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부나 부모·자녀 사이의 다툼이 신고로 이어진 직후, 경찰이 다녀간 날 밤에 “집에 들어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당사자분들은 대개 “내 명의 집인데 내가 어떻게 쫓겨나느냐”, “한 번 언성 높인 걸로 퇴거까지 시키겠느냐”, “가족끼리 화해하면 없던 일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법원이 임시조치 결정을 내리면 집 명의나 생활 사정과 상관없이 짐도 못 챙긴 채 집을 비워야 하고, 결정을 어기면 그 자체로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가정폭력처벌법은 본안 결론이 나기 전이라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주거에서 격리하는 임시조치를 둡니다. 이 조치는 재판을 거친 유죄 판단이 아니라 재발 우려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빠르게 내려지고, 그만큼 대응 시점이 중요합니다.
아래에서는 가정폭력 임시조치로 집에서 퇴거당할 수 있는 근거와 요건, 기간과 위반 시 책임, 그리고 결정을 받았을 때 다툴 방법을 법 조문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임시조치로 집에서 퇴거당할 수 있고, 집이 내 명의여도 마찬가지입니다
임시조치의 첫 번째 유형이 바로 ‘주거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입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처벌법) 제29조 제1항은 판사가 가정보호사건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 가정폭력행위자에게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그 제1호가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의 주거 또는 점유하는 방실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입니다.
조문 어디에도 집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요건으로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집의 명의자이거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이어도, 법원이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인정하면 퇴거 결정이 가능합니다. 소유권이나 임차권은 민사상 권리이고, 임시조치는 피해자의 안전을 위해 거주 장소를 분리하는 처분이라 판단의 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조 제1항에는 퇴거 외에도 제2호 주거·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제3호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전화·문자·메신저), 제4호 의료기관 등 위탁, 제5호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제6호 상담소 등 상담위탁이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퇴거(제1호)와 접근 금지(제2호), 전기통신 접근 금지(제3호)를 한꺼번에 묶어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서, 퇴거 후에 집 근처를 서성이거나 연락하는 것까지 모두 막힙니다.
임시조치 퇴거는 소유자 여부와 상관없이,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만으로 가능합니다.
2. 신고 당일 밤에도 퇴거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응급조치와 긴급임시조치
법원 결정 전에도 경찰 단계에서 퇴거·접근 금지가 먼저 걸릴 수 있습니다.
진행 중인 가정폭력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리는 즉시 현장에 나가 폭력행위를 제지하고 가정폭력행위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응급조치를 해야 합니다(제5조). 이때 피해자에게는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과 피해자보호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도 안내됩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사법경찰관은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재발 우려가 있고 법원의 결정을 받을 시간이 없을 만큼 긴급하면 직권 또는 피해자의 신청으로 긴급임시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제8조의2). 대상은 제29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 즉 퇴거 등 격리,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 접근 금지입니다. 그래서 신고 당일 경찰이 “오늘은 집에 들어가지 마십시오”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권유가 아니라 법적 근거를 가진 조치일 수 있습니다.
긴급임시조치에는 시한이 붙습니다.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검사에게 임시조치를 신청해야 하고, 검사는 긴급임시조치를 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해야 합니다. 청구하지 않거나 법원이 결정하지 않으면 긴급임시조치는 즉시 취소됩니다(제8조의3). 따라서 이 48시간 동안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어떤 진술을 하느냐가 법원이 정식 임시조치를 내릴지 가르는 첫 분기점이 됩니다.
긴급임시조치로 퇴거가 먼저 이뤄지더라도, 48시간 안에 법원 결정이 없으면 효력이 사라집니다.
3. 법원은 ‘재발 우려’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유죄 확정과는 별개입니다
임시조치는 처벌이 아니라 보호 수단이므로 낮은 입증 수준에서도 내려질 수 있습니다.
검사는 가정폭력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으로 법원에 퇴거·접근 금지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8조 제1항).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은 검사나 사법경찰관에게 청구·신청을 요청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이 신청하지 않기로 하면 검사에게 그 사유를 보고해야 합니다(제8조 제3항, 제4항).
법원이 결정에서 보는 것은 범죄 성립 여부를 가리는 유무죄 판단이 아니라, 폭력의 정도와 횟수, 흉기 사용이나 상해 진단서 같은 객관 자료, 신고 이력, 피해자의 공포감, 같은 집에서 계속 지낼 경우 재발할 가능성입니다.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된 쪽에서 내세울 수 있는 사정은 일회성 다툼이었다는 점, 쌍방 다툼으로 피해자와 가해자 구분이 어렵다는 점, 별도 거처가 없어 퇴거 시 생계 곤란이 크다는 점, 폭력 이후 재발 방지 노력이 있었다는 점 등입니다.
피해자가 “화해했으니 괜찮다”고 말해도 임시조치가 곧바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는 법원이 결정으로 내리고, 취소·변경 역시 판사의 결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피해자의 의사와 사정 변경은 법원이 재발 우려를 다시 판단할 때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임시조치는 유죄 판결이 아니라 재발 우려에 대한 판단이므로, 신고 초기에 곧바로 내려질 수 있습니다.
4. 기간은 최대 6개월까지 늘어날 수 있고, 어기면 별도로 처벌받습니다
퇴거 임시조치는 2개월이 기본이고 두 차례 연장되며, 위반 자체가 범죄입니다.
