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지갑을 늦게 돌려준 게 점유이탈물횡령이 되나요
주운 지갑을 늦게 돌려준 게 점유이탈물횡령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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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운 지갑을 늦게 돌려준 게 점유이탈물횡령이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길에서 지갑이나 휴대폰을 주웠다가, 바쁘다는 이유로 며칠 또는 몇 주 뒤에 돌려주고 나서 “혹시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하고 불안해하시는 분들의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어차피 돌려줄 생각이었으니 늦게 줘도 괜찮다”, “돌려줬으니 없던 일이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갑 주인이 “돈이 비었다”며 경찰에 신고하거나, 주운 카드에서 결제 내역이 발견되면 “돌려줬다”는 사실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횡령 계열 범죄에서 사후에 돌려주었다는 사정이 이미 성립한 범죄를 지우지 못한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돌려줄 생각으로 잠시 보관한 것에 불과하다면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도 분명히 있으므로, 어디까지가 단순 지연이고 어디부터가 범죄인지 구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아래에서는 주운 지갑을 늦게 돌려준 경우 점유이탈물횡령이 어떤 때 성립하는지, 그리고 입건된 뒤에는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주운 지갑은 신속하게 돌려주거나 경찰서에 제출해야 합니다

습득자의 의무는 ‘주운 순간’부터 시작되고, 기한은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유실물법 제1조 제1항은 타인이 유실한 물건을 습득한 사람이 이를 신속하게 유실자·소유자에게 반환하거나 경찰서(지구대·파출소 포함)에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지갑 안에 신분증이나 연락처가 있어 주인을 알 수 있더라도, 직접 돌려주는 방법과 경찰에 맡기는 방법 중 하나를 ‘신속하게’ 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장소에 따라 절차도 달라집니다. 같은 법 제10조에 따라 관리자가 있는 건축물·차량·선박 등의 구내에서 물건을 주웠다면 경찰서가 아니라 그 관리자에게 인계해야 합니다. 지하철역, 상가 건물, 식당, 택시 안에서 주운 지갑을 관리자에게 맡기지 않고 집으로 가져온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고, 이때 습득자는 ‘가져온 사람’이 아니라 ‘인계 의무를 지킨 사람’이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신속하게’의 기준입니다. 법은 이를 일수로 딱 잘라 정하지 않지만, 같은 법 제9조가 습득일부터 7일 이내에 반환 또는 제출 절차를 밟지 않으면 보상금과 소유권 취득 권리를 잃는다고 정하고 있어, 실무에서는 7일이 사실상의 기준선으로 작동합니다. 다만 이 7일은 보상금 등 권리를 잃는 기한이지, 7일이 지났다고 곧바로 범죄가 성립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주운 물건은 신속하게 주인이나 경찰서(관리자가 있는 곳이라면 관리자)에게 넘겨야 하고, 7일이 지나면 습득자의 권리는 사라집니다.


2. 늦게 돌려줬다는 사실만으로 점유이탈물횡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범죄 여부를 가르는 것은 ‘늦었느냐’가 아니라 ‘내 것처럼 처분할 의사가 있었느냐’입니다.

형법 제360조 제1항은 유실물, 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처벌 대상은 ‘횡령’, 즉 남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처럼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행위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잠시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나 돌려주는 시점이 늦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횡령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법원이 보는 것은 습득 후의 행동입니다. 가방에 넣어두고 주인에게 연락할 방법을 찾고 있었는지, 아니면 현금을 꺼내 쓰거나 카드를 사용하거나 중고로 팔려고 내놓았는지가 핵심입니다. 대법원 2016. 5. 24. 선고 2014도6428 판결 사안에서도 피고인이 휴대폰을 습득한 뒤 반환할 의사 없이 보관하다가 처분하려 했다고 인정되어 점유이탈물횡령이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결국 ‘반환 의사 없이 보관했는가’가 판단의 축입니다.

반대로 이미 내 것처럼 처분한 뒤에 돌려주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이 부분에 관해 대법원은 횡령죄 전반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이 법리는 업무상횡령 사건에서 나온 것이지만 횡령의 본질인 불법영득의사에 대한 설명이므로, 지갑 속 현금을 빼서 쓴 뒤 나머지를 돌려준 경우처럼 습득자가 이미 처분 행위를 한 사안에도 같은 관점이 적용됩니다. 돈을 채워 넣어 돌려주었다는 사정은 처벌을 피하는 근거가 아니라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뿐입니다.

단순히 늦게 돌려준 것은 범죄가 아닐 수 있지만, 자기 것처럼 처분한 뒤에는 돌려주어도 이미 성립한 죄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3. 지갑이 어디에 있었느냐에 따라 죄명 자체가 달라집니다

‘점유를 벗어난 물건’이 아니면 점유이탈물횡령이 아니라 절도나 횡령이 됩니다.

점유이탈물횡령은 물건이 소유자의 점유에서 완전히 벗어난 경우에 해당하는 죄입니다. 길바닥, 공원 벤치, 버스 좌석 아래처럼 주인이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린 채 떠난 지갑이 전형적입니다. 반면 식당 테이블이나 카운터에 잠깐 올려놓고 화장실에 간 사이 가져간 경우라면, 소유자가 여전히 그 물건을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절도죄가 문제됩니다. 점유가 소유자에게 남아 있는지는 물건의 위치, 소유자가 떠난 시간과 거리, 되찾을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합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처벌 수위가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절도죄는 형법 제329조에 따라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정해져 있어, 점유이탈물횡령의 1년 이하 징역·300만원 이하 벌금과 격차가 큽니다. 따라서 지갑을 어디서 어떻게 주웠는지, 주인이 근처에 있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한편 실수로 내 손에 들어온 돈이나 물건은 또 다른 구조를 갖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어떤 예금계좌에 돈이 착오로 잘못 송금되어 입금된 경우에는 그 예금주와 송금인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송금 절차의 착오로 인하여 피고인 명의의 은행 계좌에 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하여 소비한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하고, 이는 송금인과 피고인 사이에 별다른 거래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891 판결).

