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가정폭력이나 스토킹 신고 이후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결정을 받은 상태에서, 부부가 이혼 문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묻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어차피 헤어질 건데 만나서 한 번만 얘기하면 정리된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했으니 답장 정도는 괜찮다”는 생각으로 접근금지 중에 직접 연락을 하거나 집을 찾아간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연락과 방문은 이혼 협의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그 자체가 별도의 형사 문제가 되어 협상의 입지를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법원은 임시조치나 잠정조치가 내려진 뒤의 접촉을 피해자의 의사와 별개로 결정 위반 여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고, 접근금지 위반은 징역형까지 가능한 범죄입니다. 반대로 접근금지를 받은 쪽도 이혼 자체는 포기할 필요가 없으며, 정해진 통로를 통하면 이혼 협의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접근금지 중에 이혼 협의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면 처벌로 이어지는지, 협의가 안 될 때는 어떤 절차로 넘어가는지 법 조항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접근금지 중에도 이혼 협의 자체는 가능하지만, 당사자끼리 직접 해서는 안 됩니다
접근금지는 이혼을 막는 결정이 아니라 ‘접촉 방식’을 제한하는 결정입니다.
접근금지는 이혼 절차를 막는 제도가 아닙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 판사가 내리는 임시조치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나 가정구성원, 그 주거·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로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고(제2호), 전화·문자·메신저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합니다(제3호). 스토킹 사건의 잠정조치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2호·제3호로 같은 내용을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까지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이혼 조건을 정리하자는 문자 한 통, 아이 문제를 상의하자는 전화 한 통도 결정의 문언상 접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만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카카오톡, 이메일, 지인을 통한 전언까지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이혼 협의는 당사자 사이의 직접 대화가 아니라 대리인(변호사)을 통한 서면 협상의 형태로 옮겨야 합니다. 변호사는 접근금지의 상대방이 아니므로, 변호사가 상대방 본인 또는 상대방 변호사에게 조건을 전달하고 답을 받는 것은 결정 위반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변호사를 ‘메신저’로 삼아 압박성 메시지를 전달하게 하면 별도의 협박·스토킹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전달되는 내용은 재산분할·양육·위자료 같은 조건에 한정해야 합니다.
접근금지 중 이혼 협의는 당사자가 아니라 변호사를 통해 서면으로 진행해야 안전합니다.
2. 상대방이 연락을 받아주거나 먼저 연락해도 위반의 책임은 면제되지 않습니다
접근금지는 법원의 결정이므로, 피해자 개인의 승낙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상대방이 괜찮다고 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서 답했을 뿐”이라는 항변입니다. 하지만 임시조치와 잠정조치는 당사자 사이의 약속이 아니라 판사가 내린 결정이고, 그 해제와 변경은 정해진 신청 절차로만 가능합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는 행위자나 그 보조인이 법원에 임시조치의 취소 또는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29조 제10항·제11항이 정해 두고 있습니다.
위반하면 처벌 수위가 상당합니다. 가정폭력 임시조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특례법 제63조 제2항에 따라 아래와 같이 처벌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제29조제1항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임시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가정폭력행위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한다(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3조 제2항).
스토킹 잠정조치를 어기면 스토킹처벌법 제20조 제2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법원의 피해자보호명령이나 임시보호명령을 어기면 특례법 제63조 제1항 제2호로 마찬가지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상습이면 제63조 제3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중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 오더라도 답하지 말고, 그 연락 자체를 캡처 등으로 보존한 뒤 변호사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이혼 협의를 위해 만나자고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그 요구의 정황이 접근금지 위반을 유도하려는 것이 아닌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피해자가 괜찮다고 해도 결정이 취소·변경되기 전까지는 직접 접촉이 곧 위반입니다.
3. 협의의 내용은 재산분할·양육·위자료로 나누어 서면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접근금지가 걸린 이혼은 합의서 한 장에 모든 조건이 담겨야 합니다.
접근금지 중에는 만나서 조금씩 조율하는 방식이 불가능하므로, 협상 단계마다 조건을 서면으로 주고받아 결과적으로 한 장의 합의서가 되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정리해야 할 항목은 크게 재산분할, 양육권·친권, 양육비·면접교섭, 위자료로 나뉩니다.
