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부부간 외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하여 미행하거나, 탐정을 고용하거나, 핸드폰을 몰래 보거나, 도청 장치나 위치추적기를 설치하는 등의 행위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행위 중에는 법률적으로 금지되는 행위가 존재할 수 있는바, 특히 탐정을 고용한 것에 대한 판례를 검토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2. 판례 검토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흥신소·사설탐정에게 의뢰한 행위와 관련된 형사 판례가 여러 건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탐정을 고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한 것이 아니라, 의뢰인이 탐정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를 시켰고 탐정이 어떤 방법으로 실행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였습니다.
가.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11. 14. 선고 2024고합267 판결
이 사건은 의뢰인이 아내의 외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흥신소 운영자에게 아내의 회사·아파트 주소·차량 정보를 제공하고, 미행·감시를 의뢰한 사안입니다.
흥신소 운영자는 피해자의 주거지와 직장 주변에서 반복적으로 따라다니거나 기다리고 지켜보았고, 주거지 인근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피해자와 상대방의 대화를 녹음하였습니다. 법원은 탐정에게는 다음 혐의를 인정하였습니다.
- 스토킹범죄
-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 주거침입
의뢰인에게도 단순한 민사상 의뢰인이 아니라 스토킹범죄 교사 및 타인 간 비공개 대화 녹음 교사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이 피해자의 동선과 동행인을 확인하기 위하여 회사·주거지·차량 등에 접근하여 미행하도록 한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의뢰인이 탐정에게 피해자의 회사·주거지·차량 등에 접근하여 미행하거나 지켜보도록 요청하고, 실제로 탐정이 반복적으로 추적·감시하였다면 의뢰인에게 스토킹범죄 교사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에서 의뢰인은 탐정과 함께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는 배우자의 휴대전화 무단 열람과 녹음자료의 소송 제출도 함께 문제 되었습니다. 탐정 고용 자체보다 의뢰 내용, 제공한 개인정보, 탐정의 실행행위, 의뢰인의 구체적 지시 및 범행 인식이 교사책임의 핵심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 의정부지방법원 2019. 11. 21. 선고 2019고합286 판결
이 판결은 질문하신 상황과 특히 유사합니다. 의뢰인이 남편의 외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두 개의 흥신소에 차례로 의뢰하였습니다.
첫 번째 흥신소는 다음 행위를 하였습니다.
- 남편과 상대방의 주거지 현관 앞에 카메라 설치
- 현관 출입 장면 촬영
- 현관 주변 대화 녹음
- 남편과 상대방의 이동 장면 미행·촬영
두 번째 흥신소는 상대방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여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두 사람이 함께 이동하는 장면을 촬영하였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에게 다음 교사범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교사
-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교사
-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교사
탐정들에게는 직접 실행한 행위에 따라 다음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 녹음
- 동의 없는 개인위치정보 수집
- 사생활 조사 업무의 위법한 수행
의뢰인은 탐정에게 “카메라를 설치하라”거나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라”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지시하지 않았지만, 법원은 외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감시·조사를 의뢰하고 대가를 지급한 행위만으로도 탐정의 범행에 대한 교사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의뢰인이 구체적인 불법 수법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외도 확인을 목적으로 타인의 사생활 조사와 위치추적을 의뢰하고 그 범행을 유발하였다면 교사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의뢰인은 징역 6개월 및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외도 진실을 확인하려는 동기, 초범, 자료를 주로 소송절차에 사용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하였지만, 불법적인 증거수집 방법 자체의 위법성은 인정하였습니다. 배우자의 외도 여부를 확인하려는 동기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지만, 비공개 대화 녹음·위치추적·사생활 조사에 관한 위법성을 없애지는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7. 9. 선고 2024고단5648 판결
이 사건에서도 의뢰인이 이혼 중인 배우자의 생활상태와 외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흥신소에 의뢰하였습니다.
탐정들은 피해자의 주거지와 직장에서 반복적으로 기다리거나 따라다녔고,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였으며, 배달원인 것처럼 가장하여 아파트 주차장과 피해자 주거지 층까지 들어갔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 탐정들의 반복적인 대기·미행·감시는 스토킹범죄
- 차량 위치추적은 위치정보법 위반
- 아파트 주차장과 주거지 층에 기망하여 들어간 행위는 주거침입
- 의뢰인 또는 중간 의뢰인에게는 스토킹범죄 교사책임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감시 당시 이를 실제로 알아차리지 못했더라도, 사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객관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라면 스토킹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발각되지 않았으니 스토킹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안전한 방어논리가 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의뢰인이 탐정에게 단순히 “확인해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주거·직장·출근 여부·차량·옷차림 등을 알아보도록 의뢰한 사실과 탐정들의 구체적인 반복 추적행위를 함께 인정한 사건입니다.
라. 외도 증거수집 의뢰라도 무죄 또는 책임이 제한된 사례
반대로, 의정부지방법원 2025. 5. 22. 선고 2024노272 판결에서는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하여 본인의 차량 안에서 상대방 차량을 한 차례 촬영한 행위에 대하여 스토킹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였습니다.
- 촬영행위가 한 건에 불과한 점
- 피고인이 자신의 차량 안에 있었던 점
-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상대방 차량을 촬영한 점
- 반복적인 미행이나 지속적인 접근이 없었던 점
- 외도 증거 확보를 위한 상당한 수준의 행위였던 점
외도 증거 확보를 위한 단발성 촬영이고, 공개된 장소에서 본인의 차량 안에 머무르며 상대방 차량을 촬영한 정도라면 객관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스토킹행위가 아니라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서울고등법원 2025. 8. 28. 선고 2024노3575 판결에서는 차량 안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을 촬영한 부분에 대하여, 실제 대화가 녹음되지 않았고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려는 고의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주거지 현관 앞이나 공동현관 인근에 녹음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설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미수를 인정하였습니다. 촬영 장비의 위치, 촬영 대상과의 거리, 녹음 가능성, 카메라 설치 장소 및 녹음 고의의 입증 정도에 따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기수·미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결어
저는 상간 사건을 수행하면서 외도 증거 수집과 관련한 조언을 드리고 있고, 이와 별개로 외도 증거 수집과 관련하여 법률적인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도 계신바, 이와 유사한 사안으로 법률적인 조력이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성심성의껏 응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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