퇴거 등 격리(제1호), 접근 금지(제2호), 전기통신 접근 금지(제3호)의 임시조치 기간은 2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면 결정으로 두 차례만 연장할 수 있습니다(제29조 제5항). 연장은 각각 2개월 범위이므로 이론상 최장 6개월까지 퇴거 상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장 주의할 부분은 위반의 결과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임시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집니다(제63조 제2항). “잠깐 짐만 가지러 들어갔다”, “아이가 보고 싶어 찾아갔다”, “피해자가 먼저 연락해서 답했다” 같은 사정도 위반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검사는 제8조 제1항의 임시조치 결정을 위반해 재발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제29조 제1항 제5호, 즉 국가경찰관서의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8조 제2항). 처음 퇴거만 받았던 사건이 위반 한 번으로 신체 구속 문제까지 번지는 구조입니다. 이 유치 임시조치는 기간이 1개월을 넘을 수 없고 연장은 한 차례만 가능합니다(제29조 제5항).
한편 피해자는 가정보호사건과 별도로 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청구할 수 있고(제55조의2), 청구가 있으면 결정 전이라도 임시보호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제55조의4). 이 명령에도 주거 퇴거와 접근 금지가 포함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집니다(제63조 제1항 제2호). 임시조치가 끝나도 보호명령으로 격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퇴거 임시조치 위반은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고, 반복되면 유치 청구로까지 이어집니다.
5. 결정이 내려졌다면 이렇게 대응합니다
취소·변경 신청과 항고, 그리고 조사 단계의 진술 정리가 핵심입니다.
절차는 통상 ①신고 접수와 현장 응급조치(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 → ②필요 시 긴급임시조치와 48시간 내 검사의 청구(수원지방검찰청) → ③판사의 임시조치 결정 → ④가정보호사건 송치 후 보호처분 여부 판단 또는 형사 절차 진행(수원가정법원·수원지방법원)의 순서로 흘러갑니다.
결정에 불복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가정폭력행위자, 법정대리인, 보조인은 판사에게 임시조치 결정의 취소 또는 종류 변경을 신청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판사가 결정으로 취소하거나 변경합니다(제29조 제10항, 제11항). 예컨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출근과 육아 때문에 집 근처에 머물러야 한다면 퇴거를 100미터 접근 금지로 완화해 달라는 신청이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법령 위반이나 중대한 사실 오인이 있거나 결정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는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가정법원 본원합의부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제49조 제1항, 제3항).
결정을 받은 직후에는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정문을 받아 어떤 호의 조치(퇴거·접근 금지·전기통신 접근 금지 등)가 언제까지 내려졌는지, 항고 기한 7일이 언제 끝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당장 필요한 짐과 서류는 임의로 집에 들어가지 말고 경찰이나 변호사를 통해 인도 절차를 협의하며, 전화·문자 등 일체의 연락을 끊습니다.
폭력 경위를 보여 주는 대화 기록, 통화 녹음, 진단서, 이후 사정 변경(치료·상담 이수, 별거 합의)을 정리해 취소·변경 신청이나 항고 자료로 준비합니다.
초기 조사에서의 진술이 이후 재발 우려 판단의 바탕이 되므로, 결정이 나온 뒤보다 경찰 조사 전에 방향을 잡아 두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마치며
가정 안의 문제라는 이유로 “시간이 지나면 풀리겠지” 하고 지켜보다가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임시조치는 신고 직후 며칠 안에 방향이 정해지고, 위반하면 새로운 범죄가 됩니다.
폭력의 피해를 호소하는 입장에서는 감정적 호소보다 상해 진단서, 대화 기록, 신고 이력처럼 재발 우려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먼저입니다. 피해자보호명령까지 염두에 두고 청구 시기를 정해야 합니다.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된 입장에서도 억울함만 주장해서는 결정을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일회성 다툼이었는지, 쌍방 행위였는지, 퇴거로 생기는 생활상 불이익이 어느 정도인지를 자료로 보여야 취소·변경과 항고에서 설득력을 얻습니다.
저는 가정폭력 사건에서 신고한 쪽과 신고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며칠의 대응이 임시조치의 범위와 이후 사건 전체에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임시조치 통보를 받았거나 경찰로부터 집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면, 항고 기한이 흐르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 명의의 집인데도 임시조치로 퇴거당하나요?
A. 가능합니다. 가정폭력처벌법 제29조 제1항 제1호는 소유자 여부를 요건으로 두지 않고,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기준으로 퇴거를 명할 수 있게 합니다.
Q. 퇴거 임시조치는 얼마나 지속되나요?
A. 기본 2개월이며 필요하면 두 차례 연장되어 최장 6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피해자가 피해자보호명령을 청구하면 별도 격리 명령이 가능합니다.
Q. 피해자가 괜찮다고 하면 임시조치가 바로 풀리나요?
A. 바로 풀리지 않습니다. 임시조치는 법원의 결정으로 내려지므로 취소·변경 역시 판사의 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피해자의 의사 변화는 재발 우려 판단에서 중요한 사정이 됩니다.
Q. 임시조치 중에 짐을 가지러 집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나요?
A. 정당한 사유 없는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질 수 있고, 재발 우려가 인정되면 유치장·구치소 유치가 청구될 수도 있습니다. 짐은 경찰이나 변호사를 통해 협의하세요.
Q. 결정에 불복하려면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항고는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 이와 별도로 사정이 바뀌면 취소 또는 종류 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경찰이 현장에서 집에서 나가라고 하면 따라야 하나요?
A. 경찰의 긴급임시조치일 수 있으므로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조치는 48시간 안에 법원 청구가 없으면 효력이 사라지므로, 그 사이에 의견과 자료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은가요?
A. 경찰 조사나 긴급임시조치 직후가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재발 우려 판단의 바탕이 되고, 항고 기한도 짧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