재산분할은 민법 제839조의2에 따라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의 기여도를 기준으로 하고, 이혼과 함께 정하지 못해도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있다면 민법 제837조에 따라 양육자, 양육비, 면접교섭에 관한 사항을 정해야 합니다. 특히 접근금지의 상대방이 자녀의 주거 가까이에 있는 경우 면접교섭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는 법원이 피해자보호명령으로 면접교섭권 행사를 제한할 수도 있어(특례법 제55조의2 제1항 제5호), 면접교섭은 제3자 인도, 영상통화 등 접촉 없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위자료는 폭력이 있었는지, 그 정도와 횟수가 어땠는지에 따라 협의의 가격이 크게 달라집니다. 접근금지를 받은 쪽에서는 결정이 내려졌다는 사실만으로 유책 배우자로 확정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임시조치는 사건 조사·심리를 위한 잠정적 조치일 뿐 폭력 사실이 인정되었다는 확정이 아닙니다. 그래서 폭력 사실에 다툼이 있다면 위자료 협상에서 그 점을 서면으로 분명히 해두어야 합니다.
합의서는 재산분할·양육·면접교섭·위자료를 빠짐없이 담고, 접촉 방식까지 서면으로 정해야 합니다.
4. 협의가 합의되면 가정법원 확인을 받아야 하며, 폭력 사건은 숙려기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합의서가 있어도 가정법원의 확인과 신고가 있어야 협의이혼이 성립합니다.
협의상 이혼은 민법 제836조 제1항에 따라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라 신고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합의서를 쓰고 도장을 찍는 것만으로는 이혼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민법 제836조의2에 따라 이혼 안내를 받은 날부터 양육할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 지난 후에야 이혼의사 확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은 폭력으로 인하여 당사자 일방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예상되는 등 이혼을 하여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2항의 기간을 단축 또는 면제할 수 있다(민법 제836조의2 제3항).
즉 접근금지가 내려질 만큼 폭력이 문제된 사건이라면 숙려기간의 단축·면제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이는 폭력의 피해를 입은 쪽이 급박한 사정을 소명하는 제도이므로, 접근금지를 받은 쪽에서는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이 이용할 수 있음을 전제로 협상 일정을 계획해야 합니다.
이혼의사 확인기일에는 원칙적으로 부부 쌍방이 법원에 출석합니다. 접근금지 중에 한 법정에 같이 서야 하는 상황이 생기므로, 사전에 법원에 접근금지 사실을 알리고 대기 장소와 진술 시간을 분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법원 안에서 마주치는 일이 결정 위반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상대방이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조치입니다. 양육할 자녀가 있다면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서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민법 제836조의2 제4항).
협의이혼은 합의서만으로는 성립하지 않고, 법원 확인기일 출석 방식까지 미리 조율해야 합니다.
5. 협의가 깨지면 이렇게 진행됩니다
협의가 안 되면 조정을 거쳐 재판상 이혼으로 넘어가며, 접근금지 사건이 병행되는 순서를 알아야 합니다.
접근금지 중 이혼은 통상 ①임시조치 또는 잠정조치 결정(수원 지역이라면 수원가정법원·수원지방법원 관할) → ②변호사 선임 후 서면으로 조건 협상 → ③합의가 되면 가정법원 이혼의사 확인 신청, 합의가 안 되면 이혼 조정·소송 → ④확정 후 신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형사 사건은 별도로 경찰(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과 수원지방검찰청 수사를 거쳐 처리되므로, 이혼과 형사 두 절차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재판상 이혼은 민법 제840조의 이혼 사유가 있어야 청구할 수 있고, 가정폭력이 있었다면 제3호 ‘심히 부당한 대우’ 또는 제6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주된 쟁점이 됩니다. 이혼 소송은 먼저 조정을 거치는 것이 원칙이어서, 접근금지가 걸려 있다면 조정기일에도 별실 대기와 분리 진술을 법원에 요청해야 합니다. 재판상 이혼에서도 위자료(민법 제843조, 제806조), 양육(제837조), 재산분할(제839조의2)을 함께 청구합니다.