즉 습득물처럼 ‘점유를 이탈한 물건’이 아니라 누군가 착오로 내게 건넨 돈이라면 보관관계가 인정되어 더 무거운 횡령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지갑을 주운 것인지, 잘못 건네받은 것인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지므로 처음 상황을 정확히 복기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같은 지갑이라도 주운 곳과 주인의 위치에 따라 점유이탈물횡령·절도·횡령으로 죄명이 갈립니다.


4. 처벌 수위보다 더 무거울 수 있는 것은 카드 사용과 권리 상실입니다

지갑 자체의 처벌은 가볍더라도, 안에 든 카드를 쓰는 순간 별개의 범죄가 추가됩니다.

지갑만 보관하다가 늦게 돌려준 사안이라면 형법 제360조의 1년 이하 징역·300만원 이하 벌금 범위에서 사건이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범이고 피해품 전부를 돌려주었으며 피해자와 합의까지 되었다면 양형 단계에서 상당히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갑 안에 든 체크카드·신용카드입니다. 카드를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결제하는 데 사용하면 점유이탈물횡령과는 별도로 사기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이 문제되고,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내면 절도나 컴퓨터등사용사기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건은 “늦게 돌려준 지갑”이 아니라 “카드 부정사용”으로 성격이 바뀌고, 죄명마다 법정형도 훨씬 무거워집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유실물법상 불이익입니다. 같은 법 제9조에 따라 습득물을 횡령해 처벌받은 사람, 그리고 습득일부터 7일 이내에 반환·제출 절차를 밟지 않은 사람은 보상금과 습득물 소유권 취득 권리를 모두 잃습니다. 원래 습득자는 물건 가액의 5% 이상 20% 이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데(같은 법 제4조), 이 권리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그 주장 자체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이미 카드를 쓴 적이 있는지, 사용했다면 언제 얼마를 썼는지가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입니다. 결제 내역이 남아 있다면 반드시 피해자 확인 전에 정확히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지갑만 늦게 돌려줬다면 가벼운 사건일 수 있지만, 카드를 한 번이라도 썼다면 완전히 다른 사건이 됩니다.


5. 입건부터 처분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경찰 조사 전에 습득 경위와 반환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점유이탈물횡령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 신고 또는 분실물 수사로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접수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의 약식 또는 정식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경미한 사안에서는 기소유예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습득 경위·반환 시점·피해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기억에 의존해 진술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물건을 주운 장소·시각과 당시 주변 상황(주인이 근처에 있었는지, 관리자가 있는 곳이었는지)을 지도 기록·사진·동선 자료로 정리합니다.

  2. 주운 뒤 주인에게 돌려주려 한 시도(연락, 신분증 확인, 경찰서 방문 계획 등)가 있었는지 통화 내역·메시지 등으로 확보합니다.

  3. 지갑 속 현금과 카드가 주운 상태 그대로였는지, 카드 사용 내역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반환 당시의 상태를 기록해 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반환 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면, 단순 지연으로 볼 것인지 횡령으로 볼 것인지 다투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주운 물건을 돌려주는 일은 선의에서 시작되었는데, “늦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게 되면 억울한 마음에 초기 대응이 오히려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갑을 잃어버린 분 입장에서는 돈과 카드가 그대로였는지, 언제 어떻게 돌려받았는지 정확히 기록해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결제 내역과 통화 기록이 이후 고소·합의 어느 쪽에서든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반대로 주운 분 입장에서도 “돌려줬으니 끝”이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습득 후 어떤 행동을 했는지, 처음부터 돌려줄 생각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주운 물건과 관련해 습득자로 조사받은 분과 분실 피해를 주장한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늦은 반환”이라도 사실관계 정리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갑을 주워서 일주일 넘게 갖고 있다가 돌려줬는데 처벌되나요?

A. 늦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환 의사 없이 자기 것처럼 처분했는지가 기준입니다. 다만 유실물법상 7일이 지나면 보상금과 소유권 취득 권리는 잃게 됩니다.

Q. 지갑 속 현금을 쓰고 나중에 같은 금액을 채워서 돌려줬습니다. 괜찮은가요?

A. 괜찮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할 의사가 있어도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변상과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주운 지갑을 경찰서에 맡기지 않고 직접 주인에게 돌려줘도 되나요?

A. 됩니다. 유실물법 제1조 제1항은 유실자에게 직접 반환하거나 경찰서에 제출하는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관리자가 있는 건물이나 차량 안에서 주웠다면 관리자에게 인계해야 합니다.

Q. 식당 테이블에 놓인 지갑을 가져갔는데도 점유이탈물횡령인가요?

A.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라면 소유자의 점유가 남아 있다고 보아 절도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절도는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라 처벌 수위가 훨씬 무겁습니다.

Q. 주운 카드로 결제를 한 번 했는데 지갑은 돌려줬습니다.

A. 지갑을 돌려준 것과 별개로 카드 사용 행위가 독립된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사용 시점·금액·반환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조사 전에 내역부터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경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습득 경위와 반환 의사에 대한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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