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워진 킥보드를 타고 간 게 절도로 입건됐어요
세워진 킥보드를 타고 간 게 절도로 입건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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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워진 킥보드를 타고 간 게 절도로 입건됐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길가나 건물 앞에 세워진 전동킥보드를 잠깐 타고 갔다가 소유자의 신고로 절도 혐의 입건 통지를 받았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상담하다 보면 “주인 없이 버려진 줄 알았다”, “어차피 몇 분 타고 제자리에 세워둘 생각이었다”, “공유 킥보드처럼 아무나 타는 건 줄 알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소유자가 CCTV 영상을 들고 경찰서를 찾아가면, 이런 말은 그 자체로는 아무 힘이 없고 오히려 “주인이 있는 줄 알면서 탔다”는 의심만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수사와 재판 실무는 타인의 이동수단을 무단으로 탄 사건을 절도죄인지, 그보다 훨씬 가벼운 자동차등불법사용죄인지, 아니면 처벌 대상이 아닌지를 불법영득의사와 고의의 유무로 갈라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같은 행위라도 어느 쪽으로 정리되느냐에 따라 전과 여부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세워진 킥보드를 타고 간 행위가 어떤 경우에 절도가 되고 어떤 경우에 그렇지 않은지, 입건 통지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세워져 있던 킥보드라도 주인이 있는 물건이면 절도 문제가 됩니다

잠금장치가 없었다는 사정은 ‘주인 없는 물건’이라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형법 제329조의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사람을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절취란 타인이 점유하는 물건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해 자기 점유로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킥보드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웠더라도, 자기 집이나 가게 앞, 평소 세워두는 자리에 둔 물건은 여전히 주인의 점유 아래 있는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열쇠가 꽂혀 있었다”, “잠금이 안 되어 있었다”, “길에 그냥 서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점유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개인 소유 킥보드는 공유 킥보드와 달리 앱 결제나 대여 절차 없이 타는 것 자체를 소유자가 허락했다고 볼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점유를 옮긴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뒤에서 보는 불법영득의사와 범죄의 고의가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다툼이 갈리는 지점도 대부분 이 두 가지입니다.

세워진 킥보드라도 주인의 점유 아래 있는 물건이므로, 무단으로 타고 간 것은 일단 절도 문제로 시작됩니다.


2. 몇 분 타고 돌려놓을 생각이었다면 절도죄가 아닐 수 있지만 다른 죄가 남습니다

불법영득의사가 없으면 절도는 아니지만, 형법은 일시 사용도 따로 처벌합니다.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물건을 자기 것처럼 이용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의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사란 타인의 물건을 그 권리자를 배제하고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하고자 하는 의사를 말하고, 영구적으로 보유할 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도11771 판결).

이 법리에서 중요한 점은 “돌려놓을 생각이었다”는 말이 곧바로 무죄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잠깐 쓰고 반환할 의사만 있었다면 영득의사가 없어 절도죄가 되지 않는 이른바 사용절도로 볼 수 있지만, 타고 간 시간이 길거나 원래 자리와 전혀 다른 곳에 두었거나 물건이 제 기능을 잃을 정도로 소모했다면 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절도로 절도죄가 안 되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형법 제331조의2는 권리자의 동의 없이 타인의 자동차, 선박, 항공기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일시 사용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개인형 이동장치인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하므로 이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손으로 미는 킥보드나 일반 자전거는 이 조항의 대상이 아니어서, 영득의사가 없다면 처벌되지 않는 결론이 될 수 있습니다.

잠깐 타고 돌려놓을 생각이었다면 절도는 피할 수 있어도, 전동킥보드라면 자동차등불법사용죄가 남을 수 있습니다.


