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헤어진 연인이나 거절당한 지인이 현관문 앞에 꽃, 음식, 편지 같은 선물을 두고 가는 일을 두고 스토킹인지 단순한 호의인지를 묻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선물을 둔 쪽에서는 “좋은 마음으로 준 것인데 무슨 죄가 되느냐”, “문자도 아니고 선물인데 괜찮지 않으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받은 쪽에서는 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내가 사는 곳을 알고 찾아왔다는 사실 자체가 두려워 잠을 설치게 됩니다. 이렇게 양쪽의 인식이 정면으로 엇갈린 채 시간이 흐르다가 경찰 신고로 이어지는 것이 전형적인 전개입니다.
스토킹처벌법은 물건을 주거 부근에 두는 행위를 스토킹행위의 한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고, 최근 대법원은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지를 기준으로 스토킹행위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호의의 외관을 갖췄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집 앞에 선물을 두고 간 행위가 어떤 경우에 스토킹으로 평가되는지, 그리고 신고를 받았거나 신고를 고민하는 단계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상대방 집 앞에 물건을 두는 행위는 법에 스토킹행위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선물이라는 이름이 붙어도, 주거 부근에 물건을 두는 행위는 법이 정한 스토킹행위 유형입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라목은 상대방이나 그 동거인, 가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 물건 등을 두는 행위를 스토킹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관문 앞에 선물 꾸러미를 걸어두는 것, 우편함이나 택배 보관함에 편지를 넣는 것, 지인이나 배달기사를 통해 물건을 전달하는 것이 모두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물건을 두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스토킹행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 제1호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이런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킨 경우에 스토킹행위가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상대방이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었는지, 그 행위를 정당화할 이유가 있었는지가 함께 문제됩니다.
실무에서는 상대방이 “그만 연락하고 찾아오지 말라”고 문자, 통화, 말로 이미 거절 의사를 밝힌 뒤에도 주거지를 찾아와 물건을 두고 갔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사정으로 다뤄집니다. 거절 이후의 선물은 호의가 아니라 ‘내가 네 집을 알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은 선물이라는 겉모습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주거 부근에 물건을 두었는지를 먼저 봅니다.
2. 법원은 받은 사람의 주관이 아니라 객관적·일반적 기준으로 불안감을 판단합니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실제로 무서워했는지가 아니라, 일반인이 그 상황에서 불안을 느낄 만한지가 기준입니다.
선물을 둔 쪽에서 가장 많이 하는 항변은 “상대방이 겁먹을 줄 몰랐다”, “상대방이 실제로는 무서워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스토킹범죄를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와 생활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으로 보고,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
같은 판결은 객관적·일반적 기준을 적용할 때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시했습니다. 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도 이 판단 기준의 근거로 인용되었습니다.
이를 선물 사안에 대입하면, 같은 꽃다발이라도 처음 호감을 표시하는 사이에서 한 번 건넨 경우와, 헤어진 뒤 차단과 거절을 반복했는데 퇴근 시간에 맞춰 집 앞에 놓아둔 경우는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문 앞까지 들어온 경우, 선물에 “오늘 입은 옷 예뻤어” 같은 일상을 지켜본 듯한 문구가 담긴 경우, 폐쇄회로 영상에 서성이는 모습이 찍힌 경우에는 불안감을 인정하는 방향의 사정이 됩니다.
호의였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속마음이 아니라, 거절 이후의 경위와 행위 태양으로 가려집니다.
3. 한 번의 선물만으로는 스토킹범죄가 아니지만,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스토킹행위는 한 번도 가능하지만, 처벌되는 스토킹범죄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일 때 성립합니다.
법은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를 구분합니다.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스토킹범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따라서 한 번 선물을 두고 갔을 뿐이고 거절 후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면 스토킹범죄로 처벌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한 번이라도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이 현장에서 행위 중단을 통보하고 서면경고를 하는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셔야 합니다.
문제는 ‘반복’의 범위입니다. 선물을 두는 행위만 따로 세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상대에게 한 다른 스토킹행위와 합쳐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거절 후 집 앞에 선물을 두고, 이어서 메신저로 선물을 확인했느냐고 묻고, 며칠 뒤 집 근처에서 기다린 경우에는 라목, 다목, 나목의 행위가 이어진 일련의 스토킹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주 사이 세 번의 선물, 한 달에 걸친 매주의 방문처럼 시간적 간격이 짧고 같은 의도로 이어졌다면 반복으로 보기 쉽습니다.
반대로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선물 시점과 횟수, 그때마다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상대가 먼저 선물을 요청했거나 고맙다고 답을 했다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라는 요건이 흔들립니다. 거절 의사가 나온 뒤의 행위와 그 이전의 행위를 시간순으로 나누는 것이 첫 번째 작업입니다.