접근금지의 기한도 알아야 합니다. 가정폭력 임시조치 중 제1호부터 제3호까지는 기간이 2개월이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으며(특례법 제29조 제5항), 스토킹 잠정조치 제2호·제3호는 3개월이고 두 차례 3개월씩 연장될 수 있습니다(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7항). 기간이 끝났다고 이를 협의의 시작점으로 보고 연락하기보다, 연장되었거나 피해자보호명령으로 대체되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받은 결정문에서 어느 법에 따른 어떤 조치(퇴거·100미터 접근금지·통신금지)인지,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부터 확인합니다.
결정 이후 상대방과 주고받은 연락·방문 기록이 있는지 정리하고, 앞으로의 모든 연락 창구를 변호사로 단일화합니다.
재산분할·양육·면접교섭·위자료에 대해 원하는 조건과 증빙(재산목록, 양육 계획)을 정리해 서면 제안을 준비합니다.
이렇게 정리해 둔 자료는 협의가 성사될 때는 합의서의 기초가 되고, 협의가 깨질 때는 조정·소송에서 그대로 활용됩니다. 이혼 절차와 형사 대응을 처음부터 함께 설계해야 어느 한쪽의 위반이 다른 쪽의 불리함으로 번지지 않습니다.
마치며
접근금지를 받은 뒤에는 “빨리 끝내자”는 마음에 직접 연락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바로 그 한 번의 연락이 이혼 협상보다 훨씬 큰 문제를 만듭니다.
접근금지를 받은 입장에서는 연락을 끊고 변호사를 통해 조건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결정이 내려진 사실과 폭력의 인정은 별개이므로,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다면 이혼 협상과 형사 대응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되 직접 해명하려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보호를 받는 입장에서도 이혼 조건을 정리하기 위해 상대방을 만나거나 연락을 받아줄 필요가 없습니다. 숙려기간 단축, 피해자보호명령, 신변안전조치 같은 보호 수단을 쓰면서 협의를 서면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접근금지가 걸린 가정사건에서 보호를 요청한 쪽과 처분을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형사 절차와 이혼 절차를 따로 보지 않고 함께 설계해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직접 연락하기 전 한 번만 멈추고 상담을 받는 것이, 이혼과 형사 두 가지를 모두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먼저 이혼 얘기를 하자고 연락해 왔는데 답해도 되나요?
A. 답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접근금지는 법원의 결정이라 상대방의 의사로 풀리지 않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 대상입니다. 연락 내용은 보존하고 변호사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세요.
Q. 접근금지 중에 법원에서 마주치면 위반인가요?
A. 법원 출석은 정당한 절차이지만 마주침 자체를 피해야 합니다. 이혼의사 확인기일이나 조정기일 전에 접근금지 사실을 법원에 알리고 대기 장소와 진술 시간을 분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접근금지가 있으면 숙려기간 없이 바로 이혼할 수 있나요?
A. 자동으로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민법 제836조의2 제3항에 따라 폭력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예상되는 급박한 사정이 있을 때 법원이 단축 또는 면제할 수 있으며, 소명은 폭력 피해를 입은 쪽이 합니다.
Q. 변호사가 상대방에게 연락하는 것도 접근금지 위반이 되나요?
A. 변호사는 결정의 상대방이 아니므로 조건을 서면으로 전달하는 것 자체는 위반이 아닙니다. 다만 협박이나 압박으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하면 별도의 문제가 될 수 있어 재산분할·양육 등 조건에 한정해야 합니다.
Q. 접근금지 결정이 나면 이혼 소송에서 무조건 불리한가요?
A. 임시조치는 조사·심리를 위한 잠정적 조치일 뿐 폭력 사실의 확정이 아닙니다. 다만 실무상 위자료와 면접교섭 판단에서 참작될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다면 서면으로 일관되게 주장해야 합니다.
Q. 접근금지 기간이 끝나면 직접 만나 협의해도 되나요?
A. 기간 만료 여부를 먼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임시조치는 연장될 수 있고 피해자보호명령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만료 확인 없이 연락했다가 위반으로 문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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