금지·퇴거 같은 조건을 정확히 파악해, 위반으로 별도 처벌되지 않도록 이행 방법을 점검합니다.
당시 상황의 영상·대화 기록·진료 및 관찰 기록을 확보하고, 훈육의 경위와 아동의 반응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의견서에 반영합니다.
사건이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될지 형사재판으로 갈지는 초기 진술과 제출 자료에서 상당 부분 갈립니다.
마치며
아동학대 신고를 받은 분들은 “내 아이를, 내가 맡은 아이를 위해 한 일인데”라는 억울함과 당혹감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아이의 안전이 최우선이고, 신고와 응급조치 제도는 그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의심이 있다면 판단을 미루지 말고 기관에 알리는 것이 아이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반대로 학대를 의심받는 보호자·교사의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훈육이고 어디부터가 학대인지 경계가 모호해 억울한 사건이 생기기도 합니다. 행위의 경위와 맥락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채 진술하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학대 신고를 한 쪽과 신고를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도 적용 법조와 절차 선택에 따라 처분이 전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어떤 법으로 조사받는지조차 불분명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진술 이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복지법보다 형량이 무거운가요?
A. 법정형 자체는 행위별로 아동복지법 제71조와 형법이 정하고, 특례법은 상습·치사·중상해·신고의무자 등에 대한 가중과 절차 특례를 더합니다. 그래서 단순 비교보다 어떤 행위가 어떤 구간에 해당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Q. 이웃집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겁을 줬는데 아동학대처벌법이 적용되나요?
A. 특례법의 아동학대범죄는 보호자에 의한 학대를 전제로 하므로 일반적인 제3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아동복지법 제17조는 누구든지 지켜야 하는 금지행위여서 별도로 문제될 수 있고, 협박 등 형법상 죄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Q. 아이가 다치지 않았고 말로만 혼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정서적 학대는 실제 발달 저해뿐 아니라 그런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나 가능성이 있는 행위까지 포함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다만 행위의 정도와 맥락, 훈육으로서의 상당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Q. 학교 선생님이 학생을 지도하다 신고당했는데 아동학대인가요?
A. 유치원·초중등학교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특례법상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정당한 범위를 벗어났는지가 쟁점이므로 지도 경위와 방법에 관한 자료를 갖춰야 합니다.
Q. 아동학대 사건이 되면 반드시 형사재판을 받나요?
A. 아닙니다. 검사는 사건의 성질과 원가정 보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상담·교육을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하거나,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해 가정법원이 보호처분을 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Q. 신고를 받으면 아이와 바로 떨어져야 하나요?
A. 응급조치로 격리나 인도가 이뤄질 수 있고, 이후 판사가 임시조치로 퇴거·접근금지 등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응급조치는 원칙적으로 72시간을 넘을 수 없으며, 임시조치를 어기면 별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조건을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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