한 번의 선물은 경고로 끝날 수 있어도, 거절 후 이어진 반복은 범죄로 넘어갑니다.
4.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수사 중에도 접근금지가 가능합니다
형사처벌 외에도 신고 직후부터 100미터 접근금지 같은 조치가 먼저 걸릴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제18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했다면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이 무거워집니다. 선물 사안이라도 선물과 함께 칼, 가위 같은 물건을 놓았다면 이 구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더 서둘러 닥치는 것은 처벌보다 조치입니다. 사법경찰관은 신고 현장에서 행위 제지와 서면경고를 하고, 스토킹행위가 반복될 우려가 있고 긴급을 요하면 제4조에 따라 상대방이나 그 주거등으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의 긴급응급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법원은 제9조에 따라 100미터 접근금지, 통신 접근금지, 전자장치 부착,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같은 잠정조치를 결정할 수 있고, 접근금지 계열의 잠정조치 기간은 3개월이며 두 차례에 한해 각 3개월씩 연장될 수 있습니다.
이 조치를 어기고 접근하면 별도의 처벌 문제가 생기는 만큼, 선물을 둔 것이 혹시 스토킹 신고로 이어졌다면 조치 내용을 먼저 확인하고 절대 해당 장소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스토킹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동으로 종결되는 범죄가 아니어서, 합의는 양형에 도움이 될 뿐 사건 종결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선물과 거절 기록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스토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112 신고 또는 고소장 접수 → ②현장 응급조치와 피해자·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중간에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가 결정되면 재판 이전에도 생활에 제약이 생깁니다.
선물을 받은 쪽이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증거부터 모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선물이 놓인 현장 사진, 현관 폐쇄회로·공동현관 영상, 택배 보관 기록을 날짜별로 확보합니다.
거절 의사가 담긴 문자·메신저 대화와 통화 기록을 캡처해 거절 시점을 특정합니다.
선물 포장이나 동봉된 메모 등 실물을 훼손하지 않고 보관해 반복 여부와 내용을 입증합니다.
반대로 신고 통보를 받은 쪽이라면 선물의 경위, 이전 관계, 상대의 반응이 담긴 대화를 먼저 정리한 뒤 경찰 조사에 응해야 합니다. 첫 진술에서 “무서워할 줄 몰랐다”는 식으로 대답하면 객관적 기준에서는 오히려 불리하게 읽힐 수 있어, 진술 전에 법률적 정리가 필요합니다. 피해자도 제17조의4에 따라 변호사를 선임해 조사에 참여하고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선물 문제는 “호의였는데 설마 신고까지 하겠느냐”, “그래도 나를 좋아했던 사람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반복이 쌓이고, 증거는 상대방의 휴대전화와 집 앞 폐쇄회로에 남습니다.
선물을 받은 쪽에서는 참거나 한 번 더 돌려보내는 것보다, 거절 의사를 분명히 남기고 증거를 모은 뒤 신고하는 것이 안전과 입증 모두에 유리합니다.
반대로 선물을 두고 간 쪽에서도 “마음을 표현한 것뿐”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거절 이전과 이후의 행위를 구분하고, 실제로 반복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데서 결론이 갈립니다.
저는 스토킹과 관련된 사건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선물 한 상자가 사실관계 정리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 앞에 선물을 딱 한 번 두고 갔는데도 스토킹으로 처벌되나요?
A. 한 번의 행위만으로는 스토킹범죄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스토킹범죄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스토킹행위를 요건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고가 되면 경찰의 서면경고 같은 응급조치는 받을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실제로는 무섭지 않았다고 하면 스토킹이 아닌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면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그런 감정을 가졌는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Q. 선물을 문 앞이 아니라 우편이나 택배로 보내면 괜찮은가요?
A.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편이나 택배, 제3자를 통해 물건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도 법에 스토킹행위 유형으로 규정되어 있어, 거절 이후에 반복하면 마찬가지로 문제됩니다.
Q. 선물에 편지나 메모를 넣으면 더 불리해지나요?
A. 내용에 따라 다릅니다. 상대방의 동선이나 일상을 알고 있다는 취지의 문구가 있으면 불안감을 인정하는 사정이 되고, 단순한 사과나 안부라도 거절 이후 반복되면 정당한 이유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스토킹범죄는 합의가 있어도 처벌이 자동으로 면제되지 않습니다.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되지만, 이미 시작된 수사나 재판이 합의만으로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거절 시점과 반복 여부 판단의 방향을 정하고,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 대응도 초기에 함께 검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