3. 버려진 물건이나 공유 킥보드로 오인했다면 고의가 없어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인이 있었는지는 말이 아니라 당시 객관적 정황으로 판단됩니다.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킥보드가 타인 소유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즉 폐기된 물건으로 알았거나 공유 서비스 기기로 알았다면 절도의 고의가 없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이 주장을 수사기관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입니다. 수사기관은 주관적 진술보다 객관적 정황을 봅니다. 예를 들어 킥보드가 주택이나 상가 출입구 바로 앞에 세워져 있었는지, 상당 기간 방치되어 먼지와 파손이 있었는지, 공유 킥보드 업체 로고나 QR코드가 붙어 있었는지, 시동을 걸 때 앱 인증이 필요했는지 같은 사정입니다. 공유 킥보드 표식이 전혀 없는 깨끗한 기기를 타고 갔다면 오인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또한 타고 간 뒤의 행동도 판단 자료가 됩니다. 사용 후 눈에 띄는 곳에 세워두었는지, 아니면 남의 눈을 피해 멀리 두고 갔는지에 따라 고의와 영득의사에 대한 인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경찰 조사 전에 이 부분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인 소유인 줄 몰랐다는 주장은 당시 킥보드의 상태와 위치, 사용 후 행동이 뒷받침해야 받아들여집니다.


4. 킥보드 가액이 크지 않아도 입건 자체가 부담이 되고 처분은 여러 갈래입니다

피해가 작더라도 합의 여부와 태도에 따라 벌금부터 기소유예까지 결과가 갈립니다.

전동킥보드는 수십만 원 안팎의 물건이 많아 피해액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절도죄의 법정형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자동차등불법사용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입니다. 실제 선고나 처분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죄명으로 어떤 처분을 받느냐에 따라 벌금 전과 여부가 갈립니다.

양형에서 중요하게 보는 사정은 초범 여부, 타고 간 거리와 시간, 킥보드의 손상 여부, 원래 자리로 돌려놓았는지 여부, 그리고 피해자와의 합의입니다. 킥보드를 파손했다면 재물손괴 문제가 함께 생길 수 있고, 사고를 냈다면 별도의 책임이 더해집니다.

피해자와 직접 연락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사과하려다 합의를 종용하는 것으로 보이거나 감정이 상해 오히려 처벌 의사가 강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합의는 가급적 조사 초기에 정리된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5. 입건 통지를 받은 뒤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진술 전에 당시 상황을 정리해 두는 것이 가장 큰 방어입니다.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출석 요구 및 피의자 조사 → ②경찰의 의견 송치 또는 불송치 결정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의 약식 또는 정식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처분은 혐의없음, 기소유예, 약식기소, 정식기소 등으로 나뉩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킥보드를 발견한 장소와 시각, 당시 상태(잠금·표식·방치 정황)를 사진, 지도 기록, 동행자의 진술 등으로 정리합니다.

  2. 타고 간 경로와 시간, 반납 위치와 시각을 휴대전화 위치기록이나 결제·통화 내역으로 확인합니다.

  3. 피해자에게 손해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합의가 필요한지 조사 전에 방향을 정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고의와 영득의사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반환 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면 죄명이 달라지거나 처분 수위가 낮아질 여지가 생깁니다.


마치며

“고작 킥보드 한 번 탄 건데”라는 생각 때문에 입건 통지를 받고도 대응을 미루다가, 첫 조사에서 준비 없이 진술해 불리한 기록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킥보드를 잃어버린 소유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CCTV, 구매 내역, 킥보드 상태 사진 같은 객관적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킥보드를 탄 쪽 입장에서도 “잠깐 탄 것뿐”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당시 정황이 어땠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재물범죄 사건에서 문제를 제기한 쪽과 혐의를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죄명과 처분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진술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몇 분만 타고 원래 자리에 갖다 놨는데도 처벌되나요?

A. 전동킥보드라면 절도는 아니더라도 자동차등불법사용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반환 사실과 사용 시간은 처분 수위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공유 킥보드인 줄 알고 탔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타인 소유임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가 없어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공유 표식 유무, 앱 인증 여부 같은 객관적 정황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Q. 손으로 미는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고 간 경우도 같은가요?

A. 원동기장치자전거가 아니면 자동차등불법사용죄 대상이 아니므로, 영득의사가 없다면 처벌되지 않는 결론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영득의사가 인정되면 절도죄가 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절도죄는 합의만으로 자동 종결되지는 않지만, 합의는 기소유예나 벌금 감경 등 처분에서 매우 중요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킥보드를 파손했다면 어떤 책임이 더해지나요?

A. 재물손괴 문제가 함께 생길 수 있고, 민사상 수리비 배상 책임도 따릅니다. 파손 경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고의와 영득의사 판단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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